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교동도 자전거 여행
1.언제:2011.4.9.토
2.어디로:강화도->창후리 포구->교동도, 월선포구->화개사->
화개산->교동면사무소->고구리->대룡시장->읍성->교동향교->월선포구->창후리
강화도의 주변 여러 섬들 중에서 규모가 제일 크다는 섬, 교동도!
섬을 가둬놓은 바다가 시간조차 묶어 버린 듯 6~70년대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섬!
해무가 짙게 낀 4월의 토요일날에 자전거를 타고 그 섬으로 들어갔습니다.
전남 해남쪽이 선비들의 유배지였다면 교동도는 왕족의 유배지로 한 때 '은둔의 섬'이었습니다.
지정학적으로 북녘땅과 가까운 민통선 지역에 위치하여 배를 타려면
섬의 방문지와 행선지를 적어 해병대원들의
검문을 거쳐야합니다.
아침 7시부터 한시간 간격으로 배가 운항하지만
물때와 계절에 따라 다소 유동적이며(막배는 오후6시)
창후리 선착장에서 약 15분여 정도면 교동도로 건너갈 수 있습니다.
최근 교동대교가 건설중으로 완공될 경우 접근성등이 크게 개선될 전망으로
그 탓인지 교동도의 땅값은 최근 급상승했습니다.
창후리 포구
교동도로 건너가는 배가 창후리 포구에 닿습니다.
창후리 포구의 개펄에는 갈매기들이 한가롭게 거닐고 있습니다.
창후리 포구를 출항하여 교동도로 건너가는 배위를 갈매기들이 따라옵니다.
창후리 포구를 출항한 배는 약 15분 후쯤 급류를 뚫고 교동도 월선포구에 머리를 댑니다.
강화 나들길이 최근 생겼습니다.
교동1코스로 길 이름이 '다을새'길입니다.
그 길을 자전거를 타고 따라 갑니다.
상룡리 마을 표지목
강화나들길 교동1코스(다을새 길)를 따라 자전거의 패달을 밟습니다.
들녘에는 쑥들이 지천으로 올라오고 있었는데
교동도는 지정학적으로 한강과 임진강,예성강이 바닷물과 합류하는 지점으로
짜지않은 염분을 머금은 해무등의 기후 조건으로 강화쑥의 효능이 좋다고 알려져있습니다.
텅 빈 시골집 앞마당의 빨래줄에 살포시 봄볕이 내려앉았고
어디선가 개짓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한가로운 오후였습니다.
우리는 탐구하지 않을 때 시간을 잃어버린다
밭 갈고 씨 뿌리는 농부의 손길을 배우지 않을 때
내 안에 깊이 생각하는 얼굴이 없을 때
시간을 잃어버린다
신현림 산문집 '만나라 사랑할 시간이 없다'중에서
봄을 맞는 분주한 들녘 너머 화개산은 온종일 해무에 휩싸여있었습니다.
꽃
조병화(1921-2003)
꽃이 스스로 혼자 피어서
한동안 이승을 구경하다간
스스로 사라지듯이
나도 그렇게
이승을 구경하다 가리
꽃이 꺾이면 꺾이는 대로 그렇게
꺾여 가듯이
나도 그렇게
이승을 살다 가리
꽃이 어느 불행한 시인에게
눈에 들어
사랑을 받듯이
나도 그렇게
어느 불행한 여인에게 눈에 들어
아, 그렇게 사랑을 받았으면.
교동 레미콘 주식회사 (강화군 교동면 상룡리)
지척에 석모도의 상주산이 손에 잡힐 듯 합니다.
석모도 바로 뒤에 교동도가 있는 셈입니다.
읍내리에서 바라본 석모도
어느새 씨앗 파종을 마친 봄 들녘과 논두렁을 태운 흔적이 보입니다.
봄은 농부들을 분주하게 합니다.
읍내리 비석군
운전이 서툰 경운기에 받친것인지
아니면 음주운전자의 소행인지 궁금했습니다.^^
비구니 사찰 '화개사'
수령 200년 된 소나무가 늠름한 자태로 화개사 앞마당을 지키고 서있습니다.
자전거는 화개사를 거쳐 화개산 정상으로 향합니다.
교동 면사무소 방향으로 하산하여 대룡시장으로 갈 참입니다.
화개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예상외로 가파릅니다.
자전거가 고생을 좀 했습니다.
화개산 등산로
중간 중간 가파른 바위길에서는 자전거도 숨이 차오릅니다.
제비꽃
화개산을 오르자 지천에 야생화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화개산 봉수대위에서 자전거는 잠시 숨을 고릅니다.
생강나무꽃이 핀 화개산 능선
생강나무 꽃
화개산 정상
하루 종일 해무가 끼어 조망을 방해하여 아쉬웠습니다.
화개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고구저수지
고구저수지
화개산 정상 산불 예방 초소에서 바라본 정자
시야가 좋은 날이면 코앞에 석모도와 볼음도 주문도 아차도가 조망되는 곳인데
아쉬웠습니다.
북벽 망루
현호색
야생화 현호색의 학명은 'Corydalis(종달새)'인데
꽃을 가만히 지켜보면 정말 봄날의 종달새를 닮은 듯도 해보입니다.
등산로의 비탈길을 자전거를 타고 내달리는 스릴은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산악자전거 마니아들의 기분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비탈진 산길을 내려오다 자전거가 내상을 입었습니다.
조금 더 내려가자 체인이 끊겼버렸습니다.ㅜㅜ
한증막 (교동면 고구리)
조선 후기 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증막입니다.
소나무를 때서 돌을 달군 후 여러사람이 들어가서 한증을 하였다고 전해집니다.
바로 옆 계곡물이 흐르는 것으로 보아 찜질을 한 후 계곡물에 몸을 씻은것으로 추정됩니다.
고구리 방향으로 하산한 자전거는 연산군 유배지로 기수를 돌립니다.
연산군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세운 비석입니다.
연산군은 이곳 교동도로 유배되어 약 2달여를 살다
전염병으로 31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고 전해집니다.
고구리 방향으로 하산을 합니다.
한국 전쟁 당시에 이곳 교동도에 들어와서 지금껏 살고 계십니다.
포즈를 취해 주셨습니다.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개교 100주년이 넘은 교동 초등학교
대룡 시장
대룡리의 이 거리는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몰려들면서
무허가집을 짓고 살기 시작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발소,다방,미용실,장의사등 60~70년대의 풍경을
오롯이 간직하며 옛 영화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대룡 시장
겉에서 보면 영업을 안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손님들로 북적였습니다.
미용실 원장님이십니다.
요즘 교동도가 많이 알려져 사진 찍으러 오는 사람이 많아 귀찮다고 하셨습니다.^^
파마약 냄새가 확 풍겼지만 어머님들의 뽀글 퍼머가 정겹습니다.
교동 평야
한 때 교동도에 풍년이 들면 강화 본섬 사람들까지 식량걱정이 없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교동도는 섬이지만 평야가 발달해 어업 인구보다 농업 인구가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섬에 정미소도 많습니다.
교동도에서 재배된 쌀은 미네랄이 풍부해서 인기가 높습니다.
읍성
본래 동,남,북에 세개의 성문이 있었는데 현재는 이곳 남문만 남아있습니다.
교동 향교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향교로 고려 충렬왕 때
안유가 원나라에 갔다가 돌아오면서 공자상을 들여와 이 향교에 봉안하였다고 합니다.
대문이 굳게 닫혀있어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교동 향교에 왔다가 문이 닫혀 그냥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왼쪽으로 돌아가면 약수터가 나오는데 위장병에 탁월하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화개산에서 흘러나오는 약수인데 사철 마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 표주박으로 한잔 마셨는데 약수의 효험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다음날 변비가 말끔히 해결되었습니다.^^
담 넘어로 훔쳐본 교동 향교
교동 향교
하늘의 눈이 닿는 모든곳은
현명한 사람들이 쉴 수 있는 행복한 휴식처다.
-세익스피어
여행자여,길은 당신의 발자국일 뿐
그 이상은 아니라네.
여행자여,당신이 걸으면서 낸 길 외에
다른길은 없다네.
당신의 발자국은 길을 내고
돌아보면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흔적이 보이지.
여행자여,길은 없다네.
바다위에 남은 자취만 있을 뿐.
-안토니오 마차도,'노래'1929
우리가 사느라고 잃어버린 삶은 어디로 갔는가?
T.S.엘리엇
교동도에서 강화 창후리 선착장까지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편도 요금은 3천5백원입니다.
교동도 월선 선착장
해가 서서히 지는것이 고맙지 않아?
만약 촛불처럼 갑자기 꺼진다면 어떻게 되겠어?
-영화<데드맨>에서 인디언 노바디가 한 말
교동도 월선포구를 떠나 강화 창후리로 건너는 배위에서
개성 삼계탕(강화군 송해면)
강화 시내의 야경
강화 시내의 야경
화개산이 예상 외로 가파르고 돌이 많아 자전거 체인이 끊겨
교동도의 절반만 여행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자전거를 수리하여
화창하고 시계가 좋은 날을 골라 조만간 다시 들어가볼 참입니다.
4월은 설레임으로 온다고 했던가요!!
가슴뛰는 4월 되시길...
-끝.
배경음악:April Come She Will / Simon & Garfunkle
4월이 오면,
그녀는 돌아오겠지.
.......
봄비로 개울이 불어 넘치는 ...
첫댓글 사이먼가펑클의 사월이 오면과 어울리는 교동도 라이딩입니다~~담엔 딥퍼플의 에이프릴에 맞춰서 격렬하게 라이딩해보세염~~~봄이 학실히 왔군요~~~
Deep purple의 '4월' 정말 명곡이지요.^^ 곡이 넘 길어서 흠이긴 하지만요..ㅋㅋ
좋은 음악 생각나게 해주셔서 감사^^이번주에 볼음도 들어갈 예정인데 후기 배경음악으로 검토해보겠습니다.^^
봄입니다.즐봄 하시고 하시는 일 번창하시길 기원합니다.빠짐없이 댓글 주시는 성의에 늘 감격합니다.건승하시고 4월 정모때는 약주한잔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