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회복지와 안식년
인간이 살아가는 지구촌의 모습은 항상 바쁘기만 하다. 먹고 살기 위한 삶의 몸부림으로 몸뚱이가 부서지도록 일하며 조금도 쉼을 얻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인생행로이다.
일상의 삶속에서 쉼을 얻는 다는 것은 어찌 보면 하느님의 축복인지도 모르겠다. 잠깐동안 쉬는 것보다 한 차원 높은 단어가 바로 안식년이란단어다.
성서에 나타난 안식년의 개념을 보자. 안식년은 유대민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간 후 6년 동안 밭에 파종하며 6년 동안 그 포도원을 다스려 열매를 거두고 7년째 되는 해에는 1년 동안 땅을 쉬게 하는 것이다. 성서를 기초로 서구에서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속에서 7년이 되는 1년 동안을 안식년으로 쉬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우리의 경우도 일부 기업에서 안식년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교수사회와 가톨릭사제단에서는 안식년 제도가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식은 커녕 죽을 때 까지 안식의 개념과는 동떨어진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사실 우리들의 삶속에서도 안식의 개념을 이미 실천하고 있지만 인식을 못할 따름이다. 하루를 주기로 밤, 일주일을 주기로 안식일(일요일)을 살아가고 있다.
이런 주기는 창조주께서 우리들이 알게 모르게 태초로부터 만들어 놓은 인간사랑이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 한국 사회 내에서도 안식년과 희년의 개념을 실생활에 적용해야 할 시점이 됐다.
우선 가정에서부터 찾아보자. 결혼 후 최소한 7년이 되는 해에는 가족들이 함께 가족의 쉼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아니 이것이 어렵다면 사랑하는 부인에게라도 7년 째 안식의 자유를 누리게 해야 한다. 사실 주부들은 결혼과 동시에 출산의 고통을 겪어야 하고, 주부노릇, 어머니노릇, 가정관리사 역할 등 1인이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일들을 수행하고 있다.
전업주부이든 직업을 갖고 있는 주부이든 주부들은 대단한 사람들이다. 고단한 삶의 연속일 뿐이다. 이제는 가사노동에서 잠시라도 해방되는 결혼안식년을 과감히 도입해보자.
필자가 본 공무원 사회에서부터 안식년 개념을 실천에 옮기도록 해야 한다. 최근까지 20년 이상 장기 근속자에게 10일간 특별휴가를 주는 ‘장기재직휴가’라는 제도가 있었다.
그러나 2005년 7월부터 주 5일제 근무 제도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면서 쥐꼬리 같은 휴가제도도 사라진단다.
이렇게 할 것이 아니라 공직근무 7년째 되는 해에 최소한 3개월 이상씩 유급 안식년제를 도입하면 어떨까?
단 안식년 기간 중에는 자유롭게 쉼을 허락하되 최소한 해외여행이나 연구를 통해서 안식보고서를 제출토록 하여 자기발전과 재충전의 기회를 주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7년이 너무 짧다면 최소한 15년을 기준으로 잡아도 무방할 듯하다.
삶의 안식년 제도를 인식함에 있어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 있다. 안식년을 자신의 육체적 안식을 위하는 것으로 인식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안식은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그 주변의 모든 것들이 함께 쉼을 얻는 차원에서 이해되고 실행되어져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 그 자체를 위한 사회복지가 아니겠는가?
김병철 <청주시청 사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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