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이민하
살을 벗어서 흙과 나무에게
피를 부어서 야윈 강물에게
뼈를 갈아서 구름과 음악에게
이전의 모든 유산이
이후의 모든 평일과 생년월일에게
기어다니는 마스크는
쩍쩍 갈라지는 뱀의 등허리에게
허물을 벗고 잠들 수 있는 용기의 눈꺼풀과
생쌀 같은 빛과
깊은 밤의 고해성사만 남아서
다음 세대에게
—계간 《시와 편견》 2025 봄
----------------------
이민하 / 1967년 전주 출생. 2000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 『환상수족』 『음악처럼 스캔들처럼』 『모조 숲』 『세상의 모든 비밀』 『미기후』.
---------------------------------------------------------
난 이래서 글쟁이들 중의 어떤 부류들이 싫다
도데체 이 시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가
제목이 12월 3일이고 얼마 전에 발표되었다. 그러면 제목은 명백하게 계엄을 이야기 한 것인데
그 다음에 아니 이어지는 전부가 도무지 알수 없는 이미지의 나열과 그것들의 조합인데 의미가 연결이 않된다
살을 벗어서 흙과 나무에게
피를 부어서 야윈 강물에게
뼈를 갈아서 구름과 음악에게
여기에는 살 피 뼈라는 폭력을 연상시키는 소재를 끌어왔는데 그 폭력이 나무 강물 구름 음악 이 대구를 이루는 데
나무와 강물 구름은 자연이라고 치고 음악은 문화 내지는 문명일 텐데 폭력이 자연에게
그리고 어울리지도 않게 대충 집어넣은 문화내지 문명에게 뭐 어쨌다는 말인가?
이전의 모든 유산이
이후의 모든 평일과 생년월일에게
이건 무언가 엄청난 천지개벽 내지 신기원이 있었다는 의미로 읽히는데
이전의 모든 유산이 이후의 모든 일상과 개인적인 고유부호에게 뭐 어쨌다는 말이냐고
기어다니는 마스크는
쩍쩍 갈라지는 뱀의 등허리에게(기어다니는 뱀의 등허리는 쩍쩍 갈라지는데 입에는 마스크가 씌워져 있다
누가 입을 막았나 누가 그렇게 고통스럽게 했나 계엄의 폭력은 티비와 인터넷으로 전세계에 생중계되었고
깨어있는 시민들과 재명이형과 국회의원들과 태업 군인등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자리에서 목숨걸고 그 폭력을 막았다 누가 입을 막았단 말인가
그 사태를 전세계가 지켜보고 떠들었는데
이건 그럴싸한 이미지와 표현을 쳐발른 개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허물을 벗고 잠들 수 있는 용기의 눈꺼풀과
(뱀이란 이미지가 이어지는데 허물을 벗고 잠든 다는 것은 무언가 발전과 성장의 이미지로 보이는데
그저 옷을 벗고 잔다는 것인지 그 잠에 용기의 눈꺼풀이라니
모두가 내란성 수면장애로 괴로움의 연속이었는데 잠드는데 용기가 필요해?
그 용기에 잠의 이미지를 쳐발른 눈꺼풀을 붙여 하 기도 안찬다)
생쌀 같은 빛과(이건 도무지 무슨 이미지인지 내 아둔한 대가리에겐 너무 난해하다)
깊은 밤의 고해성사만 남아서(고해성사란 아무에게도 할 수 없는 내밀한 자기고백을
신을 대신한 신부에게 은밀한 장소에서 하는 것인데
뉴스과 대담프로와 유튜브에서 그렇게 떠들어 댔는데
뭘 은밀하게 신에게만 주절거릴 비밀거리가 도데체 무어냔 말이다)
그리고 그런 말도 않되는 이미지의 나열과 연결이
다음 세대에게 로 끝난다
그래 그런 식의 건너뜀과 생략은 나도 종종 사용하지만
이런 논리도 연결도 없는 아니 그 처절한 시간 들에 대한 조금의 존중과 미안함도 없이
그저 다음 세대에게 로 끝을 맺는 이런 시가 나는 너무 역겹다
연결도 흐름도 없이 그저 뱀이라는 서정적 자아를 택해 대충 문학적 수사로 분칠을 한
이 시는 쓰레기다 차라리 문학적 허영에 빠져 이미지와 뜻이 서투르게 버무려진
아마추어들의 시가 훨씬 더 솔직하고 의미가 있다
난 일베를 혐오한다
그 일베가 정말 말도 않되는 논리 아니 개소리로 윤석열을 풀어주었다
등단을 해서 시인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아무 의미도 없는 이런 쓰레기를 시랍시고 쓰는 이런 사람은 참 가소롭다
거기에 비해 지난 겨울 내내 거리를 지키며 깃발을 휘둘러댄 빛의 요정들은
얼마나 강인한 의지와 꾸준한 행동으로 우리의 역사를 지키고 지탱해왔는가
지금도 매일매일을 말이다
첫댓글 12시간 가량이 지나 다시 천천히 시를 읽어 보았다
다르게 읽어도 보았다
이해하려 노력해봐도 이 시는 너무 이상하고 모호하다
시라는 것이 여러 갈래로 해석되어 질 수 있는 모호성이 또 그 매력이 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이렇게 애매하고 모호한 시의 제목은
아주 너무나 명확하게 계엄을 이야기하고 있다
차라리 제목도 모호하게 지었다면 이렇게 내가 화를 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난 평론가도 아니고 그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취미 삼아 요즘 시를 읽고 있다
시를 쓰고 싶지만 문재가 열등해 써지지도 않고 그래서 히스테리를 부리는 걸까?
모르겠다 어쩌면 그런 열등의식의 굴절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계간지 봄호에 시를 발표한다면 마땅히 그에 대한 평을 들을 귀를 열어두어야 할 것이다
나같은 무지랭이의 이런 정돈되지 않은 흥분 덩어리 투정이라도 아니지 이건 그에게 들릴 일이 없을 테니
이런 내 트집은 무의미한 혼잣말일 지도 모르지만
나랏님도 안보는데서는 욕하는 마당에
이런 허접한 생트집을 문제 삼는 다면 자유 대한민국이 아닐것이다
생쌀 같은 빛은 응원봉을, 깊은 밤의 고해성사는 키세스단을 말하는 거 같은데...
뭐...12.3 계엄 이전 모든 것들이 이후의 모든 것들로 교체되는 거를 말하는 거 같은데...
난 시 잘 몰라...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