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장해 경감 기술
가. 연작장해의 정의
많은 농가에서 작물의 안정적인 생육, 수량과 품질 향상을 위하여 토양관리를 꾸준히 해왔다. 그러나 재배연수가 늘어날수록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수량이 감소하게 되고 품질이 떨어지게 된다. 이런 현상을 통틀어 연작장해라고 한다. 연작이란 매년 같은 재배지에서 ① 겨울 사이에 매년 같은 여름작물을 재배하는 것과 ② 근연작물을 연속하여 재배하는 것, ③ 카네이션이나 아스파라거스 등과 같은 영년생 작물을 오랜 기간 재배하는 것 모두 지칭할 수 있다. 농가는 수익성을 높이고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하여 특정작목의 전업화 및 단지화하여 작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서 연작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나. 연작 장해의 실태와 피해
대부분 시설재배지 농가의 60% 이상이 5년 이상 재배지를 옮기지 않고 연속하여 재배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작 장해의 피해는 작물의 수량 감소, 품질 저하, 생육 저하 등으로 나타난다. 연작에 의한 작물의 생육 저하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관여하여 나타나는 결과이므로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고 산술적으로 나타내기 어려우나 과거에 비하여 수량이 감소하는 것을 농가들이 느끼고 있다(표 9-20).
다. 연작장해 원인 및 경감기술
(1) 연작장해 발생원인
연작 장해 발생 원인은 간단하지 않다. 최근 2002년 원예연구소에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연작에 의한 수량 감소의 원인은 지력 감퇴가 총 응답자의 57%로 가장 많았고, 병해충 피해가 35%이었으며, 그밖에 선충 피해 발생이 8%이었다. 과거 1980년대 병해충 피해가 70%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것은 연작장해 원인이 단순한 병충해에 인한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토양 악화가 연작장해를 불러일으킨다는 농가의 인식 변화를 보여준다. 시설 내의 토양관리는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인 요인들이 상호연관성을 가지고 복잡하게 작물 생육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작장해 발생 원인은 물리적 요인, 화학적 요인, 생물학적 요인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가) 물리적 요인
토양의 물리성에는 구조, 수분, 온도, 공기 등이 포함된다. 집약적으로 재배관리되는 원예작물 재배지에서는 빈번한 경운과 재배관리, 인위적인 관수에 의하여 토양 구조가 파괴되고 눌려 단단해지기 쉽다. 이것은 토양 내 통기성과 투수성을 불량하게 하여 작물 뿌리 신장 등 생육을 저해한다. 질소 비료를 과다 시용하거나 미숙유기물을 시용할 경우 토양 내 암모니아 가스 농도가 높아져 뿌리 활력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 잎이 갈변된다.
(나) 화학적 요인
시설재배는 밀식된 상태에서 단위 수량을 높이기 위하여 비료 주는 양이 많아지는 데 비해 비료의 유실이 적어 염류가 집적되기 쉽다. 우리나라 시설재배지의 토양 화학성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토양 염류농도가 작물생육에 적당한 2.0 dSm-1 이상을 나타내는 시설재배지가 61.2%나 된다. 질소, 인산
및 칼리의 과잉 축적은 뿌리와 근권 토양과의 삼투압의 차이를 축소시켜서 흡수력이 저하되고, 과잉 양분 자체에 의한 장해와 과잉양분에 의한 특정 양분의 흡수장해를 일으켜서 작물에 다양한 결핍증상을 나타낸다. 시설채소에서 자주 나타나는 염류장해 증상으로서는, 질소과잉에 의한 EC상승과 흡수력 저하를 일으켜서 발생하는 칼슘결핍을 유발하고 토양 pH 상승으로 철, 망간, 붕소 등 흡수가 저하되어 미량원소의 결핍이 발생되며, 칼륨과 석회의 과잉은 칼슘/마그네슘 비의 상승과 마그네슘/칼륨 비 저하 등 염기 균형의 교란에 의한 마그네슘결핍이 발생되기 쉽다고 하였고 또한 인산과잉에 의한 칼리, 고토, 철, 아연, 망간의 흡수장해를 초래 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최근에는 과잉양분이 문제가 되어 특정 양분 간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장해가 많고 생리장해의 발생원이 복잡해지고 있다.
(다) 생물학적 요인
같은 작물을 연작하면 특정 미생물이 증가하고 단순화된다. 시설채소재배지는 휴한기의 토양은 극단적으로 건조해지고 염류제거를 위하여 담수시킬 경우 과습되어 미생물의 밸런스가 무너지게 된다.
미생물은 작용기작에 따라 타 생물체에 병을 유발하는 병원성 미생물, 유기물 부숙 등에 관여하는 부생성 미생물, 농업상 이익이 되는 역할을 하는 유용미생물 등으로 기능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
(2) 토양 진단
토양의 건전성은 작토의 깊이, 경도, 공극률 등의 물리적 성질, pH, EC, 양분의 과부족이나 균형 등의 화학적 성질 및 유기물의 부식정도나 여러 종류의 유용미생물의 활동 등의 생물적 성질에 좌우된다. 따라서 이들의 성질이 잘 조합된 토양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작물의 영향상태를 정확이 진단하여 안정생산, 증산, 고품질의 농산물 생산을 위하여 토양관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토양 진단은 필수적이다. 토양은 변화가 둔하지만 장해 증상이 나타나면 회복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물과 작물영양상태를 동시에 진단하는 종합적인 토양관리가 필요하다. 토양이나 작물의 진단은 사람의 건강진단과 닮은 부분이 있어, 현장에 가까운 사람이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3) 연작장해 경감 기술
연작장해 극복을 위해서 현재 영농현장에서 중심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병해충 방제, 토양소독 등의 경감기술은 연작장해 요인을 일시적으로 배제한다고 하는의미에 대해서 응급처리적인 방지기술이라고 하는 성격을 가진다. 그러나 본래 연작장해는 합리적인 돌려짓기를 못하거나, 양질의 유기물 투입 감소 등에 의한 지력 저하로부터 생기는 것이며 그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지력 유지 향상이
필요하다. 재배지의 지력 유지는 뿌리를 건전하게 하여 작물생육을 안정시키고 수량과 품질 저하를 막을 수 있다.
(가) 토양 물리성 개량
토양은 보수성, 통기성이 좋아 뿌리의 발달이 건전하게 되는 조건이 바람직하다. 이런 조건들은 서로 관련성을 가지지만 농가 토양의 토성, 부식 함량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대책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깊이갈이(심경) : 잦은 경운과 관수에 의하여 표토의 토양은 부드럽지만 30~40cm 아래에는 토양 교질이 결합하여 딱딱한 층을 형성하게 된다. 이것은 물빠짐과 통기성을 떨어뜨리고 양분이 표토에 집적되게 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작토층 확보를 위하여 심경을 한다. 또한 암거배수나 배수로를 정비하면 크게 도움이 된다.
·유기물 시용 : 전통적인 유기물인 볏짚과 퇴비 등 농사부산물은 토양 물리성을 개선시킨다. 토양의 입단구조를 조장하여 보수성, 투수성, 통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완전 숙성된 퇴비보다는 덜 숙성된 퇴비나 녹비를 뿌려주면 좋다.
·배수 대책 : 토양의 배수 불량에 의한 산소 부족은 작물에 습해를 일으킨다.과습 조건으로 유기물의 분해도 나쁘고, 환원성 유해물질이 발생하여 뿌리 생육을 나쁘게 한다. 뿌리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하수위를 낮추는 것과 동시에 신속한 배수를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물에 따라 뿌리 분포의 깊이와 내습성을 고려하여 암거배수나 펌프 등을 설치하여 지하수위를 낮출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암거배수나 펌프 설치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지하수위를 낮출 수 없는 경우에는 이랑을 높게 하여 재배한다. 지표 배수는 명거배수로를 설치하며, 배수 대책은 포장의 입지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경운 시 수분 조건 : 시설 재배 연작지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질토로 염분이 많고 유기물이 적고 휴작 기 동안 관수를 하지 않기 때문에 건조하다. 그러므로 경운 작업 시 단립화되기 쉽기 때문에 통기성과 투수성이 악화되므로 관수하여 경운하되 점질토의 경우 수분이 많으면 경운이 힘들고 단립구조의 토괴가 형성되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나) 토양 화학성 개량
시설 채소는 수량 증대를 위하여 많은 비료를 줘서 재배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준량을 웃도는 관습적인 화학비료와 퇴비 시용은 염류 집적이나 양분 불균형을 일으킨다. 이것은 여러 가지 생리장해나 품질을 저하시켜 결국에는 수량을 감소시킨다. 시설재배지의 경우는 양분의 용탈이 없기 때문에 노지와 비교하여 문제가 되기 쉽기 때문에 토양중의 잔존량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있다.
·합리적인 시비 : 시설재배와 같은 염류 집적지에서는 비료의 잔효성분 함량을 고려한 시비를 해야 한다. 재배 전에 토양에 남아 있는 비료성분 함량을 검정하여 그 함량에 따라 적정 시비설계를 세운다면 토양 내의 염류축적을 방지할 수 있으며, 또한 낭비적인 시비를 줄여 영농비를 절감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또한 양분균형을 고려하여 토양에 남아 있는 비료의 양을 검정하여 시비하도록 한다.
·제염작물에 의한 제염 : 하우스재배의 휴한기를 이용하여 옥수수와 같은 제염작물을 짧은 기간 재배하는 방법이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시설재배지에서 토마토를 재배한 다음 7월 초에 옥수수를 심어 8월에 수확하였더니 제염효과가 가장 좋았다고 한다.
·유기물 시용을 이용한 제염 : 토양에 유기물을 시용하고 적당한 온도와 수분이 있으면 토양속의 미생물은 바로 활동하기 시작하며 유기물을 분해한다. 이때의 유기물 성분의 조성은 미생물체에서 합성된 것과 에너지로서 소비되는 것을 합하면 질소 1에 대한 탄소 25의 비율이 적당하다. 만약 이 비율보다 탄소가 많을 때에는 부족한 질소를 토양에서 취하기 때문에 토양 속의
질소농도가 떨어지며, 특히, 염류농도와 관계가 깊은 질산태 질소의 함량을 현저히 감소시키게 된다.
·환토, 심토의 반전, 객토를 이용하여 토양 양분 농도 감소 : 토양의 염류는 표층에 많이 집적되어 있고 아래층은 적다. 따라서 표층의 흙을 새 흙으로 바꾸거나 아래층의 흙을 위로 올리는 심토 반전, 새 흙을 표토의 흙과 혼합하는 객토 등의 방법이 있다. 새 흙이 혼입될 때에는 작토의 비옥도가 낮아지므로 또다시 시비를 해야 하는데, 4~5년 동안 비료를 계속 과용할 경우 다시 염류가 집적되게 되며, 많은 비용을 투입한 작업의 효과가 없어지고,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치므로 가급적 지양해야 할 방법이다.
·관개수를 이용한 제염 : 보비력이 낮은 모래땅은 염류가 적게 집적되어도 바로 염류장해가 발생하지만 담수하면 비교적 빨리 제염된다. 점토함량이 높은 토양은 모래땅 보다 염류집적이 느리고 담수하여도 제염효과가 느리다. 물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지대에서는 관수 또는 담수 제염하는 것이 좋지만, 수분이 하층으로 잘 침투되지 않는 곳에서는 염류가 표층으로 다시 상승할 우려가 있으므로 사전에 배수시설을 하는 것이 좋다.
·피복제거 : 여름에는 피복자재를 벗겨 강우에 노출시키면 염류농도가 크게 감소된다.
위해서는 미생물의 먹이가 되는 유기물의 투입이나, 땅속의 공기층이나 수분을 적정하게 유지해, 여러 종류의 미생물을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유기물 시용 토양 병해충 방제를 위하여 실시하는 토양의 물리화학적 소독은 토양 미생물을 사멸시킬 수 있지만 유용 미생물도 사멸되며 쉽게 재발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양질의 유기물을 시용하여 토양 물리화학성을 개선하면 작물의 생육이 좋아져 토양 병해 발생에 대해 작물이 저항성을 가지게 된다. 또한 건전한 토양은 유용미생물 등 미생물상을 다양하게 하여 병원균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
·돌려짓기(윤작) : 윤작은 토양병해의 기본적이고 궁극적인 방제수단이 되며 윤작을 위한 작물의 종류나 재배기간은 병원균에 따라 다르므로 채소와 다양한 작물 조합을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