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 나갔던 마르탱 게르가 몇 년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고향의 아내와 가족들은 그를 반긴다. 한층 더 성숙되고 늠름해진 마르탱과 함께 식구들은 오랫동안 잊었던 평온한 삶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진짜 마르탱이라고 주장하면서 어떤 사나이가 홀연히 등장한다. 누가 진짜 마르탱인가. 재판이 시작되고 비밀이 하나씩 풀려간다.
리처드 기어와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영화 <써머스비>(1993)의 줄거리이다. 사실 이 영화는 제라르 드빠르디유 주연의 프랑스 영화 <마틴 기어의 귀향>(1989)을 헐리우드 판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그리고 1540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나탈리 제먼 데이비스가 쓴 <마르탱 게르의 귀향>(지식의풍경, 1998)은 바로 이 사건을 아주 세심하고 꼼꼼하게 추적한다. 이른바 미시사(微示史)적 관점에서 역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16세기 프랑스의 평범한 농민들의 삶을 세밀화로 그리듯 정밀하게 다루고 있다. ‘역사’라면 도도하게 흘러가는 거대한 강물만을 떠올리는 사람에게, 자기 남편을 못 알아 본 또는 못 알아본 척한 여인의 미스터리가 궁금한 사람에게 꼭 한번 권하고 싶은 책이 아닐 수 없다. 역사가 어디까지 흥미진진해질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2012년 4월 18일(수)
이젠, 읽을 때!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회원 김우영
경기 안양여고 교사
첫댓글 즐감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