지난 3일(화) 새벽 4:30 출발했습니다.
하나. 전남 신안군 자은도라는 섬, 자은성결교회로 길을 나섰습니다. 최장원 목사님, 신학교 1학년 성결교에서 전도사로 사역을 했는데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몸은 아니어도 마음은 왕래를 하던 목사님입니다.
둘. 2박 3일을 머물고, 벌교에 있는 벌교원동교회 장연승 목사님 댁을 방문했습니다. 감신 도시빈민선교회 선배이기도 하고 조금더 열어보면 초등학교 또는 중학교 쯤은 선배일 가능성이 짙은... 그래 깊이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ㅋㅋㅋ.
셋. 1박을 하고, 광주에 안석, 이진숙 선배를 방문했습니다. 숨쉼교회 건축현장에서 목조건물이 올라가는 것도 보고 정말 맛있는 중국집 음식도 대접 받고 왔습니다.
기관목회를 하는 터라 로컬의 고민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막연한 것은 늘 이야기하는 것처럼 현 목회 구조에 대한 비판과 함께 패러다임의 전환에 대한 요구와 실천입니다. 처음 성결교 목사님과 이야기하며 성결교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386세대들이 구조속에 들어가 변절 또는 훼절을 생각하게 하는 움직임을 보며, 우리도 그렇지 않은가 묻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대안으로 자비량 목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교회로부터 어느 정도의 경제적 독립이 목회자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목회자의 위기를 바라보며 목회자가 사람들 앞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서야 한다는 실존의 고민이었습니다. 주민의 80%가 그리스도교인인 곳, 모든 교회가(가톨릭을 제외하고) 기독교대한성결교인 섬에서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끊임없이 공부하며(얼마전 북한선교에 대해 석사학위 취득) 논의하는(지역 신학교 강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섬에서 나와 차로 3시간 거리의 벌교로 자리를 옮겨 장연승 선배(88)를 만났습니다. 목회를 다 설명할 수는 없고 사모님은 지역아동센터를 형은 학교나 유치원에 유기농산물을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예전 도농을 열심히 했었는데, 지역 농산물(요즘은 옥수수)를 수도권의 교회와 연계해 상생을 꿈꾸는 하여간 이 쪽으로는 베테랑입니다. 한 밤을 새우며 이야기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는 일반적인 스타일의 목회는 분명아닙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목사가 목회나 열심히 해야지 라는 전통적인 비판에 놓인 목회였습니다. 목회에 승패를 생각하며 계량적 숫자에 몰두하는 이들에게는 이해될 수 없는 목회입니다. 사모님이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만 하더라도 교인의 수를 늘리기 위한 수단이라기 보다 그것이 하나의 교육목회라 생각되었고, 학교나 유치원 등 교육기관 유기농 제품 납품도 생명 목회의 한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매일, 바쁜 모습이 새벽예배로 인한 것은 아니지만 그 피곤한 긴 밤 후에도 그들의 다른 목회를 아침 일찍 준비하는 모습, 그리고 그 짬짬 먼 길 온 후배를 위해 열정적인 관광안내(벌교는 조정래로 더 잘 알려진 근현대사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를 하는 모습 속에서 다른 어떤 것을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울로 돌아오는 길, 광주 숨쉼교회입니다. 목조로 지어지는 교회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출발했는데, 석이형과 진숙이 누나를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잘 왔다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는 1층에 도서관과 까페 그리고 2층 사택으로 만들어지는 교회였습니다. 예배를 드릴 공간이 없다는 뜻입니다. "장의자 몇 개 가져다 놓고 일주일을 놀려..." 주변에 3000여명을 수용하는 메가 처치가 선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그 메가 처지를 지향하며 꿈틀거리는 붉은 십자가 하늘을 향해 날카로움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교회 이름이 그렇듯 숨쉼, 영적인 것과 안식이 함께 가는 교회 공간의 창출이었습니다. 카페와 도서관 기존의 교회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목회 패러다임은 분명아닙니다. 교회의 역할에 대한 다른 이해가 살아있는 목회의 꿈이었습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나님과 함께 호흡하며 소통하기 분명 다른 목회였습니다. 까페를 위해 바리스타 자격을 취득한 진숙이 누나. 지역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웃들과 만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석이 형. 걸어보지 않은 길이기에 좀 불안하지만 마지막 멘트가 마음을 편하게 했습니다. 목회라는게 목사도 사모도 모두 즐거워야 한다고 모두가 행복한 교회 스스로 좋아하는 길로 목회하는 방법. 늘 스트레스에 간과 위를 혹사하는 정작 "행복하니" 물으면 거짓까지는 아니어도 말꼬리는 돌렸으면 하는 우리들에게 행복한 목회에 대해 생각하게 했습니다.
참 잘 다녀온 여행입니다. 몸은 가볍게 출발하여 무겁게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무겁게 출발해 가볍게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이 남지 않은 섬, 여기 두 아이가 모두입니다.
배로 20분 거리, 기다리는 시간 내리는 시간 포함하면 1시간이 훌쩍 넘지요. 섬에서는 시간이 정지됩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그래 여유도 생기고...
다 아시는 곳이지요. 보성 차 밭... 차 수익보다 관광 수입이 더 많을 듯...
조정래 문학관(기념관?) 감신 88은 박현채씨에게 정치경제학 강의를 들었다고 합니다. 박현채씨는 실제 빨지산 중대장이었고 조정래씨는 태백산맥의 한 주인공으로 그를 그리고 있습니다.
태백산맥 소설 속 지주의 집입니다. 한옥과 일본의 가옥 형태가 섞인 근대사의 모습입니다.
숨쉼교회 정면입니다. 사진 오른쪽이 까페, 왼쪽이 도서관입니다. 아직이지만 2층은 사택입니다.
아마도 석이형과 진숙이 누나의 가장 최근 모습. 얼굴에서 아브라함의 믿음과 동행의 행복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