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거대 예수상에 얽힌 뒷얘기들
리우 하계 올림픽 기간 내내 TV를 통해 올림픽을 시청한 세계의 시청자들은 하늘에서 촬영한 대형 예수상의 모습을 하루에도 몇 차례 씩 볼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무려 98피트에 달하는 키와 635톤이라는 어마 어마한 무게를 가진 이 대형 예수상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
1.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
예수상은 산 높은 지점에 우뚝 서서 두팔을 벌리고 있어 마치 브라질에서 두 번째로 큰 이 도시를 한 아름에 끌어 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로 인해 많은 신앙인들이 사진이나 동영상으로라도 이 예수상을 보는 것 만으로도 감탄과 영감을 느끼고 있으며, 불신자들까지도 리우를 방문하면 한 번씩 들르는 명소가 되었다.
2007년, 이 예수상은 세계 200개 국의 1억 명 이상이 참여한 투표를 통해 세계의 ‘신’7대불가사의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신’7대불가사의란 원래 우리가 알고 있던 7대불가사의와는 다른 것이어서 큰 의미는 없다. 우선 학자나 전문가들의 학문적 역사적 고증이 아니라 세계인의 인터넷 투표로 선정된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고 규모가 크면 무조건 유리하다. 게다가 이 투표를 주도한 뉴세븐원더스는 인터넷 투표를 통해 제주도를 세계 7대 자연 경관에 선정했던 정체 불명의 단체이다. 제주도의 7대 자연경관 선정은 당시 우리나라 정부와 여야 정치권, 제주도 지방 정부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엄청난 국제전화 통화료를 지출하며 참여하여 실제로 선정되는데는 성공했으나 별다른 의미나 권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고, 이 인터넷투표를 주도한 뉴세븐원더스재단의 정체는 아직도 미스터리이다.
이 곳에 거대한 예수상을 세우겠다는 생각은 18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페드로 마리아 보스라는 리오의 카톨릭 성직자가 코르브카도 산 정상에 기독교 관련한 상징적인 조형물을 세우자고 제안하고 브라질의 당시 공주였던 이사벨 공주에게 모금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사벨 공주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결국 이 제안은 사장되다 시피 하였다. 1889년 들어서 브라질에는 새로운 공화국이 세워졌고, 새 공화국은 교회와 정치를 분리하는 정책을 펼쳤다. 때문에 산 정상에 기독교 조형물을 세우자는 제안에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은 더 어려워 졌다.
2. 예수상의 건립은 교회의 힘으로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산 정상에 기독교 조형물을 세우자는 아이디어가 다시 공론화 되었다. 리오 지역의 카톨릭교구에서 다시 제안한 것이다. 여기에 브라질 사람들의 신앙이 예전 같지 않음을 걱정하는 몇몇 시민 세력이 동조했다. 그리하여 도시의 제일 높은 곳에 거대한 예수상을 세워 도시 전체를 품는 모습을 연출하겠다는 계획이 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매우 느린 속도로 이 프로젝트는 진행 되었고, 1922년에야 브라질의 건축가이자 설계자인 하이토르 다 실바 코스타의 디자인이 채택되었다. 그리고 이 예수상은 떠오르는 태양을 맞도록 해가 뜨는 방향을 바라보도록 설계 되었다.
3. 다 실바 코스타와 폴란드계 프랑스인 조각가의 협업
당시 데일리 메일의 보도를 보면 “작업자들은 이미 예고된 실패를 향하여 걸어가고 있다.”고 적고 있다. 브라질의 건축가 하이토르 다 실바 코스타의 작업은 여러 모로 난항을 거듭했고, 제대로 완성할 수 있을지 조차 자신하기 어렵게 보였다. 다 실바는 워낙 거대한 작업이어서 단독으로는 어렵다고 보고 폴란드계 프랑스인 조각가인 파울 랜도프스키와 협업을 했다. 그는 예수상을 여러 부분으로 나눠 각부분별로 진흙 조각을 만들어 브라질로 보내면, 브라질에서는 다실바가 그 진흙조각과 똑같은 모양의 콘크리트 조각을 만들어 내는 방식의 협업이었다.
4. 완성 후의 수난과 개보수
완성된 예수상은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의 2/3 정도의 크기이다. 정식으로 완공되어 사람들이 이 예수상을 관람하기 위해 방문할 수 있도록 개방한 것은 1931년이다. 이후 여러 차례 개보수를 해야 했다. 몇 차례 벼락을 맞았고, 가시 면류관이 나중에 추가 완성되어 머리 부분에 얹어지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2014년 1월에도 벼락을 맞았다. 이로 인해 엄지손가락 부분과 중지 손가락이 파손되어 다시 보수 작업이 진행 되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원의 연구 견과에 따르면 예수상은 매년 3 - 6 차례 정도 벼락을 맞는다고 한다. 때로는 폭력행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2010년에 있었던 지역 폭동 때 일부 군중들이 머리와 가슴 팔 부분에 검은 스프레이를 이용해 정치적 구호를 적어 놓기도 했다. 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후인 2010년, 예수상에 대한 대대적인 개보수와 청소 작업을 벌였고, 이러한 낙서는 말끔히 지워졌다. 다음 개보수는 2020년에 있을 예정이다.
5. 의미에 대한 다른 해석
마르시오 로이테르는 브라질 아르데코 연구원의 대표이다. 그는 BBC와의 2014년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예수님이 리오를 품에 안았다는 느낌보다는 외국의 방문객들을 두팔을 벌려 환영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다분히 올림픽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