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2/25 성탄절 새벽, 성가대 한턱 쏘다 ! -하안 성당-최효근 명예기자

[성기화 요셉]

성탄절 새벽에 성가대가 전신자들에게 한턱 쏘다

“오늘 성가 괜찮았어요 ?” 하며, 방금 아름다운 성탄 특송으로 성탄절 미사를 빛내준 성가대원들이 권하는 군고구마가 왠지 낯선지 신자들이 잘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12월 25일 성탄절 새벽, 수원교구 하안본당(주임 : 김상순 신부) 앞마당에서 벌어진 진풍경이다.

턱시도에 산타모자를 쓴 본당 끄레도성가대 (단장 : 정동수. 블라시오) 남성 단원들과 흰색 드레스에 여성 산타 모자를 쓴 여성 단원들이 추운 성탄절 새벽, 미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모든 신자들 손에 군고구마 하나씩을 선사하여 집에 돌아갈 때까지 따뜻하게 가는 모습은 천사들의 작은 선물을 받고 기쁘게 귀가하는 모습, 그 자체였다.

  지휘자 이숙경(도로테아)씨의 제안으로 1개월전부터 준비한 이번 행사는 본당의 도움없이 남성단원들은 드럼통을 이용하여 군고구마 화덕을 직접 만들고, 인근 공사장의 건축 자재를 얻어 장작을 만들어 이날을 준비하였고, 여성 단원들은 새벽 농수산물시장에 가서 싱싱한 고구마와 감자를 사가지고 와서 좋은 고구마로 선별하고 호일에 싸는 진풍경이 며칠동안 계속됐다.

“성탄 성가 연습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무슨 군고구마 선물이냐”고 마다하던 일부 단원들도 “성가대는 매년 축일때 마다 신자들로부터 커다란 사랑만 받아 왔지 성가 제창을 제외하고는 신자들에게 베푼 적이 없지 않느냐 올해에는 우리가 신자들에게 성탄의 기쁜 소식을 알리는 천사가 되자”는 지휘자의 말에 모두 동참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모습을 지켜 본 김상순 주임신부는 “사제서품 이래 어느 본당에서도 성가대가 신자들에게 성탄 선물로 한턱을 쏘는 것을 처음 본다”며 “신자들에게 성탄 성가 뿐만 아니라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뜻깊은 선물이 되었다”고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성탄절 추운 새벽,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군고구마를 서로 나누며 정겹게 귀가하는 신자들의 모습에서 훈훈한 정이 모락모락 나는 아름다운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