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파트도 평준화 바람
고가(高價)아파트는 싸지고, 저가(低價)아파트는 비싸지면서 주택시장이 평준화 되고 있다. 대형 아파트 시세는 많이 떨어진 반면, 소형은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주택 규모별 가격 차이가 많이 줄었다.
KB국민은행 시세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가격(2억8053만원)과 중위가격(2억7122만원)의 격차가 931만원으로 국민은행이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래 처음 10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아파트 평균가격은 전국 아파트 가격을 모두 더해 가구당 숫자로 나눈 것으로, 고가 대형주택이 많을 수 록 높아진다. 중위가격은 전체 주택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장 중간에 위치하는 중간 값이다.
평균가격과 중위가격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주택가격이 중간 값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주택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바뀌면서 저가 소형 아파트가격이 많이 오른 반면에 고가 대형의 시세는 많이 떨어진 결과다.
5년전 (2010년 7월)만 해도 전국 아파트 평균가격과 중위가격의 차이는 3541만원으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매년 꾸준히 떨어져 지난해 7월 1070만원으로 좁아지더니 올해 1000만원 밑으로 내려갔다.
국민은행 A팀장은 "투자수요가 줄면서 고가아파트 시세가 많이 떨어져 전체 아파트 평균가격은 하락하고 있는 반면, 실수요 중심으로 저가아파트는 꾸준히 올라 중위가격은 상향조종 되므로 두 가격의 편차가 계속 줄어드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런 현상은 고가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의 변화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월 전국 아파트 가격의 5분위 배율은 4.4로 이 역시 국민은행이 이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 평균을 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높을 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 조사를 시작한 2008년도에는 8.1을 기록했으나 매년 하락해 지난해 4.5까지 떨어졌다.
이후 계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올 6월 0.1 포인트 더 내려앉은 것이다. 6월기준 전국 아파트 상위 20% 평균 가격은 4억9929만원 이고, 하위 20%의 평균가격은 1억1222만원이다.
아파트 값이 중간가격으로 수렴하는 것은 고가아파트가 싸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형 저가아파트가 비싸진 영향도 있는 것이므로 서민층의 내집 마련이라는 측면에서는 부담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피스텔 밀비지역인 선릉역부근 오피스텔
2. 월세 노린 오피스텔 투자... 리스크 많다.
A씨는 퇴직 후 월세 수입을 보고 구입한 오피스텔 때문에 속앓이가 심하다. 도심 한복판이라 보증금1000만원에 월세 1000만원의 임대수익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가 않다. 세입자가 자주 바뀌는 만큼 공실이 생겨 월 10만원이 넘는 관리비에다 대출 이자까지 골치가 아프다.
또 다른 B씨의 경우는 오피스텔을 2채 보유한 임대사업자다. 합쳐서 3억원에 사들인(2013년 구입) 오피스텔 2채로 매월 110만원의 임대수익을 얻는다. 대출금 1억5000만원에 각종 세금 등 비용을 뺀 연수익 4%대에 만족하고 있다. 대학가 · 병원 · 역세권 입지를 꼼꼼이 골라 이 정도면 은행예금보다 낫다 싶었지만 벌써 매도 시점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인근에 새 오피스텔이 계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투자 비용이 저렴해 가장 만만한 수익형 부동산으로 손꼽는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이자율이 1%대로 떨어지면서 1억~2억원대 소자본으로 투자할 수 있는 오피스텔이 분양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남녀노소 할 것없이 종잣돈만 생기면 투자한다고 국민 재테크란 별칭까지 생겼다.
연수익률 5% 이상을 안겨줄 것이란 기대감에 인파가 몰리고 좋은 동 호수를 지정받기 위해 밤샘 줄서기는 예사다. 지난달 15일 청약을 접수한 "광교 아이파크"는 282실 모집에 6만1104명이 몰려 216.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델하우스에 몰려온 사람만 5만명이 넘었다.
또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의 "송도 더샾 샌트럴시티"도 238실 모집에 5681명이 청약해 23.87 대 1이었다. 그러나 분양 물량이 늘고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사람들의 기대 심리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지만 오피스텔 촌(村)의 수익률은 역행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2010년 이후 4년간 전국에서 12만8000실이 공급되는 등 이전 4년 분양물량(2006~2009년의 1만9043실)의 7배에 달할 정도로 늘었다. 특히 2011년 이후 매년 3만실 이상 분양되었으며, 올해도 3만6646실이 분양될 예정이다. 오피스텔은 투자를 잘만 하면 매월 임대수익이 보장되지만 문제는 입지와 투자금액이다.
분양가도 덩달아 올랐다. 서울의 경우 2010년 3.3㎡ 당 1290만원이던 평균 분양가가 올해는 1325만원으로 올랐다. 오피스텔 촌의 대명사인 서울 강남과 마포의 임대수익률은 5%대이나. 이 수익률에는 투자자 개개인이 부담하는 각종 세금이나 대출이자, 공실에 따른 관리비용 등이 반영되지 않아 실제 수익률은 4% 아래로 하락한다.
서울 최대 상권인 강남 선릉역 일대 오피스텔도 공실 걱정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은지 10년된 강나대로 역삼디오빌 전영 30 형과 올 4월 입주를 시작한 강남역센트럴푸르지오시티 전용 23 형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90만원 이상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오피스텔 주인들은 대출이자와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고려하면 방이 2달 넘게 빌 경우 수익이 마이너스가 된다. 이는 한달에 방값으로 100만원 정도를 지출하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임차인을 구하기가 쉽지않으므로, 공실의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도시형생활주택, 행복주택 등 대체재 역할을 하는 경쟁 상품이 계속 늘고있어 안정적 임대수익을 보장하던 오피스텔 독주시대는 사실상 끝났으며, 역세권, 대학가, 쇼핑몰 등 핵심 상권 옆과 같은 오피스텔 선호 입지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