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을 해본 모든 사람이 느끼는 것이겠지만, 인천 공항은 정말 자랑스럽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처음 갔을 때, 그 규모와 시설에 감동을 받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독일 공항에 도착하면 전혀 그런 감동이 없다.
우리나라 공항의 규모나 시설, 관리, 운영 등이 세계 최고라는 격찬이 아깝지 않다.
남아공을 제외한 아프리카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그 자긍심이 더욱 커진다.
아프리카에서 여행하면서 가장 불편한 것은 화장실 문제인데, 인천공항의 화장실 처럼
변기에 비닐 커버까지 씌어진 곳을 나는 아직 본적이 없다.
우리나라 화장실 문화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 우리나라 좋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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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인천 공항이 얼마나 크고 좋은지 설명을 하다가
스스로 그만두는 일이 있는데, 그 좋은 것을 상상도할 수 없는 그들에게
그런 자랑을 늘어놓는 일이 너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가 뮤직센터 학생들을 데리고
한국에 와서 음악회를 갖는 나의 소망이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
백번 듣는 것 보다 한번 와서 보는 것이 그들에게 더 유익하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길들은 또 얼마나 시원하게 뚫렸는가!
가고 오는 길 하나씩 밖에 없는 아프리카의 도로와 비교하면 이곳은 환상이다.
휘발유가 떨어져 자동차를 세워두거나, 기름통을 차에 싣고 다니면서 여행을 하지 않아도 되는 우리나라,
가도, 가도 오는 자동차 하나 보기 힘든 적막한 아프리카의 길에서 때로는 소나 염소, 원숭이들을 만나면
재미보다는 생명이 위험해진다.
길도 나쁘고 위험해서 빨리 달릴 수가 없다. 구멍 난 곳 없이 매끈한 우리나라 도로는
가는 곳마다 6차선, 8차선이 보통이니 아, 우리나라 좋은 나라 !
아프리카에서 가장 그리운 것이 힘차게 쏟아지는 뜨거운 물로 샤워하는 것이었다.
낮에는 날씨가 더워도 선선한 아침저녁에는 더운 물이 어찌나 생각나는지 모른다.
한국에 오니 수도꼭지를 틀기만 하면 찬물, 더운물이 쏟아져 나온다.
열흘씩 물이 안 나와 고생하던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도록 고마운 일이다.
또 전기는 얼마나 풍부한지, 밤이 되어도 낮처럼 환한, 잠들지 않는 도시의 풍경,
전기가 안 들어와 냉동식품이 녹아내릴 때, 안타깝게 기다리던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그치지 않는 나라, 아, 우리나라 정말 좋은 나라!
또 먹을거리는 얼마나 풍부한가,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되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내가 사는 카롱가에도 식당들은 있지만, 메뉴는 그 어디를 가도 꼭 같다.
닭튀김, 소고기스튜, 생선 튀김, 계란오믈렛이다. 육식을 안 하는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오직 두 가지 뿐이니 외식을 하는 즐거움이 아니라 오히려 고문이 되어버린다.
한 달 동안 외식을 한다 해도 같은 음식을 먹을 필요가 없이 종류가 많은 한국의 음식문화,
싱싱한 과일과 야채가 넘치도록 쌓여있는 슈퍼마케트만 바라봐도 눈이 즐겁다.
일과 먹을 것이 있어 사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
우리의 육체뿐만 아니라 영혼을 위한, 기도할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 마련된 성당이나 교회가 많아서
더욱 풍요로운 우리나라, 사제가 귀해서 주일미사도 할 수 없이 공소예절을 지내야하는 많은 아프리카
성당을 생각하면, 매일 미사를 드릴 수 있는 한국은 특은을 받은 듯 느껴진다.
이토록 셀 수도 없이 많은 특권을 누리고 사는 한국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행복한가?
우리가 소유하고 누리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번에 일어난 정전사건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편과 어려움을 당했던 것을 기억하면서
수도꼭지에서 매일같이 물이 흐르고 냉장고가 쉬지 않고 돌아가는 이 평범한 사실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축복”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불평하는 일 없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외칠 것이다.
“아, 우리나라 좋은 나라, 정말 좋은 나라!”
첫댓글 대한민국 만세~~~!^^
ㅎㅎ 감사하고 살겠습니다. ^^
너무나도 당연한것으로 생각하고 살기에 고마움을 잊고 사는경우가 많은것 같아요.
그때 정전사태가 나고나서 누구의 책임이냐며 손해배상 청구하고 난리도 아니였는데.. ㅠㅠ
슬픈현실...
100% 동감입니다. 주어진 모든것에 늘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외딴섬이나 작은 마을에서 공소 선교사를 하는 친구와 선배들을 생각합니다. 한국 잘살고 좋은 나라임에 틀림 없지만..또 먹거리 질서가 무너지고 아직도 외딴곳 공소에서 공소예절로 주일 미사를 대신하는 신자들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