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특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명박정부가 대학입시 자율화와 영어공교육 강화를 골자로 한 교육개혁안을 가지고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은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 교육특구가 이미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지방은 어떨까?
그래서 이번 파워리포트 6호에서는 지방광역시 교육특구를 다뤄봤다. 당초에는 전통적인 교육특구는 물론이고 신흥교육특구까지 발굴하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기존교육특구의 ‘텃새’ 탓인지 신흥교육특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 교육특구 기준, 입시학원수 및 전셋값
교육특구를 찾는 작업은 입시학원수와 전셋값(3.3m2당)이 높은 곳을 찾는 작업에서 시작됐다. 지역별 입시학원은 2006년 통계청에서 밝힌 사업체 기초통계조사를 활용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입시학원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교육하는 곳으로 대표적인 곳이 입시학원, 속셈학원 등이다.
또 이용된 자료가 3.3m2당 전셋값이다. 수도권에 경우에도 보듯 교육특구 전셋값은 학군 이동 수요로 인근 지역보다 높다.
이런 과정을 거쳐 엄선된 곳은 모두 8곳이다.
부산의 경우는 수영구 남천동과 해운대구 좌동, 대구는 수성구 범어동, 울산은 남구 신정동, 대전은 서구 둔산동과 새롭게 떠오르는 유성구 노은동, 광주는 남구 봉선동과 북구 일곡동이다.
■ 교육특구 공통점 1: 입시학원수
교육특구에는 입시학원이 많은 특징이 있었다. 엄선된 8곳 가운데 입시학원(이하 학원)이 가장 많은 곳은 대전시 서구다. 2006년 당시 대전 시내에 학원이 9백38개 였는데 이중 서구에만 4백15개가 몰려있었다. 비율로 따지면 50%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서구에서 둔산동 일대로 학원이 몰려 있다. 소상공인지원센터 자료를 보면 2008년 2월 현재 둔산동 일대 입시관련 학원은 85개다. 강남구 대치동이 1백15개, 양천구 목동이 74개 있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둔산동 일대에 학원이 몰려 있는 것은 이곳이 대전 행정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정부청사.
시청, 법원을 비롯해 각종 관공서가 모여있다. 여기에 종합병원과 대형 할인점 그리고 곳곳에 공원까지 고루갖추고 있다 보니 학원도 몰린 것이다.
다음으로 학원이 많은 곳은 울산시 남구다. 울산에 모두 2천4백16개 학원이 있었는데 이중 남구에만 1천개가 넘는 학원이 있었다. 이렇게 남구에 학원수가 많은 것은 울산 명문인 학성고, 신정고 등이 남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학성고는 지난해 서울대를 7명 보낸 학교다.
대구시는 수성구에 7백82개의 학원이 몰려있다. 이 역시 고등학교와 관련이 있다. 대구시 전체 고등학교가 모두 67개 인데 이중 14개 학교가 수성구에 있다. 그리고 이중 경신고, 경북고, 오성고 등은 명문학교다. 특히 경신고는 지난 해만 서울대를 20명이나 합격시켰다. 특수목적고나 자립형사립고를 제외하고 일반고등학교로는 서울대 입학률이 전국 최고다. 그렇다 보니 학원은 달구벌로를 따라 범어네거리~만촌역일대까지 형성돼있다.
광주시는 북구에 학원이 가장 많았다. 2006년 당시 모두 1천5백59개의 학원이 있었는데 북구에만 5백개가 넘었다. 이는 일곡동에 인기 고등학교가 몰려 있어 자연스럽게 학원가가 형성된 것이다. 일곡동 인기 고등학교는 살레시오고, 국제고, 고려고, 숭일고 등이다. 특히 숭일고는 올해 서울대(8명)와 연.고대(14명)에 무려 22명을 입학시켰다.
부산시는 수영구에 학원이 밀집해 있었다. 특히 남천동은 부산의 대표 교육특구로 꼽는 곳이다. 특히 부산지하철 2호선 남천역 일대로 학원이 몰려있다.
■ 교육특구 공통점 2: 대규모 주거단지
지방에서 교육특구로 발돋움 하기 위해서는 학생수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수요는 대규모 주거단지가 형성돼지 못하면 발생할 수 없다. 그래서 지방 교육특구에는 공통적으로 배후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다.
대표적인 곳은 대전시 유성구 노은동과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광주시 남구 봉선동이다.
대전시 노은동은 당초 노은지구에서 갈라진 것이다. 1995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돼 개발된 노은지구는 유성구 노은동, 지족동, 반석동, 죽동, 하기동 등 대전 북서부권역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모두 1만7천5백가구가 입주하며 2003년 노은1지구를 중심으로 시가지가 형성됐다.
1지구의 개발이 2지구보다 빨라던 만큼 학교와 학원가는 1지구에 몰려있다. 특히 학원은 2006년 개통한 노은역을 중심으로 몰려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6년에 학원이 1백40개 있었다.
신흥 주거지인만큼 대전 교육1번지 둔산동에 비하면 아직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노은지구가 택지개발지구로 계획적으로 개발된 만큼 외부에서 수요가 꾸준하다.
부산시 교육특구는 수영구에서 해운대구로 많이 넘어 온 상태다. 이는 학원수만 비교해도 알 수 있다. 2006년 당시 해운대구에 있는 입시학원의 수는 3백26개로 부산에서 최고로 많았다. 전통 교육특구로 꼽는 수영구(2백11개)보다 1백개 이상 많은 것이다.
해운대구가 신흥교육특구로 뜰 수 있었던 것은 이미 10년 전부터 진행된 해운대구 신시가지 조성 때문이다. 1993년부터 시작된 신시가지 조성 사업으로 해운대구에는 대규모 아파트 촌이 형성돼 있다. 현재 해운대구에 있는 아파트 가구수는 8만여 가구를 넘는다. 인근 수영구에 있는 아파트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이다.
명문학교로 꼽는 곳은 양운고, 부흥고 등이며 해운대고는 전국에 여섯 개 밖에 없는 자립형사립고중에 하나다. 학원은 좌동을 중심으로 몰려있다.
광주시 남구 봉선동은 광주 대표 교육특구다. 1996년 봉선2동이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됐으며 2006년까지 아파트가 꾸준히 입주했다. 현재 봉선동에는 1만가구 이상이 있다.
봉선동은 광주의 강남으로 불리는 곳이다. 그렇다보니 아파트값도 남구에서 가장 높다. 이곳에서 명문고등학교로 꼽히는 곳은 문성고와 동아여고다.
문성고는 올해 서울대를 9명이나 보냈다. 서울대 입학생 수로는 특수목적고인 광주과학고와 같다. 동아여고 역시 지난 해 서울대에 4명이나 합격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