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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고 비박단 2024년 제8차 해외원정은 미리 예고된 바와 같이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다케(2,291m) 동계 시즌 백패킹으로 다녀온다.
눈의 나라, 홋카이도는 이미 11월이면 많은 눈이 쌓이면서 설국을 이룬다.
리딩하는 단장 포함 총 5명의 인원으로 조용하게 다녀온다.
2024년 11월 21일 - 24일 3박 4일간의 이야기 #1
두번째날 밤에 자리잡은 아사히다케의 별밤
쉽게 오르는 방법은 로프웨이(케이블카)를 타고 단박에 오르는 길이지만 우리가 원정을 진행한 날은 로프웨이가 쉬는 날이었다.
이미 계획상 이 부분을 반영하였기에 우리는 과감히 늦은 시간에 들머리에 도착하였지만 야간 산행으로 진행한다.
여러차례 아사히다케를 진행하였지만 대부분 로프웨이를 타고 접근하였기에 이 길은 초행길이었다.
아무도 없는 적막한 눈길을 해치고 지도에 의지해 걷는 것이 의외로 긴장감 있고 좋았다.
사진으로 담지는 못하지만 별이 쏟아지는 설국을 걷는 기분은 최고다.
출발전 비지터 센터에서 만난 닛뽄 사람이 지금 올라가면 죽는다고(정확히는 내일모레 죽을 것이라고^^) 말렸지만 우리는 전진한다.
대설 예보와 강풍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나 철저한 준비와 장비가 있기에 망설임없이 진행하였다.
하계 시즌에는 2시간 정도면 오르는 길을 4시간에 걸쳐 도착한다.
우리가 목표한 첫번째 숙영지는 아사히다케 무인 대피소이다.
깨끗한 공기와 쏟아지는 별들, 밝은 달이 동화같은 풍경을 보여 주었다.
아사히다케 정상부
별이 쏟아지는데 달이 밝아서 푸른밤이 되었다.
저녁 9시가 다 되어 대피소에 도착하여 늦은 저녁을 해먹는다.
문밖은 엄청난 강풍과 기온 급강하로 멘붕이 오는 지경이지만 내부는 아늑하고 따뜻했다.
첫째날은 대피소 덕분에 텐트 피칭없이 여유롭게 보낸다.
둘째날 새벽에 핑크빛 여명이 올라온다.
대피소 밖에서 여유를 부려 본다.
선명한 아사히다케 정상의 모습
"눈의 종"이라 불리우는 아사히다케 종탑
아무도 없는 설국이 전부 우리 차지였다.
다음날 하산때가 되어서야 겨우 일본 등산팀을 만나게 된다.
굴절되어서 아침 여명이 드리운다.
신비로운 아침이었다.
대피소를 나서 약 3km 거리에 있는 나카다케 노천 온천으로 갈 요량이었으나 생각보다 많은 적설량에 계획은 대폭 수정하게 된다.
다이세츠잔은 한자 표기로 "대설산大雪山"이라고 부르는 만큼 동계시즌에는 엄청난 적설량을 보인다.
11월 부터 5월까지가 동계시즌이라고 봐야하고 눈이 15m 정도까지 쌓인다고 한다.
덕분에 스키 산행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11월임에도 이미 적설량이 상당하고 아무도 지나지 않아 우리가 러쎌을 하면서 진행하기에는 "무리데쓰"였다^^
활화산 덕분에 일부는 눈이 녹아 바위가 그대로 드러난다.
장난삼아 연기가 나오는 곳에 손을 대어보니 매우 따뜻하였다.
하이디 총무가 앞장서서 내내 러쎌을 해주었다.
이번 원정단 최연소 젊은 피를 느낄 수 있었다.
설국에서 허우적 거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이트 구축에 들어간다.
도저히 진행이 어렵다는 현명한 단장의 판단에 따라 이쁜 눈밭에서 두번째 밤을 보내기로 한다.
기상예보가 심상치 않아서 단단히 사이트를 구축한다.
예상처럼 당일 밤에는 엄청난 강풍과 눈보라로 잠을 제대로 이룰수 없었다.
갑오 수석부단장도 열심히 눈블럭을 높이높이 쌓았으나 잘때는 바람이 반대 방향으로 불어댄다 ㅋㅋㅋ
짠하다 짠해^^
아사히다케가 병풍처럼 펼쳐지는 멋진 능선에 텐트 3동을 구축하고 넓은 스타이카에 모여서 저녁 만찬을 즐긴다.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내려가고 엄청난 강풍이 불었으나 대부분 힐레베르그 텐트를 준비하고 단단히 픽스하였기에 큰 애로사항은 없었다.
계속 연기를 내뿜고 있는 활화산의 모습
두번째날 일몰을 맞이한다.
야영지 뒤로는 멀리 아사히카와 시내의 야경이 보인다.
눈블럭을 비교적 높게 쌓았으나 돌풍으로 인해 밤새 시달리게 된다.
밝은 달임에도 은하수가 육안으로 보일만큼 맑고 깨끗한 밤이었다.
텐트 밖에 나와서 야경을 담는데 너무나 추웠다.
기온이 영하 17도 이상 내려가고 강풍이 불어 체감온도는 가늠이 되질 않았다.
텐트 뒤로 펼쳐지는 별들과 아사히다케의 모습은 절대 잊을수 없다.
너무나 황홀한 풍경이었다.
이렇게 우리는 두번째날을 강풍과 맞서며 보내게 된다.
하지만 쏟아지는 은하수와 멋진 설경은 충분히 댓가를 치를만한 것이었다.
이번 원정에서도 느끼는 것이지만 언제나 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
비록 기상악화로 현지인은 우리가 죽는다고 말리는 상황도 있었지만 우리는 충분한 장비와 식량이 있었기에 크게 개의치 않고 진행하였다.
워낙 많은 적설량에 계획대로 아사히다케 정상을 밟지는 못하였지만 모두가 충분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2024년 11월 제8차 해외원장단
버티고 배상
이야기는 2편에서 계속...
첫댓글 하이디님의 러셀은 여전히 여전히...!!
흡사 우주같은 밤하늘, 핑크하늘, 활화산까지 경이롭네요
갈소령의 중풍 러쎌이 필요할지도 ㅎㅎㅎㅎ
단장님 진정한 날요입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감동이 전해집니다.
언제나 해외원정에서 날씨가 좋았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