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화를 좋아하게 된 이유를 생각해보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초등학교 때 방학이 되면 나는 큰 이모 집에서 살다시피 했다.
사촌 언니들이 세 명 있었는데 참 재미있는 캐릭터들이었다.(나보다 적게는 5살
많게는 거의 10살 위였다.)
성격들이 모두 달랐으나 그녀들의 공통점...
KBS 명화극장을 즐겨본다는 점......
어린 나는 언니들 틈에 껴서 흑백영화들을 참 많이 봤다.
일단 잠자리를 깔고 눕는다. 불을 끈다. (필수... ㅎㅎ)
그러면 사랑의 아랑훼스 음악(?인 것 같다. 아니, 영광의 탈출인가?)이 울려 퍼지면서
검정색 뿔테 안경을 쓰신 정영일 영화 평론가님이 등장하신다.^^
구수한 목소리, 영화를 빨리 보고 싶게 만드는 간단한 해설...
놓치지 마십시오......(기억이 생생하다.)
나는 조숙했나보다. 어린 게 뭘 안다고 그 영화들이 참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
우리 생애 최고의 해, 애수, 슬픔이여 안녕, 셰인, 7인의 신부, 무도회의 수첩, 쿼바디스,
로마의 휴일, 왕자와 거지, 하오의 연정, 무기여 잘 있거라, 자이언트, 벤허, 왕과 나,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즐거리가 기억 안나는 영화도 어렴풋이 떠오르는 모습들이 있다.)
가끔 돌아가고 싶은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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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많고 많은 영화들......
지금까지 그 중에 아주 극히 일부분의 영화들을 보았다.
그런데 그 중에서 보고 또 봐도 볼 때마다 감동을 주는 그래서 내가 아주 많이 좋아하는 영화......
그 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장면들이 있다.
사람마다 정서는 다르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 공감하는 부분도 많은 것 같다.
나의 정서와 님들의 정서가 공감되는 부분이 있기를 나름 기대하면서......
우리 생애 최고의 해 (1946년, 감독: 윌리엄 와일러)
세 명의 참전 용사들이 귀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러닝 타임 길어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그리고 감동적이다.
# 페기(테레사 라이트)가 전쟁 후유증으로 잠꼬대하는 프레드(다나 앤드류스) 땀 닦아주며
편히 잠들게 하는 장면
# 페기가 프레드 일하는 가게로 찾아가 점심 같이 먹는 장면과 주차장까지 배웅하다 키스하는 장면
# 호머(헤롤드 러셀)가 사랑하는 윌마(케시 오도넬)를 차마 붙잡지 못하고 갈등하다가
결국 둘의 사랑을 확인하고 잠자리에 누워서 눈물 흘리는 장면
# 호머와 윌마의 결혼식이 끝나고 페기와 프레드가 서로 마주보며 걸어가서 포옹하는 장면
(나는 가난뱅이지만 건강한 신체와 하는 일이 있다 하며 프러포즈하는.......)
-제일 좋아하는 장면.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 마이르나 로이, 프레드릭 마치가 호머의 삼촌 카페에서 춤추는 장면과
호머 삼촌이 피아노로 재즈 연주 하는 장면
# 이외에 거의 모든 장면들이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다 좋다.
영화를 감상하지 못하신 분께는 참 죄송한 글이다. 죄송합니다. 줄거리도 없고......
혹시 공감하는 부분이 있는 분이 계시다면 기쁠 것 같아요. ^^
첫댓글 자유롭게님 글을 올리것 몰랐습니다. 정말 예전 영화인데....., 기억도 가물한 정말 예전 영화죠~!!!! 거장 윌리엄 와일러감독의 우리생애 최고의 해...., 영화를 보았어도 저처럼 기억이 가물한 사람을 위해서도 ㅋㅋㅋㅋ 대강의 줄거리를 올려주삼
참 초딩 수준의 글을 올려놓고......우리의 고수 모모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시니 감개무량해요. (진짜루 ^^) 처음 의도는 제가 좋아하는 영화 몇 편을 골라 좋아하는 장면을 써보려고 했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 감당이......그래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한 편만 골랐어요. '우리 생애 최고의 해'...... 사촌 언니들과 본 영화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 이후에도 EBS에서 또 보고 그래도 또 보고 싶어서 아예 DVD를 사서 여러 번 봤어요. 그래서 생생해요. 시답지 않은 글을 써 놓고 게다가 줄거리를 또 다시 올리라고요? 요기 회원 한마당에요? '우리생애 최고의 해 줄거리' 요렇게요? 민망하다. ㅎㅎㅎ
두분의 대화가 너무 정겹습니다...보기만해도 따뜻함이 배어나는.....우리 카페에서만이 가능한 정담이 아닐까 싶어요..그래서 자꾸만 찾게 되는것 같고...^^
제가 자칭 모모님 팬 클럽 회원이예요. 모모님 글에 댓글 달면서 눈도장 찍고 팬 클럽 회원 시켜달라고 은근한 압력을...... ㅋㅋ 천년동안도님, 모모님 팬 클럽 선배님 맞으시죠??? 반갑습니다. ^^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는 시골에 사는 관계로 명화극장을 볼수 밖에 없었읍니다. KBS에서는 '영광의 탈출'이란 곡을 MBC에서는 '아랑훼즈협주곡'이었고, 자주 들어서 그렇게 됬는지. '아랑훼즈 협주곡'은 가장 좋아 하는 음악입니다. 열거하신 영화들은 모두 그렇게 보았고, 기억에 영영 남아 있는 영화들이죠. 열거 되지 않은 영화중 '어느날 밤에 생긴 일'은 너무 달콤하게 보아서 이 나이에도 늘 그런 사랑을 꿈꾸며 살게 합니다. '우리생애 최고의 해'는 찾을 수 있으면 구해서 올려 놓아야 겠군요. 감사합니다.
아랑훼즈...... 참 서정적인 곡......어떤 팝 가수가 편곡해서 불렀는데 (제목이 follow me 인 것 같아요. 아, 가수 이름이 뭐였더라......) 그 곡도 참 좋아했어요. ^^ 보리수님,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크린앞에서 눈시울을 적시며 보았던 영화들... 한바탕 웃고 마는 영화보다는 뭔가를 생각하게 해주고 감동을 주는 영화가 오래 기억에 남더군요 ^-^ 기회가 된다면 보고 싶네요..
하늘색꿈님, 꼭 보세요~~~ ^^ 잔잔하고 애틋한 사랑의 감정이 영화 전반에 흘러요... 그리고 해피 엔드.......
와 한버 ㄴ 봐야 겠네요
좋아요~~
좋은 글 감상 잘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