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이야기] 봉선화
손톱 물들이는 정겨운 꽃… 유럽선 다른 식물 위협하는 식물로 찍혔다고?
봉선화
차윤정 산림생태학자 입력 2024.08.12. 00:45 조선일보
봉선화에 꽃이 핀 모습. /국립생물자원관
봉선화는 여름이면 정원이나 마당, 길가에서 꽃이 핀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입니다. 인도, 말레이시아, 중국이 봉선화의 고향이지만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와 ‘봉숭아’로 정겹게 불리기도 합니다.
봉선화는 봄에 싹을 틔우고, 그해 열매를 맺고 죽는 일년생 풀꽃입니다. 60cm까지 자라는 튼튼하고 꼿꼿한 줄기는 일회용으로 사용되기에 아까울 정도입니다. 봉선화 꽃은 분홍색·주황색·빨간색·흰색 등으로 색이 다양해요. 줄기와 길쭉한 잎 사이에 2~3개씩 핍니다. 암술과 수술을 모두 갖춘 봉선화 꽃은 수술이 성숙할 때쯤 활짝 펴요. 봉선화 꽃의 꽁지에는 꿀이 가득합니다.
봉선화 씨앗 주머니는 약간만 건드려도 터집니다. 봉선화의 학명 ‘Impatiens(참을성이 없는)’와 영어식 이름 ‘Touch me not(손대지 마세요)’은 이런 성질에서 따온 것입니다. 팽팽한 씨앗 주머니가 여름의 열기로 터지면 씨앗들은 7m까지 퍼집니다. 스스로 씨앗을 퍼뜨리고 마구 퍼져 나가는 봉선화는 유럽과 북미 지역에선 다른 식물들을 위협하는 침입 식물 명단에 올려져 있습니다.
민간에서 봉선화는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뱀을 쫓기 위해 마당에 봉선화를 심었고, 뱀에 물렸을 때도 봉선화로 치료했습니다. 땀띠, 사마귀 제거 등과 같은 피부 질환과 관절, 위장 장애 등 광범위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도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독한 성분 때문에 종종 주의해야 할 식물로 취급되기도 했습니다.
봉선화 꽃과 잎을 찧어 손톱에 올리면 붉은색 물이 듭니다. 아이들에게서 나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젊은 여인들의 첫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인들의 저승길을 밝히기 위해 손톱에 봉선화 꽃물을 들였지요. 봉선화 꽃물을 들이는 풍습은 봉선화가 자라는 지역에서 공통으로 나타납니다. 전통적으로 봉선화는 염료로 이용됐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손톱에 붉은 물이 들었을 것입니다.
봉선화가 사람들 주변에서 자라는 데 비해,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물봉선은 전국 산야의 물가에서 주로 자랍니다. 물봉선은 덤불처럼 가늘게 엉킨 줄기를 따라 잎들이 물기를 머금고 달려 있어 여름 숲에 멋을 더해줍니다. 또 물봉선 꽃은 물기를 피하려는 듯 살짝 고개를 숙이고 있어 고깔 모양의 꽃과 꿀이 든 꽁지가 잘 드러납니다.
아직 한참 남은 여름, 봉선화 꽃잎을 따서 손톱에 꽃물을 들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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