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저주가 없으며 하나님과 그 어린 양의 보좌가 그 가운데에 있으리니 그의 종들이 그를 섬기며(계 22:3)
저주 받은 것이 더는 아무것도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과 어린양의 임금자리가 그 도시에 있을 것이며, 그분의 종들이 그분을 섬길 것입니다.(대한성서공회 새한글성경 중에서)
And there shall be no more curse: but the throne of God and of the Lamb shall be in it; and his servants shall serve him:(KJV)
No longer will there be any curse. The throne of God and of the Lamb will be in the city, and his servants will serve him.(NIV)
그곳에는 더이상 저주가 없을 것입니다.
저주라는 단어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봤습니다.
저주2(詛呪/咀呪) 「명사」 남에게 재앙이나 불행이 일어나도록 빌고 바람. 또는 그렇게 하여서 일어난 재앙이나 불행
우리말에서의 '저주'는 마치 기도와 흡사합니다. 즉, 자기 스스로는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상대에게 재앙이나 불행이 일어나도록 신에게 빌고 바라는 행위가 바로 '저주'인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해서 결과적으로 그 상대에게 일어난 재앙이나 불행을 말하기도 합니다.
이런 단어의 뜻을 고려할 때, 성경에서 쓰인 '저주'라는 단어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경에서 '저주'라는 단어가 가장 처음 등장하는 곳은 창세기 3장입니다.
창세기 3:14 "여호와 하나님이 뱀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렇게 하였으니 네가 모든 가축과 들의 모든 짐승보다 더욱 저주를 받아 배로 다니고 살아 있는 동안 흙을 먹을지니라"
여기서 '저주'라는 단어는 히브리어 원어로는 אָרַר(아라)인데 70인역 역자들은 이 단어를 헬라어 ἐπικατάρατος(에피카타라토스)라는 단어로 번역하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께서 사람을 저주하신 적은 없으시다는 사실입니다. 첫 사람 아담이 범죄하였을 때에도 땅과 짐승들은 저주를 받았으나, 정작 아담 자신과 그의 아내 하와를 저주하셨다는 표현이 없습니다.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였을 때에도 땅으로부터 저주를 받지만 하나님께서 스스로 가인을 저주하시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도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지으신 사람을 직접 저주하신 적이 없습니다.
물론 조건을 달아 저주를 언급하신 적은 있습니다.
신명기 11:28 "너희가 만일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도에서 돌이켜 떠나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듣지 아니하고 본래 알지 못하던 다른 신들을 따르면 저주를 받으리라."
신명기 28:15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순종하지 아니하여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하는 그의 모든 명령과 규례를 지켜 행하지 아니하면 이 모든 저주가 네게 임하며 네게 이를 것이니"
예레비야 11:3 "그들에게 이르기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이 언약의 말을 따르지 않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니라."
그 조건은 오직 하나,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순종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대상이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즉, 구원받은 사람들에게만 적용됩니다.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하고도 그분의 말씀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들에게는 저주가 있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렘 11:3을 보면, 그들이 지켜야 할 하나님의 말씀은 '언약의 말'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언약의 말'이라는 말은 דִּבְרֵי הַבְּרִית(바달 베릿)인데 이는 '계약서'를 의미합니다.
성경에서 '언약'이라는 말은 오늘날 우리말로 번역하지면 '계약'이 가장 정확합니다. '언약(言約)'이라고 했으니, '말로 한 약속'이라고 쉽게 이해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말로 하는 약속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בְּרִית(베릿)이라는 히브리어는 구약성경에서 284회가 사용되었는데, 이는 쌍방 간에 체결하는 계약을 의미합니다. 계약체결의 의미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 바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언약(계약)을 맺으실 때 성경기록입니다.
창세기 15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그의 자손이 하늘의 별과 같으리라는 약속을 하십니다. 아브라함은 그 약속의 말씀을 믿었고,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그의 의로 인정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말씀을 믿어준 아브라함에게 가나안 땅에 대한 상속을 언급하셨습니다. 그 때 아브라함은 땅에 대한 상속을 어떻게 믿겠냐며 증표를 요구합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언약(계약)을 체결하십니다.
창세기 15:9,10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나를 위하여 삼 년 된 암소와 삼 년 된 암염소와 삼 년 된 숫양과 산비둘기와 집비둘기 새끼를 가져올지니라. 아브람이 그 모든 것을 가져다가 그 중간을 쪼개고 그 쪼갠 것을 마주 대하여 놓고 그 새는 쪼개지 아니하였으며"
창세기 15: 17,18 "해가 져서 어두울 때에 연기 나는 화로가 보이며 타는 횃불이 쪼갠 고기 사이로 지나더라. 그 날에 여호와께서 아브람과 더불어 언약을 세워"
아브라함 시대 계약체결 장면입니다.
그 당시 사람들은 계약을 체결할 때 동물을 잡습니다. 그리고 그 동물을 두 조각을 쪼갭니다. 그런 다음, 쪼갠 동물을 양 쪽에 놓은 다음, 그 사이로 계약을 체결하는 두 사람이 지나갑니다. 이것이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오늘날로 따지면, 계약서에 인감도장을 찍는 행위가 바로 쪼개진 동물 사이로 지나가는 것입니다.
여기에 담긴 의미는 이렇습니다.
"너와 나, 둘 사이에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제 이후로 이 계약을 어기는 자는 이 동물과 같이 쪼개져 죽임을 당할 것이다."
그러니까 당시 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은 생명을 걸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계약을 체결하셨을 때, 동물들은 쪼갠 뒤 그 사이로 '연기 나는 화로'와 '횃불'이 지나갔는 데 여기서 '연기 나는 화로'는 하나님을, '횃불'은 아브라함을 의미합니다. 즉, 하나님과 아브라함 둘이 쪼개진 동물들 사이로 지나가심으로 생명을 걸고 계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만약 이 약속을 어느 한 쪽이 어길 경우, 그에게는 죽음이 뒤따르는 것입니다.
성경기록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의 약속은 지키셨습니다. 아브라함 이후 4대만에 구원자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 왕의 압제로부터 건져내셔서 마침내 가나안 땅을 상속으로 허락하셨습니다. 그런데 계약은 쌍방간에 이루어지는 행위입니다. 하나님께서 계약을 이행하셨다면, 이제 아브라함(그 자손 포함)이 이행할 계약내용은 무엇일까요? 바로 하나님의 요구사항, 말씀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하나님의 말씀을 반드시 지키라고 명령하신 것은 계약이행을 촉구하시는 것입니다. 만약 계약을 이행하지 않으면, 죽음이 뒤따른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저주'의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에게 '저주'를 하시는 것이라기보다는 백성 스스로 저주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저주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도 저주를 하시고자 하신 게 아니라, 계약이행을 안하면 저주를 받을 것이라는 것을 상기시키신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저주'는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주어지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수라엘 백성들은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가나안 땅은 이방 민족의 발 아래 짓밟혔고 이방 땅으로 포로로 잡혀가는 그야말로 '저주'를 받았습니다.
첫 번째 계약은 사람 편에서 계약을 파기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시 한번 사람과 계약을 체결하시길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아들 예수님을 사람으로 보내셔서 이번엔 '사람 대 사람'으로 계약을 체결하셨습니다. 그러나 계약조건은 똑같습니다. 이 계약을 어기는 쪽은 죽음입니다.
이 계약의 내용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데, 요약하면 하나님께서 사람을 거듭나게 하셔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상속으로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거듭난 사람이 이행해야 할 계약조건은 이스라엘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약속대로 사람들을 거듭나게 하셨고, 마침내 새 하늘과 새 땅을 상속으로 주셨습니다.(요한계시록 22장 시점)
그런데 놀라운 것은 새 하늘과 새 땅, 새 예루살렘 성에는 더이상 저주가 없을 것입니다. 그 어떤 재앙도, 불행도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미워하지도, 원망하지도 않기 때문에 저주가 필요없습니다.
오직 그곳에는 하나님과 어린양의 보좌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의 종들이 그분을 섬길 것입니다.
요한계시록 22장 말씀은 거듭난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지켰다는 증거입니다. 생명을 걸고 지켜낸 사람들, 그들이 새 하늘과 새 땅, 새 예루살렘 성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10:15~18 "또한 성령이 우리에게 증언하시되, 주께서 이르시되 '그 날 후로는 그들과 맺을 언약이 이것이라' 하시고 '내 법을 그들의 마음에 두고 그들의 생각에 기록하리라' 하신 후에 또 '그들의 죄와 그들의 불법을 내가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리라' 하셨으니 이것들을 사하셨은즉 다시 죄를 위하여 제사 드릴 것이 없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