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크게 웃는다. 뭐가 그렇게 좋을까?
- 열여섯 번째 토론연수회를 돌아보다.
[하루 전날]
연수회 준비위는 하루 전날 만납니다. 연수 준비물을 가득 싣고, 연수회에서 먹을거리로 미리 장을 봅니다. 연수 장소를 둘러보며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합니다. 하루 먼저 나온 애쓴 준비위원들에게 저녁이라도 사 주는 게 제 몫입니다. 하루 전날부터 함께 먹고 이야기 나누며 잡니다.
[첫날_준비, 강연, 분임, 사례, 소개와 뒤풀이]
+ 연수 준비
어제 이곳에서 잠을 잔 연수회 준비위 선생님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연수회 준비로 바쁩니다. 과일과 직접 만든 빵 같은 먹을거리를 챙기고, 안내 현수막을 답니다. 연수 자료집도 쌓습니다. 이름표도 다 뽑아서 꽂아뒀습니다. 함께 할 선생님들만 오시면 연수회는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시작
10시에 백현민 선생님의 인사로 연수회를 시작합니다. 선생님들 표정에서는 설렘과 떨림이 보입니다. 지역토론모임 선생님들은 늘 함께 공부하던 곳과 다른 곳에서 만나니 또 다른 반가움이 있습니다. 연수회 때만 만나는 선생님들과는 오랜만에 만나는 인사를 나눕니다. 멀리 고흥, 광주, 대구에서 오신 선생님들도 계십니다. 처음 찾아오신 분들은 낯설지 않도록 준비위에서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하는 게 분임활동입니다.
+ 분임(1. 마음 열기)
1시간 동안 분임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분임은 공부, 자율, 조화, 죽음, 책임, 평화, 환경으로 모두 일곱입니다. 미리 신청 받아 분임은 나눴습니다. 그래서 분임마다 함께 하는 사람 수가 다릅니다. 분임장은 1시간 동안 인사와 삶을 나눕니다. 굳었던 표정도 조금씩 풀립니다.
+ 강연(따뜻한 교실토론_이영근)
오전은 제가 강연을 1시간 맡았습니다. 처음 오신 분들을 위한 시간입니다. ‘따뜻한 교실토론’ 하는 절차를 짧은 시간이지만 실습으로 익힙니다. 신호등으로 토론 필요성, 논제분석, 입안문 쓰기, 짝 토론 두 판을 직접 해 봤습니다. 1시간이라 빠듯하지만 점심시간에 늦지 않게 마쳤습니다.(* 연수 마치고 평가회에서 시간이 조금 짧았다고 합니다. 다음 연수회에서는 강연 시간을 조금 더 길게 갖기로 했습니다.)
+ 사례 발표
점심 먹고서 잠시 쉬고는 사례 발표로 이어 갑니다. 지역에서 사례 발표자를 정했습니다. 우리 모임은 강연이나 사례 발표도 연수회 참가비를 냅니다. 발표한 값도 따로 없습니다. 나눔이며 봉사입니다. 지금까지 열여섯 번 연수회는 이렇게 해 왔습니다. 사례 발표는 모두 네 사람이 했습니다.
1. 군포, 유준희 선생님(학생 전문가를 곁들인 전체토론)은 4학년 학생들과 동물원으로 전체토론 한 사례를 들려주십니다. 전체토론이 겉돌 수 있는데 전문가를 두니 참가자가 늘고 깊이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교사 발령부터 토론 공부 모임을 하며 쌓아온 교실토론 경험이 묻어납니다. 남들보다 교사 경력은 적을지라도 교실토론 경험만은 보통 교사들보다 훨씬 많습니다.
2. 서울, 김수빈 선생님(아무 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도전해본 교실토론)은 한 해 동안 꾸준하게 해 온 토론을 소개합니다. 달마다 주제토론과 영화토론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다양한 토론을 경험했습니다. 올해 처음 공부모임에 나왔다는데 토론 실천 결과를 기록으로 남긴 모습에 다들 크게 손뼉으로 놀라움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영화토론이 돋보였습니다.
3. 군포, 김정순 선생님(우리아이토론)은 마을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토론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아들 희문, 딸 수민이 친구들과 7년 동안 토론한 이야기는 엄마로서 모자람을 채우려는 노력이었습니다. 아들딸 토론 모임을 마치고는 마을 어린이들을 모아서 토론하는 나눔도 실천합니다. 무작정 시작한 우리아이토론이 우리 마을 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 하고 있으니 보람도 큽니다.
4. 고양, 곽노근 선생님(토론과 민주주의)은 토론에서 민주주의를 잘 챙겨야 한다는 말씀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교실토론으로 찬반을 모두 경험하고서 삶으로 실천하면서 약속을 정하는데, 이런 모습이 ‘답’을 정해둔 토론 같아 찜찜하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민감한 주제, 정치 참여 같은 의제에 자신의 생각을 들려줬습니다. 학생들 동의를 얻고 약속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 분임(2. 이야기 나누기)
일곱 분임으로 나눠 분임 활동을 제대로 합니다. 분임 활동으로는 ‘이야깃거리’, ‘활동거리’, ‘토론거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3시간 남짓 시간 동안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둘째 날 마치며 나눈 평가회에서 분임 활동에서 나눈 깊이 있는 이야기는 다른 곳에서 겪어보지 못한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좋아했습니다.
+ 분임(3. 발표)
저녁을 먹고 오후에 나눈 분임 결과를 발표합니다. 발표와 함께 자기소개도 합니다. 발표는 5분, 자기소개는 1분에서 2분 남짓 시간을 가졌습니다. 시간을 정하지 않고 마음껏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자기소개에서 두세 분이 여기 모임은 뭔가 다르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크게 잘 웃고, 밝다고 합니다. 그게 뭔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공부, 자율, 조화, 죽음, 책임, 평화, 환경으로 나눈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주제마다 마칠 때는 큰 손뼉이 절로 납니다. 진행자는 저는 도움말을 한 마디씩 보탭니다. 분임에서 나눈 결과는 분임장이 기록해서 카페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깊은 고민으로 나눈 이야기라 기록이 올라오면 다시 한 번 꼼꼼히 읽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교실에서 이야기 나누고 토론해야겠습니다.
+ 뒤풀이
9시가 조금 지나서 시작한 뒤풀이는 12시 30분이 마쳤습니다. 이건 공식 뒤풀이입니다. 이어 서른 가까이는 방에서 이어졌습니다. 5시에 잠을 잔 사람이 열 정도입니다. 처음에는 분임으로 앉아서 술과 음료수를 두고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어 노래와 춤, 그룹 유준희로 이어지는 흥으로 밤이 깊어갑니다. 많이 웃고, 신나게 뛰며 춤췄습니다. 즐겁게 마시고, 깊게 이야기 나눴습니다. 방으로 와서는 온갖 놀이를 했습니다. 밖에서는 김재진 선생님이 타로로 선생님들 마음을 어루만져줍니다. 방에서는 끝까지 한재경 선생님의 기타에 노래가 흘러 나옵니다. 노래 속에서 한 사람씩 잠에 듭니다.
[둘째 날_전체토론, 이야기 나누기]
+ 전체토론
둘째 날은 전체토론이 두 시간 있습니다. 토론 주제는 어제 분임에서 나온 토론 거리에서 정했습니다. 분임마다 토론하고픈 주제를 하나씩 내었고, 그 주제를 투표로 정했습니다. 우리가 토론하려고 정한 주제는 [잘 맞지 않은 친구와도 짝을 해야 한다.]입니다. 이세영 선생님이 진행으로 논제분석을 합니다. 개념 정의를 하고 예상할 수 있는 찬성과 반대의 근거도 드러냅니다. 이제 토론해야 합니다. 교실에서는 찬성과 반대를 모두 경험하는데, 이번에는 자기가 하고픈 편에서 토론하기로 했습니다. 찬성이 반대보다 조금 더 사람이 많습니다. 같은 편끼리 둘러앉아 의견을 나눕니다. 토론은 이런 모습이 좋습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뜻을 모으는 과정이 좋습니다. 이제 토론합니다. 찬성과 반대 모두 처음 온 선생님들이 주장을 폅니다. 이것 또한 배려로 보입니다. 주장에 모두가 참여하는 묻고 답하기를 합니다. 우리 토론 모임은 놀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놀지만, 토론할 때는 정말 치열합니다. 별 것 아닐 것 같은 주제였는데 아이들 처지에서 하나하나 따지고 곱씹으며 토론합니다. “이거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옆에 있는 한재경 선생과 몇 번이나 이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작은 것도 이렇게 깊이 토론하면 조금 더 제 뜻을 살려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급살이 하나하나로 깊이 토론하는 모임도 필요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론을 마치면 금세 표정은 웃음이 가득 합니다. 내 것만 고집하지 않고 양쪽 처지에서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합니다.
+ 이야기 나누기
모두가 둥글게 둘러앉았습니다. 붙임쪽지를 나눠주고 이번 연수에서 좋았거나 아쉬웠던 점을 씁니다. 바라는 점도 좋습니다. 한 명씩 쓴 것대로, 쓴 것에 보태서 생각을 말로 드러냅니다. 처음 온 분 말씀을 먼저 다 듣습니다. 정해진 시간이라 일부러 그렇게 했습니다. 모두가 마치고서 기존 회원들도 한 마디씩 보탭니다. 좋았다는 의견이 아주 많습니다. 그러면서도 더 나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도움말도 합니다. 준비위에서는 하나하나 잘 써 둡니다.
아쉽지만 헤어집니다.
몇 번이나 서로 인사를 나눕니다.
쉬이 발을 떼지 못합니다.
그러며 다음 연수회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평가회]
모두가 간 자리에 준비위는 다시 앉았습니다. 다음 연수회를 계획합니다. 2019년 여름연수회는 8월 16일(금), 17일(토)로 정했습니다. 장소는 충남 청양 군포청소년수련원으로 했습니다. 평가회에서 나온 이야기도 나누며 다음 연수회 준비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연수회까지 준비해준 백현민 선생님이 준비위원장을 마쳤습니다. 새로운 준비위원장은 군포 오중린 선생님이 하기로 했습니다. 두 분 모두에게 고마운 손뼉을 크게 쳤습니다.
+ 2019년 여름연수회 8월 16일~17일, 청양 군포청소년수련원
+ 2020년 겨울연수회 1월 17일~18일, 평택 무봉산청소년수련원
첫댓글 와 진짜 대단하십니다, 이런 정리는 아무나 할 수 없지요. 역시나 따뜻한 연수회였습니다.
연수회를 16번이나 이끌고 계신 영근샘의 힘은 모아서 기록하고 나누는데서 나오기도 하나 봅니다.여름옌수를 또 기다립니다.😊
영근쌤 글 기다렸어요! 영근쌤이 남긴 배움터 글을 엮으면 배움터 역사책 될 것 같아요ㅎ 고맙습니다.
영근샘 정리 글을 볼 때마다 기록의 중요성을 느껴요~ 준비위 샘들 정말 고생 많으셨고, 특히 시작점부터 고민 많으셨던 현민샘 정말 고맙습니다~내 일, 남 일 구분없이 서로서로 우리로 함께하는 모습...정말 ♡♡♡벌써부터 여름이 기다려집니다.
이 기록을 보고 다시금 놀랐어요. 그래서 아까 전화통화할때 제가 어떻게 형을 닮을 수 있겠어요. 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이런 꾸준함과 부지런함 정말 멋져요.
맞아요 맞아~^^ 연수회 돌아온 날 밤에는 잠자리에 들며 아 연수회기록하고 싶다 생각하며 잠들었으나 못 했어요. 삶으로 보여주시는 모습,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