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유난히도 무덥고 질긴 가뭄에다 홍수로 그야말로 별난 여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도회지야 직접적인 영향이 덜 한 편이지만 농촌이야 그 피해가 오죽하겠습니까?
텔리비젼 뉴스 때 마다 "서산, 태안의 타 들어 가는 농심이 어떻고...." 그럴 때 마다 고향을 지키지 못한 안타까움에서일까 걱정에 앞서 정말 내가 죄인이 된 심정이었습니다. 어쩐 일인지 요즘 들어 가뭄이나 홍수엔 고향 얘기가 단골처럼 자주 등장하는 것만 같아 더욱 마음이 아프답니다.
흔히들 외국에 나가 태극기를 보노라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말처럼 올림픽 내내 선전하는 우리 선수들 보며 더위도 밤도 잊은 채 내가 우리나라(대한민국) 사람이란 게 가슴 뿌듯하며 자랑스러웠습니다. 수구초심이랄까 요즘 들어 어린시절 능젱이, 황바리 잡으며 해지는 줄 모른 채 뛰어 놀던 개펄도 눈에 잡힐 듯 그립고, 동네 어귀서 몇 시간 전부터 기다려 주시던 아버지가 부쩍 보고싶어 집니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엔 그것도 효도랍시고 한 두달에 한 번은 찾았 건만 이젠 그마저도 못하다 보니 주위에서 고향 분을 만나거나 소식을 듣노라면 반갑고 그냥 무슨 말이라도 하고싶어 집니다.
그러던 차 예전에 무봉 김용복 선배님에 대해 언뜻 들은 기억이 있었지만 어느 날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선배님을 다시 알게 됐습니다. 고희를 넘기신 연세에도 불구하고 젊은이 못지 않은 건강함과 왕성한 작품활동 등.... 이젠 감히 선배님의 블로그를 넘나들고 인터넷 검색을 해가며 선배님 작품에 빠졌습니다. 또한 선배님의 인자하고 넉넉한 모습과 소탈한 작품 속에서 내 아버지가 보내야 했던 질곡의 세월과 잃어버린 고향 바다(천수만)에 대한 안타까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니 고향의 모든 게 시가 되어 전설처럼 숨어 있었답니다. 어릴 적 다리를 절단할 뻔 했다 도망친 다행스러움과 상여집을 전전하던 애잔한 첫사랑 사연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등
내게도 이토록 훌륭하신 선배님이 계시다는 게 자랑스럽고 어느새 선배님의 작품은 내 마음 속 스
승으로 자리매김 하였습니다. 언제고 직접 뵈올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선배님의 시 한 편에서 잊고 지냈던 고향을 다시 그려봅니다. 내 고향 서산 고북이여...!
건강하십시오 선배님.
2012년 8월 16일/박영종(고삼초36/2)
첫댓글 우선 선배님 감사드립니다 이글을 한번 읽고 두번 세번 읽었습니다 상여집 첫사랑 황발이 능젱이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머리속으로 생각아면서 요 비오는날엔 상여집 근처도 못다녔어요 귀신나온다해서요초 38 4회후배올림
첫사랑도 생각나구요 지금도 능젱이 황발이가 있는가요
이글을 읽으면서 선배님도 고향을 무지 그리워 하시는것같네요
선배님 저도 고북이 고향이란게 자랑스럽습니다
선배님 인생은 연습이 없대요
멎지게 잼나게 잰틀하게 건강을 챙기면서살아가시는 선배님 되세요
고
고맙습니다 후배님, 행복한 한 주 되십시오.
[어쩌다 되지 못하고 될 뻔 하셨나요..ㅎㅎ 참 유머가 있고 재밌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