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들 녀석이 초딩 졸업을 했다.
지금까지 아이들 때문에 학교를 찾은 일이 한번도 없었던 터이지만 졸업식까지 안갈 순 없었다.
게다가 지금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은(그래서 핑계거리가 있을 수 없는) 백수 아니던가.
물론 졸업하는 데에는 꼭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내가 왕년에 초등, 중등, 고등을 졸업할 적에 집에서 어느 누구도 온 적이 없었다.
그게 그 때는 얼마나 서운하고 속으로 원망을 했었는지....
암튼 어제 꽃집에 가서 직접 고른 튜울립으로 만든 소박한 꽃다발 하나를 들고 마눌, 딸내미와 함께 걸어서 오분도 채 안 걸리는 학교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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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녀석이 6년을 다닌 울산 신정초등학교
운동장에 졸업생들은 가운데 자리에 의자에 앉고 오학년들은 좌우에 서고 그 주위에 학부모들이 둘러선 풍경으로 졸업식이 시작되고 있었다.
학사 보고, 졸업장 수여, 시상식, 교장, 운영위원장 축사, 송사, 답사, 졸업식 노래 제창, 교가 제창의 순서로 졸업식은 진행되었다. 식순은 예전 그대로였지만 그 분위기는 우리 때와는 사뭇 달랐다. 애들의 표정 속에는 별 감회가 느껴지지 않는 듯 했다. 어쩌랴, 강산이 몇 번 변할 만큼 시대가 변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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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은 다른 학부모와 얘기하느라 아들 졸업식은 뒷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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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노래 부르는 모습
아들내미는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고 사진찍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큰 편이라 녀석의 졸업하는 모습을 담아주고 싶어하는 애비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질 않았다. 얼굴 한번 안돌리니 찍어도 뒷통수 뿐이었다.
전체 졸업식이 끝나고 각자의 교실에 가서 담임 선생님이 성적표, 상장, 앨범 등을 나눠 주고 한 학생 한 학생마다 악수하고 포옹하고 격려말을 해주는 것으로 녀석의 졸업식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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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담임 선생님한테 성적표, 앨범 등을 받는 모습, 저 폼은 왜 저리 구부정한지 원....
밖으로 나와서 싫다는 녀석을 억지로 세워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애초 생각은 녀석의 친구들(특히 2학년 때부터 녀석을 좋아했다는 여학생과 함께)과 어울려 교정에서 초등 6년을 마무리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는데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다. 저 소극적인 성격, 녀석만 나무랄 일도 아니다. 그게 다 '피'(나쁜 피는 왜 저렇게 어김없이 이어지는 것인지....)이고 '저렇게 키웠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은 우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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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지금처럼 혼자 찍는 사진을 무엇보다 쑥스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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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 조금 표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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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두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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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하러 와 준 예전 이웃, 텃밭 멤버 형수님과 함께
축하하러 찾아 준 이웃분도 계시고 해서 점심을 같이 먹었다.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걱정부터 된다고 했다. 아마도 이제 곧 중학생이 될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큰 모양이다. 결벽증(이것도 안 좋은 피의 하나인 듯 하다)이 있는 편이라서 낯설고 익숙하지 않는 것에 대해 미리 과도하게 마음을 쓰는 모습이 읽힌다.
그러나, 잘 적응하고 잘 따라가고 나름대로 열심히 하리라 믿어 본다. 무엇보다 녀석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전교 몇 등 이내에 못들면 컴퓨터 사용을 적극 제한해야지 하는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그것도 버려야겠다. 올바른 마음으로 당당하게 살아나가는 태도를 기르는데 중점을 두어야지 그런 다짐을 새삼 하게 된다.
아들아, 졸업을 축하한다. 그리고 새로운 시작의 발걸음을 씩씩하게 내딛길 바란다. 차근차근, 또박또박 네에게 주어진 일을 해나가고 자신만이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을 배려하고 네가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관심과 애정의 시선을 갖길 바란다.
첫댓글 중학교 입학이네 축하한다고 전해줘라 중학생 아버지네..........
아마도 축하받을 일이 아니라고 할꺼로 ㅋㅋㅋ 중학생 부모라....이제 더욱 통제 안되는 시기가 되는 셈이라네....
아들~ 졸업 축하 한다...이제 고생 문이 열렸네 아빠 닮아 열심히 하겠지...너의 축하 글도 홈피에 담아야 겠다..녀석 잘 생겼네~...딸은 무지 귀엽고 예쁘데이~... 이런게 사람 사는 게지.
축하 고마우이....녀석이 좋아해야 할 터인데....
축하한다고 전해줘.. 설지나고 한번보자..
역시 고마워 ^^ 설 지나고 붕어회 함 먹자구....
축하해~~~~ 이젠 그야말로 고생길로 입학하겠구나... 멋쟁이 아들, 귀여운딸... 다복하게 보이네그랴.....중학생활 잘 하길.......
쌩유베리캄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다복했으믄 좋겠네그랴^^
진작 봤으면 축하해줄걸.. 지금에라도 축하한다 중딩 학부모가되겠구나.
고마워. 동창회 때 노래방을 못 따라가서 미안![하이](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4.gif)
. 좀 늦게 갈라 했더니 벌써 마쳐버렸드만. 담을 기약하세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