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나기가 지나갔습니다.
비 내린지 얼마나 됐나 잘 기억도 안납니다.
어제까진 정말 무더웠는데 오늘 오전부터 날씨가 심상치 않습니다.
구르릉....꾸릉...빠바바박...
요란을 떱니다.
비가 오긴 와야합니다.
밭작물들이 힘들어하더군요.
한시간쯤 내렸을까요?
그나마 목이라도 축였기를...
고추밭에 거름도 내야 하고 오늘 논 초벌로터리 치는 곳에도 가봐야 하고
정신이 없던 점심 무렵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스티커 만들 그림작업 어찌되었어요?"
창원 '바람골그가게'입니다.
음...클났다...
얼버무리고 있자니 5월안에 마감해야 한다며 뭐라고 합니다.
할 말이 없지요.
그래서 열 일 다 제쳐두고
그림을 그립니다.
천연소재로 만든 상품을 홍보할 스티커인데
식물그림을 바탕에 깔아서 만들 거라고 합니다.
내기 미적거렸으니 어떻게든 해결해야지요.
부랴부랴...
그림은 허접하더라도 잘 다듬어서 써주면 좋겠습니다.
하늘타리.
사위질빵
메꽃
맨드라미...
우선 급하게 이 그림부터 빠른 등기로 부치고
리플렛은 밤에 궁리해봐야겠습니다.
급한 불은 껐고...
참...쌀 떨어졌댔지?
얼른 나락 반포대 방아를 찧었습니다.
이제 거름을 날라야 합니다.
작년부터 쌀겨와 깻묵, 콩대, 왕겨 들을 섞어 쟁여두었던 것인데
아래쪽엔 제법 잘 삭았습니다.
위를 헐어서 한 데 치워놓고 아래 삭은 거름을 파냅니다.
다 파내면 걷어두었던 걸 다시 쟁여서 덮어줘야지요.
여름에 삭으면 가을 배추 때 들어갈 겁니다.
장수풍뎅이 애벌레도 나오고...
이 거름을 상자에 담아 지고 올라갑니다.
첨에 두 상자를 졌더니 꽤나 무겁더라고요.
한 때 90킬로그램이 넘게 장작을 졌는데...이제 연식도 되고...몸 눈치도 봐야 하고...ㅎ
그래서 한 상자씩 사부작사부작 나르기로 했습니다.
알루미늄지게에 표창장이 붙어있군요^^
별 쓸모가 없어서 코팅한 다음 지게에 붙였습니다.
남들 고추는 내 무릎만치나 자랐고 더러 꽃도 피던데
우리집 토종고추 칠성초는 키가 반 뼘 정도 됩니다.
그래도 이제 땅맛을 알았는지 제법 살이 오르고 있네요.
금세 줄을 쳐 줘야 할 정도로 자랄 겁니다.
마늘쫑도 반뼘 정도씩 올라왔습니다.
조금 더 기다렸다가 마늘쫑을 뽑아줄 겁니다.
쫑을 뽑아주어야 마늘밑이 더 실하게 들거든요.
마늘쫑은 또 맛있는 찬거리가 되고요.
그제 새 닭장으로 이사온 녀석들은
뽀르르 잘도 돌아다닙니다. 오후 다섯시 넘으니 이제 둥지로 들어갈 시간인가 봅니다.
"다들 인자 들온나."
어미닭이 구국...하고 불러대니 우르르 달려갑니다.
이 새 닭장안에 병아리가 열다섯마리. 아랫닭장에 병아리가 열세마리 태어났습니다.
낡은 피브이시 파이프 잘라 만든 병아리 물통.
그라인더로 잘랐고 오른쪽엔 c 형강을 대고 실리콘으로 굳혔습니다.
그래야 안넘어가지요.
집 옆 푸성귀거리 자라는 텃밭.
당근, 상추...
상추는 요새 꾸준히 밥상에 올라옵니다.
부추와 양상추.
그리고 앞쪽엔 옥수수입니다. 새들이 많아서 모종을 내 심었습니다.
양상추가 너울너울 잘도 자라네요.
실컷 먹습니다.
조금 더 기름진 밭에 자라는 당근.
쑥갓도 많습니다.
왼쪽은 고구마 심을 자리입니다.
봄풀을 예초기로 베어 눕혔다니 말끔히 말랐습니다.
적당하게 두둑을 만들어 고구마를 심을 겁니다.
살갈퀴, 개망초, 지칭개, 냉이줄기 들이 가득한 밭.
베어내고 콩을 심을 겁니다.
갓을 닮은 적겨자잎.
쌈채소로 너댓가지 되니 밥상이 푸지네요^^.
양배추도 이제 탄력을 받았습니다.
대파는...이제 씨를 맺고 있고요.
거름을 다 내고 두엄자리를 정리하는 사이
아내는 쥐눈이콩 모종판을 만듭니다.
콩 두 알씩...
버들이집은 아직 완성이 안되었습니다.
합판에 페인트를 발라 내구성을 높여주고
뒷쪽엔 사이딩을 대 주려고 합니다.
오늘 낮에는 논에 물잡고 초벌 로터리작업을 했습니다.
이 논은 7-800평 되는데 얼마전에 귀농할 친구가 구입한 논입니다.
다랑이 논이긴 하지만 저수지 물을 가장 먼저 받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논둑 높이도 2.5미터는 될 겁니다. 예초기로 풀을 베는데 3시간이나 걸리더군요.
위에 한 배미, 아래에 약간 높이가 차이나는 두 배미.
찬이가 콩 넣을 구멍을 뚫어주고 있군요.
양파는 이제 알이 굵어집니다.
이렇게 양파대가 누우면 머잖아 수확을 하게 되지요.
감자도 아주 잘 되었습니다.
자색양파도 심었는데 제 입맛엔 맛이 더 달더군요^^
어제 두어알 캐다가 된장에 찍어먹었습니다.
집 오른쪽 밭아래서 본 모습...
속성수 헛개나무가 엄청 자랐군요.
집아래서 올랴다보니 이제 집이 잘 안보입니다.
더위에 허덕이던 버들이는 잠시 반대편 배롱나무 아래로 옮겼습니다.
곧 새 집에 들어가면 집들이를 할 겁니다^^
하루 정말 바삐 지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