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존재 전체’는 자신이 이미 존재했던
모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신 조차도 이 장대함을
체험이 아닌 개념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존재 전체’는 ‘비존재(非存在)’ 없이는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없었으니까요
‘비존재’가 없는 상태에서는
‘존재’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말로 자기 말고 다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외부에 있는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오직 단 하나의 기준점이 존재했는데
그 것은 자기 내부에 있는
유일한 ‘존재-부재’,
다른 말로 ‘있음-없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모든 것인 전체’는
체험으로 자신을 알아내는 쪽을 택했습니다
이런 체험은 내부에 있는 기준점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것은 자신의 어떤 부분도 필연적으로
전체보다 못한 게 될 수밖에 없으며,
단순히 자신을 여러 부분으로
나누기만 해도 전체보다 못한 각 부분은
자신의 나머지를 돌아보고 그 것의 위대함을
볼 수 있으리라는 아주 정확한 추론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존재 전체’는 영광스러운 한 순간에
자신을 이것과 저것으로 나누었습니다
이 것과 저것은 서로
멀리 떨어져 존재했습니다
그럼에도 둘은 함께 존재했습니다
그 어느 쪽도 아닌 전체가 그러했듯이
그리하여 우린 ‘여기 있는 것’과 ‘저기 있는 것’
그리고 ‘여기 저기에 있지 않지만
여기와 저기가 존재하려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라는
3가지 요소가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모든 것을 지탱해 주는 것은
‘nothing(無)’이고
공간을 지탱해 주는 것은 ‘비공간’이며,
부분을 지탱해 주는 것은 ‘전체’입니다
모든 것을 지탱해 주는 이 무(無)를
신이라고 하기도 하는 자도 있지만,
그 것은 ‘신이 아닌 어떤 것’,
곧 ‘무가 아닌 모든 것이 있다는 것’을
뜻하므로 정확하지 않습니다
나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망라한 ‘전부’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 사이 공간, 무등으로
규정하는 동양의 신비주의 정의와
신을 보이는 모든 것으로 규정하는
서양의 실용주의 설명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나는 ‘신이 존재하는 모든 것’과
‘존재하지 않는 모든 것’입니다
이렇게 신은 여기 있는 것과
저기 있는 것을 창조하여 신 스스로
자신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내부에서 일어나는 엄청난 폭발의 순간에
신은 상대성을 창조했으며 이것은 일찍이
신이 자신에게 안겨준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따라서 관계(relationship)는 신이 일찍이
우리에게 안겨준 가장 큰 선물입니다
그렇게 해서 무로부터 모든 것이
솟아났습니다
신이 자신을 순수한 사랑으로
인식하게 하려고 그 대립물을 만들었습니다
그 것이 위대한 극단, 사랑의 절대 대립물,
곧 사랑이 아닌 것, 오늘날 두려움이라
부르는 것을 창조했습니다
두려움이 존재하는 순간에야 비로소 사랑은
자신을 체험할 수 있는 것으로 존재합니다
이 것이 악의 탄생순간입니다
아담의 타락, 사탄등이 생겨난 이유입니다
순수한 사랑을 ‘신’이라 의인화하듯이
비천한 두려움을 소위 ‘악마’라는 배역으로
의인화했습니다
우린 나와 너가 생겼고 신의 카테고리안에
안주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너(물질포함)는 이렇게 위대하게 창조됐고
나도 신의 조각으로 이 세상에 존재합니다
신은 너와 나라는 상대적인 개념을 넘어선
절대적인 묶음까지 다 포함한 존재입니다
이 세상에서 상대를 보며 산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작업일까요?
나를 알게 해 주는 가장 큰 조력자이기도 하고
가장 위대한 스승은 바로 당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