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아가라 폭포
Niagara Falls 생각만 해도 가슴이 셀레인다. 어젠가 우리 나라 63빌딩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나이아가라 폭포'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 때 그 장엄함이 지금 눈 앞에 전개된다. 죽기 전에 한번 보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그 꿈이 잠시 후면 현실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니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다. 안내원은 흔들리는 버스에서 나이아가라의 장관을 힘주어 설명한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한번 갈 때마다 1년씩 젊어진다고. 토론토에서 가까운 곳이라고. 깨끗한 물이 675m에서 집중적으로 떨어진다고. 1년에 24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고. 이런 폭포는 세계적으로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물소리를 신의 노여움으로 알고 해마다 아름다운 처녀를 제물로 바치기도 했다. 맨 처음 발견한 사람은 백인 탐험대였지만 1678년에 최초로 기록한 사람은 프랑스 선교사다. 굉음을 듣고 '신의 소리'라 여겼다고 한다. 안내원은 한 장의 유인물을 나누어주었다. 캐나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개략적인 우리말의 지도와 에드워드 7세 대관식 할 때 영국에 가기 위해 일본을 경유하여 밴쿠버에 와서 기차로 나이아가라에 온 조선인 정 3품 이종웅님이 쓴 기행문 중에서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고 그 느낌을 적은 내용의 일부분을 복사한 것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마차를 타고 캐나다의 구경거리인 마제(말발굽이란 뜻)폭포로 갔다. 물의 근원이 천여 리이며 수세가 호대하니 이곳의 물길은 좁고 양쪽 언덕의 석벽은 넓이가 수십 칸에 이르니 모양은 마치 마제와 같다. 석벽이 홀연히 깎아지르는 듯 서 있어, 물이 거꾸로 쏟아져 나옴에 산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듯 하고 몰의 기세가 서로 격돌하니 혹은 푸르고 혹은 붉어 수 백개의 무지개가 걸린 듯 하구나! 폭포 아래 푸른 수면 위로는 흰눈 같은 물보라가 공중에 가득하니 참으로 천하의 장관이로다! 강위에는 네, 다섯 개의 천교가 굼실굼실 해서 흡사 긴 무지개가 물을 마시는 듯 강 남쪽 언덕에는 교각과 수심 층의 누가 있어 일행은 누에 올라가 난간에 의지하고 밑을 내려다 보니 바람이 눈에 가득차서, 멀리 만리 하늘까지 와서 여행하는 고통을 잊을 수가 있구나! 1902년 5월 20일 정 3품 이종웅님의 기행문 중에서'

나이아가라 캐나다 호슈 폭포의 절경. 발발굽을 닮았다하여 일명 말발굽 폭포
차안에서 같이 읽으며 달리다 보니 어느덧 나이아가라 폭포에 도착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미국 폭포와 캐나다 폭포 두 개로 분리되어 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장대한 미국 폭포였다. 높이가 그리 높진 않은데 '천둥소리를 내는 물'이라는 뜻의 나이아가라 이름처럼 지축을 흔드는 굉음과 거대한 물줄기, 자욱한 물안개가 영롱하게 휩싸여 눈을 황홀하게 한다. 미국 북동부와 캐나다와의 국경에 위치한 나이아가라 폭포는 고트섬Goat Island을 기준으로 왼쪽의 미국 폭포와 오른 쪽의 캐나다 폭포로 나누어지는데 나이아가라까지 뉴욕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미국 폭포는 큰 줄기와 작은 줄기 두 개의 폭포로 이루어져 있었다. 덤처럼 작게 달린 폭포가 브라이덜 베일 폭포라는데 그것도 폭은 좁지만 나름대로 하얀 널빤지가 길게 뻗어 내리는 듯 아름답다. 캐나다 폭포는 시야에서 조금 먼 곳에 있다. 두 폭포를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는 유람선을 타야한다고 줄을 섰다. 그 줄의 행렬마저도 장관이다. '안개 속의 숙녀호'를 승선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은 평일인데도 장사진이다. 우리 일행은 서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나란히 줄 서 있었는데 나중에는 백인들과 섞이어 구분하기 어려웠다. 승선하기 직전 청비닐로 된 비옷을 몸의 치수에 맞게 나누어주었다. 유람선을 기다리면 빠른 손놀림으로 입고 드디어 유람선에 올랐다. 승선 입장료가 캐나다 달러로 15불, 우리 돈으로 13000원쯤이다. 유람선 바로 앞에 미국 폭포가 두 줄기로 흐르고 있다. 조금 아래로 무지개 다리가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이곳에서도 특별히 국경선이 없다. 저 다리가 두 나라를 오가는 국경선이다. 무지개 다리를 건너면 미국이고 지금 이 곳 폭포도 온타리오 강의 반은 캐나다령, 반은 미국령이다. 이곳의 위도 49도다. 우리나라 위도가 38도이니 지구의 북쪽으로 많이 올라온 것이다. 북극해가 가까워 저렇게 많은 물이 흐른다고 생각하니 우리 나라에서 느껴보지 못한 감동이 솟구친다. 오랜 기다림 끝에 유람선에 올랐다. '안개 속의 숙녀호' 이름도 어쩜 그리 예쁠까. 발을 딛기조차 힘들만큼 빼곡이 들어선 세계 여러 민종의 사람들. 나는 키가 작아 유람선의 가장자리로 자리를 잡았다. 10분이면 유람을 마친다는데 그 안에 가까이에서 보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사진에 담아야 하기에 카메라를 손에 들었다. 유람선은 미국 폭포를 지나 서서히 캐나다 폭포 쪽으로 이동하고 물안개와 물보라가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비단실을 풀어내리는 모습이다. 폭포의 규모는 캐나다 호슈 폭포가 훨씬 크다. 위용과 물보라도 훨씬 아름답다. 그 모양이 말발굽을 닮았기 때문이다. 캐나다 폭포는 말발굽 모양이라 하여 호슈 폭포라 한다. 호슈 폭포는 높이가 52m 폭은 675m로 미국 폭포보다 웅장하다. 미국 폭포는 높이 52m 폭 320m이고 수량의 규모는 캐나다 폭포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떨어지는 물의 양도 캐나다 폭포가 미국 폭포의 3배 규모다. 1분당 100큐빅 씩 떨어지고 있다. 즉 1분에 욕조 100개 분량의 물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초에 떨어지는 물의 양으로 전기를 일으키면 4500만대의 TV를 동시에 켤 수 있는 전력이라고 하니 그저 타?! 炙?자원이 부러울 따름이다. 또한 동시에 75000개의 섹스폰을 부는 것과 맞먹다는 우렁찬 소리가 신의 감탄사, 아니 절규로 들린다. 1시간에 쏟아지는 양이 서울 시민이 하루 종일 쓰는 수돗물보다 많다면 이곳을 와보지 않아도 나이아가라의 위용을 상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1950년까지는 1년에 1m씩 깎여 나갔지만 지금은 수력발전소와 수문 조절로 10년에 36cm 정도 깎인다. 점점 가파라진 절벽이 말발굽 모양으로 둥글게 되었고 자연 경관상으로는 아름다워진 것 같다. 너무나 큰 아름다움에 사람들은 그 폭포에서 떨어져 자살하길 소망한다고. 자실 신고만 하고 뛰어들면 아무도 말리지 않는다고. 그러나 마음대로 뛰어들면 2000만원의 벌금과 6개월 구형이라고. 지금까지 16명이 그런 절차를 거쳐 폭포 속에 뛰어 내렸는데 어느 청년 한사람만 정상적인 사람으로 살아 남았다고. 100만의 1확률로 이마만 조금 다치고 다친 곳 없이 잘 튀어나와 생존하여 영웅이 되어 광고에도 나온다고. 5명은 죽고 11명이 살았으나 산 사람 중 5명은 심한 불안증에 시달린다고. 얼마나 아름다우면 목숨과 바꾸려 할까. 두개의 폭포 속을 꿈처럼 휘돌아 유람했다. 몸은 온통 물보라로 젖고 눈도 뜨지 못했다. 사진을 찍으려는데 물보라가 전신에 내려쳐 마음대로 찍을 수가 없다. 간신히 한 장면 찍고는 카메라를 청비닐 비옷 속에 들이밀고, 그런 식으로 여러번 반복하여 그런대로 여러장 사진을 찍어왔다. 캐나다 호슈 폭포 앞에서는 가장 사진 찍기 좋은 곳에서 유람선이 잠시 멈추어 주었다. 비취빛 옥색 물줄기가 카메라에 생생히 잡혔다. 물보라 속에서 물고기를 잡으려 나르는 갈매기와 강가 벽에 하얗게 붙어 앉은 정경이 폭포 줄기와 어울려 한폭의 동화 속 그림같이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자연의 장엄한 숨결 앞에 저렇게 도전하여 날아다니는 갈매기가 위대해 보인다. 폭포 앞에서 나는 하나의 티끌이었다. 가을엔 단풍이, 겨울엔 눈꽃이 비경이라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한번 오고 싶은 곳이다.

나이아가라 미국 폭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