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50여년 전만 하더라도 오지의 산골 마을은
어떻게 끼니를 해결하고 살아 남느냐가 문제였다.
당시 산골 마을의 문화 시설은 전무했고
트랜지스트 라디오 한대 있으면 부자집에 속했으며
그 라디오 한대에서 흘러 나오는 가요를 들을 수 있는 게
문화생활의 전부였으며 그걸로 뉴스를 듣고 세상 물정을 알 수 있는 시대였다.
전축이나 유성기라는 게 있다는 걸 알기는 했지만
어떻게 생겼는지 조차 몰랐고 언제나 자신이 듣고 싶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요물같은 기계가 있다는 정도였었다.
월남 전쟁이 끝나갈 무렵에 파월 장병 아저씨들이
간혹 들고 오는 전축이라는 건 가희 귀물에 속하는 것이었으며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듣고는... "헛!! 그거 참... 신통한 것도 다 있다."며
어떻게 저런 상자속에서 음악이 나올 수 있느냐며 감탄해 마지 않았었다.
1960년대 1970년대에 미군부대에서
간혹 흘러 나오는 전축이 상점에 진열되었고
엄청 고가의 기기였으며 밖으로 흘러 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구경만 하며 다녔다.
그런 전축 다운 전축은 대궐같은 집 한채 보다 비쌌으니
전축을 갖는 것은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꿈에 불과하다고 여겼었다.
그런 시대가 엊그제 같았는데
이제는 아이나 어른이나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듣고 음악이나 영화까지 손전화를 들고 다니며
볼 수가 있게 되었으니 가히 꿈같은 세상으로 변한 것이다.
세상이 이렇게 바뀌었지만 그래도 더욱 세련되고
좋은 음질의 음악을 진지하게 듣고 싶은 욕망도 누구에게나 간절하다.
요즘 웬만큼 큰 도시에서는 7080 음악 감상
까페들이 속속 생겨나서 그런 욕구를 다소 충족시켜
주기는 하지만 영업이 우선시 되니 사람들이 오가는 어수선한
장소에서 순전히 음악에만 몰입하며 감상하고 감동 받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곳에 설치된 고급 오디오는
음악을 들려준다는 상업성 전시 효과가 더 중요시 되는 곳이니...
이런 시대에도 인구가 적은 한적한 면단위의
농어촌이나 산골에서는 그런 곳이 한곳도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고 음악감상실이나 영화관이 없는 문화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다.
산골도 아주 첩첩산골이었던 강원도 홍천 서석면에
위치한 모둘자리 힐링 마을에 제대로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는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와 6천여장의 LP 음반을 갖춘 공간이 마련되어 소개를 한다.
사치스런 얘기지만 한가지 오디오로
여러 장르의 음악을 모두 만족하며 듣는다는 것은 어렵다.
음악의 장르에 따라 잘 어울리는 오디오가 다르기 때문이다.
피아노나 성악이 옥이 굴러가듯 청명하게 잘 울려주는 오디오는
현악이 쇳소리에 가깝게 강하게 들리니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여 이곳에는 부드러운 현악에 잘 어울리는 시스템과
성악과 피아노나 음의 강약을 명확하게 표현해야 하는 재즈같이
볼륨감이 넘치게 울려주는 시스템과 아주 모범생으로 여러 장르를
무리없이 편안하게 울려줄 수 있는 세가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아니... 아니... 야외 공연 시설도 갖추고 있으니 네가지 시스템이다.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변덕이 심하여
이렇게 여러 고급스런 시스템을 갖추어 놓아도
기후에 따라, 기분에 따라, 나이에 따라, 성별에 따라
듣고 즐기고 싶은 음악이 모두 다르며 자신의 불만족한 마음 상태를
자신이 어떤 음악을 들으며 위로 받아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각기 특성이 다른 세 시스템이라면
웬만한 음악은 모두 무난히 소화하며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여긴다.
더구나 이런 산골마을의 문화 불모지에서
애써서 모은 오디오 기기와 음반을 꼭 자신만의 것이라 여기지 않고
음악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이 이런 곳을 찾는다면 모두가 함께 즐기며
공유하겠다는 주인장의 마음 씀씀이가 따스하고 신선하게 보여서 좋다.
Speaker : Bozak 410 moorish.
pawer amp : Mclntosh MC 501
pre amp : Mclntosh c-500
Turntable : Thorens TD 520 super. sme 3012 tone arm. ortorfon silver maester.
cd player 겸 tuner : Cocktail audio x-40
방의 넓이는 약 18평도이며 천정은 2.5미터 정도니 아담하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맷칭을 시킨 까닭은?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대편성 관현악 같은 음악을 감상할 때에
큰 음량으로 들어야 하니 음이 강하여 귀가 쉬 피로해지는 경우가 있으니
잘 정돈되어 부드럽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이라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멕켄토시 앰프의 500w 대출력 파워와
한개가 100키로그램이 넘는 보작 대형 스피커의 맷칭이
무척 잘 어울리며 대편성 관현악이 부드럽고도 힘차게 흘러 나온다.
중고음이 혼으로 이루어진 스피커에서
대편성 음악 감상시에 중음이 두드러지게 나오니
다소 시끄러운 감이 들며 산만하게 들렸으나 대형 보작
스피커에는 저중고음의 콘형 스피커 유닛 14개가 울리니 음질이 부드러우며
귀에 거슬리지 않으니 서너시간 동안 음악 감상을 해도 귀가 피로하지 않아 좋았다.
이 시스템은 마치 르노와르의 그림같이 화사한 음악이
온방안을 가득 채우고 향기롭게 감싸며 퍼져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 설치된 기기는....
Speaker : dynaudio 380
Pre mare : Pre 32
power : A32
Mrantz blue ray.
요즘은 한 가족이 네명이 둘러 앉으면
모두가 얼굴을 마주 하지 않고 각자의 핸드폰만 처다 본단다.
음악 감상은 눈을 감고 상상의 나래를 한껏 펼치며 혼자서 듣는 게 좋다.
하지만 온가족이 함께 즐겨야 할때는
저녁을 먹고난 후에 후식이나 향기로운 차도 마셔 가며
눈과 귀를 모두 몰입하며 감상하는 게 손전화를 보는 것보다야 좋을 것이고...
째즈나 팝송같은 연주 실황 음악을 화면과 함께 보아도 좋고
유럽쪽의 신년 음악회나 영화를 함께 감상해 보며 즐겨도 좋으며
혼자서 조용한 현악 사중주같은 음악을 틀어 놓고 독서를 해도 좋은 시스템이다.
이곳에 설치된 시스템은....
Speaker : Altec A5 double woofer. 288-16g driver. 1005B horn
Fostax ft 66 super tweeter. N500f net work.
pre amp : pre mare pre 32.
power amp : A32
Cd player alc tuner :cocktail audio x-40.
Thorens turntable.
때로는 세상사 모두 잊고
아주 큰 음량으로 천지가 진동을 하게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의 웅장한 대포 소리를 듣고 싶어지고...
장맛비가 하릴없이 추적추적 내리거나
스산한 바람과 함께 노란 은행잎 단풍이 소리 없이
떨어질때는 쇼팽의 녹턴을 들으며 피아노의 옥이 굴러가는
맑고 청아한 건반위의 손놀림을 그려보며 우수에 잠겨 보고 싶어지고...
루이 암스트롱의 쉬어터진 허스키 목소리가
노래를 부르는 가수보다 나를 더욱 자아 도취에 빠지게 만들기도 하고...
마음이 답답하고 돌아가신 부모님이
애타게 그리울 때면 박병천의 구음 다스름을 듣는다.
진도의 무당이었던 그 분이 모든 사람들에게
멸시 당하며 서리서리 한으로 켜켜이 쌓였던 한풀이의
굵직한 목소리가 그 억압에 비례하여 통쾌하게 폭팔하듯이
쏟아져 나오니 답답하던 가슴이 저절로 뻥 뚫리며 시원해지는 시스템이다.
중음이 우수하니 음이 강열하고 직진성이 좋고
성악이나 피아노 연주나 팝이나 째즈 음악에 특히 좋다고 여긴다.
또 야외 공연장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큰 회사 차원에서 연수차 많은 인원이 이곳을 찾거나
큰 행사를 치를때 이런 시스템을 활용하여 공연을 해도 무방하다.
이런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는 것은 이곳의 작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야말로 생활인으로 현대를 살아 간다는 것은
삶 자체가 스트레스 덩어리로 꽁꽁 뭉처져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은 그러한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낼 힐링 공간인 것이다.
3만여 평에 이르는 넓은 장소에 400여 종류가 넘는
온갖 야생화가 철따라 다른 꽃을 피우며 곳곳에 숨어 있는 것이다.
아주 천천히 걸으며 때로는 멈추어
샅샅히 뒤져 볼수록 신기한 꽃이나 곤충들이 많이 있다.
자연에도 관심을 가질수록 잘 알게 되며
알수록 더욱 흥미가 더하고 재미있는 법이니.....
자연과 더불어 자연을 알아가며
자연과 함께 숨쉬며 살아가는 게 제일 행복한 것 같다.
내가 이런 곳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억지 끼워 맞춤으로 살아가니 언제나 불행하고....ㅋㅋㅋ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곳을 찾아 힐링이 되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추신: 이곳의 주인장은 한여름 무더위에도
장화를 신고 언제나 예초기를 등에 짊어지고 살아가신다.
편안함을 포기한지 오래인 것 같다.
항상 남이 잘 이루어 놓은 것을 보면 쉽게 쉽게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없다.
혹시 이 까페회원분들께서 이곳에 가실때는....
함께 쉬러 오신분들께 좋은 기기로 음악을 들으시며
클래식에 음악에 대한 강의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탁하옵니다.
첫댓글 전원생활에서나 가능한 ... 부럽습니다.
빨리 이런 곳으로 이사를 가셔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