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 두륜산 대둔사 대웅보전 주련 全南 海南 頭輪山 大芚寺 大雄寶殿 柱聯
대웅보전(大雄寶殿)
전남 해남 두륜산 대둔사(頭輪山 大芚寺)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두륜산(頭輪山)에 자리한 대둔사(大芚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입니다. 절 이름은 1900년대 초에 대흥사(大興寺)로 되었다가 근래 다시 본래의 이름인 대둔사(大芚寺)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혼용해 쓰는 것 같습니다.
창건연대는 백제 제19대 구이신왕(久爾辛王) 7년(426)에 정관조사(淨觀祖師)가 창건하였다는 설과 신라 법흥왕 1년(514) 아도(阿道)화상이 창건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또한 통일신라시대인 헌강왕(獻康王) 1년(895)에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중국 당나라에서 귀국한 후 500개의 사찰을 짓는 게 좋다고 하여 지은 절 가운데 하나가 대둔사라는 기록이 있어 신라말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둔사는 지금까지 13명의 대종사(大宗師)와 13명의 대강사(大講師)를 배출한 명찰로 임진왜란 뒤에야 비로소 선교양종(禪敎兩宗)의 대도량으로 면모를 갖추었습니다.
동국진체(東國眞體)의 완성자 원교(圓嶠) 이광사(李匡師) 선생 글씨.
佛葉難鳴樹摩能 불섭난명수마능 威光徧照十方中 위광변조시방중 月印千江一體同 월인천강일체동 四智圓明諸聖士 사지원명제성사 賁臨法會利群生 분림법회이군생 華阿方般法涅呪 화아방반법열주
불타 세존 가섭 아난 마명 용수 달마 혜능 부처님의 지혜법등 밝혀 오신 조사님들
위광이 두루두루 시방세계 비추심이 천 강에 달 비추듯 일체도 이와 같네. 네 가지 큰 지혜가 두루 밝은 모든 성인 이 법회에 왕림하여 많은 중생 이익주네.
화엄 아함 방등 반야 법화 열반 비밀주 붓다께서 설하신 팔만사천 법문일세.
【解說】
대웅보전의 기둥이 여섯 개 있으므로 주련이 여섯 개가 붙어 있는데 내용을 보면 불탄게(佛歎偈)를 중심으로 하여 좌우엔 부처님의 법등(法燈)을 밝혀 오신 역대 조사와, 부처님께서 45년간 설하신 팔만사천 법문인 경전을 적시하고 있음을 봅니다. 우선 불탄게(佛歎偈)는 처음 나오는 듯합니다만 이 게송은 《석문의범(釋門儀範》 『칠성청(七星請)』「가영(歌詠)」에 나오는 부처님의 찬탄 게송입니다.
威光徧照十方中(위광변조시방중) 위광이 두루두루 시방세계 비추심이
위광(威光)이란 부처님의 위엄 있고 거룩한 빛을 말함이니 부처님의 장엄한 빛을 말합니다. 부처님의 위광은 자비광명(慈悲光明)입니다. 변조(徧照)는 '두루 비춘다'는 말입니다. 시방(十方)은 시방세계(十方世界)를 말함이니 쉽게 말하면 온 우주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온 우주에 두루 비치지 않음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月印千江一切同(월인천강일체동) 천 강에 달 비추듯 일체도 이와 같네.
월인(月印)이란 달 그림자를 말합니다. 하늘의 달은 하나이나 물이 있는 곳엔 어디든 달이 비칩니다. 천 강이 있으면 천 개의 달이 뜹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처님의 자비광명도 천강유수천강월(千江有水千江月)이듯 낱낱의 중생에게 자비광명을 비추시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련에 일체동(一切同)이 일체동(一體同)이라 하여 체(切)와 체(體)를 혼용하여 쓰는 수가 있는데 칠성청 가영을 보면 일체동(一切同)이라 하고 미타청 가영을 보면 일체동(一體同)이라 했으니, 체(切)와 체(體)를 호환하여 쓰는 것 같습니다. 뜻은 같습니다.
四智圓明諸聖士(사지원명제성사) 네 가지 큰 지혜가 두루 밝은 모든 성인
사지(四智)란 네 가지 큰 지혜란 뜻인데 이는 곧 부처님의 네 가지 지혜를 말합니다. 이는 범부의 8식(八識)이 변하여 사지(四智)가 된다 합니다. 즉 대원경지(大圓鏡智)ㆍ평등성지(平等性智)ㆍ묘관찰지(妙觀察智)ㆍ성소작지(成所作智) 등 네 가지 무루(無漏)의 지혜를 말합니다.
① 대원경지(大圓鏡智)
유루(有漏)의 제8식(第八識)을 비쳐서 얻는 무루(無漏)의 지혜입니다. 이것은 거울에 한 점 티끌도 없이 삼라만상을 그대로 비추어 모자람이 없는 것과 같이, 원만하고 분명한 지혜이므로 대원경지라 합니다. 이는 불과(佛果)에서 처음 얻는 지혜입니다.
② 평등성지(平等性智)
제7식(諸七識)이 변하여 얻는 무루의 지혜입니다. 통달위(通達位)에서 그 일분을 증득(證得)하고, 불과(佛果)에 이르러 그 전분(全分)을 증득합니다. 일체 모든 법과 자기나 다른 유정(有情)들을 반연하여 평등 일여(一如)한 이성(理性)을 관하고 나다 남이다 하는 차별심을 여의어 대자대비심을 일으키며, 보살을 위하여 가지가지로 교화하여 이익케 하는 지혜를 말합니다.
③ 묘관찰지(妙觀察智)
제6식(第六識)이 변한 것으로, 모든 법의 상(相)을 묘관찰(妙觀察)하여 설법을 베풀고 의혹을 끊는데 사용하는 지혜를 말합니다. 묘(妙)는 불가사의한 힘의 자재(自在)를 말하고, 관찰(觀察)은 모든 법을 살피는 것을 말합니다.
④ 성소작지(成所作智)
불과(佛果)에 이르러 유루(有漏)의 전오식(前五識)과 그 상응심품(相應心品)을 뒤집어 얻는 지혜입니다. 십지(十地) 이전의 보살, 이승(二乘)ㆍ범부(凡夫) 등을 이락(利樂)하게 하기 위하여 시방에서 삼업(三業)으로 여러 가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각기 이락(利樂)을 얻게 하는 지혜를 말합니다.
제성사(諸聖士)는 모든 부처님을 말하므로 이와 같은 사지(四智)가 두루 밝은 모든 부처님들이 어떻다는 것일까요?
賁臨法會利群生(분림법회이군생) 이 법회에 왕림하여 많은 중생 이익 주네.
분림(賁臨)이란 남을 높여 그의 방문해 옴을 이르는 말입니다. 흔히 쓰는 말로 왕림(枉臨)이란 말입니다. 분림법회란(賁臨法會)란 '법회에 왕림하시다', 혹은 '내림(來臨)하시다'라는 말씀입니다. 군생(群生)이란 많은 중생을 말합니다. 이군생(利群生)이란 중생을 이롭게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부처님께서 이 도량 법회에 왕림하시어 많은 중생에게 법문을 설해 주시고 중생의 소원이 무엇인지 들으시고 낱낱의 중생에게 이익을 베풀어 주신다는 말씀입니다.
다음은 사구게 좌우에 붙은 게송을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번 봉녕사 대적광전 주련을 통해 알아 본 내용입니다. 그런데 봉녕사의 대적광전에 붙은 필체가 이 대웅보전의 필체와 완전히 똑같습니다. 그래서 이 대웅보전의 글씨를 본떠 주련을 조성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 번 올렸지만 복습하는 차원에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기둥 좌우에 있는 게송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주련의 사진을 보면 수(樹)자가 수풀 림(林) 밑에 콩 두(豆)한 글자입니다. 그래서 언뜻 기(豈)자로 오해되기도 하는데 나무 수(樹)입니다. 이 글자는 옥편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서예의 대가들이 간혹 글씨를 쓸 때 자획을 줄이거나 늘여서 기교를 부리는 수가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바라보면 저 글자가 나무 수(樹)임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佛葉難鳴樹摩能(불섭난명수마능) 불타세존ㆍ가섭ㆍ아난ㆍ마명ㆍ용수ㆍ달마ㆍ혜능 부처님의 지혜 법등 밝혀 오신 조사님들
불(佛)은 불타세존(佛陀世尊)을 가리킵니다.
섭(葉)은 가섭존자(迦葉尊者)를 말합니다. 가섭존자는 부처님의 십대제자 중의 한 분으로 두타제일(頭陀第一)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부처님 열반 후 교단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경전을 결집(結集)할 때 상수(上首)로서 아난과 우바리존자로 하여금 경(經)과 율(律)을 송출(誦出)하게 하여 불경을 결집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부처님으로부터 이심전심(以心傳心) 정법안장(正法眼藏)을 부촉 받아 선종(禪宗) 초조(初祖)가 되셨습니다.
난(難)은 아난존자(阿難尊者)를 말합니다. 아난존자는 부처님의 십대제자 중의 한 분으로 부처님을 20년간 모신 시자(侍者)로 부처님의 법문을 제일 많이 들었고 한 번 들으면 잊는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으로부터 다문제일(多聞第一)이라는 칭호를 얻었습니다. 부처님 열반 후 경전 결집에 참여하여 부처님의 경문을 모두 송출했습니다. 오늘 날 경전은 모두 아난존자가 송출하여 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부처님의 법등이 가섭존자에게 이어졌고 가섭존자는 아난존자에게 전했으며, 아난존자는 상나화수(商那和修)에게 전했습니다.
명(鳴)은 마명(馬鳴菩薩)을 말합니다. 불멸 후 600년 경에 출세한 대승(大乘)의 논사(論師)입니다. 대승불교의 시조로 알려져 있고, 저서로는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1권, 《대장엄론경(大莊嚴論經)》 15권, 《불소행찬(佛所行讚)》 5권 등이 있으며, 여래부촉법(如來付囑法) 12대 조사(祖師)입니다.
수(樹)는 용수보살(龍樹菩薩)을 말합니다. 불멸 후 600~700년경에 출세한 분으로 대승불교를 연구하고 기초를 확립하여 대승불교를 크게 일으킨 분입니다. 주요 저서로는 《중론(中論)》 4권, 《대지도론(大智度論)》 100권, 《십주비바사론(十住毘婆沙論)》17권, 《십이문론(十二門論)》1권, 《회쟁론(廻諍論)》 등이 있습니다. 여래부촉법(如來付囑法) 14대 조사(祖師)로, 8종(宗)의 조사(祖師), 제2의 석가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마(摩)는 달마대사(達磨大師)를 말합니다. 보통 달마(達磨)로 쓰고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마(摩)로 쓰여 있네요. 보리달마(菩提達磨)라 부르는 달마대사는 남인도 향지국(香至國) 출신의 왕자로, 출가하여 반야다라존자(般若多羅尊者)로부터 법통을 이은 여래부촉법 28대 조사(祖師)입니다만 중국에 건너와 선종(禪宗)의 초조(初祖)가 되셨습니다. 소림굴(小林窟)에서 9년 면벽 후 혜가(慧可)에게 법을 전하니 이로부터 선종(禪宗)이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능(能)은 육조(六祖) 혜능(慧能)을 말합니다. 중국 선종(禪宗)의 대성자(大成者)입니다. 초조 달마로부터 전해진 선법(禪法)은 2조 혜가(慧可), 3조 승찬(僧璨), 4조 도신(道信), 5조 홍인(弘忍)으로 이어졌는데, 오조(五祖) 홍인대사(弘忍大師)로부터 의발(衣鉢)을 전해 받고 남방으로 가서 교화를 펴다가 조계산(曹溪山)에 들어가 정혜불이(定慧不二)를 설하고 돈오돈수(頓悟頓修)적인 선풍(禪風)을 일으키니 이로부터 무수한 기라성 같은 제자들이 출현하여 선종을 빛냈습니다.
華阿方般法涅呪(화아방반법열주) 화엄ㆍ아함ㆍ방등ㆍ반야ㆍ법화ㆍ열반ㆍ비밀주 붓다께서 설하신 팔만사천 법문일세.
이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팔만사천 법문을 말합니다. 부처님의 50년간(45년) 설법은 천태대사(天台大師)의 오시교판(五時敎判)에 따르면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후 3ㆍ7일간 화엄경(華嚴經)을 설한 화엄시(華嚴時), 화엄경을 설한 후 12년간 녹야원에서 아함경(阿含經)등을 설한 녹원시(鹿苑時), 아함 후 8년간 유마경(維摩經), 승만경(勝만經) 등 대승경전을 설한 방등시(方等時), 방등경(方等經) 후 22년간 반야경(般若經)을 설한 반야시(般若時), 반야 후 8년간 법화경(法華經)을 설한 법화시(法華時), 하루 저녁 하루 낮 동안 열반의 뜻을 설한 열반시(涅般時)가 있는데 법화ㆍ열반을 묶어 법화ㆍ열반시(法華ㆍ涅般時)라 묶어 오시(五時)라 합니다. 이에 대한 노래가 있습니다.
阿含十二方等八 아함십이방등팔 아함경은 십이 년 방등경은 팔 년이요 二十二載談般若 이십이재담반야 이십이년 한결같이 반야경을 설하셨네. 法華涅槃又八年 법화열반우팔년 또한 법화 팔 년이요 열반경은 하루 밤낮 華嚴最初三七日 화엄최초삼칠일 성도 후 삼칠일간 화엄경을 설하셨네.
주련의 내용은 이를 바탕으로 엮어진 것입니다.
화(華)는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후 최초 21일 동안, 증득하신 깊고 심오한 이취(理趣)를 그대로 설한 화엄경(華嚴經)을 말합니다.
아(阿)는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후 설한 화엄경(華嚴經)은 너무 어려워서 일반 대중이 알아 듣기에는 난해하므로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근본부터 이해시킬 필요가 있으므로 대중의 근기(根機)에 맞게 설하신 각종 근본경전인 아함경(阿含經)을 말합니다.
방(方)은 방정(方正)하고 평등(平等)한 법을 설한 대승경전의 방등경(方等經)을 말합니다. 유마경(維摩經)ㆍ승만경(勝만經)ㆍ금강명경(金剛明經)ㆍ무량수경(無量壽經) 등을 말합니다.
반(般)은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의 깊은 이치를 설한 반야경(般若經)을 말합니다.
법(法)은 회삼귀일(會三歸一)과 구원성불(久遠成佛), 일승묘법(一乘妙法)을 설한 대승불교의 꽃인 법화경(法華經)을 말합니다.
열(涅)은 부처님의 대열반(大涅槃)을 앞두고 법신(法身)의 상주(常住), 열반의 사덕(四德. 常樂我淨)과 일체 중생의 실유불성(悉有佛性)을 설한 열반경(涅槃經)을 말합니다.
주(呪)는 신묘(神妙)한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설한 진언(眞言)ㆍ다라니(陀羅尼) 등 비밀주(秘密呪)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두 구의 게송을 보면 선구는 부처님의 법등을 밝혀 온 대표적인 조사님을 나타냈고, 후구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대표적인 경전을 열거한 것으로 두 구는 절묘한 댓구를 이루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백우 _()_ _(())_
|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_()_
대둔사 대웅보전 주련은 오래 전부터 올리고 싶었던 주련입니다. 주련에 관심있는 분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을 _()_
가져 봅니다. 사찰순례에서 주련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뜻을 알면 얼마나 친숙하게 다가오는지 모릅니다.
봉녕사 대적광전 주련과 첯구절 마지막 구절만 같군요.선비사 글자를 두점을 옆에찍어 대흥사에서 처음 보았을때 한참
바라봤습니다.봉녕사대적광전 용주사대웅전 이어 세번 공부하니 이주련은 확실히 께닫게 되었습니다._()_
士에 가점하여 글자의 허기를 메꾼 듯합니다. 가끔 글자에 가획하거나 감획하여 쓰는 경우가 있더군요. 주도면밀하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_()_
한자시험에 이렇게 쓰면 오자라 하여 그을 텐데...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익숙해지도록 자꾸 보세요. _()_
주련 속에서 천태사교의(天台四교儀) 다시 공부 하게 되어 넘 좋으내요. 아련히 잊어 버렸나 했는데 다시금 떠 오르내요....나무묘법연화경()()()
천태사교의에 오시교판이 상세히 나와있지요. 四智圓明에 대해서도 밝혀 보세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