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우리 가족은 아빠, 엄마, 나, 남동생 이렇게 4명입니다. 그중에서 엄마는 우리 집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사람입니다. 엄마는 늘 우리 가족을 따뜻하게 살펴 주십니다. 내가 늘 깨끗한 옷을 입고, 맛있는 밥을 먹고, 아플 때마다 보살핌을 받는 것은 다 엄마 덕분입니다. 우리 엄마는 삼남매 중 둘째로 3살 많은 오빠랑 2살 어린 남동생이 있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늘 남자들 사이에서 자랐는데, 자식도 아들만 2명인 걸 보니 남자 복이 많은 여자라고 얘기하시곤 합니다. 엄마의 이름은 황해원인데, 할머니께서 바닷가 근처에서 엄마를 낳으시고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며 바다해, 아름다울 원을 써서 이름을 지었다고 하십니다. 엄마는 1984년생으로 현재 40살이십니다. 그리고는 자주 ‘아이고~ 벌써 40이네. 건희 낳은지가 엊그제 같은데. 늙었네.’ 라는 말을 자주 하십니다. 할머니가 들으면 큰 일 날 소리인데 엄마는 늘 같은 소리를 하십니다. 나의 외할아버지는 병으로 돌아가셨는데, 저는 외할아버지를 만난 적이 없기에 조금 많이 궁금합니다. 나도 이렇게 궁금한데, 엄마는 아빠가 더 보고 싶을 것 같기도 합니다.
엄마의 키는 160cm인데, 지금은 더 작아진 것 같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키 때문에 앞번호를 해서 나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는 늘 우리에게 ‘일찍 자라. 그래야 키가 큰다. 소고기 많이 먹어라. 그래야 키가 큰다. 운동 많이 해라. 그래야 키가 큰다.’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십니다. 엄마는 몸이 마르지도 뚱뚱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드시면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이상한(?) 소리를 하십니다. 저는 엄마의 푹신한 배를 좋아하는데, 엄마는 자기 몸에 자신이 없나 봅니다. 엄마의 얼굴은 동그라면서 갸름합니다. 머리는 염색 머리로 단발이며, 안경을 쓰실 때도 렌즈를 끼실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늬가 적은 단정하고 깔끔한 옷을 주로 입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활기차고 밝은 인상을 주는 것 같습니다.
동생이 집에서 소리를 지를 때마다 엄마는 조용히 좀 하자라며 입을 가리키십니다. 엄마는 그만큼 조용하고, 평화롭고, 잔잔한 시냇물 같은 분위기가 좋다고 하십니다. 축구를 너무 좋아하고, 여행 갈 때마다 수영에 다이빙을 하는 나는 엄마랑 조금은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엄마는 늘 ‘중꺽마’라는 말을 하시는데, 이 뜻은 중요한 건 꺽여도 다시 하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일이 싫고 귀찮을 때가 오는데, 꺽여도 하고 또 하다보면 결국 살아지고 올라간다라고 하십니다. 특히 엄마는 약속 시간을 안 지키고, 글씨를 엉망으로 쓰는 걸 싫어합니다. 그래서 수학 문제를 풀다가도 문제를 틀린 것보다 숫자를 엉망으로 쓸 때 혼을 더 내십니다. 엄마랑 성격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엄마가 말 한 내용은 나를 위해 지키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최근 엄마는 친한 친구가 많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울고 힘들어 하십니다. 그래서 그런지 행복을 찾으려고 하지 말라고 얘기하십니다. 행복을 찾는 건 어리석은 것이다고, 그냥 길 가다 꽃을 봐도 행복하고, 맛있는 거 먹다가도 행복하고, 니들이 내 옆에서 방글방글 웃는 것도 행복하다고 잔잔하게 행복을 느끼라고 하십니다. 아빠가 이상한 개그를 해도 빵빵 웃는 걸 보니 엄마는 작은거에도 행복한 것 같습니다. 요즘 동생이랑 자주 싸워서 엄마가 화내고 짜증을 내시는데, 엄마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도 동생이랑 같이 외계인 춤이랑 유행하는 춤을 추면 엄마는 세상 행복하게 웃어 기분이 좋기도 합니다.
엄마의 학창시절은 구르는 낙엽만 봐도 웃기던 시절이라 말합니다. 낙엽이 왜 웃기냐고 하니 친구들과 있으면 모든 것이 재미있었다라고 하십니다. 나도 친구들이랑 축구하고 게임 할 때 가장 행복한데, 엄마도 비슷한가 봅니다. 엄마의 학창시절 꿈은 승무원이었는데, 키가 작아서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할 때도, 하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공부가 진짜 쉬운거였구나 이렇게 얘기를 하십니다. 엄마는 결혼하기 전에 연구소에서 행정 업무를 맡아 일했습니다. 나랑 동생을 낳고, 지금은 집에서 우리 가족을 보살피십니다. 엄마는 늘 밥을 하시고, 청소를 하시고, 우리들 간식을 만들어 주시고, 숙제를 봐 주십니다. ‘일을 열심히 해도 티는 하나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만 게으르면 티가 너무 많이 난다.’ 엄마는 주부가 하는 일을 이렇게 표현하셨습니다. 집에 계실 때는 부동산이랑 주식을 많이 보시는데, 주식을 보면서 얼굴이 안 좋으면 걱정이 됩니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까지 모은 돈을 엄마가 투자 좋은 곳에 해준다고 가져가셨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엄마니까 믿고 기다려야겠습니다.
엄마는 책을 자주 읽으십니다. 요즘에는 심리학책에 빠지셨는지 나에게 너무 철학적으로 얘기하는 것 같아 골치가 아픕니다. 엄마가 내가 좋아하는 만화책을 읽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그리고 엄마는 요리를 잘 하십니다. 엄마는 하는 요리는 대부분이 맛있는데 그 중에서도 나는 제육볶음이랑 김치찜을 가장 좋아합니다. 우리 애들은 편식이 없어 엄마가 요리하는 맛이 난다며 좋아하시면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엄마는 소망도 없다고 하십니다. 나는 소망도 행복도 필요없고, 큰 시련없이 평화롭게 하루 하루 지내는 것이 일상의 목표라 하십니다. 엄마의 목표를 위해 동생과 싸우지 말아야겠습니다. 특히 동생이 비꼬거나 말장난할 때 화나서 그 분위기에 휩쓸려 싸우는데, 이럴 때는 엄마의 자기조절능력을 보고 배우고 싶습니다.
“ 우리는 이래저래 인연이 되어 가족이 되었다. 너는 나의 아들이고, 나는 너의 엄마이다. 싫어도 좋아도 한 집에서 함께 웃고 떠들고 먹고 자고 해야한다. 그렇기에 한 사람의 노력으로만 가족이 될 수는 없다. 아빠는 아빠의 자리에서 엄마는 엄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너를 키울 것이다. 그러니 너도 너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길 바란다. 엄마와 아빠의 인생은 너보다는 짧기 때문에 너는 엄마, 아빠 없이도 살 수 있게 제대로 된 독립을 꼭 해야한다.”
엄마는 나와 동생이 사회에 잘 나가게 도와준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엄마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고 하십니다. 저는 이 얘기를 들으면 고맙기도 미안하기도 합니다. 가끔은 엄마랑 싸우고 기분이 상하기도 하지만, 다른 집도 다 그런 것 같아 안심입니다. 싸운 후 엄마랑 화해의 의식으로 서로 포옹을 하고 등을 토닥이는데 저는 이때가 가장 행복하기도 합니다. 엄마의 품은 늘 사랑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엄마를 위해 커서 돈을 많이 벌어 엄마를 재벌집 엄마로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가 엄마에게 해드릴 일 같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또 ‘엄마한테 돈 달라고나 하지마.’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우리 엄마는 정말 재미있고, 유쾌한 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