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대한민국 화해 프로젝트 <용서>
폭력의 기억, 원수가 된 아버지와 아들
*방송일시: 2014년 05월 27일(화) 오후 10시 50분
*연출: 토마토미디어 이성준 PD / 글·구성: 한지연 작가 / 내레이션: 성우 정형석
학교 폭력의 실상을 다룬 영화 ‘호루라기’를 제작한 영화감독 박한울씨.
자신 역시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다는 한울씨의 용기 있는 고백에
많은 학생들과 가족들은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같았던 7년 동안의 학교 폭력의 기억.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했던 시기에 그의 곁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삶의 방향성을 잃고 고통스러워하던 아들.
아들 한울씨에게 아버지는 단단한 기둥이 아닌 답답하고 야속한 존재였다.
가장의 본분을 망각하고 술에만 빠져 사는 무능력한 모습만 보이던 아버지.
거듭되는 사업 실패로 인해 우울감과 무기력증에 빠진 아버지는
얼마 전 출근하던 경비일 마저 해고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다보니 집안을 책임지는 가장은 몸 여기저기 성한 곳 없는 어머니.
어머니를 향한 안쓰러움은 아버지를 향한 비난의 화살로 변해버렸다.
생계를 유지하느라 가정에 소홀했던 아버지 박주복씨.
아들의 학교 폭력 사실을 알게 된 건 학교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때문이었다.
학교의 부당한 대우로 억울해하던 아들이 급기야 학교 옥상으로 올라간 것.
지금껏 학교폭력을 당해왔다는 사실에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를 느꼈지만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술에 취해 잠시 기억을 잊는 것 뿐.
지속되는 폭력에도 마음 기댈 곳 하나 없이 방황하던 아들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죽음뿐인 것 같았다.
아버지는 자꾸만 자살시도를 하는 나약한 아들이 불쌍했고 두려웠다.
몇 차례 자살시도를 하며 생의 끈을 놓으려는 아들을 설득하고 달래보기도 여러 번...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다가 응급실에 실려 온 아들을 본 어느 날
아버지는 참지 못하고 아들에게 손을 올리고 말았다.
그 후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에 대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말았다.
서로가 고통의 존재가 되어버린 이후
두 집으로 나뉘어 원수처럼 살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
과연 두 사람은
일주일 동안의 캄보디아 여행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가까워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