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분별한 뉴스가 생성되고 있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언론의 '팩트체크'가 한창이다. [일요서울]은 가짜뉴스 속에서 사실은 무엇이고 진실이 무엇인지를 파헤쳐 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정치ㆍ사회ㆍ경제ㆍ온라인 등 전 분야에 걸쳐 각종 루머와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편집자 주]
[팩트체크 요약]
[게시글1] “대선 테마주 상한가 초반에 편승했을 때 돈 벌 수 있을까요?"
[게시글2] "대선 테마주 정책주와 인맥주 질문 있습니다. 보통 대선 테마를 타고 인맥주와 정책주가 크게 상승하나요?"
내년 치러지는 대선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각종 커뮤니티에는 정치인 테마주 관련 질문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 게시글 대부분은 대선 테마주에 편승했을 때 돈 벌 수 있냐는 것이 질문의 요지다.
실제 증권 거래시장에서도 대선 테마주는 장 중 내내 큰 변동성을 보여 주고 있다. 이른바 '지라시'로 불리는 온갖 소문이 난무하는 와중에도 테마주들은 강세를 보인다. 따라서 이런 주장이 사실인지 검증해보았다.
[검증 내용]
지난 5일 치러진 국민의힘 당내 경쟁에서 윤석열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이겨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후보와 맞붙게 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독자 출마로 대선 3수에 도전한다. 각 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서 주식 시장도 곧바로 반응했다. 롤러코스트 증시는 물론 개미투자자들이 대거 가담하면서 혼탁 양상마저 띠고 있다.
지난 5일 한국거래소에서 윤석열 테마주로 꼽히는 종목들은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서연(14.9%), NE능률(7.74%), 위즈코프(5.06%), 깨끗한나라(3.94%), 덕성(1.51%) 등이 모두 전날보다 상승했다. 대원전선만 1.45% 떨어진 204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각종 소문들로 NE능률, 위즈코프, 깨끗한나라, 덕성 등은 한때 각각 14.04%, 10.71%, 0.41%, 2.8% 추락하기도 했으나,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되며 큰 폭으로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각 홍준표 의원 테마주는 급락했다. 한국선재와 티비씨, 삼일 등이 '홍 테마주'로 불렸지만 성적은 초라했다. 역시 하한가를 기록했다. 한국선재는 경남 밀양에도 공장이 있다. 홍 의원이 영남권 신공항을 밀양에 짓는 방안을 지지했었다는 이유로 테마주가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관련주도 들썩였다. 이날 에이텍티앤(2만6150)은 전일 대비 3000원(12.96%) 오른 2만6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이텍티앤은 최대주주인 신승영 대표가 경기도 성남 출신이란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로 불린다.
또 경영진이 이 후보와 동문으로 알려진 토탈소프트(1만1650원)는 전 거래일 보다 1150원(10.95%) 오른 1만1650원에 거래를 마쳤고, 프리엠스(1만6200원)도 1100원(7.28%) 오른 1만6200원에 마감했다.
국민의당이 안철수 대표를 다음 대통령 선거의 후보로 결정하자 오랫동안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된 안랩이 또다시 급락했다.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다. 과거 대선이나 총선 등에서 안 대표의 정치 행보에 따라 안랩의 주가는 급등락을 거듭해 왔다.
사실 관계를 짚어 보면 안철수 대표는 여전히 안랩의 대주주다. 하지만 2005년 대표 이사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이사회의장 직만 유지했고, 2012년에는 이마저 그만뒀다.
다른 정치 테마주도 마찬가지다. 정치인과의 인연만으로 주가가 급등락하지만 실제로 기업 가치가 그리 순식간에 변할 수는 없다. 따지고 보면 비합리적인 기대심리에 기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연과 학연 같은 한두 가지 단서만 가지고 특정 정치인과 특정 기업을 마치 특수관계인인 양 억지 연결짓기로 만들어 낸 정치 테마주들이 숱하다. 심지어는 유력 정치인 친척이 운영하는 기업이란 소문의 실체를 확인해보면 동명이인으로 밝혀지는 일도 있다. 2017년 당시 반기문 테마주로 분류된 한 기업은, 대표이사가 반 전 총장과 성씨만 같을 뿐인데도 친척이라는 소문이 나돌자 기업 측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증권 관계자는 일요서울에 "지지율에 속지 말 것"을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이벤트성 효과만 있을 뿐 해당 기업과의 실질적인 연관이 없는만큼 길게 볼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증권 블로그 '에메이징스탁'이 분석한 '대선 테마주로 큰 수익 내고 싶다면'에 따르면 "'이번엔 다르다'의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라며 "주식시장은 반복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그 사실을 잊거나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판단해 큰 수익을 놓치거나 손실을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한 사례로 역대 대통령들과 관련해 테마주로 설명했다.
우선 2007년 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표 테마주였던 '특수건설'의 주가는 선거기간이던 3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약 1400%까지 급등했지만 중간에 4번의 폭락이 있었다. 그것도 (-40%, -30%, -50%, -60%)였다. 4대강 관련주였던 이화공영 역시 약 4개월간 횡보를 하면서 마지막에는 2800%가 급등했지만 4회 (-40%, -60%, -35%, -30%)가량 폭락 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표관련주 아가방컴퍼니 역시 재임 기간 (-20%, -30%, -35%, -60% - 30%)의 급락이 있었고 결국 800% 급등했다. 이 관계자는 "태마주들의 공통점은 엄청난 급등을 보였지만 중간에 최소 4번 이상의 큰 급락이 있었던 것을 볼 수 있다"며 "대선 테마 종목들은 지지율 변동에 따라 앞서거나 뒤서거니 하면서 결국 대부분 상승할 것이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도 이미 과거 대선과 총선 등을 앞두고 수차례 정치 테마주의 급등락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밝히며 투자 신중론을 설파했다.
금융감독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주식시장에 정치 관련 테마주의 이상 급등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일반투자자의 피해를 예방하고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해 '테마주 특별조사반’을 설치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국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투자자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검증 방법]
- 증시 전문가 인터뷰
- 금융감독원 보도자료
- 증권 블로그 '에메이징스탁' 게시글
[검증 결과]
- 대선 후보 테마주 오름 현상 -> 사실이다.
다만, 해당 기업이 특정인과 사업적 연관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오름 현상에 기해 투자하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는 결론.
- 자본시장에서 투자의 자유가 있다. 그러나 주가 하락의 원인을 특정인에게 돌리는 것 또한 문제다. 이를 경계하는 금융당국의 ‘주의’가 있음을 분명히 알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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