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사람이 동시에 사랑한 땅'인 터키 이스탄불의 거리는 활력이 넘친다. 과거와 현대가 뒤섞인 이 거리에선 말이 끄는 수레와 최신형 벤츠가 함께 골목길을 다니며 흰 페인트칠이 다 벗겨진 집들과 모스크의 첨탑보다 더 높이 솟은 호화 현대 아파트들이 뒤섞여서 조화를 이룬다.
시내 한가운데를 둘러싸고 있는 1,500년이 넘은 비잔틴 시대 성벽 유적 옆을 수많은 차들이 뒤엉켜서 지나간다.
구시가지의 뒷골목에는 최신 고급 승용차와 다 부서져 가는 차와 마부가 모는 마차들이 뒤섞여 다니며 차들은 세울 곳이 있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데나 주차를 한다.
쇼핑의 천국 터키는 가는 곳마다 활력이 넘친다. 유럽에서는 저녁 시간만 되면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도시가 온통 적막에 쌓여 있는 경우가 많지만 터키는 도시 중심의 큰 상점과 백화점을 제외한 주택가의 모든 상점은 10시 이후까지 영업을 하며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해안가나 관광지의 상점들은 새벽까지도 물건을 판다.
터키의 가게 점원들은 친절하고 민첩하다. 그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가게 안으로 들어와서 물건을 구경하고 차나 한잔 마시라고 권한다. 이런 상황에 익숙치 못한 외국인들은 물건을 강매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가지 않지만 마음이 약해서 차마 거절치 못하고 가게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멋진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손님들은 가게 점원들과 마치 오랜 친구 사이이기도 한 것처럼 스스럼없이 대화를 주고 받게 된다. 물건을 사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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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시내를 오고 가는 젊은이들은 대부분 첨단 패션을 잘 소화시키는 젊은이들이었다. 여자들은 히잡을 두르고 몸에 피트되는 청바지를 입고 명품 썬글라스와 핸드백을 멘 언발란스한 패션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잘 어울리고 아름다운지..... 원래 터키의 아가씨들은 미모가 출중한데다 대부분 피부가 하얗고 스모키 화장을 진하게 하므로 눈이 크게 부각되어 이방인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여 나 또한 지나가는 아가씨들의 미모에 빠져서 한참이나 사람들 구경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터키에는 고속 도로가 잘 발달되어 도시의 오토가르(Otogar,장거리 버스 터미널)마다 '오토뷔스(Otobus,버스)'가 잘 구비되어 먼 거리를 냉방 장치가 잘 된 안락한 좌석에 앉아 갈 수 있다. 오토뷔스는 간식과 차까지 대접받을 수 있으며 화장실은 물론 뷔페까지 설치된 2층 버스가 많다. 그리고 대부분의 오토 버스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벤츠가 즐비하다.
이스탄불 내의 교통 수단은 메트로,트램,버스,돌무쉬,택시...아주 다양하다.
미니버스인 돌무쉬는 일반 버스보다 편리하고 싸서 서민들이 자주 이용한다. '가득하다'는 뜻의 돌무쉬는 말 뜻 대로 가득 차 있을 때가 많은데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승객을 태운다. 돌무쉬 운전자들은 동시에 여섯 가지 일을 해낸다고 하는데 승객들과 잡담을 하며 차창을 닦고,맞은 편에 오는 돌무쉬 운전자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요금을 받고 잔돈을 거슬러 주며,길가에 돌무쉬를 타려는 사람이 있는지 살피고, 그리고 전방을 주시하며 운전을 한다고....
갖가지 살림 살이를 싣고 이사가는 트럭을 만났다.. 세간 살이도 몇 안 되는 걸로 보아 자취하는 청년 둘이 이사를 가는 것일까?
우리네 이사 풍습처럼 거울을 제일 마지막에 실었는데 주인들도 짐칸에 실려서 이사를 간다.
버스 옆으로 마침 기차가 지나간다. 터키의 고속 열차는 앙카라와 이스탄불을 오가는 '푸른 기차'뿐이다. 그러나 터키에서 기차는 아주 안전한 교통 수단이며 기차의 등급은 없으나 식당차에는 제복을 입은 웨이터들이 하얀 식탁보가 깔린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다양한 메뉴를 날라다 준다.
터키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당이 있어서 누구나 자신의 기호와 주머니 사정에 알맞는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다. 특히 이스탄불에는 고급 레스토랑이 굉장히 많은데 터키 요리는 세계 3대 요리에 속할 만큼 훌륭한 요리이다. 이 집은 되네르 케밥이 무지 맛있었던 식당으로 기억된다.
식당의 야외에 베풀어진 식탁들. 터키 사람들은 쪼끄마한 식당에 가도 식탁보를 정성스럽게 깔아놓는걸 잊지 않는다. 가정에서도 식탁 매트를 깔거나 유리를 깔지 않고 수가 놓이거나 레이스가 달린 하얀 식탁보를 정성껏 깔아 놓는다. 바자르에 가면 여러가지 종류의 레이스로 된 식탁보나 뜨게로 된 식탁보가 수도 없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식탁보를 까는 것은 오스만 제국 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전통이다.
식당 건물에 붙어 있던 전통 화덕인듯....요즘은 쓰지 않는지 주변이 깨끗하다.
식당 앞의 인형이 맷돌 위에 앉아 있다. 식당에서 남자들끼리만 식사를 할 때에는 초대한 사람이 계산을 하지만 남녀가 함께 식사를 할 때에는 남자가 반드시 음식값을 부담한다. 이곳은 남성다움이 중요한 사회이기 때문...
이 인형은 메뉴판을 펴놓고 바구니에 앉아 있는데 구두 사이즈가 맞지 않는지 신발을 반만 신은 우스꽝스런 모습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터키의 식당 입구에는 가격표가 비치되어 있지 않다. 입구가 지나치게 호화로운 곳은 대체로 음식값이 비싸지만 그것이 맛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역시 구시가지의 술탄 아흐멧 지구의 식당들. 식당 안은 좁아서 대부분 바깥에다 식탁을 베풀어 놓고 손님을 받는다. 유럽 지역의 사람들은 식당 바깥에서 음식을 먹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다.
간판도 제대로 붙지 않은 구멍가게에도 과일은 항상 풍성하다. 구멍가게 풍경이 우리네 가게 풍경과 어찌 그리 비슷한지....
블루 모스크나 아야 소피아 바로 옆에 있는 음식점들은 점심 때가 되면 손님들로 넘쳐난다.
블루 모스크 축대 바로 맞은 편에 있던 한국 음식점. 음식은 그다지 맛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음식점 바로 옆에는 안내판도 없는 오래 된 유적이 있는데 이스탄불에는 이렇듯 가는 곳마다 길거리에 유적이 널려 있다.
음식점 바로 옆에 있는 골동품 가게 직원과 잠시 인사를 나누었는데 혼자 왔냐고 하길래 저기 음식점 앞에 서있는 남자가 남편이라고 하였더니 "오..그러냐? 당신 남편 욘사마 닮았다."하는 바람에 둘이 쳐다보고 웃었다. 터키에도 겨울 연가 바람이 불어왔단 말인가....ㅎㅎ
쟁반에다 무엇인지 먹을 것을 받쳐들고 가는 이스탄불 소년..음식 배달을 가는 것으로 보인다.
가로수는 대부분 올리브 나무였다. 터키는 그리스,스페인과 함께 올리브의 최대 산지이다.
분주히 움직이는 도시의 모습은 어디나 다 비슷하겠지만 이스탄불은 다른 유럽의 도시들보다 더욱 활력있게 보였다.
동네 놀이터 모습은 우리나라와 비슷해서 그런지 어쩐지 친근감이 든다.
사원 근처의 히잡 여인들도 다른 이슬람 나라와는 달리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법으로 관공서나 학교에서 히잡이 금지되었지만 이곳의 여인들은 종교적인 이유와 패션으로 히잡을 즐긴다.
터키 사람들에게 사진을 좀 찍어도 되냐고 하면 거절하는 법이 없다.
바쁘게 식사를 준비하는 레스토랑 주방에서도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하면 어김없이 포즈를 취해 준다.
터키 사람들은 특히 유머 감각이 넘친다. 길거리에서 우리나라 장기와 비슷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손가락 하나를 세우고는 "원 달라~!"라고 말한다. 진짜인줄 알고 멈칫 하니 이 남자들은 막 웃으면서 카메라를 위해 포즈를 취해 주었다.
너무나 다정해 보이는 중년 부부. 일부다처제가 허용된 무슬림 남자들은 여자를 무시하고 가정에 관심이 없을 것 같으나 수퍼에는 온 가족이 다 함께 쇼핑을 오며 관광도 꼭 같이 한다든지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연세가 꽤 된 히잡 아주머니가 캠코더를 휘두르는 것이 너무 멋져 보여서 포즈를 부탁했더니 만면에 웃음을 띄면서 부부가 아주 다정한 포즈를 취해주었다.
아야 소피아 앞의 구두닦이 할아버지. 너무 열중하고 있어서 인사를 못 걸어보았다. 구두를 닦으면서도 어찌 저리 깨끗한 옷차림일까...그 점이 궁금하다.
아야 소피아 앞의 쥬스 장수 아저씨들. 이분들은 아야 소피아와 블로 모스크의 상징이라 할만큼 유명한 분이다. 사진을 좀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아주 좋다고 하면서 한사코 나랑 같이 찍잔다. 그래서 두 사람 사이에 끼였더니 왼쪽 아저씨.... 내 머리에 자기 머리를 대고 사진을 찍는다....ㅋ 감사의 말을 하고 돌아서 왔는데 지금 생각하니 쥬스라도 사먹어 줄껄...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후 터키 여행 카페의 글을 보니 이 아저씨들과의 에피소드를 쓴 사람이 많았다. 한결같은 이야기는 이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면 돈을 내라고 하고 쥬스를 사먹지 않으면 사진도 못 찍게 한다고 불평이 많았다. 거 참 희한한 일이다. 아마 이분들은 남자 관광객들에게만 사진 모델료를 받는가 보다...^^
만약에 내가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그들이 모델료를 요구했다면..? 아마 나는 정당하게 모델료를 주고 그들의 사진을 찍었을 것이다. 아야 소피아를 배경으로 한 이 전통 복장의 쥬스 장수들의 사진은 모델료를 주고서도 찍을 가치가 있는 터키를 대표하는 베스토 포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Isyankar (Oriental Remix) / Mustafa_San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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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루비의 정원 원문보기 글쓴이: 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