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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모든 생물체가 유지되는 것은 산소와 수분이지만 생물체 부패의 근본은 산소와 수분의 만남입니다. 잘 볶아진 맛있는 커피 변화의 제일 큰 요인도 산소와 수분의 만남입니다. 원두커피가 산소와 수분을 접할 수 있는 것은 볶음이 완료된 시점부터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시작되는 것입니다. 즉, 포장기술의 발전도 약간의 시간을 늘려 줄 수는 있어도 산패로 변하는 화학 반응은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포장을 위해 제일 먼저 수행하는 과정이 De-gassing 공정이기 때문입니다.
De-gassing 공정이 필요한 것은 가스 때문입니다. 로스팅 과정에서 생성되어 팽창된 원두 내부에 차 있는 CO2 가스를 포장 전에 배출시키지 않으면 CO2 가스가 팽창 홀에서 빠져나와 포장지를 팽창시키면서 포장지가 파손됩니다. 그러므로 가스 빼기를 위해 짧게는 24시간, 길게는 72시간 동안 원두를 대기에 노출하게 됩니다. 건조된 원두는 재빨리 산소와 수분을 흡수합니다. 일정 시점에서는 의외로 좋게 숙성되어 커피가 가지고 있는 휘발성 향미가 살아나면서 더욱 맛있는 초콜렛향이나 카라멜향 등이 생성됩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더 경과되면 완전 부패과정으로 옮겨가는 것입니다.
Ⅱ. 본론
1. 최선의 포장방법, One Way Valve
로스팅한 원두커피가 산소와 수분에 노출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으로는 One way Valve System이 권장됩니다. De-gassing 과정을 없애고 바로 포장하면 보관 중 가스만 빠져나오고 외부의 산소와 수분은 차단되도록 고안된 것이 One Way Valve System입니다.
이 방식은 포장지에 적용한 관능테스트상의 향미보전이 어떠한 포장방식보다 결과가 아주 훌륭한 것으로 판명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포장 방법은 공장에서 로스팅한 커피가 유통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유효하지만, 그 자체로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어느 포장지에 담았다 한들 커피의 신선한 맛은 로스팅 방법에 따라 3일 혹은 10일 이내 거의 사라진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 신선한 맛 그대로의 포장을 위해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고 Shop이나 집에서 커피를 직접 볶아 사용한다면 포장기술과 관계없이 항상 신선한 맛의 커피를 마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직접 커피를 볶지 않는 것은 전문적인 설비와 전문인 없이 커피를 볶는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21세기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자동화된 로스팅 기계와 로스팅 프로그램 개발이 가능해졌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손쉽게 커피를 볶을 수 있는 로스팅 시스템의 출현은 이 시대의 당연한 요구이기도 합니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커피를 로스팅해서 사용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불완전한 포장기술에 사활을 걸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만일 포장기술로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면, 신선한 커피란 무엇이며 신선한 맛은 어떤 상태에서 어떻게 유지되는지, 면밀하게 검토해 봐야 할 것입니다.
3. Roasting in the Factories
어떠한 커피 로스팅 공장이든 제일 좋은 커피 맛을 찾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대형 커피 로스팅 공장의 경우 지금까지 모든 관심과 기술적 목표는 어떻게 하면 원두커피 원래의 맛과 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더욱 오래 유통시킬 수 있느냐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오래도록 변질되지 않게 커피를 볶는 기술, 시간이 흘러도 향미의 손실이 적은 포장기법 개발을 위해 오늘도 대형 로스팅회사들은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4. 절정의 커피맛을 위한 관문, 숙성
어떠한 방법으로 로스팅을 하든 최고의 커피 맛은 볶아진 커피가 대기 중에서 24시간 경과된 시점에서 발휘된다는 데 대해 대다수 관능적 평가자들은 동의합니다.
원두커피에서 De-gassing이 이뤄지는 24시간 동안에는 가스만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고 산소와 수분의 침투에 의해 숙성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는 곧 산소와 수분이 커피를 부패시키는 원흉만은 아니라는 얘기가 됩니다. 즉 어느 시점까지는 흡입된 산소와 수분이 더 좋은 커피 맛을 만들어 주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커피에서 산소와 수분의 흡입은 어느 정도까지 허용되어야 하며, 이때 보관기간은 얼마가 적당한가에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욱 면밀한 연구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5. 커피와 CO2 가스
커피의 약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주성분은 탄수화물입니다. 로스팅 과정에서 이 탄수화물이 고열에 의해 융해되면서 CO2 가스가 발생하며, 발생된 가스는 원두의 팽창된 내부기공 안에 꽉 차여지게 됩니다. 이 CO2 가스는 외부 공기를 차단해 커피의 신선함을 유지시켜 주지만, 가스가 빠져나간 자리에 산소와 수분이 흡입되면서 산패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화학반응의 결과로 볼 때는 산패이지만, 이 과정에서 산소와 수분의 절묘한 작용으로 숙성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향미가 만들어지고 우리가 기대한 맛 이상의 신비스러운 맛이 발생됩니다. 따라서 산소와 수분을 꼭 부패의 원흉으로만 지목할 것이 아니라 그 흡입량을 적절히 제어함으로써 커피맛을 극대화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적절한 타이밍의 산소와 수분을 통해 향미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더욱 다양하고 자연적인 맛의 커피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6. 신선한 커피맛의 바로미터
커피를 볶을 때 팽창 홀에 가득 찬 CO2 가스는 산소와 수분이 들어올 자리를 미리 차지함으로써 부패의 속도를 지연시킵니다. 또 불활성 가스로 잔류해 향기의 변화를 억제함으로써 커피의 신선함을 좀 더 길게 유지시켜 줍니다. CO2는 커피가 추출될 때 크레마를 발생시켜 신비스런 맛을 만드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신선한 커피맛의 바로미터가 바로 CO2인 것입니다.
결국 그것은 가스가 커피 속에 머물고 있는 상태에서도 포장지가 팽창하지 않는 기술, 신선한 향미를 잃지 않으면서 신비의 크레마가 잘 생성되도록 보관하는 포장기술의 키워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장점을 이용한 CO2 포장기술의 개발이 최대 연구과제입니다.
커피포장에는 진공포장, 질소포장 등 다양한 포장기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CO2 가스만 빼내는 One Way Valve System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는 실정입니다. 그것이 안타깝습니다.
7. 커피와 수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사례
따라서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커피맛의 변화 즉, 산패의 절대적인 원인이 산소와 수분이라는 견해는 얼마간 수정되어야 합니다.
이런 점은 지금까지 학술발표와 특허를 통해 발표된 자료들을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집니다. 좋은 맛을 위한 개선방안으로 많은 학자들이 수분의 유용성과 사용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중 몇 가지 사례로는,
① 로스팅 중 Water Quenching을 통해 향기성분을 증대하거나 개선시킬 수 있다고 보고한 연구자료
② Roasting 완료 후에도 Water Quenching을 해 신선한 향기를 증대시키는 기술에 관한 보고
③ 생두는 약 18% 정도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을 때, 로스팅 후 수분이 15~16% 감소했을 때 향미성분이 최고조에 달한다고 보고한 문헌
④ 커피 로스팅 후 약간의 수분을 가한 다음 가열해 다시 건조하면 생두가 가진 불쾌한 냄새를 제거해 커피의 신선한 맛을 더욱 강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
⑤ 생두를 물로 씻고 난 후 로스팅하면 향미를 더 증가시킬 수 있다는 주장 등이 있습니다.
위의 사례들은 수분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커피의 좋은 향미를 증가시킬 수 있음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는 이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수분을 부패의 원인으로만 생각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장기보관’에 대한 지나친 걱정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새로운 이론을 접하고 받아들여 접목하기보다 기존의 논리와 관념에 안주하는 보수적 성향은 개인은 물론 전체 커피산업과 문화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8. Experience
1999년 초 상업용 커피로스터 PRO1500을 처음 개발했을 때의 일입니다. 스타벅스 경영진을 만났는데, 그는 ‘디지털 방식으로도 로스팅 중 Water Quen ching이 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이 질문을 통해 Water Quenching이 커피의 향미를 증가시키는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으며, 로스팅 중에는 몇 퍼센트의 수분을 Quenching하는 것이 적합한가, 로스팅 후 원두의 수분은 얼마나 남아있어야 하는가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관건은 역시 커피의 향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포인트, 즉 Water Quenching의 타이밍과 양, 함수율 기준이었습니다.
당시 스타벅스 관계자는 또 정확히 5% 수분인가를 우리의 기계가 수행할 수 있는지 묻기도 했습니다. 조사 결과 어떤 문헌에는 일반적 기준으로 3~6% 수분을 가해야 한다고 되어 있었고, 어느 전문인은 로스팅 중 1.5~3.5% 비율로 Water Quenching하고 로스팅 완료 후 다시 수분을 가해 향기를 강화시키고 있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우리는 전체 공급수분량을 생두 무게의 5%로 잡고, 1차 크랙시 1.5%, 2차 크랙시 1%의 수분을 뿌려주는 한편, 로스팅 완료 직전에 2%의 물을 빈에 직접 분사해 전체 함수량을 정확히 5%로 유지시키는 기술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그 결과 물 분사시기를 구분하고, 최종 분사 후에는 로스팅을 신속 정확하게 중지시키며, 약 20~60초 정도 건조시킬 때 최적의 함수율이 유지된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로스팅 중 주입된 물은 드럼의 열로 인해 증기로 배출됩니다. 로스팅 과정을 거친 원두의 잔여수분은 약 1% 정도만 남도록 최소화시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로스팅한 원두는 쿨링 후 약 2~3시간 경과했을 때 최상의 향미를 발휘하게 됩니다.
Water Quenching은 향미를 증가시키는 역할 외에도 로스팅시 자동 온도조절, 연기 제거, 고열로 인한 화재위험 제거 등에도 유용합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지난 10여 년간 자동 커피로스팅 분야에서 Water Quenching 기법을 사용해 왔던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로스팅시 Water Quench ing은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는 것으로 판명됩니다.
① 향미를 증가시킬 수 있다.
② 연기를 제거시킬 수 있다.
③ 로스팅 온도를 제어할 수 있다.
④ 냉각시 원두의 온도를 급속히 떨어뜨릴 수 있다. 그 결과 팽창된 원두의 표면이 강화되면서 향미성분의 방출을 억제시켜 준다.
⑤ 오버로스팅을 방지할 수 있다.
⑥ 화재를 예방하고 소화수단으로 응용할 수 있다.
9. Water Quenching시 주의사항
① 수분은 적절하게 : 커피 로스팅시 적절한 수분의 사용은 커피의 향미를 증가시켜 주지만, 과도한 수분은 오히려 낭패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로스팅 완료 후 과도한 수분이 유입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잔여수분량 5% 미만을 권장합니다.
② 보관 중 공기와의 접촉 최소화 : 실온 보관 사용 중 밀폐 뚜껑 개방 시간을 최소화하고, 특히 우기 등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③ 필요한 때에 적정량의 로스팅을 : 재고량을 최소화하고, 매일 로스팅해 신선한 커피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해야 합니다.
④ 냉동 및 냉장보관보다 실온보관을 : 커피의 냉동 및 냉장 보관은 특수 목적 이외에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냉동되었거나 냉장상태의 원두는 용기 개방 직후 빠르게 수분이 증가하면서 커피맛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⑤ 깨끗한 물, 건조와 숙성 : 물은 정수된 음용수를 사용하고 드럼 안에서 분사 후 건조와 숙성이 요구됩니다.
Ⅲ. 결론
- Water Quenching에 대한 반대론과 우리의 관점
Water Quenching에 대해 반대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그 이유를 3가지로 압축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향미가 없어진다.
② 산패가 쉽게 온다.
③ 보관기간이 짧아진다.
향미가 없어진다고 여겨지는 것은 표면경화 때문입니다. Water Quenching 후 바로 원두의 향을 맡아보면 표면경화로 인해 향이 적게 감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시간 정도 경과한 후 다시 냄새를 맡아보면 커피의 향미가 강하게 살아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Water Quenching을 하지 않은 원두를 24시간 숙성했을 때보다 10~20% 이상 강한 향미가 2시간 직후 발산됩니다.
산패가 쉽게 온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수분 때문입니다. 모든 산패의 시작이 산소와 수분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강제로 물을 뿌린 원두의 경우 산패가 더 빨라지지 않겠냐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많은 문헌과 특허출원서에서 보고한 바에 의하면 수분은 5%까지 허용되는 것으로 연구되어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것처럼 적절한 양의 산소와 수분은 커피의 향미를 강화시켜주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향미의 강화는 화학적로는 부패이지만 이는 음식의 숙성과정과 동일합니다. 모든 음식이 적정한 숙성기간을 거쳐야 더 맛있게 변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보관기간이 짧아진다는 지적은 유효해 보입니다. 이는 앞으로 Water Quen ching이 해결해야 할 사안입니다. 로스팅 냉각공정에서 강력한 배기력으로 급냉해 커피표면을 경화시킴으로써 보관기간을 개선하는 것도 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음식물은 유통기간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신선도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제조자는 유통기간을 늘리는데 주목하기보다 더욱 신선한 음식을 신속정확하게 공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수입커피의 경우에는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최소한 국내 로스팅 커피만큼은 짧은 유통기간을 상기시켜 신선한 커피임을 홍보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숍에서 매일 커피를 볶는다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장기보관의 필요성이 없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글 | 송유진((주)이멕스 대표)
출처:커피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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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
가져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