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여권이 없어도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세 명의 사람이 있다. 영국 국왕 찰스 3세와 일본의 제126대 나루히토(徳仁) 천황 부부이다.
영국에서 여권은 영국 국왕의 이름으로 이 사람을 다른 나라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해 준다는 허가증이다. 본인이 본인을 허락해 주는 상황이 안 맞아서 발급하지 않는다. 셀프 여권이 안된다는 사실이 우습다. 영국 국왕은 면허증도 없다. 같은 이유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결국 평생 무면허 운전자였다. 그들에게 무면허에 음주운전도 가능한지 몹시 궁금하다.
일본은 영국과 상황이 다르다. 우리나라처럼 여권 발행의 주체가 일본 외무성이다. 신하가 군주에게 허가를 내주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국왕을 여권 심사 대상에서 제외해 버렸다. 천황은 주민등록증도 없다. 1946년 1월 1일 쇼와 덴노는 "인간선언"을 한다. 원래 덴노는 살아있는 신으로 인식되는 존재였다. 일개 신하가 살아있는 신에게 통행증을 발급할 수 없다는 명분이다.
두나라 다 섬나라이고 과거 전범의 족속들이다. 평생의 직업이 왕인데 굳이 다른 나라에 불법체류할 일도 없어서 여권이 필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영국은 패권국가였고 일본은 패전 국가였다.
여전히 존재하는 계급 사회와 왕족을 숭상하는 나라를 보면 노예근성이 있는 듯 보인다. 과거 제국주의의 오만함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게 신기하다. 평생 여권 연장도 필요 없고 여권비 안 들어서 편하긴 하겠다.
왕이라는 작위가 본인이 스스로 원해서 된 것이 아니니 억지로 제한된 삶을 살아야 하는 불운한 인생일지도 모른다. 찰스 국왕의 얼굴이 그리 행복해 보인 적은 없다. 영원히 피지 않고 쭈그러든 열매처럼 주눅 든 울상이다. 피할 수 없는 오리형 주둥이와 다이애나를 불운으로 몰고 간 살인면허 소지자로 느껴진다. 표면적으로 지켜야 하는 영국령 식민지와 관광수입 벌이하기 위해 존재하는 불운한 삶인지도 모르겠다.
감히 말하자면 부럽지 않다. 천황은 직접적인 통치권이나 정치적 실권은 없는 허수아비이고 찰스 3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욕을 먹고 있는 금쪽이이다.
위대하고 훌륭하신 트럼프(트 황제)가
"너희들도 미국 올 때 여권 만들어라!"라고 말하면 어떤 상황이 생길지도 궁금해진다. 트황제께 여권이 있다는 사실도 신기하다. 비행기 파일럿들도 여권을 소지하고 운항한다. 우리 시대에 가장 위대 아니, 위해 하고 위험하신 트신에게는 총기 암살이나 교통사고나 심장마비 같은 충격적인 일 말고 자다가 조용히 죽는 축복이 하루빨리 임하길!
어쩌면 평생 여권 만들 일 없이 여권이란 존재가 뭔지도 모르고 대전, 오류동 지하도에 거주하시는 야채 파는 할머니께서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나도 탐라국(제주도) 갈 때 비행기 타면서도 여권 안 들고 간다. 트럼프 시대에 미국 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눈을 감아본다. 수십 년 만에 하고 싶은 일이 생겼는데 우주에서 가장 밝은 별을 잃었다. 못된 가물치 같은 한 인간이 타인의 인생을 밟고 있다. 뒤엉킨 삶의 실타래를 풀기 시작한다.
나를 위한 치유의 글, 이 글을 읽는 내내, 당신도 행복하길 바라봅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공부가 되는 새벽, 진정한 학문이란 삶에 관한 바른 이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