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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도형분석상담연구소 원문보기 글쓴이: 익명회원 입니다
세상을 다르게 보는 55가지 방법
최병광 지음
지식나무 / 2006년 2월 / 248쪽 / 10,000원
문제가 생겼을 때 앞뒤가 꽉 막혀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정말 막막할 때 ‘그럼 한번 이렇게 해보시죠’ 하고 자기만의 발상법을 권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상식은 잘못된 것입니다’, ‘이런 고정관념은 고쳐야 하죠’ 하고 직접적으로 꼭 집어 말해주지 않는다. 자꾸만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하는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인도하려고 한다.
▣ 저자 최병광
30년간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수많은 광고를 창작했으며 ‘빨래 끝’(옥시), ‘힘 좋고 오래갑니다’(로케트밧데리),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입니다’(에이스침대) 등의 히트카피를 제작했다. 또 카피라이팅과 아이디어발상에 관한 교육을 실시해 수백 명의 광고인 제자를 길러냈다. 여전히 카피라이터이자 칼럼니스트이며 목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오지여행과 사진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저서로는 『공짜성공은 없다』, 『최카피의 네이밍법칙』, 『최카피의 워딩의 법칙』, 『성공을 위한 글쓰기 훈련』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광고 카피라이터가 직업이니 만큼 누구보다 상식이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도록 노력하는 저자는 그러한 모습을 이 책에서 55가지 주제로 나누어 보여준다. 사람과의 관계가 어렵다는 걸 뼈저리게 느낄 때, 진급에 자신이 없고 직장이 불안할 때, 상사를 빠른 시간 안에 설득해야 할 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자신감이 없어질 때, 가정 생활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할 때 등등. 문제가 생겼을 때 앞뒤가 꽉 막혀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정말 막막할 때 저자는 ‘그럼 한번 이렇게 해보시죠’ 하고 자기만의 발상법을 권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상식은 잘못된 것입니다’, ‘이런 고정관념은 고쳐야 하죠’ 하고 직접적으로 꼭 집어 말해주지 않는다. 자꾸만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하는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인도하려고 한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이 책에는 재미있고 기발한 칼라 광고 사진이 한 주제당 2~3개씩 들어 있는데 이 광고 역시 또 다른 생각으로 향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또 ‘문제가 생기면 처음부터 풀어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먼저 바람직한 결론부터 가설로 내세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찾기’ 등 저자만의 발상의 전환 방법들을 자신의 직업적․사적 경험에 비추어 어려운 용어를 쓰지 않고 독자들이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군데군데 배치했다. 한 가지 더. 고정관념을 깨고 상식을 뒤엎는다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생각만을 바꾸려 든다. 저자는 그것조차 고정관념이라고 한다. 시각, 미각, 청각, 촉각, 늘이기, 줄이기, 사랑하기, 미워하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가능한 모든 것을 활용하면 생각은 어느새 바뀌게 마련이다.
상식을 깨라
옛날에는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다. 그 당시 어느 누가 지구는 둥글다고 생각했겠는가? 그때의 상식에 의하면 거꾸로 매달려 있는 사람들은 모두 지구 밖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을 텐데 말이다. 게다가 우리의 좁은 시야로는 지구의 둥근 모습을 도저히 볼 수가 없었다. 지구가 평평하다는 상식을 깬 것은 누구였던가? 지구가 둥글다는 생각을 맨 처음 한 사람은 피타고라스라고도 하고 아리스토텔레스라고도 한다. 그러나 생각만이 아니라 실천에 옮긴 사람은 콜럼버스였다. 그의 도전정신의 원동력은 지구는 둥글다고 생각한 ‘몰상식’이었다. 지구가 평평하지 않다는 그의 생각은 결국 진실로 밝혀졌고 그의 몰상식적인 생각과 도전정신이 새로운 대륙의 발견으로 이어졌다. 인터넷은 매일매일 기존의 상식을 깨고 새로운 상식을 창조해낸다. 순서, 색깔, 맛, 방향 등의 상식을 깨라. 학교에서 배운 단답형의 상식 버릇에서 당장 탈출하라. 생활 속에 깊숙이 뿌리내린 모든 상식을 거부하고 새롭게 보라.
거꾸로 보라
보통 우리의 생각은 귀납법으로 전개된다. 그렇게 교육받았고 그런 식으로 습관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 습관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방법이, 또 새로운 해결책이 나올 수가 있다. 문제가 생기면 처음부터 차근차근 풀어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기존의 방식을 거꾸로 하면 의외로 신선한 아이디어가 나오기 마련이다. 보통 맛있는 것과 맛없는 것이 있을 때 당신은 무엇을 먼저 먹는가? 맛있는 것을 먼저 먹는 사람을 돈키호테형이라고 한다면, 맛있는 것은 아껴두고 맛없는 것부터 먹는 사람은 햄릿형이라고 할 만하다. 일단 저지르고 보는 돈키호테형이라면 지금부터 행동보다는 생각을 먼저 하라.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사람은 일단 저지르고 보는 습관을 붙여보라. 잡지를 볼 때 나는 가끔 마지막 장부터 본다. 신문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본다고 해서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우리의 생활, 습관, 생각, 규칙 등의 순서, 위치, 방법, 논리 등을 거꾸로 해보라. 거기에는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놀라운 시야가 존재하고 있다.
앞에서 가라
군대에서 구보를 할 때 앞에서 뛰는 것이 편할까, 뒤에서 뛰는 것이 나을까? 남을 뒤따라가는 것이 편할 것 같지만 뒤에서 뛰면 자꾸 처지게 되고 힘이 더 든다는 것을 경험해본 사람은 안다. 오히려 앞에서 뛰면 힘이 덜 든다. 모든 일이 그렇다. 무엇이든지 먼저 하는 것이 편하고 즐겁다. ‘기왕 맞는 매 먼저 맞는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남보다 조금 앞서 생각하고 이를 실천해 성공한 사례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고급 브랜드들이 판치는 명동의 한 고급 백화점에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적대는 화장품 매장이 있다. 비싸야 잘 팔리는 고급 백화점에서 국내의, 그것도 저가 화장품 매장에 사람들이 붐비는 비결은 무엇일까? 미샤는 아주 멀리 앞선 것이 아니었다. 남보다 조금 앞섰을 뿐이었다. 모두가 고급 화장품을 찾고 비싸야 품질이 좋다는 통념에 가까운 상식을 이탈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 또한 화장품을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늘 가까이 두는 생활필수품으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꾼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현재의 상황만 보지 말고 내일 혹은 일주일, 한 달, 일 년 뒤에는 어떻게 될 것인지 미리 생각하라.
천천히 가라
남보다 천천히 가면서 숙성의 시간을 가지도록 하라. 우리 속담에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 매어 쓰랴’라는 것이 있다.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서는 바느질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처음부터 제대로 허리에 꾀어 하는 것이 가장 빠른 법이다. 다른 사람과 혹은 연인 사이에 문제가 있을 때나 알력이 생겼을 때도 숙성의 시간을 갖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 우리말에 ‘전철(前轍)을 밟지 말라’는 것이 있다. 앞 사람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자동차의 경우 우리는 앞에서만 보지 않는다. 뒷모습도 중요시한다. 그러나 다른 일이나 다른 제품에 대해서는 어떤가? 이를테면 소주병의 바닥은 잘 보지 않는다. 텔레비전 화면만 고려하지 뒤를 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제품이나 사람도 뒤에서 보라. 뒤에서 보는 습관을 기르자. 경쟁자의 뒤에서 경쟁자의 태도를 보라. 경쟁회사 제품의 뒤를 보라. 경쟁 브랜드의 뒤를 파고 들어가라. 그러면 전혀 새로운 감각을 느끼거나 뜻밖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보라
축구경기를 하는 선수들보다 중계하는 사람들이 전체 상황을 더 잘 알 수 있는 것도 중계카메라가 선수들보다 위에서 촬영하기 때문이다. 선수의 입장에서야 같은 눈높이이므로 전체의 상황을 파악하기가 어렵지만 위에서는 한눈에 보인다.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가 다 그렇다. 중계카메라의 위치를 잘 보라. 인생도 스포츠라면 중계카메라를 통해 나의 현 위치와 내 생활의 상황을 보다 더 잘 알 수 있을 텐데…. 내가 하는 일이 막힐 때, 진전이 없을 때, 위로 올라가서 보라.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지 않으면 지금까지 나온 생각들을 펼쳐두고 위에서 내려다보라. 실제로 책상 위에 올라가 봐도 좋다. 부분보다 전체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특히 회사의 경영자나 어떤 단체의 리더라면 위에서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경영은 실패하기 마련이고 좀스러운 리더가 되기 십상이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은 스스로의 발전을 방해한다. 무엇보다 높은 안목을 가져라.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식을 두루 섭렵해야 한다.
눈을 낮추어라
어떤 미술관에 교사 한 명이 들어왔다. 그는 그림마다 그 앞에서 자세를 낮추고 앉아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닌가! 이상하게 여긴 사람들이 연유를 물으니 그는 “우리 학생들이 이 미술관을 올 텐데 아이들 눈높이에서는 그림이 어떻게 보이는가를 알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 교사의 정신을 기업의 이념으로 삼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기업이 있다. 바로 눈높이교육을 내세운 대교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면 다른 세상이 보일 것이다. 문제를 해결할 때 우리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처리하려 한다. 그 기준은 대개 자신의 눈높이이다. 다른 사람의 기준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높이로만 해결하다보니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다. 그리하여 새로운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기존의 기준으로만 문제를 해결한다. 그러면 또 언젠가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어 나타나기 마련이다. 때로는 그 기준의 아래에서 사물을 바라보라. 그곳에 새로운 관점이 숨어 있다. 연애를 하거나 친구를 사귈 때도 자신을 낮추는 것이 사람을 잘 사귀는 요령이고 오래 사귈 수 있는 지혜가 된다.
밖에서 보라
우물 안 개구리, 한자성어로는 정저지와(井底之蛙)라고 하는 이 말은 견문이 좁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경우를 뜻한다. 그 좁은 우물 안에서 하늘을 바라보니 얼마나 답답한 소견을 가지게 되겠는가? 나는 일 년에 적어도 반드시 한 번은 외국여행을 하는 편이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나는 조금 또 성장한 나를 발견하곤 한다. 생각과 아이디어의 힘을 얻은 모습을 발견한다. 밖에서의 소중한 경험이 나를 성장시키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요즘은 투잡(Two-job)시대라고 한다. 한 사람이 두세 가지 일을 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다. 이렇게 되려면 자신의 일과 범주를 벗어나 밖으로 나와야 가능하다. 눈을 넓고 크게 뜨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을 다르게 보고 싶을 때,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때, 혹은 더 훌륭한 아이디어를 찾고 싶을 때 밖으로 나서라. 자리를 박차고 나와 영화를 보거나 서점을 가거나 또는 가능하다면 여행을 가라. 바깥에 나갈 기회가 없다면 도와줄 사람을 찾는 것도 좋다. 자신의 일을 바깥의 시선으로 봐줄 사람을 찾아라. 기업에 컨설턴트가 필요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안을 보라
요즘 인사이트 마케팅(Insight Marketing)이 유행하고 있다. 이는 제품의 특성이나 속성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전통적인 마케팅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감성이나 감각을 찾아 그것을 자극하는 마케팅 활동을 말한다. 전통적인 마케팅의 4P, 즉 제품, 가격, 유통, 프로모션에서 벗어나 이제는 마케팅의 4C가 중요시되고 있다. 소비자(Consumer),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편의(Convenience), 비용(Cost)이 바로 그것인데 이 네 가지를 잘 융합한 것을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즉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s)라고 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소비자이다.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은 소비자의 마음 안으로 먼저 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려면 먼저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라. 어떤 일에 관심이 있거나 취미가 있으면 동호회나 단체에 들어가라. 여러 가지 정보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 발전의 계기를 찾을 수도 있다.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라면 적극적으로 아이들 세계로 들어가라. 주부를 상대로 하는 기획이라면 주부 속으로 들어가 봐야만 한다.
두 개로 만들어라
나는 사람의 유형을 명사형과 동사형으로 나눈다. 명사형 인간은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나 현재에 만족하는 것은 곧 퇴보를 의미한다. 다른 사람들은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니까 말이다. 물론 나는 동사형 인간이 훨씬 진취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만나는 거래처 사람이나 직원들 혹은 소비자는 모두 같을 거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단 둘로 나누어보라. 명사형인가, 동사형인가? 이렇게 나누어 생각하면 보다 더 적절한 대응책이 나올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접근방법도 더 정확해질 수 있다. 흑백논리는 위험하다고들 한다. 흑 아니면 백, 이 두 가지만 생각하고 중간의 것을 무시하는 논리여서 그렇다. 천재 아니면 바보,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끔은 흑백논리가 유용할 때가 있다. 문제가 복잡하거나 해결의 기미가 안 보일 경우에는 흑백으로 나눠보라. 선택해야 할 것과 아닌 것을 나누면 답을 보다 빨리 찾을 수 있다. 자, 세상을 바라보는 당신의 논리는 무엇인가? 생각이 한 방향으로만 치우쳐 있는가? 당신의 생각이 모노로 되어 있다면 이제 스테레오로, 아니 5.1채널로 시도해볼 일이다.
하나로 합쳐라
사람들이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받아들여질 만한 것과 합치면 긍정적인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전통적인 맛과 현대적인 포장(캔)을 접목해 성공한 비락식혜가 그러하다. 일본의 어느 맥주회사는 빈 캔을 함부로 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떠나버린 사랑과 빈 캔은 가까운 쓰레기통으로!’라는 슬로건을 썼더니 아주 큰 효과를 봤다고 한다. 둘러보라. 우리 주변에는 하나로 합친 것이 너무나 많다. 자장면을 시키면 짬뽕이 먹고 싶고, 짬뽕을 시키면 자장면이 먹고 싶은 사람의 심리를 고려해 두 가지를 합친 것이 짬자면이다. 전자사전에 MP3의 기능을 첨가한 딕플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반지에 시계를 합친 반지시계도 있다. 코엑스몰은 영화관, 옷가게, 전시회장 등을 합친 복합공간이다. 하나만 고집하지 말고 두 가지를 합치는 연습을 하라.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가져라. 주위를 둘러보고 1더하기 1은 2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색깔을 칠하라
동아오츠카가 만드는 포카리스웨트는 음료시장에서 파란색을 선점했다. 광고나 마케팅에서 온통 파란색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사람들이 파란색만 보면 포카리스웨트를 떠올리도록 한 것이다. 일종의 칼라세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파란색은 상큼하고 시원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니 금상첨화인 셈이다. 1982년부터 칼라방송이 시작되었으니 그 후에 태어난 사람들은 그전에 태어난 사람들보다 칼라감각이 더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젊은 세대들은 칼라를 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인다. 칼라 이미지가 명확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대개 성공을 했다. 기성세대들이 무채색 세대라면 이제는 유채색 세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무채색에 칼라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칼라의 상식을 벗어나 새로운 칼라를 시도하는 것도 좋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칼라를 도입해 보라. 긴 문장이나 설명으로 접근하지 말고 하나의 칼라로 어필해보라. 사람들이 기억하는 칼라는 몇 가지밖에 되지 않는다. 색을 칠하는 것은 생명을 주는 것과 같다. 수많은 색깔 중 가장 특별한 하얀색과 검은색에 대해서 좀더 생각해보자.
하얗게 만들어라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미인의 조건을 백옥 같은 피부라고 했으니 하얀 피부를 더 높이 평가했음이 틀림없다. 하얀색은 우리에게 상쾌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파도의 하얀 포말이나 맥주의 거품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하얀 천이 덮인 침대는 청결한 기분을 주고 하얀 드레스는 순결함을 상징한다. 요즘 웨딩드레스는 여러 가지 파스텔 톤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역시 하얀색이 주는 느낌을 따라가기는 어렵다. 우리는 백의민족이었다. 흰옷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염색기술이 없어서였다는 주장도 있지만, 태양숭배에서 출발해 그 흰빛을 숭배한 것에 유래되었다는 설도 공감을 얻는다. 칼라방송이 시작된 이래 이제는 우리의 생활에 칼라가 많이 도입되어, 옷에 과감한 색상이 활용되고 머리 염색도 별의별 색깔로 다 한다. 그러나 아직도 곳곳에서 하얀색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와이셔츠는 누가 뭐래도 하얀색이 가장 좋다. 자동차도 하얀색이 가장 많이 팔린다. 여전히 우리의 피 속에는 하얀색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인간의 본성에는 하얀색에 대한 욕구가 강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까맣게 만들어라
나는 검은색을 좋아한다. 내 연구실의 분위기도 늘 검은색이 주조를 이루고 노트나 여러 가지 소품도 검은색이 많다. 특별히 검은색을 좋아하게 된 이유를 누가 물으면 나는 빙그레 웃고 만다. 사실 나도 잘 알 수가 없다. 그냥 좋을 뿐이다. 그래도 재차 물으면 “좋은 데 이유가 있어?”라고 얼버무린다. 적어도 가장 완벽한 느낌을 주는 색이 검은색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자꾸 검은색만 추구하게 되는데 이는 내 스스로를 완벽하게 하고 싶은 욕구에서 출발한 것인지도 모른다. 자동차도 요즘은 여러 가지 색깔이지만 그래도 대형차는 검정이 태반이다. 특히 정치가나 기업인들의 차는 한결같이 검은색이다. 검정색이 권위적이라는 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가들은 오히려 다양한 색상의 자동차를 타는 것이 유권자와 친해지기 쉬울 텐데 검정만을 고집하는 걸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스스로 권위적으로 되어버리는 것이다. 권위는 자기가 만든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남이 만들어주는 것인데….
시각에 호소하라
매취순이 리드하고 있는 매실주 시장에 시각적 자극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한 술이 있다. 바로 두산의 설중매이다. 설중매는 실제 매실을 병 속에 넣어 소비자들에게 시각적 만족감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진짜 매실로 만들었다는 신뢰까지 얻었다. 매취순이 매실주의 대표 브랜드로 인식되던 상황에서 후발 브랜드로 나온 설중매가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는 말을 증명했던 것이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는 말을 적극 활용하라. 보도록 해주는 아이디어는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길을 걷다가 만나는 간판, 서점에서 보는 책표지, 가게에서 접하는 다양한 제품들, 회사에서 쏟아져 나오는 각종 서류들…. 이런 것들의 시각적 자극을 연구해보라. 그리고 기획서나 보고서 표지에 과감히 활용해보라.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 할지라도 우선 시각적으로 믿음을 줘야 한다. 신뢰를 받아야 하는 아이디어는 시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특히 잊지 말라.
청각에 호소하라
음악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고 구매를 자극한다. 젊은이들이 많이 오는 곳이면 최신 음악을 틀어주고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편안한 클래식을 들려주면 효과적이다. 그래서 미각을 파는 레스토랑에서 혹은 시각을 파는 옷가게에서 음악을 활용하는 것이다. 요즘은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 들어가도 음악이 나온다. 일(?)보기가 한결 수월한 것이다. TV에서 식품을 광고할 때 청각을 많이 활용하는데 이는 지글지글 하는 소리로 소비자들의 미각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다. 집에서도 그렇다. 부엌에서 나는 지글지글 소리는 가족들의 미각을 자극한다. 당신이 주부라면 요리의 소리로 가족의 식욕을 미리 자극하는 센스를 가져도 좋을 것이다. 도마 위에서 칼질하는 소리도,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는 소리도 좋다. 프라이팬에서의 고기 굽는 소리는 더없이 효과만점이다. 몇 년전 하이트의 공세에 밀려 고전하던 오비라거는 라거의 첫 글자에서 딴 ‘랄라라~’ 노래로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이 역시 청각적 자극으로 미각적 효과를 노린 전략이었다.
미각에 호소하라
사람은 먹는 즐거움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비만도 생기고 여러 가지 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미각을 절제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미각을 자극하는 것은 그래서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맛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강하기에 미각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미각적 표현을 즐겨 쓴다. 맛있는 글, 맛있는 시간 등의 표현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미각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맛을 창조해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존의 상식적인 맛에서 벗어나 새로운 맛을 찾아야 한다. 같은 맛이라 할지라도 그 깊이를 달리하면 전혀 새로운 것이 나올 수가 있다. 흔히 ‘깊은 맛이 난다’라고 평가받는 사람들의 음식을 주의깊게 보라. 같은 음식이라도 맛은 다 다르기 마련이다. 맛을 세밀하게 분석해 연구하라. 그러면 보통 때는 무관심하던 맛에 대한 감각을 새롭게 자극할 수 있다. 사람의 두뇌는 한 번 맛본 것을 오래 기억한다.
촉각에 호소하라
우리의 오감 중 가장 퇴화한 것이 촉각이다. 원시 상태에서는 촉각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문명이 발달하면서 그 필요성이 점점 줄어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리는 모두 촉각을 느끼려고 노력한다. 뭔가 색다른 것이 있으면 손으로 만져 느끼고 싶어 한다. 뜨겁다고 만지지 말라고 하면 정말 뜨거운지 손으로 확인하려 한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을 만져보고 싶어 하고 입술의 촉감을 느껴보고자 한다. 그래서 키스는 사랑의 표현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촉각상품이 많이 개발되고 있고 또 인기를 끌고 있다. 자, 내가 하는 일을 촉각과 연결하면 어떻게 될까? 내가 기획하는 프로젝트에 촉각을 적극 도입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기획서를 쓰는 종이를 느낌이 좋은 것으로 하면 내용이 더 좋아 보일까? 이렇게 주변 모든 것에 촉각을 도입하고 기존의 촉각을 달리 해보라. 촉각은 곧 새로운 사업이며 돈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
후각에 호소하라
소위 후각 마케팅이라는 것은 아직 생소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이를 시도하고 있고 또 성공을 거두고 있다. 북유럽의 어떤 슈퍼마켓들은 몇 백 미터나 되는 파이프라인을 근처에 있는 빵집과 연결하고 있는데 이는 빵 굽는 냄새를 슈퍼마켓으로 끌어오기 위해서라고 한다. 슈퍼마켓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갓 구운 빵 냄새에 끌려 마켓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는 것이다. 또 영국의 어떤 은행은 잘 볶은 커피를 각 지점마다 보급해주고 있다. 은행을 찾은 고객들에게 생생한 커피향으로 편안함을 주려는 목적인데 다른 은행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차별적 서비스로 브랜드 이미지에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한다. 또 어떤 극장은 입구에 팝콘향을 뿌렸더니 손님이 엄청 늘어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처럼 기체와 향기가 점점 인식되고 상품화되면 커피나 차 같은 액체를 마시는 카페가 아니라 기체를 맡는 카페가 등장할 것이다. 앞으로는 데이트할 때 “차나 한잔”이 아니고 “우리 맡으러 갈까?”가 될 수도 있다.
거리를 넓혀라
‘거리가 멀다’ 혹은 ‘거리가 가깝다’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객관적인 단위를 기준으로 해 판단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우리의 상식적인 길이의 단위는 1m인데 이 길이는 지구의 크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지구 둘레의 1/40,000을 1km로 정했고 1km의 1/10,000을 1m로 정한 것이다. 1m의 길이를 가지는 특수금속의 자를 미터원기라 하는데 현재 파리에 보관되어 있다. 그러나 거리라는 것은 주관적인 판단이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시골에 가서 다음 마을과의 거리를 물으면 흔히 “금방”이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그걸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 금방이라는 그 거리는 사람에 따라 1,000m일 수도, 두 시간 거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기야 거리만 아니라 시간, 공간 등 모든 것이 주관적이다. 현대 마케팅에서는 거리에 대한 관심이 크다. 무엇보다 거리 넓히기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항공기 좌석의 등급을 거리에 따라 나누고 있다. 심리적 거리가 우리에게 주는 효과를 잘 생각하라. 그러면 삶이 더 즐거울 것이다.
거리를 좁혀라
전화 등 통신수단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고 있다. 특히 국제전화는 마음의 거리를 좁혀주는 첨단서비스인 것이다. 따라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옆에 있는 듯한 느낌을 강조하는 것이 국제전화의 마케팅에서 아주 중요하다. 인터넷의 발달은 지구촌을 한 가족으로 만들고 있다. 이제 온라인에서 거리의 의미는 사라지고 있다. 어디서든 인터넷만 접속하면 그것이 곧 현장이 되니 거리라는 것은 무의미하게 되고 말았다. 필름카메라로 작은 꽃을 찍으려면 접사렌즈를 따로 사용해야 했다. 그런데 요즘 유행하는 디지털 카메라에는 접사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피사체를 더욱 자세히 찍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냥 지나치기 쉬운 꽃이나 곤충, 작은 소품들을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고 그 의미를 사진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거리를 좁혀보라. 무엇이든지 좋다. 사람과의 거리도 좋고 강아지와의 거리도 좋다. 거리를 좁히면 그 자체가 또 다른 삶이다.
가까이 보라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작은 것을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새로운 세계가 있다. 어떤 물질의 본성을 알려면 가까이 자세히 보는 것이 무엇보다 좋은 방법이다. 이를테면 종이의 질을 알기 위해서는 종이의 표면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피부 관리숍에서는 피부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피부상태를 판단해 거기에 맞게 처방한다. 또 두피관리를 하는 곳에서도 두피에 현미경을 대고는 머릿속을 들여다보는데 모근이나 머리의 상태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두발관리를 해준다. 우리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행복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다고 한다. 행복을 상징하는 무지개를 찾으러 멀리멀리 갔다가 눈물만 흘리고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벨기에 작가 메테를링크가 지은 『파랑새』도 바로 곁에 행복이 있는 걸 모르고 멀리 찾으러 간 어리석음을 표현한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도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늘 가까이에 있다. 눈을 멀리 돌리지 말고 우선 가까운 곳에서 찾아보라.
한 번에 하라
주거공간인 아파트와 상가가 같은 건물에 들어선 것이 주상복합이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같은 건물에 있는 상가를 이용하니 편하고, 상가를 운영하는 사람은 고정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좋다. 주상복합은 처음에는 인기가 없었지만 지금은 고급 주거공간으로 인식받고 있다. 사람들의 마음이 복합적 기능의 편리함을 존중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현대 사회를 적분법(積分法) 시대라고 한다. 멀티미디어처럼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욕구가 있고 그런 욕구를 채워주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각광을 받는 시대인 것이다. 요즘 인기가 좋은 불가마나 찜질방 같은 곳도 그런 경향을 반영한다. 사우나, 운동, 식사, 영화, 휴식 등을 한곳에서 다 해결한다. 말하자면 실내 휴양공간인 셈이다. 시간이 없는 요즘 직장 여성들 사이에서는 복합기능성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말 그대로 여러 가지 기능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화장품이다. 이제는 한 곳에서 다 해보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하라. 한 번에 처리될 수 있도록 하라. 그것이 새로운 비즈니스가 된다.
나누어라
현대의 특징 중 하나가 모든 것을 한꺼번에 혹은 하나로 해결하고자 하는 적분법이라고 앞에서 언급했다. 반면에 사람들의 욕구는 자꾸 세분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을 미분화(未分化)현상이라고 한다. 뭐든지 자꾸 세분화되고 나뉘는 현상은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병원을 보라. 전에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치과 등 몇 개의 과로만 되어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과가 다양해졌다. 항문대장과 같은 곳이 별도로 생길 줄 상상이나 했겠는가. 피부비뇨기과도 이제는 피부과와 비뇨기과로 나뉘었다. 치과도 언젠가는 윗니 전공, 아랫니 전공으로 나뉠지도 모르겠다. 혹은 어금니 전공이니 송곳니 전공이니 하는 경우도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 세분화는 고객의 욕구에서 출발해야 한다. 또한 요즘에는 사회․경제적 변수나 지리적 변수보다도 심리적 욕구 변수를 더 중요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고객의 마음속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기만 한다면 어떤 비즈니스도 성공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빠르게 하라
속도전쟁이라는 말이 있다. 누가 더 빨리 하느냐가 중요한 시대이다 보니 이런 말이 나왔다. 요즘 나오는 가전제품들을 보면 급속기능이 많다. 급속냉각, 급속조리 등 성질이 급하거나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제격이다. 바로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식품도 많아졌다. 물만 끓여서 넣으면 되는 컵라면은 물론이고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바로 조리되는 식품의 종류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옷의 세탁이나 수선도 급속으로 해주는 곳이 생겼다. 양복 한 벌 세탁이 30분이면 된다고 하니 맡기고 잠시 차 한 잔 하고 나면 말끔한 양복을 입을 수 있다. 전에는 일처리가 늦은 관공서 같은 곳에서 서류를 떼려면 급행료를 주기도 했다. 그러면 서류가 보다 빨리 나왔다. 우리나라 사람이 워낙 빠른 걸 좋아하다보니 외국에서는 한국 사람을 “빨리빨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빨리빨리 하고자 하는 마음이 반드시 안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무엇이든 ‘빨리’를 외치면 안 되겠지만 급할 때는 일종의 에너지 역할을 한다. 오늘날 우리가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이 에너지를 잘 활용한 덕도 있다.
느리게 하라
앞으로는 ‘느리게 살자’는 화두가 세상을 지배할지도 모른다. 속도에 멀미를 느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천천히 걷기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면 평소에 보이지 않던 경치도 보이고 단절되었던 주위 사람들과의 대화도 이어지게 마련이다. 느림의 미학을 느껴보려면 템플스테이를 경험하는 것도 좋다. 오대산 월정사에서는 다양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속도를 줄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게 된다. 경치도 보이기 시작하고, 친구도 보이기 시작하고, 가족이 보이기 시작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느리게 사는 체험은 꼭 어디 가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도 가능하다. 하루에 30분이나 한 시간 정도라도 벽을 보고 앉아 명상의 시간을 가져보자. 나는 내 방이나 사무실에 향을 두고 하루에 한 번은 향을 피운다. 그리고 향이 다 탈 때까지 생각에 잠겨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 시간만큼은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아 휴대폰도 꺼둔다.
메모를 하라
에디슨은 어릴 적에 정규 교육을 3개월밖에 받지 못했다. 에디슨이 다니던 학교에서는 에디슨이 자꾸 질문을 하자 저능아일 것이라고 생각해 퇴학을 시킨 것이다. 그러나 에디슨은 이해 많은 어머니 곁에서 자라 항상 실험을 할 수 있었다. 독서광인 그가 어렸을 때 읽은 책이 약 2,300여 권이라고 한다. 또 에디슨은 보고 들은 것을 수첩에 꼼꼼하게 기록하는 메모광이어서, 그가 죽은 후 발견된 수첩이 무려 4,200개나 되었다고 한다. 나도 메모를 잘 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동안 이것저것 메모를 해둔 노트가 수십 권이 된다. 나는 수시로 그것 중 아무 것이나 들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본다. 오늘 당장 노토를 몇 권 사라. 그리고 가능하면 좋은 만년필이나 필기구도 함께 준비하기 바란다. 내 경험상 만년필과 연필로 쓰는 맛이 가장 좋고, 또 만년필이 좋을수록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물론 편리한 건 수성펜 같은 것이다. 나는 만년필이나 연필, 노트에 관해 욕심이 많은 편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나 카피라이터들을 보면 대개 그런 욕심을 갖고 있다.
영화를 보라
우리는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을 통해 사고력이 발달되고 판단력이 생기며 감성이 풍부해진다. 물론 직접 경험이 가장 좋지만 여건상 모든 것을 다 직접 경험할 수는 없다. 책이나 영화를 보는 것은 간접 경험 중 가장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효과가 좋다. 영화 평론을 보고 시대를 뛰어넘는 명작을 선택해보라. 나는 집이나 사무실에서 케이블TV를 통해 영화를 본다. 하루에 세 편 이상 보니 많이 보는 편이다. 영상과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경우에는 극장을 가거나 DVD로 감상한다. 영상과 음악은 그 자체가 훌륭한 생각의 뼈대가 되기 때문이다. 영화 볼 때 해야 할 것을 하나 더 이야기하겠다. 영화를 보면서 중요한 장면이나 좋은 대사는 메모를 해두라. 삶의 지혜가 되는 동시에 남을 설득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 나오는 의상이나 소품들이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즐겨 입는 청바지도 1950년대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던 제임스 딘이 「이유 없는 반항」이라는 영화에 청바지를 입고 출연하면서부터 패션의 주류가 된 것이니까 말이다.
여행을 하라
여행을 할 때는 반드시 카메라와 노트 그리고 지도를 준비하고, 여행 목적지에 관한 자료를 꼼꼼히 찾아라. 나는 여행하기 전에 여행할 나라의 문화, 역사, 유적지, 문화, 언어 등에 관한 자료를 찾고 이를 공부한다. 그래야 여행의 가치가 두세 배 높아진다. 국내 여행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미리 연구하고 여행을 하면 여행의 가치가 훨씬 높아진다. 여행지는 남들이 많이 가는 곳보다 가지 않는 곳을 택하라. 연초마다 여행 계획을 수립하라. 그 해에 다닐 곳을 시기별로 선정하고 미리미리 준비하라. 여행경비도 조금씩 모으면 부담이 되지 않는다. 돈과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여행은 여행자에게 에너지를 준다. 여행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주며 생각의 폭과 깊이를 확대시킨다. 잊지 말라, 앞서가는 사람들은 여행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과 도전에서 이기는 사람들은 모두 여행을 간다는 사실을…. 자식을 낳으면 여행을 보내라고 충고하는 현인이 많다는 것 역시 잊지 말라. 자신을 여행 보내라. 여행가 한비야의 용기와 정열을 배워라.
사진을 찍어라
요즘은 디지털카메라가 있어서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 급하게 메모할 시간이 없을 때는 언제든지 사진으로 찍어둘 수 있으니 말이다. 글로 묘사하는 것보다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고 또 찍고 나서 바로 확인도 가능하다. 필요 없거나 잘못 찍었을 경우 버튼 하나만 누르면 지워지니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거나 아이디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필수품이다. 카메라가 있으면 집 장롱에 고이 모셔두지 말고 자동차나 가방,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니도록 하라. 간판, 음식,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 가게의 윈도, 집, 동물들…. 특히 여행을 갈 경우에는 반드시 사진을 많이 찍어두라. 세월은 가도 사진은 남는다는 말이 있다. 머릿속의 기억은 희미해져도 사진은 결코 바래지 않는다. 관찰력은 좋은 사진을 찍는 데 매우 중요하다. 평소에 사물과 사람과 풍경에 대한 관찰력을 기르길 권한다.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살펴보라. 사람들의 이야기와 표정을 연구하라. 그리고 오늘 당장 카메라를 들고 나가 사진을 찍어라.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신문․잡지를 보라
잡지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그 분야의 사람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므로 잡지를 보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유익하다. 나는 광고전문 잡지와 여행관련 잡지를 주로 본다. 내 직업과 취미에 관한 잡지에 투자하는 돈은 아깝지 않다. 그 잡지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어 잡지를 구독하는 비용보다 몇 배의 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나에게 잡지는 말하자면 투자인 셈이다. 요즘 신문을 보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다 나오는데 뭐 하러 굳이 돈주고 사서 보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종이에 인쇄된 신문은 인터넷으로 느낄 수 없는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다. 그건 신문을 꾸준히 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바쁘다면 신문 헤드라인만 봐도 세상을 읽을 수 있다. 중요한 것만 골라 본문을 읽으면 된다. 그러나 헤드라인은 반드시 다 읽어두길 바란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뉴스와 정보를 많이 접하는데 시간이 없다면 포털 사이트의 주요 기사제목만 죽 훑어보라. 그것만으로도 세상이 돌아가는 분위기와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일찍 일어나라
‘아침형 인간’이란 말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동명의 책도 많이 팔렸다. 하기야 성공한 사람들이나 대기업의 총수들은 모두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라고 한다. 현대그룹의 고(故) 정주영 회장도 일찍 일어나기로 유명했다. 회장이 일찍 일어나다보니 그의 아들들이나 비서들도 부지런해지긴 마찬가지였다. 아침 일찍 모여 회의를 하고 같이 식사를 했다고 하니 그 자리에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과 생각들이 오갔을까. 현대그룹의 오늘을 있게 한 것은 아마도 그들의 아침시간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이유는 뇌가 활발히 움직이는 시간대가 아침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뇌가 활발하게 작용하는데, 우뇌는 알다시피 창의력이나 상상력과 관련된 부분이다. 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생각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아침은 더없이 소중한 시간인 것이다. 또 아침에는 알파파가 나온다. 알파파는 명상이나 참선을 할 때 나오는 뇌파로서 기억력과 창의력, 집중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다. 저녁잠을 충분히 자고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습관은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건강하지 못하면 건강한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
밤을 활용하라
아침형 인간과는 반대의 성향을 가진 이들은 밤이 진정한 자유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밤 12시가 되어야만 책상 앞에 앉아 원고를 쓰거나 카피를 구상한다. 그 전의 시간은 워밍업용일 뿐이다. 물론 습관의 결과이긴 하지만 어느새 내 두뇌와 감성은 밤에 익숙해져 버렸다. 나와 안면이 있는 작가나 예술가 혹은 언론인들은 대부분 심야형 인간이다. 그들은 소음도 사라지고 달갑지 않은 인간관계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밤에 창작활동을 시작한다. 창조적인 일이 밤에 주로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일상으로부터 차단된 밤 시간은 보다 높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 신문사나 방송국을 가보라. 낮 동안의 소음과 전화벨 소리가 사라진 조용한 사무실에서 자기들만의 세계에 빠져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는 기자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낮에는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고 밤은 발전의 시간으로 활용하라. 물론 인터넷의 발달로 밤에도 수많은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 밤이 편하고 또 생각이 잘 떠오른다면 기꺼이 심야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
일기를 써라
요즘은 일기 쓰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새로운 세대들은 읽거나 쓰는 것보다 보고 듣는 영상문화에 익숙하다. 문화를 받아들이는 방법과 표현의 방법이 달라졌고 또 표현의 도구들이 급속히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하긴 새로운 세대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일기쓰기의 퇴조는 언어구사력에 영향을 미친다. 일기쓰기는 글쓰기의 능력을 서서히 길러주고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는 효과가 있다. 나는 블로그에 ‘석줄일기’라는 것을 만들어 일기를 딱 세 줄만 쓰고 있다. 또 홈페이지에는 ‘카피일기’라는 것을 쓰고 있다. 카피라이터로서 여러 가지 생각과 카피에 관한 이야기, 여행에 관한 것, 제자들의 이야기 등을 남기고 있다. 물론 매일 쓰는 것은 아니다. 필요할 때, 쓰고 싶을 때 쓴다. 어느 글이나 강요된 기분을 쓰면 좋은 글이 되지 않는다. 아주 간단하게라도 일기를 남기는 것이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잊지 말라.
편지를 써라
종이에 펜으로 쓰는 편지는 이메일을 보내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종이 위에 펜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편지는 사무적이고 딱딱한 이메일과 다르게 감동을 줄 수 있다. 하얀 종이를 펼치고 그 위에 펜으로 편지를 쓰면 생각의 흐름이 정리되고 이메일을 쓸 때는 못하던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편지를 쓰면 문장력이 좋아지고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펜과 종이가 우리에게 주는 힘이다.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 하던 일을 멈추고 종이를 펼쳐라. 아무 종이면 어떤가.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친구나 부모님에게 보낼 편지를 써보라. 부모님과 함께 산다면 편지를 써서 우편함에 넣어두라. 부모와 자식 간에 혹은 부부간에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은 편지를 통하면 서로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또는 당신의 고객에게 편지를 보내보라. 나에게도 이메일이나 휴대폰으로 오는 메시지가 있지만 그건 별 효과가 없다. 손으로 직접 쓴 편지는 의외로 효과가 크다는 걸 실감해보라. 뜻밖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라
만약 당신이 아이와 같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을 한다면 당신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다. 우리가 모두 겪었지만, 잃어버린 시절. 영국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는 ‘무지개’라는 시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했다. 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일까?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잃어버린 어른에게 어린이의 순수한 꿈은 보고 배울 만한, 어른보다 더 높은 아버지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어린이를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순수 그 자체를 발견할 수 있다. 아이들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는 그 모습이 새로운 생각이자 놀라운 착안이다. 롯데 히야라는 음료의 광고를 맡았을 때, 내 딴에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전혀 웃지 않았다. 그런데 어른들은 별로 우습지도 않은 이야기에 아이들은 깔깔거렸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라.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이라.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바라보고 아이들의 생각을 찾아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