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주 이상한 취미가 붙었다.
도서관도, 집도 아닌 사람이 많은 교보에 가서 책을 읽고 있으면
어찌나 책이 잘 읽히는지~~~
첨엔 책을 한 권정도 들고 와서 읽었는데
책을 제자리에 두고 오면 자릴(?) 빼앗겨서
요즘은 아예 시간계산을 해서
죽치고 읽을만큼 들고 와서
간이의자도 아니고 바닥에 앉아서
책을 본다.
오가는 발걸음, 핸펀통화하는 소리에 간혹 방해도 받지만ㅎㅎㅎ~
그렇게 책을 읽으면
어느 때, 어느 곳보다 집중이 잘된다...
참~~~
좀 민망하기도 한데
거긴 워낙 사람이 많아서
직원들 눈에 띄질 않고,
어느 책이나 다 찾아서 볼 수 있으므로
좋은 습관도 아니고 올바른 행위는 아니지만
나는 너무 좋아하고 도리어 은밀하게 즐기고 있다.ㅎㅎㅎ
내가 무슨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햅번도 아니건만
대중이 나를 알아보지 못함에 왜 그리 쾌감이 생기는지~~~
좀 이상한 버릇이긴 하다,신종의!!!
내가 책과 가까이 한데는 계기가 있었다.
대치동의 내가 살던 아파트 건너편에는 하나글방이 있다.
처음엔 우리아파트상가에 있었다.
남자사장님으로!
그런데 결혼을 하시고는 우리아파트 길 건너편엔
아내인 여자사장님이,
그리고 선경아파트엔 남자사장님이 가셨다.
거기 하나글방에서는 주로 아이들 참고서를 샀고
간간이 나와 남편이 볼 책을 사곤 했는데
이를 지켜본 사장님이
별로 많이 사는 고객도 아니었는데 나를 좀 좋게 보셨다.
그리고는 가끔 유행으로 될 법한 책(갖고 있기 그닥인)은 살짝 비밀리에 빌려주셨다.
그곳은 대여점이 아니었으므로...
나는 첨에 미안해서 괜찮다고 말씀드렸는데
흔쾌히 수락을 하시는 거다.
고맙고 송구하여서
빌려온 책은 깨끗하게 보며 빨리 읽고 돌려 드렸다.
그리고 빌려주신게 감사하여
책의 내용도 빠뜨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여전히 다같이 볼 책은 사서 오기도~~~
결혼 후
언제부터인가 책을 읽으면 자장가처럼 졸립고 지루해진 적도 있었다.
아이들 키우면서 책읽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책을 읽으면 잘 들어오지도 않으며
왜 그리 졸린지~~
어떨땐 잠이 안오면 잠을 청하려
깊은 밤에 책을 일부러 잡은 적도 있었다!!
학생땐 하라는 공부도 안하고 책만 들이 읽었는데~~~
난 청개구리 기질이...흑흑^^
엄마를 그렇게 애태웠는데~~~
주부가 되면서 책읽기가 힘겹기만 했던 나에게
하나글방에서 책을 빌려주신 계기로
나는 책읽기에 활력을 찾게 된 것이다.
방송국에서 일주일에 한 번 13분짜리 인물탐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나는 정말 신나고 재밌었다.
이문열,송영,임권택, 앙드레김,김동길,
고 이낙훈, 이순재선생님..등등!!
그 분들에게 갈 때마다 철저히 조사하고
저서를 몇 권 읽어가니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인터뷰하게 됨은
두말 할 나위가 없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독서를 많이 한다는 거였다.
학자,연예인, 행정가,음악가,화가...등등!!
그 분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알았던 이러한 사실도
멍했던 나를 적잖이 일깨워 주었다...
세상의 책은 너무 다양하다.
지금도 책이 나오고 있고~~~또한 무수히 많다.
그걸 다 읽을 수도 없고...
그래서 좋은 책을 고른다는 것도
혜안이 필요하고 안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자꾸 읽으면
어떤 분야가 내게 맞고 좋아하는지 알게 된다.
나는 예술,기독교,인문과학,인물평전,사회과학...
좀 박물학적으로(?) 읽는다.
가끔 인구에 회자하고 있는데 읽어보지 못한
소위 명작소설도 읽는다.
명작은 역시 명작이다.
글의 표현이 아름답고 유려할만큼 명문장이 많고
거기 등장인물의 심리에 대해서 깊이 다뤄지는 부분도 많고!!
왜 그렇게 지금까지 이어져 왔는지 알게 되고 감탄한다.
또한 나는 늘 바쁘다...
왜냐하면 읽고 싶은 책이 즐비하게 기다리고 있으니까!!! ㅎㅎㅎ
내가 왜 하나글방을 나의 책읽기에 멘토라고 여기는지~~
알아 차렸을 것이다.
그건 책읽기에도 습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책을 빌려주시지 않았더라면 습관이 더디게 생겼거나
안생겼을 수도 있었다...
책을 읽어야 책이 파생이 되고,
어려운 책이나 두꺼운 책을 읽으면 그다음 어지간한 책은
쑤욱 넘어가는걸 나는 깊이 체험하니까!!!
그 분들이 나에게 책읽기의 습관을 길러 주신 분들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고마워 한다!!!
이곳
종로동네로 이사온 지도 어언 4년 정도 되었다.
가끔 귀찮아도 지금도 일부러
대치동의 하나글방에 가서
책을 사 온다.
혹시 준비되지 않은 책일 거 같으면 미리 전화로
주문을 한다.
그리고 거기가서 이 책 저 책을 살펴보고
커피도 얻어먹고 때로는 밥도 얻어먹고 온다.
멀리서 온다고 늘 반기신다.
그것두 참 고맙고 감사하다!!!
그 사장님은
나에게 객관적으로 책을 많이 읽는 아주머니라고
가끔 칭찬을 해 주시곤 하는데
나는 매우 부끄러워 하면서도 기분이 좋고 힘이 난다.ㅋㅋㅋ
요즘은
그냥 괜찮을 거 같아서 읽고나면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베스트셀러를 일부러 보지는 않는데도~~
베스트셀러가 다 좋다고 믿진 않지만 어느정도 반영은 되니까!!
아주 쬐끔은 책에 대한 안목이 생겼나 보다...
또한 책을 사오는 날은 마음 부자같아서 얼마나 즐거운지~~~
교보한텐 민망하지만
전에 책방에서 빌려주신 투의 책들은 거기서 읽어 제낀다.
아주 편안하게~~~
교보문고,미안해요~~~
세상의 책을 다 살 순 없으니까!!!
요즘 어느 신문사에선 거실에 TV대신 책꽂이를 놓자는 캠페인을 한다.
좋은 일이다.
나는 가끔 문명의 이기인 인터넷으로 책을 읽어보려 시도한다.
그러나 나는 후져서 그런지 인터넷으론 책이 잘 안읽혀지고
스크롤만 내리게 된다.
긴 글은 역시 책으로 보는게 좋다.
책엔 세상의 모든 호기심이 다 들어 있다!!!
인터넷의 검색창처럼!!!
지지난 주에는 하나글방에서
E.H.카아의 "역사란 무엇인가"와 타샤 튜더할머니의 책을 사 와서
읽었고, 어려운 브레히트 시선을 읽는 중이다.
이번 주에는 교보에서
인도, 바르셀로나,프로방스에 관한 여행책과
이청준의 "벌레이야기", "천년학"(원제:선학동 사람들),
그리고 입센의 "인형의 집" 등을 읽었다.
지난 번 그리이스로마신화를 이것저것 보다가 범우사걸루 두 권짜리를
주문하고 왔는데 아무래도 이윤기선생님 것으루 읽어야겠다.
그 책은 여러 번 읽으려고 한다...왜냐하면 서양문화의 기초이기 때문에...
요즘은 슬슬 노안이 오고 있어서
돋보기를 쓰고 본다.
좀 불편하다...
그래도 책을 읽는건 여전히 재밌고 즐거운 나의 취미이다^^
책읽기의 멘토가 있는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첫댓글 왕성한 독서를 하고 계시네요. 게을러서 인터넷주문하는데.... 약간 오래된 듯한 도서표지사진이 눈길을 확 끄는군요
인터넷주문이 책구입의 대세더군요..우리 아이들도...저는 게을러서 아직인걸요^^
책읽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아름답습니다.
책만 읽으면 이제 졸음이 오니..전문서적 아니면 안읽으니 속물이 다 되었네요.
저도 제게 좀 안맞는 책을 읽으면 졸립기도 하고 진도도 안나가고 때론 지루해 하면서 책 산걸 후회도 합니다.그러나 입맛에만 꼭 맞는 책만 읽을 수 없어서 꾸욱 참고 읽어내릴 때도 종종 있습니다. 지금도 어려운 고전은 감히 시도도 못하고 있어요...
저도 요즘 타샤 투더 할머니 책 읽는중인데...정말 눈과 맘이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