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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을 즐기고 있는데 눈앞에서 꿀벌들이 부산하게 날아다닌다. 양쪽 가슴에 꽃가루를 움켜쥐고 있다. 주변을 살피자 여태까지 눈여겨본 적이 없는 도장나무 꽃을 옮겨 다닌다. 손톱보다 작은 잎 사이에 하얀 기둥에 노란 꽃술이 촘촘하다. 파란 잎사귀보다 노란 꽃술이 더 푸짐하다. 고향 집 언저리에 만개한 산수유처럼 가녀린 손으로 노란 햇살을 움켜쥐고 있는 듯하다. 손으로 만지자 손에 노란 가루가 범벅이 된다. 도장나무는 도장을 파는 재료로 사용하는 나무이다. 나무 중에 제일 더디게 자라서 재질이 단단하다고 한다. 고향 집 언덕에서부터 인근 골짜기에 흔하게 널려 있지만 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도시에서는 쥐똥나무와 화살나무처럼 정원의 가장 자리를 지키는 들러리 나무이다. 도장나무는 사시사철 푸른색을 갖고 있는 자잘한 나무로만 알고 있었지, 꽃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뜻밖이다. 꿀벌들이 역사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 영원히 도장나무의 꽃을 보지 못했을 뻔했다. 줄기와 가지를 구별할 수 없는 사철 푸른 관목일 뿐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비로소 벋어났다. 꽃들이 사방에서 흐드러지게 만발하는 이 봄, 고고하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은 채, 있는 듯 없는 듯 피어서 꿀벌들을 불러서 꽃가루를 공양하는 도장나무 꽃이 두고두고 눈에 밟힌다. |
첫댓글 꿀벌을 불러서 꽃가루를 공양하는 꽃처럼 남에게 베풀면서 살아가는 삶을 살고싶습니다.
나이가 많아지면 아는 것도 많아지고 분별력이 높아질 줄 알았는데 갈수록 감성이 메마르고 실수를 많이 합니다. 주변에 있는 나무와 꽃을 보면서 문득 자연의 이치를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꿀벌과 꽃에서 봄날이 그대로 보이네요. 봄이라고 저들도 조용히 제 몫을 다하는군요~~^^*
꽃들이 하루가 다르게 만개하는 요즘입니다.
공짜로 주는 자연의 선물을 외면한 채 각박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네요^^*
도장나무 꽃을 바라보시는 눈을 지니신 분도 어떤 분인지 알 것 같습니다. 저도 한참 바라봅니다.^^
기냥 나무인 줄만 알고 있는 나무들도 꽃이 피더군요.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 ...' 하지요^^
쥐똥나무, 화살나무에다가 도장나무꽃이라...육 회장님은 자연에 대한 지식이 풍부합니다. 어디서 본듯한 도장나무꽃, 그 이름은 처음 알았습니다.
도장나무 꽃을 늦게라도 본것처럼 늦게라도 철이 들면 좋겠는데 갈수록 분별력이 떨어지는 기분이 드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