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순위 경쟁률이 최고 수십 대 1에 달하던 서울 재개발 단지의 청약열기도 식었나. 올 들어 첫 분양된 재개발 단지의 경쟁률이 지난해만 못하다. 일반 재개발 단지가 아닌 뉴타운, 그것도 뉴타운 업그레이드판인 도시재정비촉진지구 내 단지인 데도 말이다. 입지여건도 좋다는 평가를 받는 곳도 마찬가지다.
정권 교체기에 분양시장에도 관망세가 확산되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많다. 이런 가운데 올해 분양가상한제(분양가 규제) 적용을 받지 않은 재개발 단지가 서울에 대거 분양될 예정인데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해 강남권 아파트 못지 않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노량진1구역, 지난해 재개발 경쟁률의 절반 이하
23일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뉴타운쌍용예가. 노량진뉴타운 내 노량진1구역 재개발 단지다. 올 들어 처음 분양된 재개발단지이기도 하다.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79,83㎡)은 1순위서 마감됐다. 하지만 147㎡짜리 중대형은 상당수 미달됐다. 23가구 모집에 65%인 15가구가 남았다.
앞서 지난해 분양된 재개발 단지의 청약경쟁률과 비교하면 저조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 분양된 은평구 불광동 불광3구역 재개발 단지(북한산힐스테이트 3차)의 경우 노량진 1구역 단지와 같은 크기인 79㎡의 1순위 경쟁률이 7~10대 1이었다. 중대형이 1순위서 미달되긴 했지만 미달가구수는 모집가구수의 13%에 불과했다.
지난해 10월 동대문구 용두동에 분양된 재개발단지는 서울 1순위서 평균 11.3대 1, 최고 97.5대 1의 경쟁률을 보였었다.
경쟁률 추이를 보면 서울 재개발 단지의 청약열기도 지난해 말을 지나면서 꺾이다가 올 들어 뚝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재개발 단지는 지난해 강북지역 주택시장 강세에 힘 입어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분양가가 주변 시세 이상이었지만 가격보다는 재개발에 따른 지역발전 기대감 등이 크게 작용했다.
이번 노량진1구역 단지의 경우 분양가가 비싸거나 입지여건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노량진뉴타운은 한강변이고 지하철 9호선이 지나 강남권에서도 가깝다. 분양가는 79~83㎡가 3.3㎡당 1660만원선, 147㎡는 1840만원 정도로 주변 시세 수준이다. 인근 상도동에 이번에 분양되는 단지들은 3.3㎡당 2000만원 넘게까지 나왔다.
분양가가 아주 비싼 것도 아니고 입지여건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청약경쟁률은 왜 높지 않았을까. 새 정부가 들어서는 와중에 주택정책도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망세가 짙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시장 앞날 불확실하고 제도변경으로 ‘두고 보자’
이명박 당선인이나 인수위측에서 “집값이 비싸다” 등의 발언으로 집값 안정을 계속 강조하고 있어 청약 입장에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이 줄어들었다. 새 정부 이후에도 집값이 크게 오르기는 힘들어 보이자 주변 시세와 비슷한 정도의 분양가로는 수요자들의 구미를 크게 당기지 못하는 것이다.
가격 등 주택시장 앞날이 불투명해져 수요자들 사이에 ‘두고 보자’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또 새 정부가 ‘반의 반값’인 지분형 주택을 하반기 도입키로 했는데 신혼부부를 겨냥한 주택이어서 소형 주택 청약경쟁률을 다소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노량진1구역 단지 중소형의 경우 경제력이 다소 떨어지는 신혼부부 등 젊은 부부가 많이 청약하는 주택형이다.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확정돼 주택시장의 앞날이 좀더 분명해지기 전까지는 분양시장의 관망세가 지속될 것 같다.
그래도 실수요는 있기 때문에 재개발 단지의 경우 1순위 마감이 많겠지만 지난해와 같은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관망세 속 실수요 위주로 청약이 이뤄진다고 청약점수가 꼭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은평뉴타운1지구의 예에서 보듯 경쟁률이 하늘을 치솟지는 않더라도 괜찮은 단지는 ‘소신파 실수요’ 청약이 많아 당첨 점수는 만만찮을 수 있다.
서울 노량진 뉴타운 쌍용 예가 (접수기간 : 2008.01.23) |
주택형(㎡) |
전용면적(㎡) |
일반공급세대 수 |
접수현황 |
경쟁률 (△미달세대수) |
청약결과 |
순위 |
건수 |
79.489 |
59.957 |
20 |
1순위 |
당해지역 |
69 |
3.45 : 1 |
1순위 마감 |
수도권 |
12 |
|
2순위 |
당해지역 |
0 |
|
수도권 |
0 |
|
3순위 |
당해지역 |
0 |
|
수도권 |
0 |
|
83.091 |
59.804 |
7 |
1순위 |
당해지역 |
29 |
4.14 : 1 |
1순위 마감 |
수도권 |
4 |
|
2순위 |
당해지역 |
0 |
|
수도권 |
0 |
|
3순위 |
당해지역 |
0 |
|
수도권 |
0 |
|
147.119 |
114.685 |
23 |
1순위 |
당해지역 |
7 |
△16 |
계속접수 |
수도권 |
1 |
△15 |
2순위 |
당해지역 |
0 |
|
수도권 |
0 |
|
3순위 |
당해지역 |
0 |
|
수도권 |
0 |
|
주)청약접수결과 주택형별 일반공급세대수의 120%에 미달 시엔 예비당첨자 선정을 위하여 차순위 접수를 받을 수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