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술쟁이 내 동생 싸게 팔아요>를 읽고
봄글밭
요즘 동화책을 더 많이 읽으려 노력하고 있다. 하루에 1권, 분석하고 읽고 써 보고 해야 하는데 완벽하게 되지는 않지만 확실히 다독의 기쁨, 뿌듯함을 발견하고 있다. 하지만 분석하며 읽기를 해야 쓰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머릿속에 더 정리도 잘 될 것이다. 한줄 요약으로 기록은 하고 있으니 한 권 한 권 쌓이는 책 목록 을 만날 수는 있다. 쓰기에 있어서도 꼭 이런 소재를 더 발전시켜, 보다 나은 소재를 발굴하여 쓰자 한다. 실천은 잘 안 되지만 부족하나마 ‘오늘 글을 쓴 사람이 작가다’라는 귀중한 가르침에 기대어 써보아야겠다.
도서관에 나란히 꽂혀 있던 캐나다 총독 아동문학상 수상작! 시리즈,
<심술쟁이 내 동생 싸게 팔아요>는 근래 내가 읽은 동화책 중 가장 유쾌하고 재미있는 동화책이었다. 내가 재미있으면 아이들에게도 권하는데 아이 둘이 하나같이 엄지척한다.
<네 잘못이 아니야, 나탈리!>는 작가의 말을 기록해두었는데 작가는 “저는 끔찍한 비밀을 멍에로 안고 살아가는 모든 어린이들을 생각하며 제 온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썼습니다.”라고 하고 있다. 온 힘을 다해 쓴 작품만큼 감동이 참 컸다.
<엄마 아빠 때문에 힘들어!>는 내 유년 시절을 빗대어 써보아도 되겠다 싶은 소재를 주었다. 이런 형태로 써도 이야기가 새롭게 만들어지겠단 가르침 같은 동화였다.
<빨간 질루와 부끄럼쟁이 물고기>는 지극히 동화스러움이라고 작가의 어린적 얘기인데 이렇게 한 줄 메모해 두었다.
그 중 단연 내가 호감을 가진 유쾌하고 재밌었던 이야기, <심술쟁이 내 동생 싸게 팔아요>, 이 작가의 동화를 다 찾아 읽어보려 한다.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오빠 노아와 심술쟁이 여동생 조아가 주인공이다. 엄마도 아빠도 조아의 심술과 말썽과 장난에 두 손 두 발 다 든다. 제발 조아 좀 데리고 나가달라는 엄마의 간곡한 부탁을 받고 오빠 노아는 조아를 데리고 놀이터에 간다.
한 착한 아저씨가 60달러에 동생을 사겠다고 하는 거래를 노아는 저지르고 만다. 지명수배 유괴범인줄 꿈에도 모르고 말이다. 악명이 자자할만큼 심술쟁이인 동생 조아는 다행히도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는 덕에 유괴범을 입으로 코를 물어뜯어 병원에 실려 가게 한다.
노아는 엄마와 경찰에게 놀이터에서의 일의 전말을 전하면서 무섭고 두렵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조아가 날카로운 이빨로 아저씨를 혼내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병원에 실려 온 코가 물어뜯긴 아저씨가 유괴범인걸 알게 되고 유괴범 집으로 가니 한 군데도 상하지도 않고 멀쩡한 동생 조아를 찾는다.
아저씨 코를 물어뜯다 묻은 피가 얼굴에 묻은 체 정신을 잃었던 동생 조아는 깨어나면서 역시나 소리부터 지른다.
고약한 심술쟁이 동생에 대한 묘사는 이렇게 예로 든다.
내 여동생 조아 때문에 못살겠어요! 이 심술쟁이는 미운 짓만 골라 해서 귀찮기 짝이 없어요. 오늘도 그래요. 내가 학교에 있는 동안 내 방을 뒤져서 내 유성펜과 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캐릭터 카드를 찾아냈어요.
내가 학교에서 돌아와서 사태를 파악했을 때는 이미 늦었어요. 조아는 유성펜으로 내 소중한 캐릭터 카드에 죄다 낙서를 했어요. 나, 노아 파레의 위대한 카드 수집왕의 꿈은 완전히 물거품이 되고 말았어요.
난 울고불고 난리를 쳤지만 어쩌겠어요? 카드는 이미 엉망진창이 되었는데요. 그것도 모자라서 조아는 엄마한테 혼이 난 게 억울한지 불같이 화를 냈어요. 어찌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지 꼭 성난 바다 위로 폭풍우가 몰아치는 것 같았어요. 그에 비하면 내가 화를 낸 건 유리잔에 담긴 물이 흔들리는 정도 밖에 안 됐어요.
(7~8쪽)
동생을 파는 거래를 하는 장면도 유쾌하게 그려진다.
놀이터에는 동생과 나, 그리고 모르는 아저씨가 있었어요.
조아는 모래밭에서 놀고 있었고, 나는 벤치에 앉아 동생을 지켜봤어요. 아저씨가 내 옆에 다가와 앉으며 말을 걸었어요.
“꼬마야, 너 네 동생 나한테 팔지 않을래?”
뭐 이런 말이 다 있어요? 나는 조아는 파는 게 아니라고 딱 잘라 대답했어요.
“왜? 네가 팔고 싶으면 파는 거지. 내가 당장 50달러에 살게.”
아저씨가 말했어요.
이 괴물을 50달러나 주고 사겠다고? 이 아저씨 정말 미쳤나 봐요. 나는 아저씨를 찬찬히 뜯어보았어요. 하지만 모자를 푹 눌러 쓰고, 깃을 높이 세우고, 까만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서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눈에 띄는 건 기다란 코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입술은 얇았는데, 친절한 미소를 띠고 있었어요.
(15~16쪽)
<심술쟁이 내 동생 싸게 팔아요>는2003년 캐나다 총독 아동문학상 수상작! 이고 작가의 어린 시절, 자신을 낯선 사람에게 팔아 버릴 뻔한 오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얄밉고도 귀여운 동생을 둔 독자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상상했을 만한 이야기로, 아이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며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작가인 다니엘르 시마르는 1952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태어났다. 캐나다 퀘벡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한 뒤, 1989년까지 라디오 캐나다 방송국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어린이를 위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되었다. 지금은 베스트셀러 작가로 수많은 아동문학상과 삽화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도서관 사서인 남편과 함께 몬트리올에 살고 있으며, 책을 읽고 쓰는 것 외에 가장 좋아하는 일은 남편과 함께 캠핑카를 타고 여행하기와 산책하기, 키우는 개랑 놀기, 앉아서 하늘 보기이고, 가장 싫어하는 일은 쇼핑하고 살림하는 것이라고 한다. 작품으로는 <질투의 왕>, <가족을 깜빡한 날>, <양심에 딱 걸린 날>, <월요일의 공포>, <화요일의 악마>, <수요일의 괴물>, <목요일의 멍청이>, <금요일의 영웅>등이 있다.
내가 이 작품에서 배우고 싶은 것은 작가의 뛰어난 재치와 공감가는 글쓰기이다. 누구나 동생이 있으면 한 번 해 볼만한 것, 그리고 작가의 경험을 되내이며 더 좋은 작품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 아이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는 작가의 눈높이 맞추기, 해맑게 유쾌하게 독자를 웃게 만들고 설득할 수 있는 그 무엇말이다.
*읽은 책
48분 기적의 독서법, 김병완, 미다스북스
엄마는 해고야, 레이첼 플린, 책과 콩나물
외계인 전학생 마리, 이진하, 현북스
소설가의 일, 김연수, 문학동네
심술쟁이 내 동생 싸게 팔아요, 다니엘르 시마르, 어린이 작가정신
네 잘못이 아니야, 나탈리!, 마리 클로드 파브르, 어린이 작가정신
엄마 아빠 때문에 힘들어!, 스테판 조르슈, 어린이 작가정신
빨간 질루와 부끄럼쟁이 물고기, 질 티보, 어린이 작가정신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