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필(減筆): 수묵화의 한 화법. 붓질의 횟수를 극도로 줄이고 형상을 생략하여 그 본질을 표현한다. 당 말 오대의 일격(逸格) 화가에서 시작되어 송대에 널리 행하여졌다.
2) 갈필(渴筆): 먹의 사용을 억제하고 물기가 없는 붓을 문지르듯 그리는 기법. 고필(枯筆) 또는 찰필(擦筆)이라고도 한다. 먹을 듬뿍 묻힌 윤필(閏筆)은 속된 것으로 여긴 데 반해 초속적(超俗的)인 기풍을 표현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3) 구륵법(鉤勒法): 동양화에서 선으로 윤곽선을 그리는 법. 윤곽선으로 두른 면을 채색으로 메우는 채색화법은 구륵전채(鉤勒塡彩)라고 하는데 동양화의 전통적인 기법이다.
4) 몰골법(沒骨法): 동양화의 채색화법의 일종. 형체의 윤곽선을 사용하지 않고 색채의 농담만으로 그린다. 수묵화의 수법과 비슷하나 묵 대신에 채색을 사용한다.
5) 금벽산수(金碧山水): 산수화의 한 형식. 청록산수의 산이나 바위의 윤곽선 내측에 금니(金泥)의 선을 첨가하거나 혹은 금니의 주름을 잡히도록 한 것.
6) 남송원체화(南宋院體畫): 중국 남송 화원의 화풍. ‘남송 화원회화의 형태’라는 뜻. 남송 화원에서 산수화는 이당(李唐)의 영향 아래 마원(馬遠), 하규(夏珪)의 양식이 성립하였고 화조(花鳥畫)에서는 북송 휘종 화원 양식으로 공필법에 남송적 구도법을 가미하였으며 이안충(李安忠), 이적(李迪)을 대표로 들 수 있다.
7) 남종화(南宗畫): 중국 명대에 동기창(董其昌)이 화가의 계통을 크게 직업화가 화풍과 문인화풍으로 나누었는데 이들을 각각 북종화와 남종화라 불렀다. 남종화는 대체로 수묵과 담채(淡彩)를 사용하여 문인 사대부들이 여기(餘技)로 그린 간일하고 온화한 문기(文氣)를 표현하는 그림으로 문인화와 같은 뜻으로 해석된다.
8) 북종화(北宗畫): 중국 명대의 동기창(董其昌), 막시룡(莫是龍) 등이 제창한 남북양종론 가운데 하나. 남종화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당의 이사훈(李思訓)을 대표로 하는 전문 직업화가의 계보로서 문인화가와 차별하기 위해 설정되었다. 화풍상의 특색은 기교와 형사(形似)를 중시하고 산수의 일각을 강조하는 구도와 부벽준(斧辟皴)과 같은 강한 필선을 사용한다.
9) 백묘화(白描畫): 선묘 본위의 묵화를 이르는 백화(白畫)를 말하며 원대 이후에 백묘화라 칭했다. 채색화의 밑그림이나 고묘 등 미완성품도 포함되나 본격적인 백화는 채색을 버리고 묵선만으로 완성한 것이다.
10) 백화(白畫): 고대 중국에서 종이가 발견되기 전에 명주 위에 그린 그림. 글을 쓴 것은 백서(帛書)라 한다. 대개 무덤 속의 관을 덮고 있는데 내용은 당시의 사후세계관을 반영하고 있다. 초나라의 중심인 호남성 장사 부근에서 주로 출토되며 정국 말기에서 전한대에 걸쳐 있다.
11) 변각(邊角)의 경(景): 중국 남송 화원의 마원(馬遠), 하규(夏珪)파의 산수화에서 볼 수 있는 화면형식. 이른바 ‘잔산잉수(殘山剩水)’로 화면의 좌, 우, 아래 구석으로 몰리게 그림을 그려 중앙, 위 부분에 상당한 여백을 만들어서 시각적 여운을 남긴다. ‘마일각(馬日角)’, ‘하일변(夏一邊)’이라고도 한다.
12) 사신경(四神鏡): 중국 동경(銅鏡)의 일종. 사신(四神)을 주무늬로 하는 것인데 사신은 동의 청룡, 서의 백호, 남의 주작, 북의 현무 등 사방(四方)을 상징하는 동물을 이른다.
13) 사의(寫意): 동양화에 있어서 정신성(精神性)을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寫實)을 의미하는 형사(形似)에 대치되는 말로, 특히 문인화에서는 형사보다 우선한다고 한다.
14) 형사(形似): 동양화에서 대상의 모양과 비슷하게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사의(寫意)에 대립되는 말로 화육법(畫六法)에 있어서 제3의 ⌜응물상형(應物象形)⌟이 이에 해당함. 화가의 주관이나 전통성이 중시되는 문인화에서는 형사는 일반적으로 경시된다.
15) 삼원(三遠): 동양화의 산수화에 있어서 원근법과 화면의 구성원리. 북송의 곽희(郭熙)가 지은 《임천고치집(林泉高致集)》에 나타난 것으로 고원(高遠), 심원(深遠), 평원(平遠)을 이른다. 밑에서 산정을 쳐다 보는 법을 앙시(仰視)라 하는데, 이는 고원에 속하며 우뚝 솟은 기세를 나타내준다. 심원에는 산골짜기를 통하여 후방을 엿보는 방법인 수평시(水平視)가 있으며 산들이 몇 겹으로 포개져서 보인다. 평원은 가까운 산에서 먼 산을 바라보는 방법인 부감(府瞰)으로서 멀리 쳐다 보이는 효과가 있다.
16) 선염(渲染): 먹색의 농담에 의해 입체감을 나타내는 음영법.
17) 세밀화(細密畫, miniature): 세밀한 묘법으로 제작된 소형의 그림. 보통 미니어처의 번역어로도 많이 쓰이나 사본(寫本)을 장식하는 삽화나 장식화를 가리키는 미니어처와는 뜻이 다르다.
18) 쌍구(雙鉤): 서화나 문자의 윤곽을 가는 선으로 묘사하는 것. 법서(法書)를 돌과 나무에 새길 때 이 방법에 의하고 또한 쌍구 속에 먹을 채우고 묵서처럼 보이게 하는 방법을 쌍구전묵(雙鉤塡墨)이라 하고 이 방법에 의한 복제품은 탑본이라 부른다. 특히 집필법(執筆法)에서는 엄지손가락과 검지 및 중지로 필관(筆管)을 가지는 방법도 쌍구라 한다.
19) 이시동도법(異時同圖法): 육조 시대 화법의 하나. 일어난 시기가 다른 여러 장면을 한 화면 안에 함께 그리는 것을 말한다. 대개 당대 이후 한 화면에 한 장면을 그리게 되었다.
20) 준법(皴法): 산수화에서 산이나 들의 표면질감을 나타내기 위하여 가하는 필법. 중국 고대의 산악무늬를 구성하는 평행곡선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데 전성기의 당나라 때 일어난 산수화의 자연주의적 경향에 의해 다양화되었으며 오대 북송의 각지에서 나타난 산수화가들이 각각 실제 경치를 표현하면서 양식화가 진보되었다. 북송 말기에 각종 준법의 명핑이 나타나고 원말에 문인화풍이 성립된 이후부터 종류가 증가하여 명말 청초의 화론에는 우점(雨點), 부벽(斧劈), 피마(披麻), 해색(解索), 우모(牛毛), 귀면준(鬼面皴) 등 30종 이상의 준법이 나타난다.
21) 청록산수(靑綠山水): 중국 산수화의 한 형식. 산악을 명확한 구릉선으로 형상화하여 멀리 있는 산은 군청계, 앞산은 녹청으로 채색한다. 산정과 산골의 능선에는 녹청색에다 다기 군청을 겹혀 칠하는 수가 많고 금(金泥)를 병용하는 일이 있어 금벽산수라고도 한다.
22) 화권(畫?): 중국의 두루마리식 회화. 세로보다 가로의 길이가 긴 족자를 말함. 백화(帛畫)시대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데 두루마리를 풀어감에 따라 화면이 전개되어 공간적 표현에 시각적인 표현까지 가해지는 효과를 냄. 그러나 육조 시대에서는 서사적인 단락을 지을 때마다 화면을 구분, 단절시키는 경향이 짙었다.
23) 화육법(畫六法): 중국 남북조 시대, 남제의 사혁(謝赫)이 펴낸 《고화품록》에 나타난 회화의 제작, 감상에 필요한 여섯 가지 규범. 제1의 ‘기운생동(氣韻生動)’은 기(氣)의 약동을 뜻하고 대상을 생생하게 그리는 것. 제2의 ‘골법용필(骨法用筆)’은 확실한 필선으로 그리는 것. 제 3의 ‘응물상형(應物象形)’은 형사(形似) 즉, 묘사. 제 4의 ‘수류부채(隨類賦彩)’는 채색. 제5의 ‘경영(經營位置)’는 포국(布局) 즉, 화면구성. 제 6의 ‘전이모사(傳移模寫)’는 고화의 모사를 말한다. 이 중에서 제 1, 2사항은 중국 회화의 특색과 관계가 깊다. 6법의 규범은 후세까지 지속되었으나 대상본위의 외면적인 기운의 의미는 당대 중기(8세기 후반) 이후 사의(寫意)라는 내면적 표현의 존중으로 변화하며 새로운 회화의 전개를 보게 되었다.
24) 화찬(畫籫): 동양의 회화에서 그림 중에 써넣은 시문류(時文類). 화가의 친구나 지인 등 동시대의 사람이 쓰는 경우도 있고 후대의 감상자나 소장자가 쓰는 경우도 있다. 화가 자신이 써 넣은 것은 자화찬이라 하고 초상화의 주인공이 찬을 쓴 것은 자찬상이라 하여 양자를 ‘자화자찬’이라 부른다.
◆ 김민하 조사
1. 난엽묘 (蘭葉描)
수묵에서 인물의 옷 무늬를 그리는 방법. 온화하게 그리기 시작하여 도중에 완만하게 넓혔다가 붓을 뺀다. 묘선이 부드러운 난초의 잎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남송의 선종수묵화에서 자주 쓰이는 기법으로써 백묘화(白描畫)에서 옷무늬를 그리는 기법에 다시 수묵화적인 표현을 가미하여 완성한 것인 듯하다. 목계의 작품인 <관음도>에서 전형적인 기법을 볼 수가 있는데, 일찍이 당대의 오도현이 이러한 옷 무늬의 묘사 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응용한 기법에 유엽묘, 죽엽묘가 있다.
2. 금니(金泥)
금니랑 금박이나 금가루를 아교에 푼 것을 말하며, 금니화(金泥畵)란 금니를 회화기법에 응용한 것이다. 금니화는 오랜 전통을 가진 동양화의 한 형태로 과거 왕실이나 사대부 계층에서 성행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사라졌다. 북한 화단을 대표하는 만수대창작사 조선화창작단은 최근 역사적 자료에 대한 고증과 연구를 통해 “조선금니화”라는 새로운 회화기법을 창작해냈다. 순금을 사용하는 만큼 어느 회화 작품보다 광선효과가 좋은 것이 특징이며 변색되지 않아 영구히 보존될 수 있다.
3. 진채, 담채, 양채, 암채, 이채
진채란 단청에 쓰이는 불투명 안료를 가리키는 말로서 조선시대에는 거의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하여 사용하였다. 진채는 당시에 매우 고가이었음으로 궁궐단청이외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하기도 하였는데, 화학안료가 들어오기 시작한 일제 강점기 이전까지 단청이나 탱화의 주된 채료로 이용되었다. 또한 당채란 역사적으로 중국에서 수입된 진채안료 또는 모든 채료를 가리켜 부르게 된 용어이다.
양채란 서양에서 들어온 물감을 일컫는 말로서 양록, 양청, 양홍, 양주의 총칭이다. 따라서 중국의 당채와 상대적 비유로서 붙여진 이름임을 알 수 있다.
암채란 광물질을 미세한 가루로 분쇄한 것을 말하는데, 다른 말로 석채라 부르기도 한다. 암채는 매우 비싸고 물이나 접착제에 용해되지 않기 때문에 단청의 안료로서는 적합하지 않다. 또한 이채는 다른 말로 분채라 하기도 하는데, 물이나 접착제에 잘 용해되기 때문에 단청의 안료로서 적합하다. 역사적으로 건물의 단청안료에 줄곧 사용되어온 것이 곧 이채성분의 안료이다.
4. 수비법(水飛法)
원래 수비란 사전적으로 곡식가루나 안료, 그릇을 만들 흙 따위를 물속에 넣고 휘저어 잡물을 없애는 것을 말하며,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 수비장이라 한다. 따라서 단청안료 가운데 특히 흙이 주성분인 황토나 백토(고령토)를 채취하는 일에 이러한 수비법이 이용된다. 황토의 수비법은 간략 하자면, 우선 고운 빛의 황토를 채취하여 큰 용기에 넣고 물을 충분히 휘저으면 붉은 황토빛의 흙탕물이 된다. 그 다음 용액 위에 뜬 각종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황토용액을 대형의 항아리에 옮겨 부어 그대로 놓아두면 황토입자는 가라앉고 맑은 물만 위에 뜨게 된다. 그 물을 천천히 따라 버리면 밑에 가라앉는 앙금만 남게 되는데, 그것을 건조시킨 후 분쇄하여 고운 체에 걸러서 미세한 황토분을 만든다.
5. 수정말, 호분
모두 흰색을 표현하는 안료이다. 수정말은 수정원석을 분말로 만든 것이고 분말이 고우면 고울수록 불투명이 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고 보통 석채와 혼합해서 많이 쓰인다.
호분은 조개껍질을 분말로 만든 것으로 분채화의 흰색이고, 오랜 시간이 흐를수록 백색도가 더 좋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6. 백토
옛날부터 도자기 재료로 많이 쓰였다. 이 백토를 쓰려면 물로 잘 씻어서 정제해야 한다. 피복력은 보통이며 착색력도 약한 편에 채색 용도로는 많이 쓰이지 않는다. 종류로는 순백 외에 약간 황색기가 있는 것도 있고, 적색기가 있는 것도 있다. 비중은 호분보다도 무거우며 불투명색이다.
7. 연백
이 색은 유화에서 많이 쓰이는 실버 화이트인데 피복력은 있으나 유해성분이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하고, 주(유화수은으로 된 붉은색)나 카드뮴계의 황색과 혼합하면 흑변하기 쉽다. 동양화 채색으로서 안심하고 쓰기는 어려운 안료이다.
8. 운모
운모는 대개 화강암층에서 채취하는데 광택도 잘 나고 비중은 가벼운 편이다. 그러나 붓에 잘 묻지 않고 아교물과 혼합하여도 떨어지기 쉬우므로 쓰기가 어렵다.
9. 겹먹법(적묵법)
겹먹이란 엷은 먹과 중먹, 그리고 짙은 먹이 층층이 겹쳐지게 그림으로써 산수화를 그리는데 중후한 맛을 내는 먹 쓰는 방법으로 널리 쓰이는 법이다. 먼저 칠한 먹이 마른 뒤에 두 번째 먹을 쓰는데 먼저 칠한 먹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그 위에 또 먹을 쓰면 파묵이 되어 번져버리므로 마른 위에 겹쳐 그려야 한다. 그러므로 이 겹쳐 그리기를 할 때는 급하게 쓰거나, 아교가 칠해 진하게 서둘러서도 안되고, 화면에 너무 많이 쓰면 과중하므로 적당히 써야한다. 겹바림과 동일하나 겹바림은 물감도 사용하므로 넓은 의미이고, 겹먹은 먹색의 겹침을 뜻한다.
10. 거품먹(지묵법)
반수지에 먹물을 약간 두텁게 칠해 놓으면 천연적인 윤곽선이 형성되는데 더러는 바위의 이끼라든지 강이나 바닷가의 젖은 모래밭이나 뻘을 그리는데 이 법을 사용한다. 획이 아니고 젖어서 생긴 거품자국처럼 자연적인 형상을 거품먹 법이라 한다.
11. 먹 번짐(파묵법)
먹 번짐이란 준이나 윤곽을 짙은 먹으로 그린 다음 물기가 마르기 전에 재차 엷은 먹으로 덧칠하면 먹 번짐이 된다. 또 엷은 먹으로 그린 뒤에 다시 짙은 먹으로 적당한 곳에 덧칠하면 먹 번짐이 된다.
12. 먹퍼짐법(발묵법)
먹퍼짐이란 화가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의도에 따라 필의(筆意)에 얽매이지 않고 먹물의 유동적인 성질을 이용함으로써 짙음과 엷음이 혼화(混和)되는 자연스러운 운치가 있는 것으로 먹물을 쏟아 부은 듯한 분위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채묵화를 그릴 때 흔히 초벌 그림에 사용한다.
13. 먹날림(비묵법)
먹날림법이란 붓질 하는 도중에 비백이 생기게 함으로써 요철을 강조하거나 흑, 백의 대비로 긴장감의 효과를 더해주게 되어 그림에 생동감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또는 우유나 백반물로 나타내고 싶은 비백을 자연스런 흩붓(파필)으로 그린 뒤 그 부분이 완전히 건조한 다음 진한 먹이나 엷은 먹으로 붓질하면 재미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기교는 잘못 사용하면 천박해지므로 숙련이 필요하다.
14. 물 먹인 먹(잠묵법)
물 먹인 먹이란 먼저 붓을 깨끗이 빨아낸 다음 붓촉의 뿌리 부분에는 맑은 물을 적시고 붓촉의 끝부분에만 짙은 먹이나 중먹을 묻힌 다음 다시 붓촉의 끝에 살짝 맑은 물을 찍어 붓질하는 것이다. 점 혹은 선을 그리면 짙음과 엷음의 변화가 생기는데 먹빛이 윤택해지고 입체적 감각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이 물 먹인 먹은 사의 화조화(寫意 花鳥畵)에 가장 많이 쓰이는 법이다.
15. 청록산수
여러 종류의 안료로 채색된 산수화, 산을 청색 계열과 녹색 계열로 채색했기 때문에 생긴 명칭이다. 먼 산은 군청색 계열로, 앞쪽의 주산(主山)은 녹청 계열로 채색되는데, 산꼭대기나 산주름의 능선에는 녹청 위에 다시 군청을 덧칠하는 일이 많으며, 금니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는 금벽산수라고 부른다. 이사훈, 이소도 부자에 의해서 양식적으로 완성된 명확한 구륵선에 의한 산수와, 명말의 일부 화가에 의해서 부흥된 몰골에 의한 산수는 청록산수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수묵산수화가 보편화된 당말 이후로 청록산수는 회고적, 복고적인 회화로 취급되어 회화에 복고의 바람이 불 때마다 당대의 청록산수는 그 전거가 되었다.
16. 칠화(漆畵)
옻칠로 그림을 그려 넣은 것으로, 주로 주, 황, 녹, 남, 흑색을 띤다. 바탕재에 두 번 정도 연하게 칠한 후에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색칠을 계속적으로 되풀이 하여 채화가 은은하게 나타나도록 한다. 중국에서는 춘추전국 시대부터 비롯되었고 한 대에는 몇 가지 색을 사용한 칠화가 크게 발달했다. 한국에서는 낙랑군 채협총(彩篋塚)에서 출토된, 죽세공 상자에 칠도장하고 그림을 그린 채협이 진기한 예로서 신라시대에 들어 칠화가 성행했다. 1965년에는 산서성 대동에 있는 북위의 사마금룡의 묘에서 목판칠화병풍이 발견되기도 했다.
17. 단선점준(短線點皴)
조선 초기 산수화에 쓰인 준법의 하나. 가늘고 뾰족한 붓끝을 화면에 살짝 대어 끌거나 점을 찍듯이 하여 짧은 선이나 점의 형태를 이룬 것이다. 산이나 언덕의 능선 주변 또는 바위 표면에 집합적으로 가하여 질감과 양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조선화단에서만 쓰인 고유한 준법이다. 단선점준은 원래 개별적인 필획이나 필흔이 드러나 보이지 않던 안견의 필법이 계승되어 15세기 후반 경부터 그의 영향을 받은 화가들에 의해 점차 필획이 개별화되어 16세기 전반, 특히 1530년대에 가장 유행하면서 그 전형을 이루었다. 16세기 후반부터는 가늘고 길며 부드러운 필선에 가까운 형태로 변모하여 16세기말까지 지속되었으며, 각종 궁중행사도 등 보수성이 강한 기록화에서는 17세기 후반까지도 사용되었다. 단선점준은 15~16세기의 조선적 화풍형성과 발달의 중요한 사례이며, 이 시기 작품의 연대판정과 양식변천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이다.
18. 사의(寫意)
외형보다는 내재적인 정신이나 의취를 표현하는 것. 동양화에 있어서 사실을 의미하는 형사(形似)와 대조되는 용어이다. 송대에 수묵화가 극도로 발전하게 되면서 정립된 개념으로, 물상의 이치와 섭리를 터득하고 흉중구학의 경지를 표풀해 내는 것을 이른다. 송대의 문인 소식은 “형사로만 그림을 논하면 식견이 아이들과 다름없다”고 말함으로써 형사보다 사의를 중요시했다. 즉 문인화가들은 회화 창작시 회화상에 사의가 내포되는 것을 매우 중요시했는데, 이러한 송대의 문인화론 전개 과정 속에서 사의는 중요한 개념으로 발전해 왔다. 한국의 문인화가들도 중국 문인화론의 영향 속에서 이러한 경지를 획득하는 것을 회화창작의 목표로 하였다.
동양회화 기법 용어. 속칭 조필(粗筆)이라 하여 공필과 대비되는 말이다. 조방한 필묵을 사용하여 간략하게 대상의 형상과 신운(神韻)을 그리는 화법을 이른다. ‘사(寫)’ 는 대상의 형체를 표출해 내는 것이고, ‘의(意)’는 객관대상의 정신과 본질을 담아내는 것이다. 나아가 작자의 문화소양과 정신기질을 표현해 내는 것이기도 하다. 사의는 인물이나 산수, 화조화를 그릴 때 사용된다. 남송의 양해, 법상과 명대의 진순, 서위, 청대의 주답 등이 이 기법에 뛰어났다. 송대의 한졸은 “붓을 놀리는 데는 쉽고 간단하게 하면서도 뜻을 완전히 표출해내는 것이 있고, 교묘하고 치밀하여 자세히 묘사하는 것이 있다”고 말했는데 전자가 바로 사의를 가리키는 것이다.
19. 추사파
조선 말기에 활약한 선비화가인 추사 김정희(1786~1856)를 중심으로 한 화파. 주희룡, 허유, 전기, 권돈인, 이하응 등이 추사파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문기와 사의를 존중했던 이들 경향은 조선말기 화단에서 남종 문인화를 성행케 하는 계기가 되었다. 반면 조선 후기에 풍미했던 진경산수와 풍속화를 쇠퇴시키는 한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20. 정선파(鄭歚派)
조선시대 후기에 정선(1676~1759)의 진경산수화풍을 따랐던 일련의 화가들을 일컫는다. 화풍의 특징은 정선의 <금강산도>에서 주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수직준법과 미점의 능숙한 사용 등으로 강희언, 김윤겸, 최북, 김석신 등 18세기 후반까지 많은 화가들이 정선파의 화풍을 계승하였다. 19세기 이후 추사파의 부상 등으로 인해 급격히 쇠퇴하였으나, 금강산을 소재로 한 민화에서 그 잔영을 볼 수 있다.
◆ 송하림 조사
감필묘(減筆描)
붓을 더 이상 줄일 수 없을 만큼 적게 사용한 최소한의 선(線)으로써 그리는 기법이며, 자유분방하고도 재빠른 속도로 다루어진다. 주로 선승화가(禪僧畵家)들에 의해 애용되었고 남송(南宋)의 양해가 전통을 확립시킨 것으로서 인물화를 사의적(寫意的)으로 표현할 때 많이 사용된다.
건필(乾筆)
물기가 거의 없는 마른 붓을 말하며 이런 상태에서 먹을 찍어 발라 사용한다. 원대(元代)이후의 남송화가(南宋畵家)들이 많이 애용하였다.
계화(界畵)
자를 이용하여 정밀하게 그리는 그림으로 건물을 그릴 때 주로 사용된다.
고원(高遠)
산수화의 원근법인 삼원(三遠)중의 하나로서 산의 밑에서 높은 봉우리를 올려다 볼 때의 모습이다. 산의 높이를 강조 할 때 사용되며 삼원 중에서 가장 보편적이다. 이때의 산의 모습은 험준하고 가파르며 분명하다.
공필(工筆)
표현하려는 대상물을 어느 한구석이라도 소홀함이 없이 꼼꼼하고 정밀하게 그리는 기법으로 외형묘사에 치중하여 그리는 직업 화가들의 작품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사의(寫意)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관(款) [ 관지(款識), 관서(款署), 관기(款記)]
그림을 그리고 거기에 작가의 이름과 함께 그린 장소나 제작일시, 그리고 누구를 위하여 그렸는가를 기록한 것이다. 이 기록의 필치나 위치는 그림의 한 부분으로서 중요한 구실을 한다.
광태사학파(狂態邪學派)
15세기 후반과 16세기에 활동했던 명대절파(浙派)후기의 오위(吳偉)와 장로(張路), 장숭(莊嵩)과 같은 일군의 직업 화가들의 화풍을 가리킨다. 이들이 몹시 거치고 강렬한 필묵법을 사용해서 그린 그림의 경향을 당시의 문인화가들이 미치광이 같은 사학(邪學)이라고 비난하여 부른데서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구륵(鉤勒)
형태의 윤곽을 선으로 먼저 그리고 그 안을 먹이나 채색으로 메우는 기법이다. 몰골화(沒骨畵)에 대치되는 수법이다.
금은니(金銀泥)
금이나 은가루를 아교물에 개어 만든 안료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흰 바탕의 종이 등에서는 효과를 제대로 낼수 없으며 감지(紺紙)와 같이 어두운 바탕에 사용되어 독특한 효과를 낸다. 주로 사경(寫經)과 같은 종교용에 많이 사용되었으며 일반서화에도 간혹 쓰여 졌다. 은니는 나중에 변질되는 결점이 있다.
김정희파 (金正喜派)
조선왕조말기의 문인화가인 김정희와 그를 추종하였던 조희룡, 허유, 전기등이 그 대표적인물들이다. 이들의 화풍은 남종문인화를 숭상하였다.
낙관(落款)
낙성관지(落成款識)의 준말로서 서화(書畵)에 마무리를 짓기 위해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쓰고 인장(印章)을 찍는 행위를 말한다.
남송원체 화풍 (南宋院體畵風)
궁정 취향에 따라 화원을 중심으로 이룩된 직업 화가들의 화풍을 말하며 궁정의 유행이 때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일정한 양식(樣式)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남송원체 화풍; 남송시대에 강남지방의 온화한 기후와 나지막한 산, 그리고 물이 많은 특이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이룩한 화원의 화풍을 말하며 그 중에서도 마하파화풍이 전형적인 것이다.
남종화(南宋畵)
중국 회화를 명대(明代)의 동기창(董基昌)과 막시룡(莫是龍)등이 당대 선종의 남북분파에 따라 구분지은 데서 생긴 명칭이다. 남종화는 대체로 인격이 높고 학문이 깊은 선비가 여기(餘技)로 수묵(水墨)과 담채(淡彩)를 써서 내면세계의 표출에 치중하여 그린 간일하고 품격 높은 그림을 말한다. 원말(元末) 이후로는 남종호가구도나 준법, 필법, 수지법 등에서 일정한 화법사의 형식화 이루어졌으며 이것을 문인화가뿐만 아니라 직업 화가들도 본받아 그렸었다.
구인묘(蚯蚓描)
지렁이 같은 구불구불한 선으로 그리는 옷 주름의 한 묘법(描法).
국화점(菊花點)
나무 잎 묘법의 일종. 가늘고 자잘한 세선(細線)으로 국화가 활짝 핀 것 같이 8번 혹은 9번을 돌려 찍는 수법이며 주로 근경의 나무를 그릴 때 이용한다.
금릉팔가(金陵八家)
명조가 청에 망하자 명조 황실 출신의 많은 이들이, 이(異)민족의 통치에 반발하여 심산유곡에 숨어 들어가 살면서, 자신들의 꿋꿋한 지조를 회화로서 표현하기에 이른다. 그 화풍은 각기 개성과 독창성에 있어 시대를 초월한 감이 있으므로 금릉팔괴(金陵八怪)라 부르기도 한다. 이들은 대개 금릉 출신이거나 그 지방에 숨어 지낸, 팔대산인(八大山人), 석도(石濤), 석계, 매청, 공현, 사사표, 홍인, 전산을 말한다.
금벽산수화(金碧山水畵)
청록산수화(靑綠山水畵) 혹은 북종산수화(北宗山水畵)라고도 한다. 작품은 장식성이 짙고, 고전적이며 채색법이 매우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당대의 이사훈이 대표적인 화가이다.
단필마피준법(短筆麻皮)
짧은 마(痲)를 풀어 놓은 듯한 약간 거친 느낌을 주는 준으로 부서지고 각진 바위나 산봉우리의 효과를 낼 때 주로 쓰인다. 남당(南唐)거연(巨然)의 작품에서 잘 볼 수 있다.
대부벽준법(大斧劈)
큰 도끼로 찍었을 때 생기는 단면과 같은 모습의 준으로 붓을 기울인 자세로 쥐고 폭 넓게 끌어 당겨 만든다. 수직의 단층이 더욱 부서진 효과를 낼 때 사용하며 남송의 이당(李唐), 마원, 하규 등이 애용했다.
말각조정(抹角藻井)
벽의 네 벽을 좁혀서 덮는 천정가구법(天井架構法)으로 흑해 연안에서부터 근동(近東) 중앙아시아와 중국에 걸쳐 분포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에 고구려에서만 축조되었다.
네 벽 위에 각 중앙점에서 인접 격의 중앙점과 연결되는 삼각형공간을 돌로 덮어서 네 모서리를 줄이면 천정면적이 반으로 줄어들게 되는데 이 방법을 반복하여 마지막 공간을 판석으로 덮는 가구법이다. 완성된 천정을 실내에서 쳐다보면 정사각형 속에 마름모꼴이 있고 그 속에 다시 정사각형이 있는 모양이 된다.
소혼점(少混點)
붓끝으로 찍는 파원형의 작은 점으로 흐리고 진한 것을 뒤섞어 혼란하게 그린다. 산이나 바위, 나뭇잎 등의 묘사에 폭넓게 사용된다.
◆ 이경은 조사
1. 갑골문(甲骨文)
龜甲(귀갑)과 獸骨(수골), 즉 거북이 껍질과 짐승들의 뼈에 새겨진 문자를 말하며 契文(계문), 卜辭(복사), 龜甲文字(귀갑문자), 殷墟文字(은허문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商殷(상은)시기, 즉 기원전 16~11세기에 점을 친 내용과 吉凶(길흉)을 거북이 등껍질과 소뼈등 짐승의 뼈에 새겼던 것인데 대체로 윗부분은 점괘를 쓰고 아랫부분은 점괘와 관련된 내용의 문자를 썼다. 중국 하남성 안양의 小屯村(소둔촌)의 殷墟(은허) 유적지에서 1899년에야 처음 발견되었으며 1904년에는 고증과 번역을 시작하였고 다시 1928년에 수차 발굴되어졌다. 전체 발굴된 갑골은 10여만 편에 이르며 글자수는 4,600자 좌우가 되고 그 중 1,700여자는 해석이 가능한 글자이다. 漢字(한자)의 유형중 가장 오래된 古字(고자)이며 아직 완전한 필획의 형태를 갖추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으나 상당히 진보된 문자로 평가받고 있다.
2. 개자원화전(芥子園畵傳)
중국 淸代(청대)에 출간된 木版本畵譜(목판본화보)로서 모두 3集(집)으로 되어 있다. 제1集(집)은 王槪(왕개)가 명대 李流芳(이유방)의 畵槁(화고)를 기초로 증편하여 강희 18년(1679년)에 채색 목판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山水譜(산수보)에는 石法(석법)11식, 皴法(준법)14식, 樹法(수법)19式(식)등이 상세하게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2集(집)은 蘭(난), 竹(죽), 梅(매), 菊(국) 四譜(사보)로서 8권으로 되어있다. 諸昇(제승), 王質(왕질)이 그림을 그렸고, 慨王(왕개), 王蓍(왕시), 王臬(왕얼)이 논증하였다. 3集(집)은 花卉(화훼), 草蟲(초충), 花木(화목), 새 등의 畵譜(화보) 등이 4권에 걸쳐 왕씨 형제에 의해 편증되어졌으며 2,3집 모두 강희 40년(1701년)에 칼라 목판인쇄로 간행되었다. 개자원이라는 명칭은 그들의 心友(심우)였던 李漁(이어) 南京(남경) 별장에서 비롯되었다.
3. 굽타미술(Gupta)
320년에서 카나우의 하르샤바르다나(Harsavardhana․계일왕)이 집권하는 606~647년까지의 인도미술을 말한다. 원래는 동부와 북부지방에서 일어났으며 마투라와 사르나트를 중심으로 불교예술을 흥성시켰고 고전적 미감을 바탕으로 하여 석굴사원의 2기 전성기를 이루었다. 아잔타는 그 대표적인 예가 되며 5-6세기에 최고봉에 이르렀다.
4. 금릉팔가(金陵八家)
명대 말엽 청대초엽에 南京(남경)에서 활약하던 8명의 작가들을 말한다. 龔賢(공현1599~1689), 樊圻(번기), 高岑(고잠), 鄒喆(추철), 吳宏(오굉), 葉欣(섭흔), 胡造(호조), 謝蓀(사손) 등이 바로 그들이며, 그들이 활약하던 시기는 대체적으로 명대말 天啓(천계), 崇禎(숭정)에서 청대초기 강희년간에 속한다. 그들은 모두가 懣州族(만주족)에 의한 淸(청)의 건립이라는 격변기 속에서 금릉을 중심으로 時(시)․畵(화)를 즐겼는데 거의가 다 明(명)․元代(원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선인들의 古法(고법)으로부터 크게 영향받지 않고 덕자적인 시각에 의해 자연관을 해석하였다. 그러므로 자연 많은 寫生(사생)을 통한 숨김없는 회화관을 이룸으로써 17세기의 변형주의 사조를 형성하였다. 또한 이들은 漢人(한인)의 文士(문사) 신분으로서 일면에서는 만주족이 건립한 淸(청)에 대해 無言(무언)의 항변을 계속하였던 묵시의 심경으로 묵필을 가까이 하였는데, 그중 龔賢(공현)은 가장 리더격인 인물이었다. 그의 詩文集(시문집)으로는 「香草堂菤(향초당권)」이, 화론으로는 「畵訣(화결)」, 「「柴丈畵說(시장화설)」, 「半千課徒畵說(반천과도화설)」 등을 저술하였으며, 取證(취증), 造物(조물), 幻景(환경)등으로 이어지는 雄建(웅건), 蒼翠(창취)한 회화 경지를 이루었다. 한편 淸代(청대)張庚(장경)은 「國朝畵徵錄(국조화징록)」에서 八家(팔가)에 대한기록을 남겼는데, 그 작가들은 陳倬(진탁), 吳宏(오굉), 樊圻(번기) 鄒喆(추철), 蔡霖淪(채림륜) 李又李(이우리), 武丹(무단), 高埁(고잠)이다.
5. 남화파(南畵派)
일본에서는 文人畵派(문인화파)로 이해되어지며 南畵(남화)는 明代(명대) 말엽 華亭三名士(화정삼명사)에 의해 제창된 南北分宗論(남북분종론)에서 南宗畵(남종화)를 지칭한다. 18세기 경에 유입되기 시작하여 19세기까지 日本化의 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당시 강한 농채 위주인 장식적 취미의 日本畵만이 주류를 이루었던 일본화단에 수묵을 위주로 하면서 그 나름대로의 文人氣(문인기)를 가미한 독자적인 스타일을 정착시켜갔다. 池大雅(지대아) 與謝無村(여사무촌)은 대표적인 작가들 이었으며 用墨(용묵)과 用筆(용필)의 각종 기법을 자유분방하게 구사하였다. 19세기에 들어서 南畵는 京都派의 주축을 이루는 화맥을 형성하는데, 巨人으로 지칭되는 富岡鐵齋(부강철재․1836-1924)는 그 대명사로 불리워졌다. 그는 중국의 어느 명가에도 못지 않는 豪放(호방)한 墨戱(묵희)로 대담한 逸氣(일기)를 이루었다. 1896년에는 「日本南畵協會」가 창립되었으며, 小用千甕(소천천옹), 水越松南(수월송남) 등은 1921년 이후의 맴버들인 松林桂月(송림계월), 矢野橋村(시야교촌), 河野秋(하야추), 西田王當(서전왕당), 河口樂土人(하구락토인)등과 함께 南畵배격사조에 대항하였다. 그러나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는 그 자취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문인기를 바탕으로 한 수묵사조는 퇴조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분은 섬세한 도서민적인 일본 취미에 흡수되어져버렸다.
6. 대련(對聯)
서로 연관된 두폭의 글씨나 그림을 말하며 대체로 좌우 양쪽으로 짝을 맞추어 걸어두게 되며, 글씨의 경우는 정반대 되는 내용을 쓰거나 서로 긴밀하게 연관된 글귀를 쓰는 등 좌우의 균형을 이루게 된다. 벽면의 對聯위치에 있어서는 물론 글씨나 그림만을 대칭되게 걸어두는 경우도 많으나 때로는 양쪽에는 글씨를, 중심에는 걸맞는 그림을 걸기도 하며 혹은 그 반대로 중심에 글씨를 좌우에 그림을 걸기도 한다.
7. 대화회(大和繪)
일본어로는 야마모도에라고 불리워지며 외회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당회 양식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며, 平安(평안)시대(794~1185)에 일본의 풍속과 풍물들을 소재로 일본인들의 민족성이 강하게 내재된 화풍을 형성하였는데 이는 당대의 회화양식으로부터 비롯되어졌다. 이후에는 浮世繪(부세회)․우끼요에로 이어지는 이 일본 전통적 회화양식은 비교적 온아하고 우미하며 강한 색조의 장식적 위미를 내포하고 있다. 현존하는 작품으로는 「源氏物語繪卷(원씨물어회권)」, 「信貴山緣起繪倦(신귀산연기회권)」과 「扇面瀉經(선면사경)」 등이 있다.
8. 마애(磨崖)
자연적인 암벽에 음각이나 양각으로 새겨진 그림이나 문자.
문양 등을 말하며 남북조시대에 많이 새겨졌다. 불교경전을 새긴 石經(석경)에 있으며 마애묘란 바위산의 단애나 암괴를 이용하여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묘를 말한다. 마애불이란 암벽에 릴리이프 형식으로 새긴 불상 형식을 말하며 광의의 뜻으로는 석굴사원의 여러 곳에 새겨진 비교적 요철이 많은 불상이나 선사시대의 岩刻畵(암각화), 작은 벽장처럼 생긴 감 등도 포함된다.
9. 몰선주채묘법 (沒線主彩描法)
일본의 明治시기 후반기(19세기 후반)에 전통적으로 답습해 오던 線筆(선필)을 버리고 직접 채색을 가하는 기법으로써 이른바 朦朧體(몽롱체)의 주요 화법이 되었다. 장식적이고 도서민석, 일본적 민족취미를 반영하는 대표적 양식이 되었으며, 橫山大觀(횡산대관)․1868-1958), 菱田春草(능전춘초)․1874-1911)등은 대표적인 작가들로서 근․현대 일본 화단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10. 몽롱체(朦朧體)
일본의 明治시대 후반기(19세기 후반) 몰선채화 즉 筆線(필선)이 없고 직접 채색을 가하는 일본화의 화풍으로서 橫山大觀(횡산대관․ 1868-1958), 菱田春草(능전춘초․ 187401911) 등이 岡倉天心(강창천심․ 1863-1913)의 지도하에 전개 되었으며, 서양화의 外光派로부터 강한 자극을 받았다. 근대 新日本畵(신일본화)의 주류가 되기도 했으며 일본적 민족 취미를 반영한 기법으로써 점차적으로 물들여져가는 효과나 분위기를 많이 사용하였다.
11. 분(分)
산수화의 한 기법으로서 폭포를 그릴 때 폭포수의 주변에 짙은 蕉墨(초묵)의 墨筆을 가하는 것이다. 이때 分은 폭포수를 의미하는 여백, 즉 縑素(겸소)의 흰천색이나 화선지의 색과 대비되면서 전체 폭포수의 형상을 이루게 된다.
12. 불신광(佛身光)
불상의 뒷면에 그려진 빛을 말한다. 머리부분의 빛을 頭光(두광)이라고 하며, 몸체부분의 연꽃모양이나 원형을 빛을 耳光(이광), 舟形光(주형광)이라 한다. 일명 背光(배광), 後光(후광)이라고도 부르는 이 불산광은 원래는 하나의 線으로만 그려졌다가 점차 많은 유형의 문양과 색채가 가미되어져 갔으며 강한 장식성까지도 포함하게 되었다.
13. 비백(飛白)
書法(서법) 일종으로서 후한대의 蔡邕(채옹)이 귀얄로 하얀 벽을 칠해가는 장면에서 힌트를 얻어 창안했다. 글씨에 흰 귀얄흔적이 나타나며 획의 끝부분이 나부끼는 듯 한 글씨체이다. 큰 글씨에 많이 쓰이는 이 배백은 일면에서는 단순히 획 속에 흰 공백으로 남는 부분을 가리키기도 하며, 이 부분이 효과적일 경우에는 획이 날아가는 듯 뜻을 내포한다.
14. 사묵(死墨)
生墨(생묵)과는 반대되는 의미로서 죽은 墨色을 말한다. 혼탁하고 윤기나 빛이 없으면 氣韻(기운)이 없는 이 死墨은 墨의 사용이 지나치게 과다하거나 水와 墨이 깨끗지 못했을 때 자주 볼 수 있다.
15. 사절언상(事絶言象)
고대 화론에서 쓰이는 용어로서 대상을 표현할 때 고도의 내외면적 개괄능력을 겸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事絶(사절)은 대상에 대한 철저하고도 전면적인 사전이해가 필요하다는 뜻이며 言象(언상)은 形象으로서 표현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16. 수묵미학(水墨美學)
크게는 수묵화의 사상적 근간이 되어온 화론을 중심으로 한 사상범주 일체를 일컫는 말이다. 좁게는 수묵화론이나 화찬, 미술사 등과는 달리 회화사상, 회화철학을 바탕으로 한 심미의식과 예술관 창작미학, 미적사유 등을 바탕에 두면서 「수묵의 미적범주」를 연구하는 분야라고 말할 수 있다. 그 근원은 유․불․선 삼교사상으로 귀결되며 3-6세기 초엽까지 그 근원을 이룬 시기라면 6세기 초엽부터는 9세기까지 그 형성시기로 볼 수 있다. 10세기 초에서 11세기 말까지는 초기 전개시기로 볼 수 있으며, 그 이후를 중기, 후기 등으로 나뉘는 전개시기로 볼 수 있다. 중국 회화사가 宋代(송대) 이후로는 수묵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므로 해서 수묵미학은 회화사, 미술사의 가장 핵심적인 사상이라 볼 수 있으며 한국, 일본 등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17. 연환화(連環畵)
20세기 초엽 上海(상해)를 중심으로 성행하였는데 옛 說話(설화)나 故事(고사), 문학작품등을 소재로 하여 연속적인 몇 폭의 작품을 이어가면서 그리는 양식을 말한다. 그 내용 중에는 내용의 장면들을 점차적으로 전개시켜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마치 희곡 시나리오의 단면들을 연속적으로 진행시켜 가는듯한 그림들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18. 오방색(五方色)
우리나라의 전통적 색으로서 동(靑․靑龍․木) 서(白․白虎․金) 남(赤․朱雀․火) 북(黑․玄武․水) 중앙(黃上)색을 말한다. 여기에는 각기 신이 있다고 믿었고 직급과 쓰임에 따라 색을 정하여 사용하였다. 白, 黑, 赤은 재앙과 악귀를 막는 주술적인 색으로, 黃은 제왕을 상징하거나 중앙을 상징하고 靑은 희망적이고 젊은 색으로 상징되었다. 이 다섯 색은 색동저고리나 단청, 태극문양, 보자기 등 각종 전통적 공예품 등에 널리 사용되었다.
19. 이조백자(李朝白磁)
백자란 순도 높은 점력의 白上(백상)로 그릇의 모양을 만들고 長石質의 유약을 입힌 후 1,300℃ 정도로 번조한 자기를 말한다. 본래 신라 말, 고려초엽부터 번조가 있었으며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면 꽃을 피우게 된다. 그 과정은 태조원년(1392)에서 인조 말(1644)RK지의 전기, 효종원년(1650)에서 영조 27년(1751)까지의 중기, 영조 28년(1752)년에서 조선조말까지 후기로 나뉜다. 그 종류는 아무 문양이 없으며 순백색으로 제작된 「순백자」 또는 「백자」가 있으며 조선조 백자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유약을 바르기 전 回靑, 回回靑이라 불리우는 코발트 계통의 청색 안료로 그림을 그린 후 장석계 유약을 입혀 번조한 「청조백자」가 있으며, 태토에 문양이나 그림을 음각으로 새긴 후 그곳에 붉은 흙인 赭土(자토)를 메꾸고 번조한 「백조상감」이 있다. 그렇게 되면 문양은 검정색으로 나타난다. 그밖에도 「백자철화문」 「백자진사문」 등이 있다.
중국에서도 남북조시기 후기인 6C에 출현하여 唐代에는 하남, 하북 지방에서 유행했으며 형주요는 대표적이다. 조선시대에는 불교가 뒷받침이 된 고려시대의 청자와 달리 유교적 선비사상에 근거하여 백자가 거의 전시기에 걸쳐 계속적으로 제작되었으리라는 학설이 있다. 그러한 이유로 고려 청자상감의 영향을 받아 제작된 분청사기가 백자와 양대주류를 일다 16세기 후반 이후 점차 백자에 흡수되고 임진왜란을 기점으로 백자가 절대적인 확산추세를 보이는 것도 자기의 생활화라는 측면도 있겠으나 바로 그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자기의 형태가 극히 풍만한 곡선으로 이루어졌으면서도 절묘한 자연미의 극치를 머금은 미감을 이루어 흔히 「한국의 미」를 탐구하는 데 대표적인 비유가 되고 있다. 환원번조로 된 은은함과 유백색의 母胎的(유태적) 신비감 역시 순백색의 倓雅(담아)하고도 고결한 한민족의 심성이 반영되어져 있다.
20. 장벽화(障壁畵)
일본에서 많이 그려졌던 벽화로써 사찰등 건축물에 장식되어졌으며 桃山(도산)시대에 특히 전성을 이루었다. 권위와 화려함을 상징하는 이 벽화는 衝立障子繪(충립장자회), 墺障子繪(오장자회), 床壁첨付繪, 長押上小壁첨付繪 등 여러 종류가 있다.
◆ 정휘진 조사
1. 감필묘(減筆描)
붓을 더 이상 줄일 수 없을 만큼 적게 사용한 최소한의 선(線)으로써 그리는 기법이며, 자유분방하고도 재빠른 속도로 다루어진다. 주로 선승화가(禪僧畵家)들에 의해 애용되었고 남송(南宋)의 양해가 전통을 확립시킨 것으로서 인물화를 사의적(寫意的)으로 표현할 때 많이 사용된다.
2. 계화(界畵)
자를 이용하여 정밀하게 그리는 그림으로 건물을 그릴 때 주로 사용된다.
3. 공필(工筆)
표현하려는 대상물을 어느 한구석이라도 소홀함이 없이 꼼꼼하고 정밀하게 그리는 기법으로 외형묘사에 치중하여 그리는 직업 화가들의 작품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사의(寫意)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4. 관(款) [ 관지(款識), 관서(款署), 관기(款記)]
그림을 그리고 거기에 작가의 이름과 함께 그린 장소나 제작일시, 그리고 누구를 위하여 그렸는가를 기록한 것이다. 이 기록의 필치나 위치는 그림의 한 부분으로서 중요한 구실을 한다.
5. 금은니(金銀泥)
금이나 은가루를 아교물에 개어 만든 안료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흰 바탕의 종이 등에서는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없으며 감지(紺紙)와 같이 어두운 바탕에 사용되어 독특한 효과를 낸다. 주로 사경(寫經)과 같은 종교용에 많이 사용되었으며 일반서화에도 간혹 쓰여 졌다. 은니는 나중에 변질되는 결점이 있다.
6. 단필마피준법(短筆麻皮)
짧은 마(痲)를 풀어 놓은 듯 한 약간 거친 느낌을 주는 준으로 부서지고 각진 바위나 산봉우리의 효과를 낼 때 주로 쓰인다. 남당(南唐)거연(巨然)의 작품에서 잘 볼 수 있다.
7. 대부벽준법(大斧劈)
큰 도끼로 찍었을 때 생기는 단면과 같은 모습의 준으로 붓을 기울인 자세로 쥐고 폭 넓게 끌어 당겨 만든다. 수직의 단층이 더욱 부서진 효과를 낼 때 사용하며 남송의 이당(李唐)이 애용했다.
8. 대혼점(大混點)
타원형처럼 생긴 비교적 큰 점으로, 붓을 옆으로 뉘어서 혼란하게 찍는다. 무성한 여름 나뭇잎을 나타낼 때 주로 사용되며 산의 묘사에도 가끔 쓰인다.
9. 선염(渲染)
먹이나 색채로 각 단계의 점직적인 변화가 보이도록 축축이 번지듯 칠하는 기법으로 붓자국이 하나하나보이지 않게 칠한다.
10. 소부벽준법(小斧劈)
붓을 옆으로 비스듬히 뉘어 낚아채듯 끌어서 생긴 준으로 작은 도끼로 찍었을 때 생기는 단면과 같은 모습이다. 단층이 모난 바위의 효과를 내며 대부벽준과 더불어 남송원체 화가들이나 절파화가들에 의해 많이 사용되었다.
11. 소혼점(少混點)
붓끝으로 찍는 파원형의 작은 점으로 흐리고 진한 것을 뒤섞어 혼란하게 그린다. 산이나 바위, 나뭇잎 등의 묘사에 폭넓게 사용된다.
12. 수지법(樹枝法)
나무의 뿌리에서부터 줄기, 가지, 잎 등의 표현기법과 포치 방법을 말하며, 시대와 화파에 따라 특징을 달리하기 때문에 작품의 연대 판정과 양식의 변천을 추구하는데 좋은 증거가 되어 준다.
13. 찰염(擦染)
먹이나 색채를 축축이 문지르듯 칠하는 것으로 서서히 물이 스며들 듯 변하는 효과를 낸다.
14. 치형돌기(齒形突起)
산의 윤곽선 바깥쪽에 이빨 모양을 돋아나 붙어 있는 작은 형태로 이곽파 화풍, 특히 금대(金臺) 및 원말(元末) 명초(命招)의 매너리즘이 심한 산수도에 자주 나타난다.
15. 타지(拖枝)
마치 밑에서 끌어당긴 것 같이 거의 90도로 꺾여 굴곡이 매우 심한 나뭇가지를 말하며 마하파화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6. 편파구도(偏頗構圖)
그림을 종(縱)으로 2분할 때 한쪽 반이 다른 쪽 반보다 더 강조되고 더 큰 무게가 주어진,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구도를 말한다, 조선 초기 안견파(眼見派) 작품에서 흔히 발견된다.
17. 하엽준법(荷葉)
연잎 줄기와 같이 생긴 준으로 산봉우리에 주로 사용된다. 물이 흘러내려 고랑이 생긴 산비탈 같은 효과를 내며 조맹부가 창안한 후 남종화가들이 종종 사용하였다
18. 피마준법(披麻)
마(麻)의 올을 풀어서 늘어놓은 듯 실 같은 모습의 준을 말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준 가운데 하나로 특히 남종화와 관계가 깊다. 원말(元末) 4대가(大家)의 한사람인 황공망이 즐겨 사용하였다.
19. 해조묘(蟹爪描)
나뭇가지를 게 발톱처럼 날카롭게 묘사한 수지법(樹枝法)으로 이곽파 화풍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20. 한림(寒林)
잎이 떨어져 버린 앙상하게 헐벗은 가지만 있는 차갑고 삭막한 나무숲을 말하며 이를 소재로 택하여 다룬 그림도 가리킨다.
◆ 지예원 조사
한국화
한국인의 손으로 그려진 회화를 총칭하는 의미로 확대 해석할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한국의 전통적 기법과 양식에 의해 다루어진 회화를 말한다. 종래까지 서양화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통용되던 동양화라는 명칭을 일제(日帝)에 의해 타율적으로 조성된 용어로 비판, 이를 주체적 입장에서 개칭하여 최근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1) 감필묘(減筆描)
붓을 더 이상 줄일 수 없을 만큼 적게 사용한 최소한의 선(線)으로써 그리는 기법이며, 자유분방하고도 재빠른 속도로 다루어진다. 주로 선승화가(禪僧畵家)들에 의해 애용되었고 남송(南宋)의 양해가 전통을 확립시킨 것으로서 인물화를 사의적(寫意的)으로 표현할 때 많이 사용된다.
2) 개자원화전(芥子園畵傳)
개자원화보(芥子園畵譜). 동양 회화(東洋繪畵)를 공부하는 데 필요한 이론(理論)과 실기(實技)를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책이다. 1675년 청나라 강희(康熙) 18년에 1집이 출간되었고, 그로부터 22년만인 1701년에 3집까지 완성되었다. 개자원은 명나라 말기 중국의 강소성(江蘇省) 금릉현(金陵縣) 남경(南京)에서 살던 부호이자 예술 애호가인 이어(李漁, 1611-1680)의 별장이다. 그의 후원 하에 그의 별장에서 작업이 이루어져 개자원화전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명나라 말기의 산수화가 이유방(李流芳, 호는 檀園, 1575-1629)이 그린 화본(畵本)을 이어(李漁)가 그의 후손으로부터 입수하여 사위인 심심우(沈心友)가 이유방의 화본을 바탕으로 더하고 편집하고 목판으로 인쇄하여 펴낸 것이다. 역대 화가의 그림을 본으로 하였기 때문에 이유방이 구해 볼 수 있었던 여러 화가들의 필흔을 읽을 수 있다.
《개자원화전》은 크게 3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집은 산수화, 2집은 화훼(花卉)와 초충(草蟲), 영모(翎毛) 등이, 그리고 3집에는 각종 채색 사용법과 역대 명인의 화과(花果), 영모의 모사본(模寫本)이 실려 있다. 우리나라에 《개자원화전》이 전래된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18세기 초반에는 널리 알려져 당대의 화가들에게 교과서로서 그 끼친 영향이 많았으나, 지나치게 화보에만 의존한 나머지 독자적인 화풍을 형성하지 못한 폐단도 많았다.
3) 남종화(南宋畵)
중국 회화를 명대(明代)의 동기창(董基昌)과 막시룡(莫是龍)등이 당대 선종의 남북분파에 따라 구분 지은 데서 생긴 명칭이다. 남종화는 대체로 인격이 높고 학문이 깊은 선비가 여기(餘技)로 수묵(水墨)과 담채(淡彩)를 써서 내면세계의 표출에 치중하여 그린 간일하고 품격 높은 그림을 말한다. 원말(元末) 이후로는 남종화가 구도나 준법, 필법, 수지법 등에서 일정한 화법사의 형식화 이루어 졌으며 이것을 문인화가뿐만 아니라 직업 화가들도 본받아 그렸었다.
4) 단필마피준법(短筆麻皮)
짧은 마(痲)를 풀어 놓은 듯 한 약간 거친 느낌을 주는 준으로 부서지고 각진 바위나 산봉우리의 효과를 낼 때 주로 쓰인다. 남당(南唐)거연(巨然)의 작품에서 잘 볼 수 있다.
5) 마피준법(麻皮)
마(馬)의 올이 얽힌 것 같은 준으로 다소 거친 느낌을 준다. 피마준법(披麻)과 비슷하며 남당(南唐)의 동원(董源)이 많이 사용했다.
6) 몰골화(沒骨畵)
윤곽선을 써서 형태를 정의(定義)하지 않고 바로 먹이나 채색만을 사용하여 그린 그림을 말하며 구륵화와 대치되는 기법이다. 윤곽선이 없기 때문에 몰골, 즉 뼈 없는 그림이라 부르는 것이다.
7) 문인화(文人畵)
문인이나 사대부(士大夫)들이 여가(餘暇)로 그린 모든 그림을 말한다. 문인화는 종종 남종화와 같은 의미로 불리어지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문인화가들 중에는 직업적인 화가들의 화풍을 따라 그리는 경우도 있어서 문인화가 곧 남종화라고 하는 정의는 내리기 어렵다. 강희안이나 신사임당이 그 예라 하겠다.
8) 민화(民畵)
정통화에 반대되는 개념이며 보통은 평민, 천민, 민중 등에서 따온 말이다.
민화의 특색은 다음과 같다.
1. 람(藍), 주(朱), 황(黃), 록(綠)을 주색(主色)으로 한 진채(眞彩)를 사용하므로 무척 화려하다.
2. 대개가 아마추어의 그림인 만큼 매우 자유스러우며, 유머가 있어 과장과 천진스러움이 강하게 나타난다.
3. 의식용과 생활의 실용성을 목적으로 하여 그렸기 때문에 화제(畵題)는 민속 종교적인 경향이 뚜렷하다.
4. 거의가 낙관이 없다.
9) 백묘화(白描畵)
색채나 명암이 없이 윤곽선만 그린 그림. 백화(白 )라고도 한다.
10) 부벽준
바위의 표면 처리에 많이 쓰이는 법으로, 붓을 옆으로 비스듬히 뉘어 재빨리 들면서 끌어당겨 마치 도끼로 찍었을 때의 자국 같은 모습이다. 바위의 모난 모양을 표현하고자 할 때 많이 쓰며, 남송원체(南宋院體) 화가들이나 명대의 절파(浙派) 화가들에 의해 많이 사용되었다. 자국의 크기에 따라 대부벽준과 소부벽준이 있다.
11) 사녀도(仕女圖)
궁중에서 생활하는 여인들을 주제로 한 그림. 이런 그림은 한 대(漢代)에서 시작되었으며, 수, 당대에 이르면 그 성행이 눈에 띈다. 그 대부분이 오대남당(五代南唐)의 주문구의 필법을 따른 예가 많았다. 명, 청대에 이르러서는 상류계급의 부녀를 그린 그림에도 '사녀도'란 이름이 붙는다.
12) 사의(寫意)
사물의 외형만을 중시해서 그리지 않고 작가의 내면세계의 뜻을 자유롭게 묘사하거나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하며 남종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13) 실경산수(實景山水)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 명승(名勝)이나 고적(古蹟) 등 실제의 경치를 대상으로 그린 그림이다. 조선시대에는 진경이라는 말로 표현하여 진경산수라고 하기도 하였다. 동양의 수묵 산수화는 실제의 경치를 사생에 의해 그리기보다는 관념적 이상향의 산수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럼에도 시기나 지역에 따라 다른 화풍의 산수화가 발달하게 된 것은 실재하는 산수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선인들의 그림을 방(倣)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했던 당시에는 선인들의 그림이나 화보를 보고 그리는 경우가 많았다. 고려시대에도 이녕(李寧)이 〈예성강도(禮城江圖)〉와 〈천수사남문도(天壽寺南門圖)〉, 〈금강산도(金剛山圖)〉 등을 그린 기록이 있어 실경산수화가 그려졌을 것이나 남아 있는 작품은 없다. 실경산수화가 새로운 장르로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조선 후기 정선(鄭敾)에 의해서이며, 그의 일파에 의해 더욱 융성하였으나, 조선 말기김정희 등에 의해 만연했던 남종 문인화에 의해 그 세가 꺾이고 만다.
14) 양주팔괴(楊洲八怪)
청조의 건륭년간(乾隆年間, 1736~95)에 큰 운하의 수리(水利)와 소금판매로 경제적 번영을 누렸던 강소성 양주에 모였던 8명의 개성적인 화가. 보통은 김농, 황신, 이선, 왕사신, 고상, 정섭, 이방응, 나빙을 말하지만 고봉한, 민정을 보태기도 한다. 이들 전부에다 화암을 보태어 양주화파라고도 한다.
15) 영모화
새와 동물을 소재로 한 그림이다. 원래 영모는 새털의 의미로 그것이 새 종류만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두 글자를 각각 떼어 새 깃과 동물 털이라는 의미로 확대 해석됨으로써 새와 동물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로 쓰여 진다.
16) 절파 화풍(浙派 畵風)
명초(明初) 절강성 출신의 대진(戴進)을 시조로 하며, 그와 그의 추종자들, 그리고 절강 지방 양식의 영향을 받았던 화가들의 화풍을 집합적으로 부르는 것이다. 남송원체 화풍을 주로 하여 거기에 이곽파 화풍 등 여러 요소를 융합하여 이룩된 복합적 양식을 보여주며 15세기 후반부터 명대 화원의 주도 화풍이 되었다. 대체로 남송원체 화풍에 중경을 삽입시킨 복잡한 구성과 거친 필치를 구사하여 그림 전체가 다소 조잡한 느낌을 준다.
17) 준법
형태의 외형을 끝낸 다음에 산이나 바위, 토파(土坡)등의 입체감과 명암, 질감을 나타내기 이해 표면을 처리하는 유형적(類型的)수법을 말하여 약 25가지의 준법이 있다.
18) 철선묘(鐵線描)
굵고 가는 데가 없이 두께가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꼿꼿하고 곧은 필선으로, 매우 딱딱하고 예리하여 철사와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붓을 세워 강하게 베풀고 선이 길며 인물화에 사용된다.
19) 타지(拖枝)
마치 밑에서 끌어당긴 것 같이 거의 90도로 꺾여 굴곡이 매우 심한 나뭇가지를 말하며 마하파화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 피마준법(披麻)
마(麻)의 올을 풀어서 늘어놓은 듯 실 같은 모습의 준을 말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준 가운데 하나로 특히 남종화와 관계가 깊다. 원말(元末) 4대가(大家)의 한 사람인 황공망이 즐겨 사용하였다.
◆ 지희선 조사
1. 오파 (네이버 백과사전)
북종화계(北宗畵系)의 절파(浙派)에 대하여, 원말(元末)의 사대가(四大家:黃公望 ·倪瓚 ·王蒙 ·吳鎭)나 조자앙(趙子昻)의 화풍을 답습한 남종화계(南宗畵系) 화가들을 말한다. 오군(吳郡) 출신자가 많아 오파라 하기도 하나 본래는 작풍(作風)상의 호칭이다. 정덕가청(正德嘉淸)경(16세기 전반) 심주(沈周) ·문징명(文徵明) 등이 그 기초를 닦았으며, 명말(明末)(16세기말∼17세기 전반)에 동기창(董其昌) ·진계유(陳繼儒) 등이 나타나 대성하였다. 절파가 강하고 예리한 필법에 중점을 두고, 화원(畵院)의 세교파(細巧派)가 기교를 중히 한 데 대하여 오파는 정신적인 깊이와 아윤(雅潤)한 필법을 중히 여겼다. 화가 중에는 시서(詩書)도 잘하는 문인과 관인(官人)이 많아서 동기창의 《상남폄북론(尙南貶北論)》 등과 같은 화론(畵論)도 저술되었다. 작품은 심주의 산수화 두루마리나 동기창의 산수서화책(山水書畵冊) 같은 산수화에 특징이 있으며, 절파를 압도하여 청대(淸代)의 화파에도 영향을 미쳤다.
2. 절파 (네이버 백과사전)
회화(주로 산수화)는 거의 절파와 오파(吳派)의 두 파로 대별된다. 절파의 절(浙)은 저장[浙江], 오파의 오는 장쑤성[江蘇省] 우셴[吳縣]을 지칭한 것이며, 오파의 시조 심주(沈周)와 그의 계승자 문징명(文徵明)이 우셴 출신인 데 대하여, 절파의 시조 대진(戴進:戴文進)은 저장성 첸탕[錢塘] 출신이었으므로 이 이름이 붙은 것이다. 대진의 뒤를 이은 절파화가로는 오위(吳偉) ·장노(張路) ·장숭(蔣嵩) ·정전선(鄭顚仙) 등이 있으며, 남영(藍瑛)에 미치고 있다. 시대로는 선종(宣宗)의 선덕연중(宣德年中)부터 명대(明代) 말기에 이르나, 최성기는 선덕에서 홍치연간(弘治年問)이며 그 이후는 오파의 남종화(南宗畵)와 교체되었다. 그 양식은 남송원체계(南宋院體系)의 산수화풍에 조방한 수묵화풍(水墨畵風)을 혼합한 것으로 절파양식은 대진이 화원(畵院)에 들어감과 동시에 화원회화의 주요양식이 되었다. 대진과 동시대의 이재(李在)의 화풍에도 이미 그 감화를 엿볼 수 있으며, 이후 성화화원(成化畵院)의 오위, 홍치화원(弘治畵院)의 여기(呂紀) ·임양(林良) ·종예(鐘禮) 등에 영향을 미쳤다.
절파에는 직업적 화가가 많았으며 화기(畵技)도 탁월하였다. 필묵은 웅건(雄健)하다고 할 수 있으나 뛰어난 필치의 표현과잉으로 오히려 부산스럽고 딱딱한 작품이 되기도 하였다. 당시의 문인화가들로부터 격렬한 반발을 받은 것도, 장노 등의 화풍이 광태사학(狂態邪學)이라는 비평을 받은 때문이었다. 가정(嘉靖) 이후는 오파의 문인화에 눌리고, 명말(明末)에 시작된 상남폄북론(尙南貶北論:남종화를 숭상하고 북종화계인 절파를 천시함)에 부딪쳐 절파화단의 세력은 급속히 쇠퇴되고 절파의 수령격인 남영마저도 순수한 절파양식이 아닌 남종화까지 받아들였다. 청초(淸初)의 4왕(四王)의 한 사람인 왕휘(王翬)를 남북 2종(南北二宗)의 합일자(合一者)로 보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3. 아라베스크 (최병식 《동양미술사》 345p 예서원, 1998. 서울)
협의로는 아라비아 양식의 문양을 말하나 광의로는 회교권의 이슬람 미술의 문양을 말한다. 대체로 꽃과 꽃잎, 열매 또는 문자 등이 주요 소재가 되어 각종 형식으로 변형을 일으키고 도안된 장식 문양이 많으며 때로는 극히 섬세하고도 우아한 가하학적 미감을 나타낸다. 코란의 미니어춰에 폭넓게 사용되었으며 회교식 건축물에 상감기법과 각종 요철기법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나아가서는 추상적 무늬로 발전되어 전아한 아름다움을 이루며 인도미술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에도 널리 퍼져 생활미술의 보편적인 문양으로 자리 잡아 왔다.
4. 역 원근법 (최병식 《동양미술사학》 352p 예서원, 1998. 서울)
대상에 대한 원근의 시각을 반대로 그리는 방법으로서 부감시, 즉 위쪽에서 내려다보는 투시의 일종에 속하는 이 기법은 동양회화의 다원 시각에서 기인되는 독특한 현상이다. 쉽게 말하면 즉 가까운 곳보다 먼 곳의 형체를 더 넓게 그리는 이 기법은 본래 중국의 후한 말기에서 위진시대 즉 AD2-BC3세기경에 쓰여 지기 시작하였는데, 대체로 건물, 책상, 침대, 마차 등의 여러 기물들의 그림에서 대할 수 있다. 화면에 충만한 장식적 효과를 위해서 쓰여 졌다고 볼 수 있는 이 원근법은 당대, 송대의 많은 궁정회화에서 대할 수 있다.
5. 염(染) (최병식《동양미술사학》p353 예서원. 1998. 서울)
묵이나 색체의 농담과 깊이, 입체감, 공간감등을 표현하기 위해 물들여지는 기법으로써 크게 점염(點染), 준염(皴染), 조염(潮染), 선염(渲染), 갈염(渴染)으로 나뉠 수 있다. 특히 채색의 여러기법에서 많이 사용되기도 하며, 수묵에서는 선염법으로써 즐겨 사용되어왔다. 재체로 수분을 잘 이용하여 필의 흔적을 남기자 않으며, 그 농도에 따라 농염, 담염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6. 선염법 (최병식《동양미술사학》p353 예서원. 1998. 서울)
디자인 기술의 한 가지로 농담의 연속적 변화에 의해 율동적 공간효과(그러데이션 효과라고 함)를 얻는 기법. 영어로는 그러데이션(gradation)이라고 하며, 일본말로는 보카시(暉し)라고 한다. 그 방법으로는 쇠그물과 브러시로 표현하는 방법, 끝을 자른 붓에 의한 점묘법(點描法) 등이 있다. 그러나 농담의 단계적 분할에 의한 색채 변화로도 그러데이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7. 석파법(최병식《동양미술사학》p329 예서원. 1998. 서울)
산수화에서 쓰이는 중요한 기법으로서 산세의 등성이에 형성된 암벽의 돌출된 부분이나 바위의 조화들을 그리는 것을 말한다. 준법(皴法)과 찰(察)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으며 석파의 대체적인 종류는 평대석파, 첨산석파, 황와석파, 진추석파 등이 있으며 형태는 번개, 즉 뇌동형, 차아형, 사중쇄석형, 임안형, 박실형, 침수반로형 등이 있다. 이는 석파의 위치, 형상, 성분 등에 의해구분되어지며 그 기법 또한 무궁한 변화를 가능케 할 수 있다.
8. 준법 (두산백과)
산이나 흙더미 등의 입체감·양감을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동양적 음영법(陰影法)이다. 중국에서는 진(秦)·한(漢)시대의 산악도(山岳圖)에서 그 원시적 형태를 볼 수 있으나 거의가 비사실적·관념적이다. 그 후 산수화의 발전과 함께 각종 준법이 나타나 형식화되어 특정한 명칭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피마준(披麻皴)은 삼[麻]의 껍질을 벗긴 것 같은 주름이라는 뜻으로 동원(董源)이 시작하였으며, 주로 남종화(南宗畵)에서 사용된 선적(線的)인 주름이다. 해색준(解索皴) ·난마준(亂麻皴) ·지마준(芝麻皴) ·우모준(牛毛皴) ·하엽준(荷葉皴) 등은 이 계통에 속한다. 이에 비하여 부벽준(斧劈皴)은 도끼로 쪼갠 면과 같은 주름으로 면적(面的)인 성격이 강하며, 북종화(北宗畵)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여기에는 대소(大小)의 2종이 있으며, 대부벽준은 이사훈(李思訓), 소부벽준은 이당(李塘)이 시작하였다. 이 밖에도 우점준(雨點皴)은 왕유(王維)가 시작하였고, 동원·거연(巨然) 등이 사용한 뒤, 미불(米芾)이 완성한 것이다. 미불의 것은 미점(米點)으로 불리며 가로 찍은 점[橫點]이지만, 이리발정준(泥裏拔釘皴)이라고 일컫는 것은 세로 찍은 점[竪點]이다.
9. 모노크롬 (토니고드프리《개념미술》p426 한길아트. 2002)
한 가지 색채 또는 색조로 이루어진 회화. 모노크롬 회화는 1883년경 파에ㅣ에서 무정부적인 제스처로서 전시된 적이 있지만, 러시아의 화가 알렉산드르로드첸코와 카시미르 말리지치가 최초의 모노크롬 화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작업에 다한 의도는 다양하다. 회화의 정체를 폭로하거나 화화가 ‘종말’에 이르렀다고 시위하는 것. 색채나 질감의 경험에 대한 강화, 비어있음, 정신적인 것, 정의할 수 없는 것을 암시하는 것 등이다.
10. 아르테 포베라 (토니고드프리《개념미술》p426 한길아트. 2002)
(Arte Povera, 문자 그대로 ‘비천한’ 또는 ‘보잘 것 없는’ 미술) 1967년 비평가인 제르마노 첼란트가 이탈리아의 미술가들(루치아노 파브로, 야니스 쿠넬리스, 마리오 메르츠, 줄리오 파올리니 등)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용어이다. 이 미술가들은 오브제와 재료를 파격적이지만 시적인 방식으로 결합시켰다. 이 시기의 급진적인 미술 경향들과의 관계에도 불구하고, 이들 가운데 askg은 미술가들이 역사적인 것들에 대한 취향을 나타냈으며, 어떤 미술가는 고전 조각들을 작품에 통합시키기도 했다.
11. 형식주의 (토니고드프리《개념미술》p427 한길아트. 2002)
내용을 배체하고 형태를 강조하는 미술에 대한 접근방식이다. 독일의 이상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선의 상징으로 기능할 수 있는 ‘순수’미를 논의했으며, 미적인 경험이 도덕적인 효과를 갖는다고 주장했다. 로저 프라이와 클라이브 벨 같은 20세기 초의 비평가들은 모더니즘, 특히 추상미술을 정당화하기 위해 형태에 관한 이론을 확립하였다. 미국의 비평가 클레멘트 그린버그의 후기 회화적 추상(그는 케네스 놀랜드와 앤서니 카로의 작품을 예로 들었다)을 정당화 하기 위한 이론이 일반적으로 형식주의적 설명의 정수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서구의 형식주의는 형태와 내용을 개별적인 것으로 본 빅토르 슐로프스키 같은 소련의 작가들이 실행한 형식주의와 혼동되어서는 안된다.
12. 시뮬라크라 (토니고드프리《개념미술》p426 한길아트. 2002)
(simulacra) 그것이 원본. 즉 모델과 구별될 수 없게 오브제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13. 개입 (Intervention) (토니고드프리《개념미술》p426 한길아트. 2002)
오브제와 이미지 또는 정보가 다른 문맥 (미술관, 신문, 잡지, 거리 등)에 놓여져, 미술에 대한 관람자의 정상적인 지각을 중단시키고 그러한 문맥에 관한 이념적, 제도적인 토대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낼 때를 위해 사용되는 용어이다.
14. 드라이포인트와 에칭 (Drypoint & Etching) (캐롤 스트릭랜드 저 《클릭, 서양미술사》p206 예경. 2004. 서울)
드라이포인트는 동판을 섬세한 철제 바늘로 긁어서 그림을 새기는 방법으로서 부드러운 개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에칭은 판을 화학약품에 담가 선으로 그려진 부분을 부식시켜 이미지가 나타나게 하는 방법이다.
15. 바우하우스 Bauhaus (캐롤 스트릭랜드 저 《클릭, 서양미술사》p340 예경. 2004. 서울)
1919년 발터 그로피우스가 바이마르에서 설립한 건축 공예 디자인 학교. 1926년 데싸우로, 1932년 베를린으로 이사했으며, 1933년 나치에 의해 폐쇄되었다. 숙련된 디자인과 근대 산업기술을 조화시키려고 시도했으며, 1933년 이후 교수진들이 각지로 흩어져서 유럽과 미국에 폭넓은 영향을 끼쳤다.
16.콘트라포스토 (Contrapposto) (캐롤 스트릭랜드 저 《클릭, 서양미술사》p342 예경. 2004. 서울)
대치한다 혹은 기대선다는 뜻의 이탈리어어. 서있는 모습의 수직축이 완만한 S자 곡선을이루게 되는 신체의 포즈를 기술하는데 쓰인다. 한쪽다리(체중이 실린 다리)는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기울어진 어깨와 골반으로 인물의 주무게를 지탱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발전된 콘트라포스토는 운공감과 생명력을 표현한다.
17. 아르누보 (Art Nouveau) (캐롤 스트릭랜드 저 《클릭, 서양미술사》p340 예경. 2004. 서울)
주로 책 삽화, 실내장식, 건축 등에서 나타났던 장식적인 양식으로 1890년대와 1900년대에 유럽을 풍미하였다. 길고 구불구불한 곡선과 덩굴처럼 기어오르는 수많은 식물 형태가 있으며 본질적으로 장식적인 성격을 띤다.
18. 권계화 (이원석 《청소년을 위한 동양미술사》p.42 두리미디어. 2005. 서울)
권선징악과 충효사상 등 유교에 바탕을 둔 내용을 교육적 목적으로 그린 그림이다. 중국 한나라 때 예교주의를 바탕으로 펼친 국가 정책 때문에 궁전의 화상석이나 분묘의 벽화 등에 충신, 효자, 열녀, 현황 등의 내용을 주로 그렸다.
19. 죽립칠현 (이원석 《청소년을 위한 동양미술사》p.49 두리미디어. 2005. 서울)
위, 진 시대의 혼란기에 정치권력에 등을 돌리고 죽립에 모여 개인주의, 무정부주의적인 노장사상을 신봉하면서 지배 권력이 강요하는 유가적 질서나 형식적 예교를 비판하고 가무와 술을 즐기며, 저속하지 않은 청아한 이야기로 세월을 보낸 일곱 명의 선비인 완적, 혜강, 산도, 향수, 유영, 완함, 왕융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에 대한 풍유한 일화는 후에 인물평론이나 회화의 좋은 소재가 되었다.
20. 보상화 (이원석 《청소년을 위한 동양미술사》p.288 두리미디어. 2005. 서울)
불교 그림이나 불교 조각 등에 쓰이는 일종의 덩굴풀(당초) 모양의 꽃.
◆ 최수형 조사
1. 기운생동(氣韻生動)
중국의 사혁(謝赫)이 ‘고화품록 (古畵品錄)’에서 육법(六法)을 열거하면서 300년간에 이르는 27명의 화가들 화품을 분류할 때 가장 먼저 말한 요건이다. 직역하게 되면 기(氣)와 운(韻)이 생동한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으나 깊게 고찰하면 중국 미학사에서 거론되어왔던 기(氣)의 미학과 직결된다. 즉 왕충(王充)의 원기론(元氣論)으로부터 노자(老子), 관자(管子)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 ‘정기설(精氣說)’을 거쳐 고개지의 ‘전신론(傳神論)’으로까지 연결되는 사상적 흐름과 직결된다. 인간과 만물의 원소적(元素的) 차원에서 이해되는 이 원기(元氣)는 전지성숙(天地星宿)의 물질 실체가 쉬지 않고 운동하면서 방출하는 근원적인 무형의 생명력을 말함이다. 이 기(氣)와 그 기(氣)의 쓰임이 운율(韻律)에 의해 조형을 이루며, 생동하는 것을 ‘기운생동’이라 말할 수 있으며, 동양 전통회화의 중요한 창작사상이자 품평과 감상의 요소가 되어왔다. 동시에 이는 그만큼 작가 내면의 사상과 품격이 기(氣)와 운(韻)으로 충만되어 있어야 한다는 정신세계를 말하고 있을 뿐 아니라 표현상의 절대경지가 동시에 요구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기운에는 필묵(筆墨) 양종이 있다고 했으며, 필기(筆氣),묵기(墨氣), 색기(色氣)와 연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신(傳神)’, ‘풍골(風骨)’과도 직결하여 기법과 정신성 양자를 모두 포괄한다. 인물화에만 국한되는 것으로 보기도 하나 육법론 전체 내용으로 보아 인물화 이외에도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2. 노필(露筆)
수묵의 기법으로서 극히 흐린 담묵(淡墨)과 수분을 적시는 필법으로서 대체로 구름과 물, 안개등을 표현할 때 많이 사용된다.
3. 농묵(濃墨)
묵색(墨色)에서 가장 짙은 초묵(焦墨)에 가깝게 접근하나 그보다는 조금 약한 농도로써 광택이 없고 역시 중점(重點),즉 초점을 이루는 주요 부분에 많이 사용된다. 흑묵(黑墨)이라고도 지칭되며 담묵(淡墨)과는 상대적이면서도 농묵(濃墨)으로 명칭되기도 한다.
4. 눈묵(嫩墨)
맑고 윤택있는 선려(鮮麗)한 묵색(墨色)으로써 필(筆)에 수분을 묻힌 다음 붓 끝에 먹을 묻히면서 고루 풀어나간 후 깨끗한 종이로 다시 알맞게 씻은 다음 사용한다. 묵운(墨暈)이 화윤(和潤)하여 운산(雲山)이나 연림(烟林)의 창망(蒼茫)함을 표현할 때 자주 쓴다.
5. 담묵(淡墨)
묵색(墨色)중에서 중회색(中灰色)정도에 가까우며 기법에 있어서는 선(渲)과 염(染), 즉 점진적으로 변화있게 농도를 구사하는 기법에 자주 사용된다. 또한 농묵(濃墨)과는 상대적 의미를 지니면서도 농(濃), 청(淸), 건(乾), 습묵(濕墨)등과도 자주 혼용되면서 무한한 변화를 이루게 된다.
6. 대필(代筆)
주로 옛 화가들의 작품에서 있었던 일로서 자신의 작품을 직계제자나 친구들에게 대신 그리게 하거나 관식(款識)을 하게 하였다. 송대(宋代)의 휘종(徽宗)인 조길(趙佶. 1082-1135) 명대(明代)의 동기창(董其昌.1535-1636), 청대(淸代)의 김농(金農.1687-1763)등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7. 몰선주채묘법(沒線主彩描法)
일본의 명치(明治)시기 후반기(19세기 후반)에 전통적으로 답습해 오던 선필(線筆)을 버리고 직접 채색을 가하는 기법으로써 이른바 몽롱체(朦朧體)의 주요 화법이 되었다. 장식적이고 도서민적, 일본적 민족취미를 반영하는 대표적 양식이 되었으며, 횡산대관(橫山大觀.1869-1958), 능전춘초(菱田春草.1874-1911)등은 대표적인 작가들로서 근.현대 일본 화단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8. 몽롱체(朦朧體)
일본의 명치(明治)시대 후반기(19세기 후반) 몰선채화(沒線彩畵) 즉 필선(筆線)이 없고 직접 채색을 가하는 일본화의 화풍으로서 횡산대관(橫山大觀.1869-1958), 능전춘초(菱田春草.1874-1911)등이 강창천심(岡倉天心.1868-1913)의 지도하에 전개 되었으며 서양화의 외광파(外光派)오부터 강한 자극을 받았다. 근대 신일본화(新日本畵)의 주류가 되기도 했으며 일본적 민족 취미를 반영한 기법으로써 점차적으로 물들여져가는 효과나 분위기를 많이 사용하였다. 일제시대에 선전(鮮展)을 앞세워 한국화단에도 많은 영향을 기법이다.
9. 묵분오색(墨分五色)
묵의 색조(色調)를 다섯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는 뜻으로서 일반적으로 농담(濃淡)의 다섯 단계를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당대(唐代) 장언원(張彦遠)의 역대명화기(歷代名畵記)에 기재된 운묵이오색구(運墨而五色具)라는 제한된 의미일 뿐이며 농(濃), 딤(淡), 건(乾), 습(濕), 묵(墨), 백(白)을 합하여 육채(六彩)라 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묵색의 구분은 어디까지나 극히 국한된 의미일 뿐이며 그 본질적인 변화의 범주는 수분의 차이 종이, 천, 모필, 벼루, 온도의 요건 이외에도 먹을 가는 속도, 힘, 먹의 양질, 자세, 사용시간 등에 따라 무수한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10. 발묵(潑墨)
묵법(墨法)의 대표적인 방법의 하나로서 일반적으로는 파묵(破墨)과 함께 비교되기도 한다. 두드러지는 필(筆)을 쓰지 않고 묵(墨)을 붓거나 뿌리고 떨어뜨리면서 변화시켜가는 용묵(用墨)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묵(墨)은 농담(濃淡)과 수분의 변화 있는 조절에 의해 여러 색조나 형상으로 번져가거나 스메들어 가는데 이는 지극히 시간적, 순간적인 감성으로 전개되어가게 된다. 선지(宣紙)의 독특한 특질로서 수묵화만이 발휘하게 되는 특성으로서 수묵(水墨)의 내면적 효과에 신비의 경지를 이루게 한다. 당대(唐代)의 왕흡(王洽)이 자주 사용하였다 하였고 그후 많은 문인묵객(文人墨客)들에 의해 널리 사용되었다. 현대작가에 속하는 장대천(張大千.1899-1983)은 이 발묵(潑墨)을 무형상(無形象)의 자연(自然)세계로 이어가는 표현적이고도 분방한 묵색(墨色)을 구사했던 작가로 유명하다.
11. 백묘(白描)
대상을 형태의 외곽선만으로 표현하는 기법. 백묘(白描)를 운용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요건들은 물상(物象)의 외형(外形), 신 神(性情), 광(光), 색(色), 질감 등이 고도의 간결한 정명성(整明性)을 지녀야한다. 그 이유는 단 한 두 번에 그어지는 선에 의해 화면의 물상(物象)이 갖는 모든 성격과 인상을 결정 지워 버리기 때문이며 그렇게 때문에 그만큼 생명력(生命力)이 요구되는 것이다. 백묘의 구분으로서는 크게 단구(單鉤)와 복구(複鉤)가 있다. 단구는 단한번에 형태를 결정지우는 묘법을 말하며 선이 운용되는 사이에 농담의 변화와 획의 속도가 다양하게 변화되고 각종의 필이 구사되면서 선(線)의 기운과 생동감을 발휘하게 된다. 동시에 예를 들면 국화의 꽃과 잎처럼 한 부분은 담묵으로 한 부분은 농묵으로 표현하여 그 질감과 북조가 대비되는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복구는 이에 담묵으로 그어진 1차 선위에 농묵의 선묘를 가하여 형태의 음영과 감각을 변화 있게 처리한다. 고대에는 채색화에서 수묵의 단계로 넘어서는 과정으로서 불화의 인물화선만을 묵선으로 그렸던 실례가 있는데 무종원(武宗元.-1050) 은 그 대표적인 예이며 이공린(李公麟.1049-1106)역시 동시대에 백묘인물도를 많이 남겼다.
이와 같은 백묘의 특성은 혼동하기 쉬운 일본화의 기초과정인 ‘하도(下圖)’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회화양식의 하나이며 고도의 단순한 형태와 색조가 운용됨으로서 지극히 예민한 필성(筆性)을 지닌다. 또한 선율적(旋律的)인 느낌으로서 내포되는 감필(減筆) 감각이 묘필(描筆)에 잠재하게 된다.
12. 산점투시(散點透視)
동양회화가 갖는 표현방식 중 중요한 특징의 하나로서 특히 거대한 산수를 그릴 때 많이 적용되어진다. 일정한 초점에 서서 자연이나 물상(物象)의 윤곽이나 전경을 투시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대상의 어느 시각에서도 다원점으로 투시함으로서 대상의 상하좌우, 내외면, 심지어는 시간의 변화, 계절의 변화, 성정의 변화까지를 한 화면에 표출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황공망(黃公望.1269-1354)의 ‘부춘산거도(富春山居圖)’나 이인문(李寅文.1745-1821)의 ‘강산무진도(江山無盡圖)’등은 과학적인 초점투시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화면을 산점시각에 의해 거대한 풍경을 한 화면에 그리고 있는 경우이다.
13. 수목법
산수에서 나무를 그리는 화법으로써 고인(古人)들은 반드시 수(樹)를 먼저 그려야 한다고 하였다. 수(樹)는 간(幹), 즉 뼈대, 점(點), 즉 잎 순으로 그려야 하며, 사기(四岐), 즉 석(石)은 삼면(三面)을 잘 분별해야 하고 수(樹)는 사기(四岐)를 잘 분별하여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그 대표적 형식은 일주(一株), 이주(二株), 삼주(三株), 오주식(五株式)이 있는데 사주(四株)는 삼주(三株)를 겹치든지 삼주(三株)에 첨가하여 그리게 된다. 이들은 서로 간에 교차하거나 높낮이, 중첩, 농담, 공간구성 등에서 상호간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특히 오주(五株)의 경우에는 천주만주(千株萬株)의 숲도 표현할 수 있는 근간이 된다고 하였다.
14. 습묵(濕墨)
용묵(用墨)에서 건묵(乾墨)과는 상대되는 의미로서 수분이 충만한 상태를 말한다. 선염(渲染)에 많이 쓰이게 되며 수분으로써 묵(墨)의 형태와 색조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면서 수윤(秀潤)한 생의(生意)를 연출시키게 된다. 발묵법(潑墨法)과는 극히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며 화선지의 특질인 흡인성(吸引性)에 부합하는 용묵법(用墨法)이다.
15. 역원근법(逆遠近法)
대상에 대한 원근의 시각을 반대로 그리는 방법으로서 부감시(俯瞰視), 즉 위쪽에서 내려다보는 투시의 일종에 속하는 이 기법은 동양회화의 다원(多元)시각에서 기인되는 독특한 현상이다. 쉽게 말하면 즉 가까운 곳보다 먼곳의 형체를 더 넓게 그리는 이 기법은 본래 중국의 후한(後漢)말기에서 위진시대(魏晋時代) 즉 AD2 -BC3세기경에 쓰여 지기 시작하였는데, 대체로 건물, 책상, 침대, 마차등의 여러 기물들의 그림에서 대할 수 있다. 화면에 충만된 장식적 효과를 위해서 쓰여 졌다고 볼 수 있는 이 원근법은 당(唐). 송대(宋代)의 많은 궁정회화에서 대할 수 있다.
16. 연운법(煙雲法)
대체로 산수화에서 많이 사용되는 화법으로 구름과 연기, 안개 등을 그리는 기법을 말한다. 중국의 북방산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심산유곡의 중첩된 산림을 그릴 때 당(唐),북송대(北宋代) 작가들이 많이 사용했으며, 남송(南宋) 이후로는 양자강(揚子江)을 중심으로 한 남방산수의 안개, 구름 등의 기운(氣韻)을 표현할 때 즐겨 썼다.
표현방법은 구름의 형태나 자연조건에 따라 무수히 다양하게 변형되어졌는데 뭉게뭉게 말린 권운(卷雲), 머물러 있는 정운(停雲), 서서히 좌우상하로 움직이는 유운(遊雲), 황혼의 모운(暮雲)등과 가볍게 하늘로 흩어져가는 경연(輕煙), 새벽의 기운과 이슬, 서리 등이 서린 신연(晨煙), 황혼의 모연(暮煙)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운염(暈染), 홍염쇄(烘染刷)등으로 많이 표현되었으며 계절, 시간에 따라 자연의 경색(景色)과 더불어 무궁하게 변화되어졌다. 곽희(郭熙.1020-1090)같은 경우는 권운준(卷雲皴)이라 불리우는 준법(皴法)을 전개하여 구름의 형태와 극히 밀접한 준법을 구사하기도 하였으며, 어떤 경우에는 여백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17. 오방색(五方色)
우리나라 전통적 색으로서 동, 서, 남, 북 , 중앙색을 말한다. 여기에는 각기 신이 있다고 믿었고 직급과 쓰임에 따라 색을 정하여 사용하였다. 백(白), 흑(黑), 적(赤)은 재앙과 악귀를 막는 주술적인 색으로, 황(黃)은 제왕을 상징하거나 중앙을 상징하고, 청(靑)은 희망적이고 젊은 색으로 상징되었다. 이 다섯 색은 색동저고리나 단청, 태극문양, 보자기 등 각종 전통적 공예품 등에 널리 사용되었다.
18. 임모(臨摹)
선인(先人)들이나 스승들의 작품을 모방하는 일로서 원작자의 필이나 뜻을 체득하려는 학습방법이다. ‘사고(師古)’라 불리우면서 특히 명대 초기에는 같은 한족의 문화인 송조문화를 재건한다는 뜻에서 송대의 많은 작품들을 임모하였다. 임모의 방법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원작의 필치를 그대로 사실성에 가깝게 모방하는 것, 또 하나는 자신의 뜻을 적절히 가미하여 그리는 것이다. 옛 작품들 중 ‘방(仿)’, ‘방(倣)’,‘무(憮)’ ‘나(意)’등이 삽입된 작품들은 모두가 임모작품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 후자의 경우에는 실제 한 작품에 한정된 의미로서가 아닌 그 작가의 필체를 음모한다는 뜻으로서도 해석될 수 있다.
19. 점엽법(點葉法)
나무의 잎을 그리는 화법으로써 여러 유형의 점획(點劃)을 중심으로 하거나 일종의 수목식(樹木式) 필(筆)을 사용하여 그리는 방법이다. 물론 그 기법적 변형은 무궁무진하며 그 원천은 미점(米點), 호숙(胡淑), 북원점(北苑點), 혼점(混點) 등으로 대표되며 크게는 협엽법(夾葉法) 즉 잎의 속이 비게 그리는 수묵기법도 포괄하게 된다. 점엽법의 종류는 무수히 많으나 그중 개자점(介字點), 호숙점(胡淑點), 대. 소혼점(大.小混點), 개자점(介字點), 매화점(梅花點), 평두점(平頭點), 첨두점(尖頭點), 파필점(破筆點),송엽점(松葉點),수등점(垂藤點),국화점(菊花點), 오동점(梧桐點) 등이 있다.
20. 제발(題跋)
서적이나 그림, 글씨, 비첩(碑帖)등의 앞면에 쓰는 글귀를 ‘제(題)’ 뒷면에 쓰는 글귀를 ‘발(跋)’이라고 한다. 단옥재(段玉裁)의 ‘설문해자주(說文解字注), 족부(足部)’에서는 ‘제자(題者), 표기전(標其前)’ 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제발의 대체적인 형식은 작가 자신이 스스로 쓰는 자제발(自題跋)이 있으며 같은 시대의 우인(友人)이나 선후배들이 쓰거나 후세가 기록하는 경우가 있다. 내용은 책이나 글씨, 그림 등에 대한 고증이나 창작과정, 평론, 감상내용, 시문 등으로서 작품을 해석하고 분석하거나 그 시대의 화회, 문학, 사상 등을 유추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 한태리 조사
1. 건묵 (乾墨)
墨의 색조와 용법에서 수분이 적은 마른 묵을 말한다. 흑(黑), 백(白), 습(濕), 농(濃), 담(淡)과 함께 六彩(육채)의 하나로서 대체적으로 정리단계에서 많이 사용된다. 그리고 乾筆皴擦(건필준찰)이라는 말이 있듯이 皴(준)과 擦(찰)을 표현하는 데에도 많이 사용되며, 수분을 고의로 적게 하여 乾墨이 되는 경우도 있으나 자연적으로 말라가면서 乾墨이 되는 수도 있다.
2. 결구(結構)
布局(포국)이라고도 칭하며 각 筆과 劃이 복합적으로 적당한 위치에 布置(포치) 되어 지는 것을 말한다. 회화나 서예 등의 評述(평술)에 많이 쓰이는 용어이며 문학의 경우에도 사건의 전개에서 배역들이나 상황대상의 적절한 안배를 말할 때 사용된다.
3. 고묵(枯墨)
윤기가 없는 마른 墨色으로써 생기가 없으며 윤묵(潤墨)과는 상반되는 의미로 쓰인다. 오래된 고목이나 바위, 山勢등을 皴筆(준필)로 표현할 때 주로 많이 사용된다.
4. 구(鉤)
물체의 외곽형태를 표현하는 수묵의 기법으로써 濃淡墨(농담묵) 모두를 고루 사용한다. 크게는 單鉤(단구)와 雙鉤(쌍구)가 있으며 인물, 화훼, 산수화 등에 널리 쓰인다. 勒(륵)과 병칭되어져 鉤勒(구륵)이라 불리우기도 하며 筆線(필선)이 외곽형상을 따라 자주 구부러지고 처음에는 강했다가 筆의 뒷부분에 가서는 점차적으로 약해지기도 한다. 唐宋代이전의 채색화 중심시대에 널리 사용되었고, 그 후 皴法(준법)이 독립적으로 형성되는데 근간이 되었다.
5. 기명절지화(器皿折枝畵)
문인화의 범주에 포함되며 그릇이나 각종 器物등과 折枝(절지), 즉 나무나 화훼 전체를 그리지 않는 형식을 포괄하는 경우를 말한다. 대체로 文人墨客(문인묵객)들에 의해 詩意(시의)를 곁들인 題跋(제발)과 함께 그려지며 수묵담채를 자주 사용한다. 수선, 화로, 양파, 국화, 촛대, 매화 등이 자주 등장하며 때로는 나비나 쥐 등도 등장하는 수가 있다.
6. 기운생동(氣韻生動)
중국의 謝赫(사혁·약 450~550)이 「古畵品錄(고화품록)」에서 六法을 열거하면서 300년간에 이르는 27명의 화가들 화품을 분류할 때 가장 먼저 말한 요건이다. 직역하게 되면 氣와 韻이 생동한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으나 깊게 고찰하면 중국 미학사에서 거론되어왔던 氣의 미학과 직결된다. 즉 王充(왕충)의 元氣論(원기론)으로부터 노자, 관자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 「精氣說(정기설)」을 거쳐 고개지의 「전신론(傳神論)」으로까지 연결되는 사상적 흐름과 직결된다. 인간과 만물의 元素的(원소적)차원에서 이해되는 이 元氣는 天地星宿(천지성숙)의 물질 실체가 쉬지 않고 운동하면서 방출하는 근원적인 무형의 생명력을 말함이다. 이 氣와 그 氣의 쓰임이 韻律(운율)에 의해 조형을 이루며, 생동하는 것을 「기운생동」이라 말할 수 있으며, 동양 전통 회화의 중요한 창작사상이자 품평과 감상의 요소가 되어왔다. 동시에 이는 그만큼 작가 내면의 사상과 품격이 氣와 韻으로 충만 되어 있어야 한다는 정신세계를 말하고 있을 뿐 아니라 표현상의 절대경지가 동시에 요구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기운에는 筆墨양종이 있 다고 했으며, 筆氣, 墨氣, 色氣와 연결하고 있을 뿐 아니라 「傳神(전신)」, 「風骨(풍골)」과도 직결하여 기법과 정신성 양자를 모두 포괄한다. 인물화에만 국한되는 것으로 보기도 하나 육법론 전체 내용으로 보아 인물화 이외에도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7. 농묵(濃墨)
墨色에서 가장 짙은 焦墨(초묵)에 가깝게 접근하나 그보다는 조금 약한 농도로써 광택이 없고 역시 重點(중점), 즉 초점을 이루는 주요 부분에 많이 사용된다. 흑묵(黑墨)이라고도 지칭되며 淡墨(담묵)과는 상대적이면서도 濃淡(농담)으로 명칭되기도 한다.
8. 늑(勒)
鉤(구)를 이용하여 대상의 외형을 표현한 다음 물체의 요철과 음영, 주름 등을 그리는 것이며, 수묵과 채색 모두를 고루 사용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채색의 線條(선조)로 勒(늑)을 그리고 강조할 부분이나 요철이 심한 곳에만 수묵을 사용하는 예도 많으며, 唐 ·宋(당·송)代이전의 채색화시대에 주로 많이 사용되었다. 채색은 鉤를 친 후 몇 번의 淡彩(담채)를 가한 후에 勒(늑)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鉤勒을 모두 마친 후에 塡彩(전채)를 하는 경우도 있다. 표현재료의 농도와 종류는 그 대상과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濃淡彩(농담채)의 예를 들어 보면 石綠(석록)에는 花靑勒線(화청륵선)이 石靑(석청)에는 胭脂勒線(연지륵선)이 草綠(초록)에는 鐵朱勒線(철주륵선)이 각각 적합하다.
9. 담묵(淡墨)
墨色 중에서 中灰色(중회색)정도에 가까우며 기법에 있어서는 渲(선)과 染(염), 즉 점진적으로 변화있게 농도를 구사하는 기법에 자주 사용된다. 또한 濃墨(농묵)과는 상대적 의미를 지니면서도 濃(농), 靑(청), 乾(건), 濕墨(습묵) 등과도 자주 혼용되면서 무한한 변화를 이루게 된다.
10. 도석화(道釋畵)
인물화의 일종으로서 道敎(도교), 佛敎(불교)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회화이다. 위진남북조, 즉 3-6세기 때에 종교화가 전성시기를 이룰 때에 많은 작가를 배출했으며 수많은 벽화가 제작되었고, 顧愷之(고개지), 陸探微(육탐미), 張僧繇(장승요) 등은 그 후의 대표적인 작가들이었다. 唐代(당대)에는 尉遲乙僧(위지을승), 吳道子(오도자) 등이 도석화(道釋畵)를 그렸으며 각 시대의 사찰, 道場(도장)에도 여러 유형으로 그려졌다. 한국에서는 고려시대에 觀音像(관음상) 등 精 麗(정려)한 경지의 많은 佛畵(불화)가 유행했으며, 일본에서는 鎌倉(겸창), 室町(실정)시대에 비교적 극성하였다.
11. 동양화(東洋畵)
본래 서양화에 대한 대칭적인 개념으로서 동양회화를 의미하는 뜻으로 명명된 것이나 그 근원이 본디 明治(명치)시기부터 일본화단에서 서양화의 유입 이후 일본회화를 중심으로 한 동양회화를 지칭하는 뜻으로 쓰였기 때문에 지극히 일본적 발상에서 처음 쓰여 졌다. 그 후 당시 불평등한 한일관계 아래서 한국에서는 1918년 서화협회가 창설될 때 처음으로 그간의 동양전통개념인 詩 ·書·畵 三絶사상이 각기 개별적으로 해체되어지는 의미로서의 미술, 회화라는 말이 「신구 서화의 발전·동서 미술의 연구, 향학 후진…」의 문구로 사용됨으로써 최초로 동서양미술의 분류를 시사 하였다. 그 후 1920년 7월 7일에는 卞榮魯(변영로)가 동경에서 동아일보에 기고한 「동양화론」이라는 글에서 「東洋畵」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그런데 이 글에서의 흐름을 미루어 보건데 「東洋畵」는 서양의 대칭적 의미에서의 범주를 뜻하고, 다시 한국의 회화를 朝鮮畵라고 쓰고 있음을 상기해둘 필요가 있다. 다시 한국화단에서 정식으로 쓰여진 것은 1922년 일제에 의해 개최된 「조선미술전람회」때 동양화부가 개설되면서였다. 그러나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면서 한국에서는 본래 일본 화단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던 「東洋畵」의 낱말이 오히려 일본회화로서의 의미보다는 한국의 전통회화를 뜻하는 의미로 화단·교육계 일반 등에서 오용되어져 오다가 1970년대 후반 이후로 「한국화」「채묵화」등의 낱말로 쓰여져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대두되었고, 그와 함께 그 의미를 재인식하여 줄곧 사용가치와 명칭 의 본질적 의미에 대해 논의하여 왔다.
12. 명사대가(明四大家)
명대의 가장 대표적인 작가들로서 심주(沈周·1427~1509), 문징명(文徵 明·1470~1599), 당인(唐寅·1470~1523), 구영(仇英·1509?~1559?)을 말한다. 그들은 심주와 문징명이 오파(吳派)의 창시자로서 수묵의 높은 경지에 이르렀는가 하면 당인은 류객(流客)으로서 명성이 높았다. 당시는 거의가 소주를 중심으로 많은 작가들이 운집해 있었으며 院派(원파), 오파(吳派), 절파(浙派)가 다 함께 공존하면서 각색의 화풍들을 전개하였다.
13. 무묵(無墨)
회화의 표현경계에 있어서 虛(허)의 개념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을 의미한다. 筆墨을 가하지 않고서도 이른바 無墨之墨(무묵지묵), 無筆之筆(무필지필)의 여백(餘白)과 공간으로서 보다 더 무한한 抽念(추념)의 세계를 암시하는 뜻으로 이해되며 또한 필법만이 있고 墨法이 없다는 내용으로도 쓰여져 왔다.
14. 발묵(潑墨)
묵법의 대표적인 방법의 하나로서 일반적으로는 破墨(파묵)과 함께 비교되기도 한다. 두드러지는 筆(필)이나 皴(준)을 쓰지 않고 먹을 붓거나 뿌리고 떨어뜨리면서 渲染(선염)시켜가는 用墨(용묵)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墨은 농담과 수분의 변화 있는 조절에 의해 여러 색조나 형상으로 번져가거나 스며들어 가는데 이는 지극히 시간적, 순간적인 감성으로 전개되어 가게 된다. 宣紙(선지)의 독특한 특질로서 크게는 수묵화만이 발휘하게 되는 특성으로서 水墨의 내면적 吸引(흡인)효과에 의한 描念(묘염)경지를 더하게 하는 신비의 경지를 이루게 한다.
15. 백묘(白描)
대상의 형태의 외곽선만으로 표현하는 기법으로서 沒骨法(몰골법)과는 상반되는 뜻을 지닌다. 白描를 운용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요건들은 物象(물상)의 外形(외형), 神(性情성정), 光(광), 色 , 질감 등이 고도의 간결한 整明性(정명성)을 지녀야 한다. 그 이유는 단 한 두 번에 그어지는 線條(선조)에 의해 화면의 물상(物象)이 갖는 모든 성격과 인상을 결정지어버리기 때문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생명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16. 사묵(死墨)
生墨(생묵)과는 반대되는 의미로서 죽은 墨色을 말한다. 혼탁하고 윤기나 빛이 없으며 氣韻(기운)이 없는 이 死墨은 墨의 사용이 지나치게 과다하거나 水와 墨이 깨끗이 못했을 때 자주 볼 수 있다.
17. 산점투시(散點透視)
동양회화가 갖는 표현방식 중 중요한 특징의 하나로서 거대한 산수를 그릴 때 많이 적용되어진다. 이는 일정한 초점에 서서 자연이나 物象의 윤곽이나 전경을 투시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대상의 어느 시각에서도 多元的(다원적)으로 투시함으로서 대상의 상하좌우, 內外面, 심지어는 시간의 변화, 계절의 변화, 性情(성정)의 변화까지를 한 화면에 표출할 수 있는 것이다.
18. 수묵미학(水墨美學)
크게는 수묵화의 사상적 근간이 되어온 화론을 중심으로 한 사상범주 일체를 일컫는 말이다. 좁게는 수묵화론이나 화찬, 미술사 등과는 달리 회화사상, 회화 철학을 바탕으로 한 심미의식과 예술관 창작미학, 미적사유 등을 바탕에 두면서 「수묵의 미적 범주」를 연구하는 분야라고 말할 수 있다. 그 근원은 유·불·선 삼교사상으로 귀결되며 3-6세기 초엽까지 그 근원을 이룬 시기라면 6세기 초엽부터는 9세기까지 그 형성시기로 볼 수 있다. 10세기 초에서 11세기 말까 지는 초기 전개시기로 볼 수 있으며, 그 이후를 중기, 후기 등으로 나뉘는 전개시기로 볼 수 있다. 중국 회화사가 宋代 이후로는 수묵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므로 해서 수묵미학은 회화사, 미술사의 가장 핵심적인 사상이라 볼 수 있으며 한국, 일본 등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19. 습묵(濕墨)
用墨에서 乾墨(건묵)과는 상대되는 의미로서 수분이 충만한 상태를 말한다. 渲染(선염)에 많이 쓰이게 되며 수분으로써 墨의 형태와 색조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면서 秀潤(수윤)한 生意(생의)를 연출시키게 된다. 潑墨法(발묵법)과는 극히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며 화선지의 특질인 吸引性(흡인성)에 부합하는 用墨法(용묵법)이다.
20. 오방색(五方色)
우리나라의 전통적 색으로서 동(靑·靑龍·木) 서(白·白虎·金) 남(赤·朱雀·火) 북(黑·玄武·水) 중앙(黃土)색을 말한다. 여기에는 각기 신이 있다고 믿었고 직급과 쓰임에 따라 색을 정하여 사용하였다. 白, 黑, 赤은 재앙과 악귀를 막는 주술적인 색으로, 黃은 제왕을 상징하거나 중앙을 상징하고 靑은 희망적이고 젊은 색으로 상징되었다. 이 다섯 색은 색동저고리나 단청, 태극문양, 보자기 등 각종 전통적 공예품 등에 널리 사용되었다.
◆ 현주현 조사
1. 구鉤
물체의 외곽형태를 표현하는 수묵의 기법으로써 농담묵濃淡墨 모두를 고루 사용한다. 크게는 단구單鉤와 쌍구雙鉤가 있으며 인물, 화훼, 산수화 등에 널리 쓰인다. 륵勒과 병칭되어져 구륵鉤勒이라 불리우기도 하며 필선篳線이 외곽형상을 따라 자주 구부러지고 처음에는 강했다가 필篳의 뒷부분에 가서는 점차적으로 약해지기도 한다. 당송대唐宋代 이전의 채색화 중심시대에 널리 사용되었고, 그 후 준법皴法이 독립적으로 형성되는데 근간이 되었다.
2. 눈묵嫩墨
맑고 윤택 있는 선려鮮麗한 묵색墨色으로써 필篳에 수분을 묻힌 다음 붓끝에 먹을 묻히면서 고루 풀어나간 후 깨끗한 종이로 다시 알맞게 씻은 다음 사용한다. 묵운墨暈이 화윤和潤하여 운산雲山이나 연림烟林의 창망蒼茫함을 표현할 때 자주 쓴다.
3. 다원시각多元視覺
동양회화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로서 우주만물에 대한 투시透視개념이 한곳에서 그 외형적 형태에만 머무르는 투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물상物象의 내외적內外的인 투시는 물론, 동시에 좌우상하에서 투시함으로서 진정한 관념적觀念的 회화를 창출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서 과학적 이치에 의거해서는 전혀 부합될 수가 없는 다원적多元的 관념觀念현상이 일어나게 되며, 현상적現象的 가시적可視的 투시透視의 한계에서 벗어나 의념적意念的 투시透視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4. 대련對聯
서로 연관된 두 폭의 글씨나 그림을 말하며 대체로 좌우 양쪽으로 짝을 맞추어 걸어두게 되며, 글씨의 경우는 정반대되는 내용을 쓰거나 서로 긴밀하게 연관된 글귀를 쓰는 등 좌우의 균형을 이루게 된다. 벽면의 대련對聯위치에 있어서는 물론 글씨나 그림만을 대칭되게 걸어두는 경우도 많으나 때로는 양쪽에는 글씨를, 중심에는 걸맞는 그림을 걸기도 하며 혹은 그 반대로 중심에 글씨를 좌우에 그림을 걸기도 한다.
5. 도석화道釋畵
인물화의 일종으로서 도교道敎, 불교佛敎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회화이다. 위진魏晋남북조南北朝, 즉 3-6세기 때에 종교화가 전성시기를 이룰 때에 많은 작가를 배출했으며 수많은 벽화가 제작되었고, 고개지顧愷之, 육탐미陸探㵟, 장승요張僧繇 등은 그 후의 대표적인 작가들이었다. 당대唐代에는 위지을승尉遲乙僧, 오도자吳道子 등이 도석화道釋畵를 그렸으며 각 시대의 사찰 도장道場에도 여러 유형으로 그려졌다. 한국에서는 고려시대에 관음상觀音像등 정려精麗한 경지의 많은 불화佛畵가 유행했으며, 일본에서는 겸창慊倉, 실정室町시대에 비교적 극성하였다.
6. 마아준馬牙皴
수묵화水墨畵가 출발되기 이전에 강한 채색화에서 볼 수 있었던 준법으로서 대청록大靑綠의 구륵법鉤勒法을 지칭한다. 그래서 일명 마아구馬牙勾라고 칭하며 구륵전채鉤勒塡彩 형태의 채색화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그 과정은 그리고자 하는 대상의 윤곽을 구勾로 설정한 이후 각 부분에 나청螺靑이나 니금泥金, 석록石綠등 강렬한 색채를 전채塡彩 즉, 메꾸어 넣어가게 된다. 이때 설정된 윤곽의 구륵鉤勒을 가리켜 마아준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7. 명지命紙
견絹 즉, 견직으로 된 그림을 표구를 할 때에 그림의 뒷면에 붙이는 종이를 말한다. 그림의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명지命紙, 즉 생명의 종이라 했으며, 최근에는 화심탁지畵心托紙라 부르기도 한다.
8. 무묵無墨
회화의 표현경계에 있어서 허虛의 개념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을 의미한다. 필묵筆墨을 가하지 않고서도 이른바 무묵지묵無墨之墨, 무필지필舞筆之筆의 여백餘白과 공간으로서 보다 더 무한한 추념抽念의 세계를 암시하는 뜻으로 이해되며 또한 필법筆法만이 있고 묵법墨法이 없다는 내용으로도 쓰여 져 왔다.
9. 박고博古
고기물古器物들을 소재로 해서 그리는 그림양식을 총칭하며 박고병博古屛이라 하여 고기물古器物에 그려진 문양이나 장식된 그림 등을 공예품에 조각하거나 장식하기도 한다.
10. 반두礬頭
산수화에서 산의 정상을 그릴 때 대부분 암석岩石의 모양이 마치 반석礬石, 즉 광물질이 섞인 바위의 정상부분의 결정結晶과 비슷하다하여 지어진 명칭이다.
11. 반괴준礬塊皴
광물질과 같은 암석岩石의 덩어리들을 나타내는 표현효과로써 극히 드물게 사용되었다. 언뜻 보아서는 귀면준鬼面皴과도 구분하기 어려운 면이 없지 않으며, 이는 보다 더 결정結晶되고 단단한 암석산세岩石山勢를 구륵鉤勒으로 그린 다음 측필側筆로 작은 부벽필斧劈筆과 같은 강한 흔적을 남겨가는 것이다. 청대淸代의 이인李寅의 「추산행려도秋山行旅圖」 같은 작품에서 바로 그와 같은 실예를 대하게 한다.
12. 사묵死墨
생묵生墨과는 반대되는 의미로서 죽은 묵색墨色을 말한다. 혼탁하고 윤기나 빛이 없으며 기운氣韻이 없는 이 사묵死墨은 묵墨의 사용이 지나치게 과다하거나 수와 묵이 깨끗지 못했을 때 자주 볼 수 있다.
13. 사병四病
고대 화론에서 지칭한 네 가지 경계해야 될 요소들로서 사邪, 첨甛, 속俗, 뢰賴를 말한다.
14. 삼면사면三面四面
고대 중국 화풍에서 사용되었던 용어로서 삼면三面과 사면四面으로 3차원의 공간을 표현할 수 있다고 여겼던 이론이다. 예를 들면 당대唐代의 왕유王維가 「석유삼면石有三面」이라 한 것이나 송宋의 곽희郭熙가 「임천고치林泉高致」에서 「화유사면花有四面」이라 했던 것은 바로 그와 같은 뜻으로 쓰였던 것이다. 그러나 인물화법에 있어서는 팔면八面을 언급한 경우도 있었는데, 탕후湯垕의 「화감畵鑒」에서 오도자吳道子에 대해 「인물팔면생의활동人物八面生意活動」이라 말했다.
15.쌍구雙鉤
백묘白描와 비백飛白의 뜻과 상당히 근접하며 아예 백묘白描로 쓰이기도 하는데 물상物象의 형태를 좌우 양쪽에서 그어가는 것을 말한다. 주로 화훼花卉나 사군자, 나무 등을 그릴 때 자주 사용되며 중간의 공백을 그대로 두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또한 채색으로 메꾸어가는 효과를 구사하기도 한다. 이때 그 채색이 강렬하게 중채重彩를 구사하는 것을 가르켜 「쌍구전채雙鉤塡彩」라고 부르기도 한다.
16. 서화동원론書畵同源論
그림과 글씨의 근원은 궁극적으로 한곳의 경지에 있다는 논리로서 시詩, 서書, 화畵 일체一體사상에 기인한다고 하겠다. 이는 또한 서書는 비록 문자文字의 상형象形, 지사指事, 회의會意, 형성形聲, 전주轉注, 가차假借의 범주에 머무르듯 하지만 그에 앞서 인품의 수양과 시詩의 경지를 이해하지 못 하고서는 서書의 경지를 터득할 수가 없으며, 화畵는 시詩. 서書의 수양이 없이는 불가不可하다는 「삼절三絶」 의식에 귀일하는 것이다.
17. 운暈
동양회화의 기법으로써 수묵이나 색채가 농담濃淡, 즉 짙고 엷은 형태로 물들여지는 것을 말하는데 이때 운暈은 입체감과 질량감, 원근감을 내포하게 된다. 내운內暈, 외운外暈, 색운色暈, 묵운墨暈등으로 나눌수 있고, 대체로 운염暈染으로 병칭되어져 사용되어지며 장식적 조형적 효과를 나타낸다.
18. 전신傳神
본래는 초상화 또는 인물화人物畵와 같은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단지 명사로서의 의미보다는 초상肖像이나 인물화人物畵가 그만큼 신정생동神情生動 하는 경지로서 그려져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전신사조傳神寫照, 사조寫照, 사진寫眞이라 부르기도 한다.
19. 츤襯
산수화의 기법으로서 산세가 들어간 부분이나 나무의 틈을 담묵淡墨으로서 적절히 처리하거나 위아래의 단절된 부분들을 효과적으로 연결시키는 등 그 본질의 기氣를 일게 하는 것이다.
20. 지漬
수묵의 기법으로서 로필露筆, 즉 극히 약한 담묵淡墨을 수분에 담근 모필에 적시어 필筆의 흔적이 크게 남지 않도록 표현하는 기법이다. 일반적으로는 구름의 형상, 하늘, 물, 안개 등에 많이 사용되며 수차 번복하면서 깊이를 더하거나 다소의 농담濃淡을 형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