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사주지 첫 임기를 마치며
(제가 재임을 받지 못한 이유)
종단과 본사에서는 제가 백인대중공사 활동을 하며 글을 쓰고, 직선제운동을 하면서 글을 쓰고, 현각스님을 지지하는 글을 쓴 것에 대하여 불편함이 있었나 봅니다. 본사주지 스님으로부터 개인자격으로 글을 쓰는 것은 괜찮치만 말사주지로서 글을 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충고를 들었고 8월초에는 종단 호법부의 전화를 받았다는 본사 호법국장스님이 천장사를 방문하여 글쓰기를 자중하도록 부탁하였습니다.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제가 왜 글을 써서는 안 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본사주지스님께 재임이 안되는 이유를 직접 듣지 못했지만 호법부에서 전화를 하였다는 것을 보면 총무원에서 내가 쓰는 글을 문제 삼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런점 때문에 제가 재임이 되지 않은 것은 본사주지스님의 의도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재임을 받기 위해서 본사주지스님께 편지를 쓰며 ‘주지평가제’를 기준으로 저의 4년을 평가해 달라는 부탁을 드렸습니다. 저는 제가 천장사주지 소임을 보는 동안에 한 일을 아래와 같이 일일이 열거하였습니다. 매년 선방운영, 매주 일요법회운영, 휴식형 템플스테이 운영, ‘경허로’와 ‘천장사길’이라는 도로명 지정받음, 경허세미나를 개최, 경허기념관 불사, 아라메길 천장사 코스 유치, 매년 초등학교에 장학금 지급, 해미읍성연등축제 개최, 해미읍성 동쪽 산수리 미륵불찾기 서명운동, ‘선학원정상화대책회의’ 활동, ‘100인 대중공사’ 참여, 총무원장 직선실현을 위한 대중공사 활동등.
제가 해왔던 일들을 적다보니 산골짜기 절에서 4년동안 한일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불심이 약한 충청도의 작은 절에서 선방을 운영한다는 것은 기적같은 일이었고, 매주 10시에 경전읽고 토론하는 일요법회도 우리교구 본사에서 최초로 시작한 일입니다.
그러나 주지스님께 문자를 보낸 다음날 수덕사 사무장님으로부터 천장사주지 임기만료가 되었으므로 차기 사찰관리인께 소임을 인수인계하라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차기 사찰 관리인은 저의 은사스님이셨습니다. 은사스님께서는 어떻게든 저를 보호하려고 ‘사찰관리인’ 위촉장을 받으신 것입니다. 그러나 은사스님은 건강이 안 좋으셔서 천장사에 머무르시지 못할 것입니다. 결국은 내가 소임없이 천장사에 살게 될 것입니다. 사찰관리인의 임기는 3개월이고 1회에 한하여 연장됩니다. 결국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은사스님 모시고 조용히 살고 있으면 그때 가서 재임을 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재임을 받으려면 저는 본사와 총무원의 눈밖에 나지 않도록 조용히 살아야 합니다. 그들은 주지자리를 가지고 저를 길들이려고 합니다.
저는 올해로 출가한지 30년이 됩니다. 종단에서 규정하는 법계로는 ‘종사(宗師)’의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종사는 승가의 최고 지도자로서 총무원장, 교육원장, 포교원장이 될 수 있는 법계이며 종사보다 높은 법계는 대종사가 유일합니다. 불가에 입문하여 인생의 젊은 시기를 온통 출가수행자로 살아온 제가 승가의 문제를 거론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도대체 누가 종단의 문제를 거론해야 하는 것입니까? 우리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불가(佛家)에 들어와서 노후가 보장되지 않은 가난한 생활을 영위 하면서도, 이렇게 가사를 입고 평생을 사는 것은 자유! 이 자유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지금 우리 승가는 구성원이 하고 싶은 말도 하면서도 그것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는 그런 종단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재 승가의 구성원들은 불이익을 받을까봐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30년을 승가에 살아온 사람에게도 할 말을 못하게 하는 종단, 그런 종단은 나에게 왜 필요한 것입니까?
* 뜬금없는 이야기 같지만, 적어도 눈치보느라 할 말을 못하는 이 기분 나쁜 분위기는 걷어내 줄 것 같아서 저는 총무원장 직선제를 지지합니다. ‘직선특위’는 이왕에 설문조사 하는김에 10년이상 비구비구니 8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하세요. 8500명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도 종회와 원로회의 통과가 불투명합니다. 부디 어렵게 만든 직선제법이 통과되기를 원하신다면 8500명 전부에게 설문조사를 하시기 바랍니다.
2016년 9월 22일
첫댓글 종단과 천장사를 위해 혼신을 다해 일해 오신 허정스님의 의욕을 꺾고 기를 꺾는 이번 주지재임명 배제는
어떤 이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기에 그렇게 됐을까요? 말하지 말고 따라만 오라는 종단의 메세지는
부처님 가르침에 위배되며 탐욕을 부추키고 분노를 키우고 어리석음을 권장하는, 무명속으로 쳐넣는 행위입니다.
이러한 억압된 조계종단을 보았기에 바른 말을 한 건 아닐까요? 누구래도 그러고 싶은 마음일겁니다.()
올바른도리는 무엇일까요
무량한자비심을 외면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계종조사에 뿌리내려야
하는것은 많은 불자들의
신심을 보살필 수 있는
스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계종단은 허정스님을
감정으로 억압하려 말고
빈마음으로 천장사주지(허정)스님
재임을 위촉하시는것이
옳다고 봅니다_()_
스님
8월초에 1박2일 다녀왔던 창원 혜광입니다
그때도 좋은 말씀들었는데
마음 짠합니다
힘내시고 불교계를 위해서도 마음이나마
멀리서 힘보탤께요
바른길을 가시는 스님께 존경의 마음을 담아 예경을 올립니다.._()_
스님의 글을 가끔 접합니다.
항상 옳은 말씀 하시는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상식적인 구조체계내에서는 올바르게 사는것, 올바르게 생각하는 것, 올바르게 말하는 것, 올바르게 수행해 나가는 것이 비정상이 되나 봅니다.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스님께서 힘내시기를....
😍허정스님!^♡^마음이 넘 아파요!!!((()))
이글을 불교신문과 법보신문기자분에게 <기고글>이라는 이름으로 보냈습니다.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에서만 보도하고 다른 교계신문들은 실어주지 않았습니다.
각 신문들의 성향을 여실히 알게 됩니다. 총림말사 주지가 글쓰는 걸 호법부가 통제하려 하고, 말사주지 재임문제까지 총무원에서 간섭한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저의 주장은 마땅히 시행하여야 할 주지평가제를 시행 하고, 발언의 자유가 보장되는 승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맑고 올곧은 스님을 응원합니다. 스님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_()_
궁금합니다..
총무원 호법부는 뭐하는 기관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