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청춘 아르카디아:우주해적 아르카디아 (1982).
과연 이만한 상상력으로 장편 애니를 웅장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CG도 없던 시절, 일본의 애니메이션 기술을 다시금 보여준 멋진 작품이다.
앞서 <은하철도999:극장판(1979)>을 소개한 일이 있다. 같은 작가(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이기도 하다.
우주에서 펼쳐지는 웅장한 전개와 스토리는 미 스타워즈 시리즈와 견줄 만하다.
사실 일본의 장편 애니가 미국 SF영화에 영향을 준 점이 너무 많다. <스타워즈>에서 광선검 대결은 사실 일본 사무라이들의 결투 씬을 모방한 것.
<스타워즈>창시자 조지 루카스도 일본 영화와 애니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영화인은 구로사와 아키라.
제임스 카메론도 <터미네이터1-1984>을 만들 때 이 작품(하록의 탄생)의 멋진 씬을 도용한 것처럼 보인다. 그는 수천억원의 SF물<아바타>에서도 일본의 주요 애니메이션(천공의 섬 라퓨타, 미래 소년 코난, 공각기동대)을 고대로 도용했다.
그러나 그는 엮는 솜씨가 있어 다시 볼만하게 구성해 흥행에 성공시킨 것이다.
1980년대 한국에 <하록선장>TV시리즈물(1978)이 인기리에 방영된 일이 있다. 하록선장 시리즈의 인기가 상당하자 한국에서 모방작 <애꾸눈 선장-1980>을 만들어 극장에서 개봉했고 1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당시 정여진(애니 주제가 거의 전담)이 부른 노래가사가 귀에 스친다.
나의 청춘 아르카디아(1982)는 하록과 우주선 아르카디아호의 탄생(시작)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르카디아호를 창조한 도치로, 우주 여해적 에메랄데스, 하록의 첫연인 마야까지 생생한 윤곽으로 소개한다.
특히 메텔보다도 더 신비하면서도 청초한 매력을 풍기는 마야는 마츠모토 레이지가 그려낸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다.
이 여인 때문에 하록이 한쪽 눈을 잃게 되고 결국 애꾸눈이 되는 것.
극중 외계 이루미다스에서 온 지구 총독 ‘제다’가 보여준 모습은 정복자 이전에 하록의 굳센 기상을 높이 평가해 정정당당하게 우주에서 일대일로 겨루다 희생하는 참 전사의 모습이다.
우주에서 두 거대한 우주선(하록과 제다)이 발포하며 대결을 벌이는 씬은 영화를 압도한다.
하록의 품에 안겨 사망한 마야를 우주 별바다로 떠나 보내며 하록은 이런 독백을 한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이를 이 우주 별바다에 맡긴다. 이 우주를 정의가 지배하고 있음을 믿으며...” 정말 멋진 대사다.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에 필적할 웅장한 SF 장편 애니메이션을 아직 본 일이 없다.
☞ 상영시간: 130분
첫댓글 극찬작품 보고싶네요.^^^
저런 멋진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일본인들의 영혼이 이면에는 전체주의와 가학성 집단히스테리도 함께 보이는게 아이러니 하면서도 대사 참 잘쓴다는 생각은 늘 하게 됩니다.^^
일본 만화영화는 세계 일류인데.. 어째 실사영화는 영~ 별로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