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인터뷰]
모나밸리 오창립 사장
-요리사 출신의 호텔맨에서 윤경숙 대표에 빠져 예술가들을 이해하며 좋아하는 계기가 돼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은 바로 이런 것
-사람이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확실히 아는 멋진 남자, 모나밸리의 변신은 ing
모나밸리를 이끌고 있는 오창립 사장, 5년 전 그는 모나밸리에 컨설팅을 해주러 왔다가 윤경숙 대표를 만났다. 윤경숙 대표는 남편과 함께 오창립 사장에게 말했다.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싶어서 모나밸리를 만들었습니다. 한 달에 4~5천만 원만 적자가 난다면 웃으면서 모나밸리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4~5백만 원의 적자도 힘든 일인데 4~5천만 원의 적자를 웃으면서 감당할 수 있다는 윤경숙 대표 부부의 말에 오창립 사장은 감동했다. 그 당시 오창립 사장은 모나밸리 외에 제주도의 야크마을에도 컨설팅을 하고 있었다.
■요리사 출신의 영원한 호텔맨
20년을 근무했던 호텔에서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으면서 직원들을 해고하는 일이 마음 아팠던 오창립 사장은 사랑하는 직원들이 떠난 호텔에서 더 이상 근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야크마을로 이적을 결심하고 있었던 참이었다. 하지만 윤경숙 대표에게 마음을 뺏긴 오창립 사장은 아산 사람이 되었다.
오창립 사장은 순수한 호텔맨이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담임선생님 손에 이끌려 미 8군 갤리원에 조리사로 취직을 한 그는 4주간의 연수 후에 정식 요리사가 되었고, 1년 후에는 제주 그랜드 호텔 요리사로 메인키친주방에서 근무하게 된다. 그 후, 제주 그랜드호텔, 힐튼호텔, 팔래스호텔, 세종호텔을 거친 다음 30대 초반에 **호텔 바 지배인으로 공채 입사한다.
오창립 사장은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직을 했던 사람이지만 박사과정까지 공부할 만큼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머리가 명석하고 장점이 많은 사람이다. 사람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가득하고, 일에 있어서 철저한 것은 물론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이다. 그런 오창립 사장이었기에 호텔에서 근무하는 동안 책을 손에서 놓지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는 논문 <컨벤션실무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는다.
호텔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실무에 능했던 오창립 사장은 대학에서의 강의와 컨설팅에서 당연히 두각을 나타낸다. 그런 오창립 사장을 모나밸리 윤경숙 대표가 알아본 것이다.
■호텔맨에서 예술가의 세계에 빠져버린 오창립 대표
지난 7월 4일부터 7일까지 오창립 사장은 아산에서 대단히 큰 행사를 열었다. 바로 국제아트페어이다. 오창립 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실 모나밸리에 오기 전까지는 그림에 대해서 전혀 몰랐어요. 하지만 예술가였던 윤경숙 대표님과 함께 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림을 보는 눈이 열리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누구를 만나는가 하는 문제는 나이가 들어서도 대단히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맡은 업무 중에는 화가들을 만나는 일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너무나도 독특한 예술가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예술가들을 이해하고 좋아합니다. 좋은 그림을 보면 자연스럽게 소장하게 되고요.”
예술가들을 좋아하는 오창립 사장, 사람을 믿으면서 저돌적으로 일을 하는 그는 국제아트페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잠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두 달 동안 정말 잠자거나 먹을 시간도 없이 일했어요. 우리나라 중견급의 화가들을 만나서 섭외하고, 명화들을 소장하고 있는 갤러리들을 찾아다니고, 국제아트페어 후원사들을 찾아다니느라 전국으로 뛰어다녔습니다. 그 일은 굉장히 힘들었지만 보람도 컸습니다. 가장 난감했던 것은 행사기간 내내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였어요. 다른 것들은 죽을힘을 다해서 애쓰고 노력하면 되는데 장마가 시작되는 것은 어떻게 해볼 수가 없잖아요. 정말 애가 탔습니다.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기는 했지만 직원들과 함께 비가 안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랬죠. 정말 하늘에, 또 풀 한 포기한테도 비가 오지 않게 해 달라고 사정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비가 안 왔어요. 마지막 날 살짝 비가 오기는 했지만 그건 더위를 식혀주는 단비였죠. 인산인해를 이루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슴이 벅찼습니다. 어떤 사람은 모나밸리 마당을 걸어가면서 두 팔을 벌려 정말 행복하다고 소리치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행사기간 내내 매일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어요? 그림을 보면서 행복해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데, 정말 저도 행복했습니다.”
■윤경숙 대표님 부부에 감동돼 모나밸리 맨으로 충성
사실 오창립 사장은 3년 전에 아산을 떠날 수도 있었던 사람이었다.
“모나밸리에서 일한지 한 2년 쯤 되었을 때였어요. 야크마을 강태선 회장님이 당신의 회사로 오라고 찾아오신 적이 있었어요. 인간적으로 보면 너무나도 좋은 조건이었지만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윤경숙 대표님 부부의 마음에 감동하고 있었거든요. 대표님 부부는 평생 함께 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분들이었어요. 매월 5천만 원을 쏟아 부으면서도 아산 지역사회를 위해 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싶은 부부, 이분들이 가진 것은 사람에 대한 애정이었고, 예술에 대한 지극한 사랑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윤경숙 대표님 부부의 특별한 인간됨은 제 마음을 자주 감동시켰어요. 직원들과 아름다운 일들이 여러 가지 있는데요. 그 중에 한 가지만 말하고 싶어요. 몇 명의 직원들이 쉬는 날, 법인차를 가지고 나가서 음주운전을 했고, 사고를 냈어요. 보통의 회사들이라면 당장 해고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했을 겁니다. 그러나 윤경숙 대표님은 직원들을 해고시키지 않았어요. 대표님의 이러한 인감됨은 직원들로 하여금 더 큰 반성을 하게 했고, 그 후로 실수하지 않는 직원들이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낸 사고에 대해 그 책임을 직원에게 묻지 않았고, 오히려 변호사 비용과 차 수리비는 물론 모든 손해를 감수했어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해도 꼬박꼬박 계산을 하는 윤경숙 대표님 부부입니다. 그냥 식사를 하면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다고요. 이렇게 마음을 쓰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죠. 또 어린이날이 되면 자녀가 있는 직원들을 꼼꼼하게 챙깁니다. 50명의 직원들이 일상의 업무를 감당하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헌신적으로 국제아트페어를 준비했어요. 국제적인 규모의 예술행사 중심에 있던 직원들 모두 자부심으로 가슴이 뜨거웠죠. 직원들 모두 잠자는 시간, 먹는 시간조차 잊어버리고 일했어요. 국제아트페어의 대단한 성공에는 직원들의 노고가 큽니다. 직원들이 있는 힘을 다해 대표님을 응원하였는데, 이건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모나밸리의 변신은 무죄~ 모나밸리가 있어 행복한 아산~
오창립 사장은 자신의 이야기보다 윤경숙 대표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싶은 사람인 것 같다. 사람이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분명하다.
오창립 사장이 활짝 웃으면서 묻는다.
“작가님은 모나밸리가 있어서 아산이 더 좋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없나요?”
나는 대답대신 웃었다. 그러나 속으로는 분명히 말했다.
‘모나밸리가 있어서 참 좋다고, 아침 일찍 정원을 걷는 것도 기쁘고, 날마다 좋은 그림들을 볼 수 있는 미술관이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국제아트페어가 열리는 동안에는 나흘 동안 하루에 두 번씩 찾아가서 그림을 보고 또 보았노라고.’
내가 말하는 소리를 오창립 사장이 들었을까? 아니면 새가 먼저 들었을까?
어디선가 새 두 마리가 날아와서 노래를 불렀고, 오창립 사장은 내 말을 다 알아 들었다는 듯 환하게 웃었다.
오창립 사장은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도 요리하면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여전히 요리가 가장 즐거운 사람이다. 하지만 칼에 손끝을 잘린 후에는 직업으로서는 요리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주말부부인 아내를 위해서는 언제든지 기꺼이 요리를 해 주는 멋진 남자다.
멋진 남자가 있는 모나밸리, 사람이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오창립 사장, 그가 있어서 모나밸리가 더 좋다. 모나밸리, 더 자주 가고 싶은 곳이다.
▲글 박은자 동화작가
출처 : 아산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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