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25일
오랫만에 광주지역 오지여행 동호인들과 2박 3일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그래도 오지 계곡 휴가는 강원도가 최고인데~
몇일전 비가 많이 와서 강원도에 수해피해가 심각하여 내심 마음이 무겁다.
그렇다고 강원도로 여행꾼들이 모이지 않으면 대부분 관광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는
강원도가 더욱더 경제적으로 심각해진다는 소문도 있다.
23일 월요일 13시 곤지암에서 만나서 어디로 여행 행선지를 정할건지 의견을 모은다.
가까운 경기의 어비계곡이나 명달리 계고이냐~
아니면 예정대로 강원도 인제나 부연동으로 가느냐~
가다가 수해 피해지역을 만나면 한 나절 봉사할동을 하고 여행을 하더라도
일단 원래 계획대로 강원도로 떠나기로 한다.
강원도 홍천을 지나 이름모를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면서 이 지역 피해 상황을 물어본다.
어느쪽이 피해가 없는지~
그래도 미산계곡 상류 개인약수~ 살둔산장인근으로는 피해가 없다는 소식이다.
일단 미산 계곡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우리가 야영지로 안착한 곳은 강원도 홍천군 내면 율전2리 살둔마을주변 이름모를 지점이다.
딱 차량 2대에 텐트 2동 정도의 공터 많이 밤에 폭우가 쏟아져도 안전지대다.
이곳에 우리들만의 팬션을 설치한다.
야영지 경치는 우리 여행꾼들이 추구하는 오지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최적에 장소다.
인근에 아무 민가도 보이지 않고~
핸드폰도 안터지고~ 아름다운 산새소리가 들리고~
계곡 좋고~ 텐트 앞 산수도 수려하고~
비가 쏟아져도 나름대로 안전지대고~
이날 계곡을 건너는 스치로폴로 옹성하게 만든 뗏목이 하나 보인다.
이 험한 물살을 가르고 누군가가 이 땟목에 의지한체 밭농사를 지어며
사는 주민이 한분 계신가보다.
집도 보이지 않는데~
해질녘~
건너편 계곡에서 뗏목를타고 할머니 7-8명이 강물을 건너온다.
어찌 이 위험한 곳을 건너갔다 오시냐고 물어보니, 건너편 콩밭에 풀을 뽑으로 왔단다.
산골에 인부가 없어 멀리 원주 인력시장에서 왔다고 한다.
술로 사람 사귀기를 워낙 좋아하는 오지의 장승포 친구가~
배로 콩밭메는 할머니들을 건너주고 계곡물을 건너가려는 아저씨를 부른다.
"우리가 이 좋은곳에 놀러 왔으니, 원주민 아저씨께 술 한잔 꼭 권해 드려야 된다"
며 한잔을 청한다. 한 잔이 2잔 3잔 되고 아무튼 이곳 원주민과는 순식간에 친구가 된다.
"아저씨 집도 없는데~어찌 저 건너 산속에서 사십니꺼"
자기는 경상도 하동에서 이곳 산골에 올라온지 17년째 콩밭일구며
혼자 김삿갓 방랑객처럼 살고 있단다
우리는 이 아저씨를 오늘부터 고이즈미 아저씨라고 부르기로 한다.
머리 스타일~ 해박한 정치 이야기~ 아무튼 기타등등~
고이즈미 아저씨라고 부르기로 한다.
고이즈미 별명에
아저씨도 한바탕 웃음으로 얼굴에 미소를 지운다.
오지여행 첫날 밤~
계곡에 설치한 식탁에 오손도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여행 꾼들 이야기~
귓가에 들려오는 계곡 물소리~
불티가 폭축처럼 피어 오르는 모닥불~
아무튼 행복한 첫날밤이다.
24일 화요일
아무튼 그 이튿날도 아침 7시가 되니 원주에서 콩밭에 풀을 뽑기위해서 할머님들이 오신다.
뗏목으로 길을 건너준다음 오늘도 당연히 우리 일행들과 함께 게곡에 물을 담그고
이런저런 세상 이야기를 하며 오전 한나절을 보낸다.
" 고이즈미 아저씨 콩밭에 풀 뽑으로 안가십니꺼~"
"오늘 못하면 또 내일하고~"
날씨가 또 비가 온다며 홍천 내면 가스배달집에 전화를 하여 가스통을
이곳 산골로 가져오라고 연락한다.
점심때가 지나서 가스 아저씨가 오신다.
우리는 또 가스 아저씨를 불러 삼겹살에 한 잔만 하시고 가시라고 불러 들인다.
아저씨도 이곳 콩밭주인 동내형님이란다.
가스 배달 아저씨도 우리 여행꾼들과 한잔 두잔 마시다가
그만 분위기에 취해 오늘 오후 내면 가스배달 영업은 그만두실 분위기다
아니 그만 두어야 된다~ 이미 음주 운전 수위를 넘어섰다~~ㅋㅋㅋ
김씨 아저씨가 여행객들한테 하시는 말 딱! 한마디
"제발 여행 올때는 차에 한봇다리 음식 싣고 오지말고, 먹거리나 주유 정도는
이곳 마을에서 좀 이용 해 주소"
제일 분통 터지고 울화통 터지는건,
이곳 경제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고 여름 피서철이면 마을 계곡에 쓰레기만
한짐씩 주고 가는 거란다.
이미 콩밭 메는 고이즈미 아저씨와 가스배달 김씨 아저씨는 평소에 사람이 그리웠는지
우리들과의 담소에 약주가 도를 조금 넘었다. 물건너 계곡 콩밭 까지는
아무래도 우리들이 가스통 배달을 해야 할듯하다.
가스통도 엄청 큰것이구만~
주방장은 허리가 아파 절때 못든다.
ㄱㅏ장 힘쎈 장승포~박형식~왕눈이 3명이 릴레이로 산길 물길을 건너
가스통을 배달하기로 한다.
그런데 도착한 곳은 집도 아닌 세상에 이런일에나 나올법한 비닐하우스안이다.
고이즈미 아저씨는 건너 살둔주민들은 저기가 살고있는 곳을 섬이라고 한단다.
섬은 섬이다 뗏목 배를 타고 왔으니~~
오을 오후는 이곳 원주민 아저씨 은둔지에서 함께 콩밭도 메고, 계곡에서 물고기도 잡고~
즐거운 오지 여행을 즐긴다.
콩농사가 주 수입원이란다. 계곡가에 자연스럽게 모래흙이 최적되어 쌓인 밭의 크기가
무려 1만평정도랍니다. 엄청나죠.
<폭우때 높은지대에서 탈출하는 고이즈미 아저씨 깡통 케이블카~>
해질녘쯤에 고이즈미 아저씨한테 전화가 온다.
가스배달 김씨 형님 아주머니께서 왜 우리 신랑 한테 술을 그렇게 많이 먹여 가지고
오후에 영업도 못하게 했고고 혼이 나는 전화다~~
ㅅㅏ실은 우리가 꾸중 들어야 되는디~~ㅋㅋ
고이즈미 아저씨의 대단한 인내력~
자기는 주로 살모사 뱀을 잡아 육지로 나가서 쌀을 사가지고 온다고 한다.
만약 뱀이 자기가 보는 앞에서 돌 바위틈으로 들어가면, 그 놈 뱀이 다시 나올때까지
담배한데 입가에 물고 그 앞에서 2-3시간이라도 기다렸다가 나오면 반드시 잡는단다~
23일 화요일 밤~
다시 장마가 북상하여 비가 밤부터 많이 온단다.
고이즈미 아저씨도 땟목밧줄을 들고 높이높이 산으로 올라가 큰 나무에 떠내려가지 않게
단단히 묵어두고 하우스 은둔지로 떠난다.
우리도 밤에 폭우에 대비해 물가에 모든 야영 장비들을 도로 위로 올려두고 잠을 청한다.
새벽 2시 30분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속에 우리 야영지로 차량 1대가 진입한다.
우리 야영지의 안전을 확인한 후 폭우에 다시 차량을 후진하여 나간다.
아마도 인근 면사무소에서 야영객 안전을 위해 순찰중이신가 보다~
우리같은 무모한 야영객들 때문에 고생하시는 공무원 아저씨 죄송합니데이~~
25일 수요일 아침 아침
아침에도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아침 식사를 한 후, 야영을 철수하여 서울로 돌아가기로 한다.
2틀동안 산골 오지에서 형님으로 모시며 즐거운 오지 동무가 된 고이즈미 아저씨는
이미 건너편 계곡물이 불어 서로 인사도 못하고 아쉽게 헤어진다.
그래도 비오는길의 비포장 임도인지 군사도로인지~
아무튼 살준에서 율전리 문암마을로 들어서는 비포장길을 한시간 남짓 오프로하며 넘어온다.
이곳 분위기도 나름대로 스릴있고 좋다.
그저께 비로 인해 유실된 군데 군데 도로는 포크레인이 치워 차량이 진입하기에는
별 무리가 없는듯하다.
굽이 굽이 흐르는 계곡절경과 물소리 또한 아름답다.
길가에 이리저리 흐트러지게 맺힌 빨간 산딸기도 탐스럽고 먹음직 스럽다.
아무튼 이번 여행은 남종내들만 8명이 함께한 홍천 내면 율전리 마을 탐방 여행
선 머슴아들끼리 오랫동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으리라 생각된다.
우야든동 즐겁게 살아 가입시데이~
기타정보 :
고이즈미 아저씨의 주 수입은 콩농사~
전화하면 택배로 배달 해 드린답니다.
홍천군 내면 율전2리 살둔마을 김차현 010-6388-7738
홍천내면 가스배달 아저씨
김병열 033-435-0910 011-9242- 0910
첫댓글 여행의 참맛이 묻어나는 후기글 잘 올리셨내요. 사진도 함께 올리시니 그 자리에 저도 함께 하는듯 하내요...^^*
이 글을 읽고 나니 기분이 좋네요.장승포님 오랜만이구요.건강한 모습보니반갑네여....
장승포는 사회복지 4년차 실습 들어갔습니다/ 꽃동네로~
고이즈미 아저씨~ 사람이 그리웠는지~ 어제 안부전화가 왔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