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08.9.7(일, 맑음) 07:45-12:43(약 5시간) *산행지: 경기도 가평 연인산(1,068m) *산행코스:마일리코스(국수당 - 우정고개 - 우정능선 - 정상 - 연인능선 - 우정고개 - 국수당 약 12.6km) *같이한 사람:희돈
*산행기 지난 주 불곡산 산행시 약속대로 아침 6시 희돈 차로 안개 자욱한 경춘가도를 드라이브 하듯 상쾌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달려 7시 40분 가평군 하면 마일리 국수당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원래 나는 가평읍 승안리 용추계곡 코스(약 8시간)를 마음먹고 있었으나 하산 할 때 도지는 무릎 뒤쪽 통증으로 희돈의 5시간 이내 코스선택을 원하여 짧은 코스인 마일리 코스로 바꿨다.
도착할 때까지 지척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의 짙은 안개는 국수당 주차장에 도착하자 언제 그랬냐? 는듯 우리의 산행길을 축복해주기 위해 깨끗이 거두어 사라져버렸다.
처녀 젓 무덤을 만지듯 그 아무도 보이지 않는 산길 코스를 희돈이가 앞장서 조신스럽게 올라가니 희돈이는 저절로 벌렁거리는 설레임을 느끼는 듯 하였다.
계곡을 따라 다소 걷기 힘든 돌길을 지나 우정고개에 들어서자 그 이후 정상까지는 거의 대부분 흙 길인지라 희돈은 "정말 연인과 손잡고 오면 좋을 부드러운 산으로 걷기 딱 좋은 호산이다!" 라며 감탄을 하였다.
조금 더 보태면 스폰지 위를 밟듯 폭신한 느낌 그대로였다.
10시 15분경 연인산 정상에 올라서자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곳"이란 표지석이 오늘 하루 다른 산행 객들은 모두 물리치고 우리 둘만을 반갑게 맞이하듯 우뚝 서있었다.
정상 주변에 그늘이 없는 흠이 있었지만 사방을 둘러 펼쳐 보이는 첩첩 산들의 중심이 여기가 아닌가 싶었다. 북으로 지척의 명지산과 운악산, 좀더 멀리 석룡산과 화악산이 보였고 동으로 아기봉과 북배산 가덕산이 잡혔으며 남으로는 호명산과 저 멀리 유명산이 둘러쳐 있었다. 사방 팔방의 중심이 연인산 정상이었다.
누가 보여야지 부탁하여 우정능선을 넘은 희돈과의 '우정의 사진'을 남기련만 도무지 한 사람도 보이지 않더니 하산 길로 접어 들어서야 한 두 사람 올라오는 산행 객이 보였다. 끝내 두 사람의 다정한 사진은 하산 내내 남기지 못하고 대신 대화로서 다정병만 잔뜩 남겼다.
오르는 길은 문제없다! 는 희돈이는 내려가는 길에선 맥을 못추었다. 뒤에서 보니 오른쪽 무릎통증 부담으로 내딛는 발걸음이 조심스러웠다. 그 옛날 산 다람쥐 같은 산행 실력 꾼(?)인 희돈의 찬란했던 그림자에 서서히 짙은 어둠이 덮이는 듯(?)한 모습이었다.
희돈이와 오랜 기간 산에 같이 다니려면 미적거리는 녀석을 구인해서라도 한의원에 데리고 가 침을 맞히던지 물리치료를 하도록 하던지 해야지 이대로 방치하다간 어렵게 구한 산행 파트너를 잃을 것 같았다.
희돈아 제발 말 듣고 병원에 가 봐라!
희돈 말대로 짧은 코스를 택한 선택이 다행이었다 생각하며 오후 12시 43분에 무사히 원점인 국수당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신팔리 일동 고속화 도로를 따라 귀가하다 '국수마을' 이란 국수전문점에 들러 시원한 콩국수와 열무국수, 물만두로 배를 채웠더니 돌아오는 내내 나는 차 속에서 잠깐 잠깐 정신 없이 잠에 떨어지기도 하였다.
'국수마을' 카운터 입구엔 이름 꽤나 알려진 유명(연예)인들의 사인 액자들을 자랑스럽게 걸어 놓아 있었지만 필부인 나는 주인에게 말로서만 "이 집 국수 맛있네요!" 라는 덕담만이 해줄 수 있는 칭찬 전부였다.
희돈아 미안했다! 운전하는 너도 어젯밤에 밤잠 제대로 못 잤다 했는데...나만 슬쩍 도둑잠을 청해서... 네 말대로 "영민이.. 가만히 얼굴 보니 요 근래 많이 삭았네!" 라는 느낌대로 예전의 내가 아닌 것 같다. 하긴 암 수술 받은 나는 사실 정상이 아닌 몸은 맞지 않은가?
희돈아! 오늘 또한 너와 같이 좋은 산을 다닐 수 있어 행복했다. [이 게시물은 현미회님에 의해 2008-11-19 17:29:29 등산동호회에서 복사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