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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추연회 원문보기 글쓴이: 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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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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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緖論 1.연구목적 2.연구범위와 방법 Ⅱ. 서체 개발현황 1. 서예를 이용한 서체(Font)개발 현황 2. 서체 개발자 관련 현황 조사 Ⅳ. 제언 (서예를 이용한 서체 개발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1. 서예를 이용한 서체 개발의 문제점 2. 개선방향 ※ 참고문헌 |
Ⅰ. 緖論
1. 연구목적
오래전 포교(抱敎)의 목적으로나 통치수단의 일환으로든 왕조시대부터 목판활자 시대, 금속활자 시대와 사진식자(寫眞植字)인쇄시대를 거쳐 컴퓨터를 이용한 디지털서체(Font)1)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서체(Font)를 만드는 주체는 여러 변화를 갖게 된다. 본래 과거에는 활자를 만든다는 것이 국가의 정책과제 중 중요한 업무의 일환이었으며 근대에 이르기까지도 어느 정도의 회사규모나 의지를 갖고 있는 특수한 계층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폰트의 시대의 도래에 따라 그 제작의 주체가 이전에 비해 일반화되었으며, 이는 서체 제작 소프트웨어(Tool)가 쉽게 이루어지고 이를 다루어 낼 수 있는 좀 더 일반적인 층으로 확대되었다는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 컴퓨터의 도입과 함께 발전을 같이 한 디지털폰트의 개발역사는 1970년에서 1980년 중반까지 널리 활용되었던 점 폰트(Bitmap Font)을 시작으로 1990년 초반의 단순한 윤곽선 폰트(Outline Font)를 개발하였고,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오늘날 우리가 쉽게 사용하고 있는 다중윤곽선폰트의 개발로 이어졌다.2) 조형적 감각과 컴퓨터를 유용하게 다루어 낼 수 있고, 한글문자디자인의 세계에 매료된 젊은 디자이너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서체 디자인의 새로운 길을 열어 주었다. 이에 따라 젊고 신선한 감각에 의한 서체가 발표되기 시작하였다. 그 후 서체의 양산시대 3)를 거치면서 디지털폰트가 갖고 있는 몇 가지 속성 중에서 기계적이고 자칫 딱딱하고 건조한 느낌의 서체에서 벗어나 감성적인 서체를 찾게 되는 시점에 이르게 된다. 이때 일정한 필력(筆力)을 갖춘 작가들의 참여로 손으로 직접 쓴 서체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와 같은 서체의 개발 초기에는 기술적 한계와 표현의 제한으로 서예의 느낌을 부분적으로 구현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원작자가 한글(KS5610:2,350자)과 한자 (4,888자)를 직접 육필로 쓰는 작업들이 이루어지고 이를 기반으로 갈필(渴筆)과 비백(飛白)의 느낌까지 표현하는 기술적인 진보로 인해 조금 더 원작의 느낌을 담아내는 서체들이 많아졌다.
이에 본고에서는 1994년 월정(月丁)정주상의 ‘한글정자쓰기체’와 ‘한글흘림쓰기체’에서부터 2006년 공재(空齋)진영근의 전각서체(24종)까지 서예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서체(Digital Font)개발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서체 개발 원작자와 제작회사, 개발과정에 참여한 사람들과 직접 개발을 담당하였던 디자이너와 인터뷰하였다. 이러한 실례를 바탕으로 개발동기, 제작과정, 현재 시점에서 원작자와 서체개발사, 디자이너의 만족도, 문제점 등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바람직한 개발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2.연구범위와 방법
본 연구의 범위는 구체적 실명(實名)이 확인되는 원도제공자가 있고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폰트(Digital Font)로 개발되어진 사례(작가: 25인, 서체종수 : 73종)를 기준으로 하였다.
본 논고에서는 사진식자 인쇄를 대치 할 수 있는 탁상용전자출판(DTP)으로 전환되는 1990년 초반을 출발점으로 보고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1991년도부터 1995년까지 5개년에 거쳐 문화체육부(현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한글서체운영위원회를 조직하여 출판계, 인쇄계, 학계 등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폰트를 개발하는4) 공익성이 강조된 공적(公的)개발과 서체개발사의 기획에 의해 개발되어진 상업적 목적이 구체화된 서체로 구분하였다.
문화관광부 지원 폰트 개발은 1994년도 월정(月丁) 정주상이 원도를 직접 쓰는 작업으로 참여하였던 ‘한글정자쓰기체’와 ‘한글흘림쓰기체’부터 2002년 현대 한국대표서예가 5인을 선정하여 개발한 서체까지를 다루었다. 서체개발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상용서체개발은 1993년 초롱테크(대표 박종영)에 의해 발표된 석천(石泉) 김기섭의 ‘석천체’부터 2006년 6월 발표 예정인 산돌커뮤니케이션(대표 석금호)에 의해 개발된 공재(空齋)‘진영근의 전각서체’까지를 대상으로 하였다.
서예를 이용한 서체개발은 원도제공자와 서체개발회사 그리고 직접 작업을 담당하였던 디자이너의 상호 협력과 이해 그리고 교감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서 작용한다. 개발과정에 참여하였던 해당 당사자들을 만나 그 당시의 개발의도, 개발과정, 개발 완료된 이후의 개개인의 만족도와 문제점 등을 각자의 관점에서 다시한번 되돌아보고 향후 이와 같은 서체개발의 시금석으로 삼고자 한다. 연구대상 서체를 반드시 서예가로 한정두지 않은 것은 해당 작가(손영희, 신영복 등)의 필력이나 서체의 개발의도, 방법, 시장에의 기여도 등을 보아서 반드시 언급하여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Ⅱ. 서체 개발현황
1. 서예를 이용한 서체(Font)개발 현황
일본의 사또 타이포그래피연구소장인 코미야마 히로시는 현대 디지털서체의 개발과정에 대해
폰트 제작 소프트웨어가 충실해짐에 따라 원자(原字)를 수작업으로 작도한 다음 특수 기술은 그리 중요시되지 않게 되었으며, 한편 직접 손으로 제작하는 수작업 프로세스를 밟지 않아도 서체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의식을 낳았다. 퍼스널 컴퓨터에 의해 꽤 정확한 작도가 가능해져서, 그때까지 참여하기 쉽지 않았던 젊은 디자이너에게 서체 디자인에의 길을 크게 열어준 것, 그리고 젊고 신선한 감각에 의한 서체가 많이 등장했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서체 디자인의 역사에는 없었던 획기적인 사건이다.5)
라고 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동시대 한국적 상황에도 그대로 접목되었다. 또한 인쇄의 주를 이루던 사진식자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탁상용전자출판(DTP)의 시대로 인쇄의 형태가 전환되면서 디지털폰트에 대한 수요와 이에 따르는 공급은 더욱 더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 무렵부터 산돌커뮤니케이션, 서울시스템, 신명컴퓨터, 윤디자인연구소, 휴먼컴퓨터, 한국컴퓨그라피, 한양정보통신 등 여러 회사가 경쟁적으로 서체를 양산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사진식자에서 쓰이는 글자체를 그대로 가져와 변형과 재해석하는 작업이 주를 이루었다. 그 후 소위 디자인서체라고 일컬어지는 다양한 제목용 서체들이 다투어 발표하여 서체개발의 양산기(1995년~2000년)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러나 코미야마 히로시도 언급하였지만 “서체 디자인의 기본을 실제적으로 경험해보지 않은 젊은 디자이너들은, 그 디자인 제작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서체의 본연의 자세, 서체의 목적을 생각하지 않고 어딘가에 방치해 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6)라고 하듯이 빠르게 이루어진 서체시장의 양적인 확대가 결코 질적 욕구를 채워주질 못하였다.
이후 디지털폰트가 갖는 기계적이고 딱딱한 느낌에서 벗어나 사람의 정감이 느껴지는 쓰기체(필사체)의 서체가 요구되는 시점에 이르게 된다. 이 시점에서 서예가들이나 일정한 필력(筆力)을 갖춘 작가들의 참여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를 ‘감성의 시대’6)라고 하여 오늘까지 이르고 있다. 이런 시대적인 흐름은 관(官)(여기서는 문화관광부 등)과 민간(民間)(서체개발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서체 개발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
구분 |
발표 연도 |
서체몇 |
개발글자 |
원작자 (검수책임) |
개발사 |
책임 디자이너 | |
문화관광부 |
1994 |
한글정자쓰기체 한글흘림쓰기체 |
2,350 + 확장205 + 조합형903 2,350 + 확장205 |
정주상 정주상 |
서울시스템 |
| |
1995 |
한글궁체정자 한글궁체흘림 |
2,350 +확장205+조합형 2,350 +확장205 |
조희구 조희구 |
서울시스템 | |||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세종대왕 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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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
원곡 김기승체 일중 김충현체 평보 서희환체 꽃들 이미경체 갈물 이철경체 |
3,705 (2,350 + 추가자) 3,705 (2,350 + 추가자) 3,927 (2,350+추가자+고어) 3,705 (2,305 + 추가자) 3,705 (2,350 + 추가자) |
김기승(김태수) 김충현(김준섭) 서희환(박병천) 이미경(박정자) 이철경(정화자) |
산돌 커뮤니케이션 |
권경석,박희정 외 | |
KBS |
2004 |
크레파스체 담운체 |
2,350 + 영문 + 약물 2,350 + 영문 + 약물 |
김만규 이일구 |
초롱테크 |
이민정 | |
소계 |
11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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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발표연대 |
서체명 |
개발글자 |
원작자 |
개발사 |
책임 디자이너 |
서체 개발사 주관 |
1993 |
석천체 소하체 |
2,350 + 영문 + 약물 2,350 + 영문 + 약물 |
김기섭 이천섭 |
초롱테크 태시스템 |
진미연 김화복 |
1995 1995 |
일구체 백송체 |
2,350 + 영문 + 약물 2,350 + 영문 + 약물 |
정헌만 김기섭 |
초롱테크 한양정보통신 |
진미연 | |
1996 |
일양체 ABCDE 하룡체 소하체 |
2,350 + 영문 + 약물 2,350 + 영문 + 약물 +4,888(한자) 4,888(한자) |
정헌만 정헌만
이천섭 |
초롱테크 초롱테크
태시스템 |
진미연 진미연
김화복 | |
1998 |
단아체UL/L/M/B |
2,350 + 영문 + 약물 |
손영희 |
산돌커뮤니케이션 |
이경배,권경석 | |
1999 |
효봉축제 효봉개똥이 효봉푸른솔L/B 효봉흰돌 효봉검은돌 |
2,350 + 영문 + 약물 |
여태명 |
폰트뱅크 |
최진화 | |
2001 |
유려 너울 춘풍 국향 만월 송침 진인 야화 단군 청빈 |
2,350 + 영문 + 약물 |
김종건 김법수 김범수 이상현 이상현 이상현 이규복 김경호 신승원 장운식 |
윤디자인연구소 |
박용락 외 | |
2004 |
일양해서 일양행서 솔뫼민체 眞/正/純 |
2,350 + 영문 + 약물 +4,888(한자) 2,350 + 영문 + 약물 +4,888(한자) 2,350 +영문 + 약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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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테크
폰트뱅크 |
진미연
김주영 | |
2005 |
J서간체 J아우름 J판본흘림 신영복체 |
2,350 + 영문 + 약물 2,350 + 영문 + 약물 2,350 + 영문 + 약물 2,350 + 영문 + 약물 +4,888(한자) |
장성연 장성연 장성연 신영복 |
직지소프트 |
김주영 | |
2006 |
춤체 4종 감동체 4종 낭만체 4종 발자욱체 4종 새벽체 4종 손맛체 4종 |
2,350, + 영문 + 약물 |
진영근 |
산돌커뮤니케이션 |
곽두열 외 | |
소계 |
62종 |
(도표1-1)과 (도표1-2)에서 보는바와 같이 지금까지 관(官)의 주도로 개발되어진 서체는 총 11종이고, 서체개발사가 주관이 되어 개발하여진 서체는 62종으로 총 73종에 이르고 있다.
이미 개발된 서체의 총수에서 보듯이 현재 컴퓨터에서 사용될 목적으로 발표된 서체의 종수가 약 3,000여종으로 추산하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에 가까운 것으로 보아서도 서예를 이용한 서체의 개발은 아직까지는 미미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들 서체가 서체시장이나 디자인 개발에 끼친 영향력은 간단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많은 개발의 사례들이 발표될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정부의 공적인 자금을 들여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서체들이 정작 실제 활용도와 서체에 대한 인지도에서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기업에서 볼 수 있는 적극적인 마케팅과 전략적 판매방식은 아니더라도 예전에 개발된 양질의 서체를 일반사용자들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적인 모색이 필요하다.
폰트의 글자 수는 대부분 KS5601을 지원하는(한글2,350자+영문+ 약물)것이 대부분이다. 특이한 사항은 1994년에 개발된 정주상(원도)의 ‘한글정자쓰기체’의 경우 조합형 11,172자 까지 개발되어 향후 유니코드7) 체계에 염두를 두고 개발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서체에는 결정적으로 영문서체(Basic Latin94자)가 빠져있어 실제 컴퓨터에서 활용할 때에 문제가 있다. 그리고 같은 해 동시에 만들어졌던 ‘한글흘림쓰기체’는 글자자체의 구조상 문제 때문인지 11,172자와 영문서체는 빠져있다. 이런 이유로 현재 윈도우 환경이나 출판용에 많이 사용되는 맥킨토시(Macintosh) 운영체계(Operating System)에서도 전혀 쓰임이 없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점이다.
또 다른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 점은 이천섭(소하체), 정헌만(하룡체, 일양해서체,일양행서체), 신영복(신영복체)만이 서체에서 한글과 한자가 표현된다. 사실 한 작가가 갖고 있는 글자꼴의 형태를 한글과 한자모두 동일한 개념(Concept)으로 개발한다는 것은 ‘글자의 완성’이라는 명제에서는 대단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현실적 상황은 이를 어렵게 하고 있다. 한글 외 한자의 개발은 글자의 조화와 조합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제일 먼저 활용도의 문제가 제기된다. 한글전용과 국한문혼용의 문제가 오래전부터 교육, 사회, 문화의 하나의 화두로 등장되어 이제는 거의 무감한 상태이고 실제 대중에게 그 판단을 맡기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보면 제한된 사용처를 염두 하여 한글 개발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2배에서 3배까지 소요되는 한자 서체를 개발한다는 것은 다른 관점에서 보면 고집처럼 보여 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불리한 여건을 감안한 상황에서 개발되어진 서체는 분명 의미 있는 작업이며 다른 존재감과 생명력을 갖게 될 것이다.
다음은 도구(필기구)에 의한 구분에 대해서 살펴보자
글씨를 쓰는 필기구들은 그 특징에 따라 글씨의 모든 줄기에 반영되고 글씨체에 영향을 준다. 한글 창제 당시의 필기도구인 붓으로부터 펜을 비롯하여 현재의 많은 필기구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력은 글씨의 굵기는 물론이고 조형적인 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준다. 7)
(도표2)에서 살펴보면 현재 개발된 대부분의 서체들은 붓을 도구로 하여 써진 원도를 기반으로 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것으로 일반적인 디지털폰트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비백(飛白)과 갈필(渴筆), 이로서 느껴지는 속도감과 긴장감등의 특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되리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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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도구 |
해당서체 (원작자) |
종수 |
붓 글 씨 |
석천체 (김기섭) 외 |
44종 |
펜 글 씨 |
한글정자쓰기체 외 1종 (정주상) |
2종 |
전각 (칼) |
효봉흰돌/검은돌 (여태명) 진영근서체 (진영근) |
26종 |
기타(색연필) |
크레파스체 (김만규) |
1종 |
합 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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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종 |
현재 서체 제작 기술의 발달과 컴퓨터의 기본 성능의 증대로 인해 과거에는 표현할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제약조건이 상당히 완화되었다. 이로 인해 앞으로는 붓 이외의 다른 도구를 이용하여 여러 가지 별개의 효과를 표현하는 아이디어를 갖춘 서체의 개발도 보다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이다.
2. 서체 개발자 관련 현황 조사
서체 개발에 관련 기초 연구의 일환으로 서체 개발과정에 참여하였던 당사자를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7가지의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의 심도를 높이기 위해서 직접 방문 인터뷰 형식을 취하였고, 부득이한 경우 전화와 이메일 상으로 설문을 하였다. 해외 체류 중이거나 유명을 달리하여 고인이 된 경우에는 제외하였다. 설문 내용은 도표로 정리하였으며 내용은 분석은 설문지에 기입한 내용과 인터뷰 내용을 정리, 요약하였다.
․ 조사방법 : 해당자 방문인터뷰
․ 조사일시 : 2006년 3월20일~2006년 5월29일
․ 조사대상 : 해당 서체 제작에 관여한 원도제공자, 제작회사, 담당디자이너, 검수자
․설문내용 : (1)개발의도
(2)개발방식 : (가)원도제작 자수
(나)개발기간
(다)서체 개발 시 저작권 문제
(3)서체 개발 완료 후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
(4) (3)항에 대한 이유
(5)향후 개발 계획
이름 |
개발서체(연도) |
비고 |
답변 |
이천섭 |
소하체(1993) |
원작자 |
한글서체의 정형적인 구조(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글자꼴에 대한 욕구가 있어 이를 연구하던 중 서체개발사(태시스템)으로 부터 제안을 받아 제작 |
김기섭 |
석천체(1993),백송체(1995) |
원작자 |
평소에 원곡(김기승)체에 대한 공부와 분석을 하는 과정을 거쳐 본인의 독특한 필법을 섞어내어 만들어진 서체임 |
박종영 |
석천체(1993) |
제작사대표 |
초기에는 화훼리본 시장에서 글자를 요구하는 수요가 있어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서체를 개발하게 되었음. 외부사인(간판)용 서체개발에 역점 |
정주상 |
한글정자쓰기체(1994) 한글흘림쓰기체(1994) |
원작자 |
쓰기체(펜글씨, 붓글씨) 교육에 많은 관심과 저작물이 있음. 현재는 없어진 교육과정에 대한 아쉬움과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함.(문화체육부 정책 과제) |
차재경 |
한글정자쓰기체(1994) 한글흘림쓰기체(1994) |
세종대왕기념사업회(주관사) 사무국장 |
우리나라 전통의 글자꼴을 그대로 유지하고, 정신문화의 뿌리인 문자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표준 글자꼴을 만들어 둔다는 정책과제로서 1991년 문화바탕체부터 시작하여 4차년도 사업 과제임. |
차재경 |
한글궁체정자(1995) 한글궁체흘림 |
세종대왕기념사업회(주관사) 사무국장 |
문화관광부 지원 한글 폰트 개발의 마지막 연차 사업으로 국내 한글서예가를 대상으로 폰트개발 공모에서 선정된 조희구(작고)의 글씨체를 원도로 궁체정자체와 흘림체를 한글폰트로 개발 |
정헌만 |
일구체(1995) 일양체 ABCDE (1996) 하룡체(1996) 일양해서,행서(2004) |
원작자 |
새로운 글자체 개발에 대한 관심과 컴퓨터 환경이 갖는 대중성과 확산 에 대한 매력이 있어 서체개발사(초롱테크)의 제안을 수용하였다 |
이경배 |
단아체UL/L/M/B (1998) |
디자이너 |
광고디자인 업계에서 카피로 주로 쓰여 지던 손영희의 단아하고 현대적인 (1998) 느낌의 글씨. 당시 만해도 예외적인 개발방식(3가지 굵기 별로 붓의 굵기에 따른 다양성을 살려낼 수 있었다. 리 하여 원도를 직접다)으로 인해 작가의 필력과변화에 따른 다양성을 살려낼 수 있었다. |
여태명 |
효봉축제/효봉개똥이/ 효봉푸른솔L,B/효봉흰돌/효봉검은돌(1999) |
원작자 |
작가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서예의 서계를 여러 가지 폰트의 형태로 만들어 서예의 다양성과 현대디자인에 접목하여도 조화를 이루어 낼 수 있고 여러 대중(民)들이 편하게 서예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하였다. |
박용락 |
필서체(유려체 외 9종) (2001) |
원작자 |
디지털포트에 식상한 사용자들이 손으로 직접 쓴 글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가 있었음 |
신승원 |
단군체(2001) |
원작자 |
젊은 서예가들의 기존의 서체와는 차별화 될 수 있는 새로운 글자에 대한 형태를 서체개발사(윤디자인연구소)에 제한하였음. |
이일구 |
담운체(2004) |
원작자 |
한국방송공자(KBS)에서 TV와 같은 방송용 타이틀 서체로서 필요한 폰트에 대한 개발을 요청하여 개발하게 됨 |
김만규 |
크레파스체(2004) |
원작자 |
“TV동화 행복한 세상”으로 알려진 작가의 글씨를 TV방송용 타이틀체로 사용할 수 있는 폰트로 개발하였다. |
박병천 |
현대 한국대표 서예가 |
총괄검수자 |
우리나라 현대 서단의 대표성을 지난 5명의 작가를 선정하여 서예체를 디지털폰트로 개발하여 널리 펴서 일반 국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으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정책사업으로 추진하였다. |
정현식 |
솔뫼 민체 3종(眞/正/純) (2004) |
원작자 |
본인이 그동안 공부해 왔던 서체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 글씨의 대중성과 민체의 특징인 실용성 추구, 새로운 서예(서체)의 창조 정신 고양을 목적으로 하였다. |
장성연 |
J서간체/J어우름 (2005) |
원작자 |
기존 발표되었던 붓글씨체에서 벗어난 다양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서체를 개발하려고 하였다. |
홍기익 |
신용복체 (2005) |
서체개발사 |
현대의 사상가이자 옥중생활을 통해 다듬어진 작가의 독특하고 개성있는 글자를 폰트화하려고 하였다. |
진영근 |
진영근 적각서체 |
원작자 |
전각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글씨체를 일괄성있게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이를 폰트로 만들어 전각의 대중화와 여러 사람들이 전각의 아름다운 미감을 맛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다. |
위의 표에서 보듯이 정부 관련기관의 주도로 만들어진 서체들은 대부분의 글꼴의 표준에 맞는 기본형에 기초를 두고 개발되어졌다. 정주상의 펜글씨체(한글정자쓰기체, 한글흘림쓰기체)나, 조희구의 궁체(궁체정자, 궁체흘림)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고, 현대 한국대표서예가 5인도 판본체 2종(전서체형: 평보 서희환체, 예서체형: 일중 김충현체)과 궁체2종(정자체: 갈물 이철경체, 흘림체: 꽃들 이미경), 반흘림체(원곡 김기승체)도 표준형에 개발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반대로 서체개발사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대부분의 서체들은 마치 의도적인 것처럼 이러한 기본형에서 탈피하려고 하는 노력이 두드러진다. 주로 민체(民體) 계열의 서체(효봉서체6종, 솔뫼민체3종, 장성연서체3종 등)들로서 기본형에서 벗어나 차별성을 나타내려고 하는 의도가 많아 보인다. 또한 원작자의 독특한 필체(소하체, 신영복체, 담운체, 크레파스체 등)가 두드러지거나, 현대적 감각의 서체(단아체, 유려체 등)등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개발 의도는 대부분 시대적 요구에 맞추어 서체 시장의 트랜드를 이끌어 가려는 선도적 의지가 많았으며, 공명심이나 개인의 허명을 쫓아가기보다는 ‘글자를 만들어 세상에 널리 쓰임’이라는 한글창제정신의 공통적 명제에 모두 적극적인 동의를 보이고 있다.
이름 |
개발서체 (연도) |
비고 |
원작자/작업 글자수 |
개발기간 |
라이센스문제 |
이천섭 |
소하체(1993)
|
원작자 |
1993년: 한글2,350자+영문+약물 1996년: 한자 4,888자 |
1년 |
일회성구매(사용권 및 판매권 양도) |
김기섭 |
석천체(1993) 백송체(1995) |
원작자 |
작품에서 집자 후 분석 작업 |
1년 |
일회성구매(사용권 및 판매권 양도) |
정주상 |
한글정자쓰기체(1994) 한글흘림쓰기체 |
원작자 |
2,555자 2,555자 |
1년 |
일회성구매 |
차재경 |
한글궁체정자(1995) 한글궁체흘림 |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사무국장 |
2,350자 |
1년 |
일회성구매 |
정헌만 |
일구체(1995) 일양체ABCDE(1996) 5종 |
원작자 |
2,350자+영문 + 약물 2,350자 +영문 + 약물 |
1년 3년 |
일회성구매 |
이경배 |
단아체UL/L/M/B (1998) |
디자이너 |
2,350자+영문+약물 |
1년 |
일회성구매 |
여태명 |
효봉축제/효봉개똥이 효봉푸른솔L,B/효봉흰돌 효봉검은돌 (1999) |
원작자 |
작품에서 집자+영문+숫자 |
1년6개월 |
판매이윤 배분(인세지불방식) |
천대필 |
필서체(유려체 외 9종) (2001) |
서체개발사 |
참여 작가별 400자~600자 |
1년 |
판매이윤 배분(인세지불방식 |
김만규 |
크레파스체(2004) |
원작자 |
한글 400여자 |
6개월 |
기타(외주 용역과 판매이윤배분) |
정헌만 |
일양해서, 행서(2004) |
원작자 |
한글2,350자+영문+약물+ 한자4,888자 |
2년 |
일회성구매 |
박병천 |
현대 한국대표서예가 |
세종대왕기념사업회(주관) |
작품, 도록 등에서 집자. 일부 영문+약물은 원작가의 제자 |
1년 |
일회성구매 |
장성연 |
J서간체/ J어우름체 J판본흘림 (2005) |
원작자 |
한글2,350자+영문+약물 |
6개월 |
일회성구매 |
홍기익 |
신영복체 (2005) |
서체개발사 |
한글2,350자+영문+약물 한자4,888자 |
10개월 |
일회성구매 |
진영근 |
진영근전각서체 (2006 |
원작자 |
한글2,350자 +영문+약물 6종(전각용 돌에 직접 작업) |
2년 |
일회성구매 |
(도표4)에서 보듯이 원작자가 서체의 원도를 직접 쓴다는 것은 전체 개발 공정상 가장 중요한 부분에 속한다. 이는 결국 최종 결과물에 대한 질적 판단과 만족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고, 자신의 글씨에 대한 무한 책임이라는 도덕적 판단까지 연결된다. 1990년도 초기 개발 단계에서나 작업상 어려움이 있는(전각 등)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붓을 도구로 한 원도는 가능한 많은 글자를 일관된 개념(Concept)으로 제공 되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서체개발사와 디자이너가 이러한 원도를 기준으로 하는 작업시간을 현저하게 줄여 주어 시간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과 무엇보다 서체의 완성도를 확보하는 부분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1서체당(1종) 개발기간은 원도작성과 서체 디자인, 프로그램화 시간을 모두 합하여 평균 6개월에서 1년 이내로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인 상례로 되고 있다. 또 라이센스(저작권 및 판매권)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원작자와 서체개발사의 계약조건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가 만들어질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2가지 방식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는, 최초 계약 시 원작자가 원도를 작성하여 서체개발사(혹은 개발주관사)에게 넘겨주면서 사용권과 서체개발에 대한 판매권을 모두를 함께 양도하는 방식과 같은 일회성구매8)가 있고, 다른 하나는 원작자와 서체개발사가 공동기획자의 입장이 되어 판매 분에 대한 이익을 분배하는 방식이 있다.9)
항 목 |
원작자 및 감수자(응답자:15명) |
제작사, 디자이너 (응답자:11명) |
(1)대단히 만족 한다 |
6 |
1 |
(2)만족한다 |
6 |
7 |
(3)보통이다 |
4 |
3 |
(4)기대보다 못하다 |
3 |
0 |
(5)잘못 만들었다 |
0 |
0 |
서체 개발에 대한 만족도는 다분히 주관적인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개발에 참여하였던 원작자나 서체개발사와 디자이너는 대부분 ‘만족 한다’ 이상의 항목 (원작자 :53%, 개발사 및 디자이너: 73%)을 선택하였다. 일차적인 이유를 보면 자신의 이름으로 서체가 구체화되어 실생활에 쓰여 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과 활자문화 발전에 일익을 하였다는 자부심에 연유한다. 이 항목을 선택한 대부분은 KS5601기준(한글 2,350자, 영문94자, 약물986자)를 충족하는 글자 수의 원도가 확보된 상태로 작업한 계층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원도가 적거나 개발시간에 쫓기어 무리한 스케줄에 의해 개발되어진 서체에서는 낮은 만족도를 표시하고 있다.
서체(Font)는 기본적으로 한번 만들어져 발표하게 되면 책처럼 개정판을 내어 수정 보완을 하던지, 다른 소프트웨어처럼 업그레이드(Upgrade)버젼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취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수정본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이전 서체에 대한 문제점을 스스로 공표하는 것이고, 그렇게 시간과 비용을 들여 수정한 서체들이 기존에 발표하여 쓰여 지고 있던 서체를 대치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도 완연하게 나타나며, 그에 대한 효과 역시 의문시 된다는 점에서 서체개발사의 경우 기존 서체에 대한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수정판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초 서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더욱 중요성을 갖는다. 글자꼴의 난이도(타 서체에 대한 차별성이 강한)가 높은 서체 일수록 충실한 원도 확보와 기획, 제작기간의 충분한 확보가 제일의 관건이다.
이외 추후 개발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대부분(약85%)의 원작자들이 기회가 있다면 다시 참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고, 한글에 맞는 한자의 추가 개발에 대한 의지도 보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디지털폰트가 갖는 기본적인 한계 때문에 추후 개발을 포기하는 원작자들도 소수의견으로 있었다.
Ⅳ. 제언 (서예를 이용한 서체 개발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먼저 서체의 제작 과정을 도표와 함께 살펴보면
업무Flow |
개요 |
사용도구 |
원도제작 |
글자구상 및 스케치 자형의 선택 및 밑그림 원도 작업(한글2,350자 외) |
붓, 펜, 전각 돌 |
원도입력 |
원도입력 (원도스캔 ) |
스캐너 |
Font제작 |
1.스캐닝 원도 데이터 : 제작된 원도를 스캐닝하여 밑그림을 모니터상에 띄움 2. Editing작업 : 원도 밑그림을 이용하여 Font의 editing 작업을 함 3. 완성 된 Font 데이터 : Font의 균형 두께, 크기 등의 검수를 거친 후 최종 Font를 확정함 |
Font제작 소프트웨어 폰트그라퍼(Fontographer)1) 외 다수 |
검 수 |
1. 검수방법 : 화면검수, 지면출력 검수, 2. 검수요소 : 원도비교검수, 크기검수, 폰트데이타 검수 형태검수, 문장테스트, 오자검수 |
프린터기 : 600DPI이상 필름출력기 : 3600DPI이상 |
폰트 데이타화 |
Format 과 용도별 구분 : 가.트루타입(True Type)2) (1)원도우용 (2)맥킨토시용 나.포스트스크립(PostScript) 3) |
|
활용 |
제품화 : 제품 패키지 제작, 유통 |
|
1. 서예를 이용한 서체 개발의 문제점
상기와 같은 과정을 통해 개발된 서체는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가로쓰기 전용의 문제:
디지털폰트의 대부분은 가로쓰기 전용을 선택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신문이나 출판, 인쇄 시장이 가로쓰기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예가들이 익숙한 문장구조인 세로쓰기가 디지털폰트화 과정에서 제일 먼저 맞부딪치는 조형적인 문제가 이것이다. 즉 세로쓰기의 흐름의 멋이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이미 오랫동안 세로쓰기를 고집해오던 신문들도 모두 가로쓰기로 전환되었고, 법률이나 경제관련 전문서적들도 역시 한글과 한문을 병행하고 있지만 조판형식은 가로로 짜고 있다. 한국언론연구원에서 펴낸 ‘신문활자의 가독성 보고서’내용을 살펴보면 “같은 글을 같은 조건 아래서 세로짜기와 가로짜기로 실험해 본 결과, 읽기 편하기로는 세로짜기보다 가로짜기가 50.7%나 앞섰다. 더욱이 세로짜기의 가독율은 젊은 사람일수록 낮았는데 그것은 가로쓰기 교육을 받은 세대차를 말하는 것이며, 이와같은 현상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화 될 것으로 추측된다.”10) 현재 개발된 거의 모든 디지털폰트는 가로쓰기를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시대적 의미에서 보면 오히려 가로쓰기 조형에 대한 서예가들의 연구 노력이 더욱 필요로 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이런 최근 획일화된 가로쓰기 전용에 반하여 세로쓰기를 기준으로 한 서체(서체명: 꽃길, 디자이너: 이용제)도 발표되었다.
- 단순화 과정 :
폰트화를 하고자 하는 글자의 모양 꼴을 정한 후 원도 작업11)을 할 때 다음으로 부딪히는 문제는 글자의 선택이다. 서예의 가장 큰 특징인 ‘필의(筆意)의 변화’가 디지털폰트에서는 현실적으로 표현이 불가능하다. 필압(筆壓)의 강약(强弱)·경중(輕重), 운필의 지속(遲速)과 먹의 농담(濃淡), 갈필(渴筆)의 효과와 굵기의 차이가 무시되거나 약화 될 수밖에 없고, 그저 하나, 한 개의 글자의 선택만으로 폰트를 만들어야 한다. 대개의 경우 이 과정에서 작가의 예술적 표현이 단순화되면서 본래의 필력(筆力)이 약화(弱化)된다.
예) 서예에서의 표현
(1) 명사로 쓰여 졌을 때(의) (2) 조사로 쓰여 졌을 때 (의)
예2) 디지털 폰트에서의 표현
2. 개선방향
폰트는 제작 특성상 단순히 기계적이고 일정한 질서를 갖게 되어 획일한 형태로 일관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컴퓨터에 의해 만들어지는 폰트는 표현의 단순성을 벗어날 수 없다는 한계점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기계와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이러한 한계점은 여러 가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김혜숙은 1997년 논문에서 두 가지 이상의 한글 코드를 하나의 서체로 제작하여 반복되는 동일한 글자를 각각의 코드에 차례로 혹은 무순서로 추출하여 동일한 글자를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12) 또한 윤디자인연구소(대표 편석훈)는 2004년 이와 같은 개념을 제품에 도입하여 ‘공감’이라는 36종의 서체를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 방법은 1종의 서체를 만들기 위해 9개~12개의 서체로 나누어 만들고 특정글자를 선택하여 구분 작업하여야 하고(참고자료4 참조), 전용입력기와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제한성을 갖는다. 앞으로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의 기술 발달에서 더욱 발전된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인쇄, 출판용 서체시장의 최근 상황은 과거에 비해 현격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서체개발사들의 새로운 서체에 대한 개발의지도 함께 감소되고 있다.13) 그러나 일반적인 디지털서체가 갖고 있는 기계적이고 건조한 느낌의 서체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정감을 느낄 수 있는 육필의 느낌을 서체에 담아내려고 하는 감성적 욕구가, 새로운 아이디어와 필력을 지닌 서예가들이 갖고 있는 독창적이며 참신한 글꼴들이 서체개발사로 하여금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6월 현재 서예를 이용한 서체 개발에 참여한 작가는 약 25명 정도에 불과하다. 앞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겸비한 작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요구된다.
작가의 이름을 걸고서 서체(폰트)를 개발한다는 것은 문화적인 측면에서나 공적(公的)인 의미에서나 분명한 책임감을 요구한다. 작품에 임하는 작가의 자세와 성실성 못지않게 서체 개발과정에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치밀한 검수가 필요하다. 작품과는 달리 서체의 개발은 협업의 과정을 필요로 한다. 원작자와 원도를 직접 가공(디자인)하는 서체 디자이너와 일차적 교감(交感)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원작자와 디자이너는 창조적 동반자의 관계를 유지하여야 한다. 원작자는 디지털환경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단순화 등에서 올 수 있는 여러 가지 변화에 대한 이해- 디자이너에게는 서예 기초에 대한 이해와 관심. 그리고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애정과 분석 작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14) 이와 같은 서예서체를 디지털화 작업을 하게 되는 경우 디자이너 역할은 조선조 각자장(刻字匠)에서 찾고자 한다.15) 서체 개발에 참여하는 서체 디자이너는 이러한 각자장의 장인정신과 함께 창조적(Creative)인 마인드를 요구한다.
한글의 독창적이고 기능적인 문자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유수의 언어학자들로부터 널리 인정을 받아 온 우리만의 독자적인 지적 자산이다. 한글의 개발이나 연구가 답보상태에서도 한글 활자체들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갈고 닦여 시대적 쓰임새에 맞도록 아름답게 발전되어 왔다.16) 한글 글자꼴의 변천사적인 의미에서 보면 분명 서예를 이용한 서체의 개발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컴퓨터가 일반화 되고 대중화 되면서 손으로 쓰여 진 글자를 보는 것보다 컴퓨터 모니터 상이나 공장에서 제조 되어져 인쇄된 글자체에 우리는 익숙해져 있다. 중앙일보 문화부 정재숙은 "기계화된 현대인의 징표가 ‘필체의 사라짐’이다".17) 라고 썼다. 기계적이고 도식화 되어 보이기 쉬운 디지털폰트의 구조에서 인성(人性)과 감성적 표현을 구체화 할 수 있는 전달의 수단으로서, 다양한 정보 전달 방식의 요구에 대응 할 수 있는 적응력에서도 이는 충분히 그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서체 개발이 한 때 혹자의 오해처럼 결코 황금알을 낳는 상품이 아니라 오히려 투여된 노력과 비용, 시간에 비해서 리스크가 큰 분야이다. 분명히 상업적 관점보다는 문화적 역사성에 비중을 두어야 할 분야이다. 아름다운 한글문화 발전을 위해 새로운 환경에 대한 도전의식과 문화발전을 위한 사명감과 필력을 갖춘 서예작가들의 적극적 참여와 서체개발사의 관심과 지속적 투자, 그리고 디자이너들의 연구 노력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참 고 문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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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글꼴개발원. 글꼴2004. 세종대왕기념사업회, 2005
2.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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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숙. 한글 손글씨의 Font화에 대한 연구. 석사학위논문.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 , 1997
박병천. 「현대 한국대표 서예가 한글서체의 컴퓨터 글자체 개발 실태와 조형성 고찰」. 정보화시대 한글서예의 다양한 실용화 실태와 방안 .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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