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 치킨 런은 진여문학동호회원이 인터넷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 사용하는 나루, 카츄, 벼리 , 줄리앙 등의 아이디를 주인공으로 하여 시리즈로 엮어본 것입니다. 만화 치킨 런 안의 우스개 이야기는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거나 아동용 만화에서 그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물론 그 이야기를 엮어가는 얼개를 필자가 짠 것은 분명합니다. 그 우스개 이야기에 사유의 껍질을 덧 입히고 약간의 양념을 쳐서 만화 치킨 런이 탄생하였습니다. 처음엔 재미삼아 1편만 올리고 말 생각 이었는데 쓰다보니 20편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우스개 이야기를 재창작한 것은 분명하지만 100% 순수한 창작은 아님을 밝힙니다.
※ 시속 200km 이상의 속도에서 홀연히 나타나는 정체불명의 한마리 닭. 줄리앙은 그 닭을 '달리는 닭갈비'라 명명한다. 나루, 카츄, 벼리 등은 그 닭을 통하여 자신들의 숨겨진 무의식의 존재를 만나게 되는데........그대도 고속도로상에서 시속 200km이상의 속도로 달려보라...그 닭을 만나게 될지도 모를지니..그리고 필시 자신의 무의식의 형상화를 만나게 될 것이다. 자 이제 '달리는 닭갈비'를 잡으러 떠나자. 무의식의 형상화를 쫒는 매우 즐겁고 유쾌한 여행!!! Let's Go!!!
만화 치킨런1
나루가 드디어 스포츠 카를 샀다.
오랜 빈곤의 삶에서 벗어난 순간이었다.
소설 <오물놀이>가 신춘문예에 당선이 되었고 그 상금을 몽탕 털어 스포츠카를 샀다.
"흐흐흐. 드디어 스포츠카를 샀다."
나루는 시범 운행을 하기 위해 스포츠카를 끌고
서해대교로 나갔다.
"나는 야, 스피드 광."
부~~~웅~~~~
휴대폰이 울렸다.
벼리가 제일 먼저 축하 인사를 해 왔다.
"이제 장가갈 수 있는 건가요?"
"집에 얘가 둘이란다."
카츄도 축하 인사를 해 왔다.
"상금이 한 푼도 안 남았다며. 연락하지 마라."
"연락 안 하려했었다."
줄리앙도 예외 없이 축하 전화를 해줬다.
"무의식의 승리군요."
"무슨?"
"스포츠카 말입니다."
줄리앙의 말은 역시 어려웠다.
나루는 굳이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더 이상의 축하 전화를 포기하고 나루는 폰 전원을 껐다.
스포츠카의 속도를 막 올리려는 순간 또 전화가 왔다.
무의식중에 전화를 받았다.
"축하합니다."
"아니, 왜 또 전화 하셨죠?"
"전......처음 거는 건데요...."
"줄리앙님 아니십니까?"
"전..주인님의 무의식 해독장치 룰루인데요....."
"참....내.......장난하십니까? 바쁜데....."
"장난 아닌데요....스포츠카는 그대의 갑갑한 현실을 탈피하고픈 욕망의 표출입니다."
"또 무의식이군요. 알았습니다.
딸깍.
난 그냥 허영심에 스포츠카를 산 것 뿐인데.
윽! 근데 분명 전원을 껐는데 어떻게 전화가 온거야.
폰의 저주가 시작되려나.
어쩐지 분위기가 스산했다.
잡생각을 없애려면 달리는 게 최고다.
나루는 도로 상의 모든 차 보다 앞질러 나갔다.
부아아아아앙
쎄에엥...............
"크하하하."
"몽땅 추월할 수 있다"
나루는 스피드를 즐겼다.
"시속 220Km의 나를 그 누가 추월 할 수 있으
랴."
나루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줄리앙이 글을 쓸 때 느낀다는 그 카타르시스와 흡사한 것이었다.
그 때 나루의 눈에 매우 빠르게 지나가는 이상한 물체가 보였다.
화성 침공의 U.F.O.? 노우.
그건 한 마리 닭이었다.
"이........이럴 수가..........."
"닭이 내 차의 속도와 같이 달리고 있잖아."
나루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다시 한 번 눈을 크게 뜨고 보았지만 놀랍게도 그건 한 마리 닭이 분명하였다.
그 닭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그 닭은 레그혼종도 미노르카종도, 햄버거종도 안달루시안종도 아니였다. 그렇다고 코니시종도 브라마종도, 코친종도 아니였다. 플리머스록종, 로드아일랜드레드종, 뉴햄프셔종, 오핑턴종, 오스트랄로프종도 물론 아니였다. 닭의 품종은 수백종에 달하기 때문에 나루의 지식에 한계가 왔다.
그 닭은 나루를 비웃듯 힐끔 힐끔 보았다. 아니 보는 것 같았다.
심지어 씨익 웃는 것처럼 보였다.
"아...내가 더위를 먹었나 보다."
그러나 그건 분명 한 마리 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