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자간순환 : 간에서 나온 물질이 창자에서 흡수되어 다시 간으로 간다

창자간순환이란, 순환이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창자와 간에서 물질이 서로 오가는 현상을 가리킨다. 즉 창자에 들어온 물질이 창자 벽을 통해 흡수되어 혈관을 타고 간으로 간 다음 간에서 다시 분비되어 담관을 따라 창자로 들어오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이 현상을 영어로는 창자(entero-)와 간(hepa-)을 순환(circulation)한다는 뜻으로 enterohepatic circulation이라 한다.
창자간 순환에서 간으로부터 창자로 들어올 때는 작은창자로 들어오지만 창자로부터 흡수되는 것은 큰창자 벽을 통해 일어난다. 창자간 순환을 거치는 물질에는 쓸개즙염과 빌리루빈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큰창자에서 흡수된다. 큰창자 벽을 통해 흡수된 쓸개즙염은 혈관을 통해 간으로 운반된 후 지방소화를 위해 쓸개즙을 생성할 때 재료로 재사용된다. 쓸개즙염과 마찬가지로 창자간 순환을 거치는 빌리루빈이 있다. 빌리루빈은 적혈구가 파괴될 때 흘러나온 헤모글로빈이 대사되어 생성되는 물질이다. 간으로 간 빌리루빈은 후에 적혈구가 만들어질 때 재사용된다.
꾸르륵~ 소리를 발생시키는 큰 창자의 운동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한 친구의 배에서 “꾸르륵”소리가 났다. 갑자기 대화가 멈춰지면서 주변에 있던 친구들이 웃음을 지었다. “너, 점심 굶었니? 그런데 소리 한 번 되게 크다.” 큰창자는 내용물들을 내려 보내기 위해 운동을 한다. 막창자에서 오름잘룩창자를 지나 가로잘룩창자에 이르기까지는 움직임이 아주 서서히 일어나야 한다. 천천히 지나가야 수분흡수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로잘룩창자를 지나면 내용물은 배변되기를 기다리며 대기하게 되므로 움직임이 거의 멈추다시피 했다가 어느 순간에 항문을 통해 한꺼번에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수도관에 물이 흐르면 그 소리가 관 밖으로 들려오듯이 지름 약 7.5cm인 큰창자 속을 소화 후에 남은 찌꺼기가 통과해갈 때 소리가 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큰창자 속에 들어 있는 세균이 노폐물 등을 대사하면서 메탄가스와 같은 기체를 만들어 놓으므로 기체와 고체가 좁은 공간에 섞여서 서로 부딪히고 있으면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 뱃속에서 소리가 나는 것은 창자가 제 할 일을 잘 하고 있음을 뜻한다. 창자 속에 들어 있는 대변(고체)은 점점 굳어가는데 그 사이로 기체가 빠져 나오게 되는 것이 창자에서 발생하는 “꾸르륵”거리는 소리이며, 뱃속이 비어 있을 때는 소리가 더 잘 들리므로 배고플 때 소리가 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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