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2월25일 테네시 윌리엄스가 세상을 떠났다. 전후 세계 희곡 문학을 대표하는 윌리엄스는 〈유리 동물원(1945)〉,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47)〉,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1955)〉 등을 창작했다.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는 견딜 수 있을 만큼 그 위에 머물겠지. 뛰어내려도 네 발로 착지를 해서 다치지 않으니 그것을 승리로 여기겠지.”
속인은 이익을 얻을 때까지 거짓 표정을 지은 채 굴욕의 긴 시간을 참아낸다. 그런 비루한 성향을 윌리엄스는 ‘욕망’으로 표현했다. 그러므로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같은 인간형의 현재는 언제나 허름하다.
〈유리 동물원〉의 아만다 가족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블랑시 자매도 허름한 골목 안에 산다. 교사인 블랑시는 애인인 동생애자 남자가 자살한 데 충격을 받아 문란한 생활로 빠져든다. 그녀는 마침내 제자와 관계를 유지하다가 탄로나 학교에서 쫓겨난다.
동생 스텔라의 집에 얹혀사는 신세로 전락했으면서도 블랑시는 제부 스텐리를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그러던 중 그녀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청년이 출현한다. 그녀는 새 삶을 꿈꾼다. 스텐리가 그녀의 과거를 폭로하고 청년은 떠나간다. 스텔라가 블랑시를 정신병원에 구금하는 것으로 연극은 막을 내린다.
모든 사람의 시간은 언젠가 막을 내린다. 그보다 공평한 것은 없다. 그래도 사람들은 자신에게 영생이 보장된 양 살아간다. 욕심에 끝이 없다. 근검이라는 미명 아래 돈의 노예가 되고, 승리라는 기치 아래 악다구니로 매달린다.
우리나라의 2월25일은 1988년 이래 대통령 취임일이다. 1988년 노태우, 1993년 김영삼, 1998년 김대중, 2003년 노무현, 2008년 이명박, 2013년 박근혜가 ‘헌법 준수’를 선서했다. 그날 하루만은 그 본인이 금수강산에서 가장 빛났다.
하지만 이승만부터 박근혜까지 이어지는 약 70년 총 10명 대통령 중 다수가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가 아니었나 여겨진다. 심지어 두 분은 70년의 거의 절반을 ‘옥좌’에 앉았다가 욕되게 욕망의 막을 내렸다.
1943년 2월25일 가수 서수남이 출생했다. 그의 노래에 〈동물 농장〉이 있다. 물론 공산 독재를 비판한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과는 다르지만 1964년에 발매된 ‘고전’임에도 변함없이 재미있는 동요로 각광받고 있다. 세종대왕이나 광개토태왕처럼,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존경받는 그런 ‘성군’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