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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전 북 리뷰(Book Review)
『폭정』 (On Tyranny)
20세기의 스무 가지 교훈
Twenty Lessons From the Twentieth Century
티머시 스나이더(T. Snyder)지음 / 조행복 옮김, 열린책들, 2017.
역사는 바다와 같다. 바다가 생명의 원소(元素)인 소금에서부터 온갖 해산물까지 풍성한 먹거리의 보고(寶庫)인 것처럼 역사에는 시간의 흐름 속에 켜켜이 쌓여있는 인간의 경험이란 소중한 자산이 무진장(無盡藏)이다. 또 바다에 5대양 6대주를 이어주는 사통팔달(四通八達)의 바닷길이 열려있다면 역사에는 미래로 나아갈 우리를 인도하는 지혜의 길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그러나 바다가 무모하거나 무지한 자에게 때로는 해일이나 풍파로 재앙을 안겨주듯 역사는 과거에 등 돌리는 자에게 늘 후회와 실패의 아픔을 가르쳐 준다.
역사와 멀어질수록 세상의 위기는 점점 더 크고 가깝게 다가온다. 민족은 위대해도 군중은 거친 선동과 자극적 단물에 약하다. 개인은 영리하지만 때로는 어리석기 짝이 없다. 찬란한 문명사회를 만들어 놓고 그 틈새에 끼여 신음하고 아우성치다 죽어간다. 손에 들고 있으면서 그걸 찾는다고 가시밭길을 헤맨다. 자신들이 파놓은 웅덩이에 빠져 허우적대면서 어쩌다가 세상이 이 모양이 됐냐고 참으로 엉뚱한 불평을 쏟아낸다. 자유롭고 풍요로운 세속의 행복이란 걸 느낄 때마다 그런 축복의 근원을 헤아리거나 감사하기보다 당연히 그래왔고 그래야 한다는 교만한 생각에 스스로 갇혀버린다. 이렇게 되면 역사의 현관이랄 수 있는 일상의 인과관계(因果關係)를 살피는 일에는 점점 게을러진다. 결국 과학과 합리의 잣대는 부담스럽고 감정의 잣대는 편하고 친근해진다. 안타깝게도 이런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절망과 종말이 눈앞에 와 있다.
돌아보면 작년 4월 총선은 한마디로 고양이들에게 어물전을 맡긴 선거였다. 예상했던 대로 한해를 넘기지 못하고 결국 나라는 난장판이 되었다. 그날의 표심(票心), 한국 민주주의의 신음소리가 지금 이 땅에 가득한 단 하나의 이유다. 아무리 난 아니라고 손사래 쳐도 소용없다. 우린 지금 ‘윤석열이냐? 이재명이냐?’라는 질문 속에 갇혀있다. 어느새 노인부터 심지어 초등생까지 편이 갈렸다. 갈 데까지 갔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러니까 희대의 범죄 몸통이 나라의 법치를 조롱하는 광기는 더더욱 기세등등이다. 그 광풍 앞에 군부도 언론도 검찰도 경찰도 법원도 헌재도 풀잎처럼 드러눕는다. 자유와 풍요를 과식한 결과 내장비만(內臟肥滿)이 도를 넘겼고 상식과 이성의 밭에는 잡초만 무성해졌다.
기다렸다는 듯 이재명표 기본 시리즈는 조기대선 깃발 아래 더더욱 기승이다. 문 정권보다 더 지독한 ‘나라 곳간 거덜 내기’는 끝을 모른다. ‘설명절 지원금’, ‘지역화폐’가 마구 쏟아져 나온다. 오른손이 낸 국민세금을 왼손에다 돌려주면서 생색내는 파란 넥타이 사기꾼들이 지천으로 널렸다. 이미 저들 눈에 국민들은 다 사육(飼育)의 대상이다. 그래서 이 나라는 정신 줄을 바짝 당겨야 사람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사람들이 날마다 휴지통을 뒤지는 베네수엘라가 어른거려 등골이 오싹해져야 정상이란 뜻이다. 어쩌면 내란몰이로 현직 대통령을 감옥에 가둔 나라, ‘대행(代行)민국’의 당연한 풍경인지도 모른다.
지금 인천공항은 설명 절 해외로 놀러 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다. 그러니까 국민 둘 중 하나는 물구나무서기한 세상을 마치 강 건너 불처럼 구경할 수 있는 것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먹고사는 문제와 죽고 사는 문제를 구별할 줄 모른다. ‘국민 열명 중 일곱 명이 대학물을 먹은 나라가 맞나?’라고 묻고 싶은 이유다. 다른 건 다 그만두고 이제 천방지축 트럼프와 오매불망 김정은의 딜이 코앞이다. 그런데도 이 나라는 속수무책(束手無策), 하늘만 쳐다본다. 총성 없는 내전 상태에다 툭하면 경기 타령, 물가 타령뿐이다. 모든 게 네놈 탓이고 내 탓이 아니니 어디 가서 답을 찾겠나?
그럼 어떻게 될까? 안타깝지만 깨어 일어나 외칠 힘이 없으면 그대로 졸다가 죽으면 된다. 아니라면 역사에서 지혜를 찾고 역사에게 길을 물어야 한다. 가혹한 반성과 철저한 성찰만이 유일한 생명의 출구다. 오늘의 타락을 우리 시대를 열어 준 선대에게 사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오늘의 타락에 대해 후대의 매서운 질책 앞에서 한마디 변명할 자격을 갖출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 길만이 우리가 파놓은 웅덩이에 또다시 빠지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유일한 대안이다. 생각해 보라. 오늘은 순간이다. 순식간에 과거로 변한다. 또 미래는 순식간에 오늘의 얼굴로 우리 앞에 선다. 그래서 미국의 작가이자 여배우, 로빈 퀴버스(Robin Quivers)는 ‘미래의 올바른 행동은 과거에 대한 최고의 사과’라고 했다.
설명 절 긴 연휴 시간에 읽을 책 한 권을 권한다. 『폭정/On Tyranny』이다. 저자는 중,동유럽사, 특히 ‘홀로코스트’ 연구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역사학자이자 미국 예일대 교수, 티머시 스나이더(Timothy Snyder)이다. 그는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서문에서 밝혔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유산이 자동적으로 우리를 폭정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잘못된 생각이다. 오랜 전통에 따라 우리는 역사를 연구하여 폭정의 뿌리 깊은 근원을 이해하고, 그러고 나서 여기에 적절하게 대처할 방법을 심사숙고해야 한다. 우리는 20세기에 민주주의가 파시즘, 나치즘, 공산주의에 굴복하는 것을 보았던 유럽인들보다 결코 더 현명하지 않다. 우리가 가진 한 가지 이점은 그들의 경험에서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 바로 그래야 할 때다.’
저자는 말한다. 역사는 언제나 낯익은 모습을 드러내며 경고를 보낸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늘 이 같은 경고에 무지했거나 게을렀을 때 어김없이 찾아왔다. 공의에 대한 기대나 불평등에 대한 해결에 머뭇거리거나 무력했을 때 늘 민주주의는 휘청거렸고 윤리는 땅에 뒹굴었고 평범한 사람들은 손에 총을 그러쥔 채 죽음의 구덩이 위에 서 있을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요컨대 민주주의의 유산이 공산주의와 파시즘과 나치즘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바로 역사의 교훈이다. 역사는 꼭 그대로 반복되지는 않을지라도 소중한 교훈을 남긴다. 그래서 역사를 지혜로운 삶의 교과서로 존중하는 것은 민주주의 선진국의 오랜 전통이었다. 민주주의가 기필코 막아내야 할 폭정에 대한 저항력은 바로 역사의 교훈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이제 저자가 이 책에서 제시한 20세기가 가르쳐 준 스무 가지의 교훈을 살펴보자. * ( )은 필자의 덧붙임
1. 미리 복종하지 말라. (Do not obey in advance.) 이른바 예측 복종이다. 권위주의는 권력의 대부분을 거저 얻는다. 권위주의가 지배하는 시대의 개인들은 억압적인 정부가 무엇을 원할지 생각한 다음, 요구가 없어도 자신을 내준다. 이런 식으로 순응하는 시민은 권력자에게 그가 무엇을 할 수 있을 지를 가르쳐 준다. 광란의 나치 시대를 정치평론가 한나 아렌트(H.Arendt)는 이렇게 기억했다. ‘독일군이 오스트리아를 침공하고 비유대인들이 유대인의 집을 찾아다니며 소요를 일으켰을 때 오스트리아 유대인들은 자살하기 시작했다. 또 1941년 독일이 소련을 침공했을 때 나치 친위대는 상부의 명령도 없는 상태에서 솔선하여 대량 학살 방법을 고안해 냈다. (나치의 폭정은 히틀러가 아니라 용기 없고 비겁한 유대인들이 그 밑자리를 깔아 주었다.)
2. 제도를 보호하라. (Defend institution) 우리가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제도이다. 제도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 제도를 위해 행동함으로써 그 제도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지 않는다면, ‘우리의 제도’가 어떻다는 얘기는 하지도 말라. 제도는 스스로 보호하지 못한다. 그중 무엇이든 처음부터 보호받지 못하면 제도는 하나씩 차례로 무너져 내린다. 그러므로 법정이든, 언론이든, 법이든, 노동조합이든 보살필 제도를 하나 선택하라. 그리고 그편에 서라. 무릇 제도를 통해 권력을 장악한 자들이 그 제도를 바꾸거나 파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거나 믿는 것은 치명적 실수이다. (독재자와 혁명가의 차이점은 혁명가는 단번에, 독재자는 하나하나 제도를 부순다는 것이다. 지난 문정권의 검찰개혁의 광풍, 변칙적 선거법, 괴물 공수처는 좋은 사례였다. 이재명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온갖 입법폭거 역시 마찬가지다.)
3. 일당 국가를 조심하라. (Beware the one-party state.) 국가를 개조하고 경쟁자를 억압한 당들이 처음부터 전능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역사적 계기를 이용하여 반대파의 정치활동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러므로 다당제를 지지하고 민주주의적 선거의 규칙을 수호하라. 할 수만 있으면 지방선거와 중앙선거에서 투표하라. 공직에 입후보할 것을 고려해 보라. 토마스 제퍼슨(T.Jefferson)은 ‘영원한 경계는 자유의 대가이다.’, 노예폐지론자 웬들 필립스(W.Phillips)는 ‘대중의 자유라는 만나는 매일 거둬들여야지 그러지 않으면 썩는다.’라고 했다. 사실상의 일당 국가를 만들어내는 미친 선거를 막아내는 일은 유권자의 몫이다. 투표 집계를 동료시민들이 쉽게 할 수 있도록 종이 투표지가 필요하다. 멀리서 조작할 수 없고 언제라도 다시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나라의 수난은 일인 지배 거대 야당 민주당의 폭거에서 비롯된 결과다. 공정한 선거관리는 민주주의의 목숨줄이다. 지금 이 나라의 선관위는 무소불위의 성역이 되었다. 단언컨대 선과위를 발가벗기지 않으면 반드시 나라가 망한다. 특히 한국의 선거에서 중국 화웨이 5G가 얼씬대는 투개표 시스템은 공정선거의 독약이다. IT 강국 대만에게서 배워라. 시간이 좀 걸리면 어떤가. 투표함은 옮기지 말고 투표장 그 자리에서 수개표로 개표해야 한다. 또 있다. 그 어떤 선거에도 영주권자는 유권자가 되어선 안 된다.)
4. 세상의 얼굴에 책임을 져라. (Take responsibility for the face of the world.) 오늘의 상징은 내일의 현실이 된다. 스바스티카(swastikas/나치의 상징기호)와 여러 증오의 상징들에 주목하라. 눈길을 돌리지도 익숙해지지도 말라. 이러한 상징들을 거부하고 다른 이들도 그렇게 하도록 모범이 되라. 상징의 힘은 가공할 정도다. 스탈린 치하 소련의 부농은 ‘돼지’로 상징되었다. 그래서 돼지의 땅을 빼앗는데 양심의 가책은 필요 없었다. 히틀러 시대, 일당국가 승인 국민투표 때 ‘찬성’이라는 옷깃 핀을 달았다. 처음에는 자부심의 표현이었는데 이후 배척의 근원이 되었다. 독일인들은 결국 유대인들에게 노랑별을 달게 하고 홀로코스트를 멀뚱하게 지켜보았다. (1940년대 나치독일에 ‘스바스티카’가 있었다면 한국에는 촛불이 있었고 아직도 세월호 노란 리본도 있다. 문재인의 ‘적폐청산’, 이재명의 ‘내란’은 좌파세력이 민중을 선동하는 스바스티카다. 상징이 지배하는 정치는 폭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5. 직업윤리를 명심하라. (Remember professional ethics.) 정치지도자들이 부정적인 본보기가 될 때 직업적 책무를 다하는 것은 더욱 중요해진다. 법률가 없이 법치국가를 파괴하거나 판사 없이 보여 주기식 재판을 진행하기는 어렵다. 권위주의자들에게는 복종하는 공무원이 필요하고 강제수용소 소장들에게는 값싼 노동력에 관심이 있는 사업가가 필요하다. 히틀러의 폭정에는 변호사, 의사, 기업가, 공무원이 전면에 나섰다. 그들이 최소한의 직업윤리만 가지고 있었다면 나치의 폭정이 그토록 잔혹하진 않았을 것이다. (국회에 불려 나와 오금을 못 펴는 비겁한 찔찔이 똥별들, 피고인의 재판 결석, 조퇴 다 받아 주며 판결을 질질 끄는 서울형사지법 판사, 거대 야당의 협박에 고개 숙여 계엄을 사과하는 처량한 장관들, 민노총 폭력엔 얻어터지면서도 꼬리를 내리는 경찰 등등....오늘 한국사회에 히틀러 시대가 오버 랩 되는 게 어디 이뿐던가.)
6. 준군사조직을 경계하라. (Be wary of paramilitaries.) 체제에 반대하는 자들이 제복을 입고 총으로 무장한 채 지도자의 사진을 들고 행진하면 종말이 가까이 온 것이다. 지도자를 추종하는 준군사조직이 국가의 경찰이나 군대와 뒤섞여 하나가 되면 종말은 이미 온 것이다. 트럼프의 유세 때 반대자를 내쫓았던 경호대, ‘찌꺼기들이 남아 있어요. 쫓아냅시다.’ 트럼프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USA’를 연호하면서 항의하는 사람들을 몰아내는 지지자들....(꼭 무장을 해야 준군사조직인가. 광기 서린 팬덤 지지층도 마찬가지다.)
7. 무장해야 한다면 깊이 생각하라. (Be reflective if you must be armed.) 공무집행을 위해 무기를 든다면 신이 축복하고 지켜줄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악폐에는 어느 날 자신이 비정상적인 일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게 된 경찰들과 군인들이 연루되어 있음을 명심하라. ‘안됩니다.’라고 말할 준비를 하라. 홀로코스트에 동원된 사람들은 친위대말고도 평범한 경찰관들이 많았다. 일부는 신념을 가지고 살인했으나 일부는 나약하게 보이기 싫어서 살인을 했거나 자기만 발을 빼는 게 두려워서 살인했다. (특히 검사와 판사들은 이 나라의 마지막 공적 양심이다. 제발이지 나라의 미래를 털끝만큼이라도 염려한다면 눈알 굴리지 말고 법리와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고 판결하라. 그래야 당신들이 자식들 앞에서 당당한 부모가 된다.)
8. 앞장서라. (Stand out.) 누군가는 해야 한다. 남들을 따라가기는 쉽다. 다르게 행동하거나 다른 이야기를 하면 불편한 기분이 들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불편함이 없다면 자유도 없다. 로자 파크스(R.Parks/ 인종분리정책이 실행 중이던 1955년 12월 1일 앨라바마 주 몽고메리시에서 버스를 타고 있던 파크스는 흑인구역의 좌석을 백인에게 양보하라는 버스기사의 명령을 거부했고, 이는 불복종 시민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다.)를 기억하라. 당신이 모범을 보이는 순간 현상유지의 마법은 깨진다. 그 뒤를 다른 이들이 따를 것이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고 칭송하는 자들은 그들이 살던 시대에는 예외적이었고 유별났고 정신 나간 사람들이었다. 2차 세계대전 때 처칠이 그랬다. 그 때 영국은 전쟁에서 빠질 수 있었지만 엄청난 피해를 각오하고 참전했다. 역사는 늘 앞장서는 사람에게 승리를 안긴다. (고위공직자가 여생을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은 많다. 하지만 공의롭게 사는 길은 오직 하나다.)
9. 어법에 공을 들여라. (Be kind to our language.) 다른 사람들이 쓰는 표현을 피하라. 누구나 하는 말을 그저 전달할 뿐이더라도 자신만의 화법을 생각해 내라. 인터넷과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라. 책을 읽어라. 히틀러와 트럼프는 언어의 사용기법이 비슷하다. 그들에게 국민은 오로지 ‘일부 국민’이고, 만남은 언제나 ‘투쟁’이나 ‘승리’이며, 자유로운 사람들이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보려는 시도는 지도자에 대한 ‘비방’이나 ‘명예 훼손’이었다. (지금 말솜씨가 기막히게 뛰어난 정치인이 있다. 정신 바짝 차리고 듣지 않으면 백발백중 그에게 속아 넘어가 바보가 된다.)
10. 진실을 믿어라. (Believe in truth.) 사실을 포기하는 것은 곧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진실이 아니라면, 누구도 권력을 비판할 수 없다. 비판의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진실이 아니라면 모든 것은 쇼에 불과하다. 가장 눈이 부신 쇼에 갑부들은 지갑을 연다. 듣고 싶은 말과 그대로의 사실이 다를 수 있을 때 우리는 폭정에 굴복한다. 진실은 자칫 방심하면 네 가지 앞에 소멸된다. 1) 검증 가능한 현실에 대한 공공연한 적개심, 2) 거듭 반복되는 주술적 주문, 3) 전혀 불가능한 모순을 공공연히 끌어안는 것, 4)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자만심이다. (선동가들은 일상의 작은 진실은 경멸하고, 종교적 구호를 사랑하며, 비판적 언론보다 창조적 신화를 선호한다. 사람들이 미처 확인하기도 전에 미디어를 통해 감정선을 자극한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펼쳐지는 이벤트의 절반 이상은 쇼라고 보면 된다.)
11. 직접조사 하라. (Investigate.) 세상을 스스로의 힘으로 이해하라. 긴 기사를 더 많이 읽어라 인쇄매체를 구독해 탐사 저널리즘을 지원하라. 인터넷에 있는 것들 중 일부는 우리에게 해롭다는 걸 인식하라. 선전활동의 실체를 밝히는 웹 사이트에서 정보를 습득하라. (일부 선전은 외국에서 들어온다) 다른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에 책임을 져라. 우리는 배관공이나 정비사에게는 비용을 지불하면서 뉴스는 공짜로 보기를 원한다. 아무런 투자도 없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형성하려 한다. (인터넷 세상에는 도시와 산골의 차이가 없어서 좋다. 나는 중요한 주제는 국내 언론과 구글을 통한 외신을 풀텍스트로 비교해 본다. 정독이 필요한 책이 번역본이면 원본과 같이 읽는다. 신문구독료와 책값을 아끼는 사람의 말과 글은 위험하다. 자칫 거짓을 퍼트려 남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12. 시선을 마주하고 작은 대화를 나누어라. (Make eye contact and small talk.) 단순히 예의바르게 처신하라는 말이 아니다. 이는 한 사회의 시민이요 책임 있는 구성원이 되는 과정의 일부다. 또한 당신을 둘러싼 사람들과 교류하고, 사회적 장벽을 허물며, 누구를 신뢰하고 신뢰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아는 방법이기도 하다. 비난의 문화 속에서, 우리는 일상의 정신적 풍경이 어떤 모습인지 돌아보고 싶을 것이다. 억압과 공포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이웃이 자신을 어떻게 대했는가에 대한 깊은 기억을 갖고 있다. 한 번의 미소, 한 번의 악수, 한 번의 인사.....친구와 동료, 지인이 마주치지 않으려고 시선을 돌리거나 거리를 가로질러 건너갈 때는 두려움이 컸다.
13. 몸의 정치를 실천하라. (Practice corporeal politics.) 권력은 우리의 몸이 의자에 파묻혀 나약해지기를, 우리의 감정이 스크린 속에서 허비되기를 원한다. 밖으로 나가라. 당신의 몸을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과 있게 하라.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함께 전진하라. 1980년대 폴란드의 솔리다르노시치(solidarity) 운동이 대표적 사례이다. 처음 폴란드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을 때 수많은 변호사, 학자들이 노동자와 합세했고 결국 자유노조가 탄생되었고 결국 공산정권을 무너뜨렸다. 우리를 드러낼 때와 드러내지 않을 때를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14. 사생활을 지켜라. (Establish a private life.) 비열한 통치자일수록 우리를 마음대로 다루기 위해 그들이 우리에 대해 아는 것을 이용할 것이다. 컴퓨터에서 정기적으로 악성 소프트웨어를 없애라. 이메일은 비행기로 하늘에 글씨를 쓰는 것이나 다름없음을 기억하라. 인터넷을 대체 할 것을 찾거나 줄이는 것을 고려하라. 사람들과 직접 교류하라. 같은 이유에서, 법적 분쟁을 해소하라. 폭압적 통치자는 당신을 얽어맬 고리를 찾고 있다. 걸려들 빌미를 주지 말라.
15. 대의에 기여하라. (Contribute to good causes.) 자신의 인생관을 나타낼 수 있는 단체에서 활동하라. 굳이 정치적인 단체일 필요는 없다. 자선단체 한두 개를 골라 후원금 자동이체를 신청하라. 그럼으로써 우리는 시민사회를 지원하고 다른 이들의 선행을 돕는 선택의 자유를 행사하는 것이다.
16. 다른 나라의 동료로부터 배우라. (Learn from peers in other countries.) 우정을 넓히고, 새로운 외국 친구를 만들라. 현재 미국의 곤경은 더 큰 추세의 일부다. 어떤 나라도 혼자 힘으로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자신과 가족의 여권을 만들라.
17. 위험한 낱말을 경계하라. (Listen for dangerous words.) ‘극단주의’나 ‘테러리즘’이라는 말이 사용된다면 경계하라. ‘비상사태’나 ‘예외’라는 치명적인 관념에 민감하라. 애국적인 용어를 기만적으로 사용하는 데 분노하라. 가장 지적인 나치 법률이론가 카를 슈미트(C.Schmitt)는 파시즘 통치의 본질을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규칙을 파괴하는 방법은 ‘예외’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독재자는 지금 이 순간이 예외적이라는 보편적 확신을 만들어 낸 다음 그러한 예외적인 상황을 영구적인 비상사태로 전환함으로써 적들을 제압한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은 진짜 자유와 가짜 안전을 맞바꾼다.” (문재인 정권의 코로나 정치방역이 뺄 것도 보탤 것도 없이 딱 들어맞는 사례였다. 그들은 광화문 집회는 쥐 잡듯 했고 민노총 집회는 구경꾼이었다. 한국에 들어 온 코로나는 보수, 반정부 세력에게만 달라붙는 아주 지독한 변종 코로나란 뜻이었기 때문이다.)
18.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더라도 침착하라. (Be calm when the unthinkable arrives.) 현대의 폭정은 테러 경영이다. 테러리스트들이 공격해 올 경우, 권위주의자들이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러한 사건들을 이용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갑작스럽게 닥친 재앙이 견제와 균형을 끝장내고, 야당을 해산시키고, 표현의 자유와 공정 재판의 권리를 중단시킨다. 이것이 히틀러의 책에 나오는 가장 고전적인 술수이다. 속지 말라. (테러란 국민의 상식을 대놓고 깔아뭉개는 권력의 폭주다.)
19. 애국자가 되라. (Be a patriot.) 다음 세대에 조국이 무엇을 원하는지 좋은 선례를 보여라. 그들에게는 모범이 필요하다. 애국자는 국민이 그 이상에 따라 살기를 원한다. 애국자는 현실세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애국자는 보편적 가치, 즉 자신의 나라를 판단하는 기준을 갖는다. (‘애국’이란 개념의 스펙트럼은 넓다. 하지만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애국자가 되는 길은 하나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고도 남을 후보가 누구인지만 잘 가려내 투표하는 일이다.)
20. 최대한 용기를 내라. (Be as courageous as you can.) 아무도 자유를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있지 않다면 우리는 모두 폭정 아래서 죽을 것이다. (늘 기억해야 한다. 비겁한 인생은 살아있어도 죽은 목숨이다. 자유는 절대로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만 명심하면 우리의 후손들에게 자유의 세상을 물려줄 수 있다.)
* 20250128/글 최익제(칼럼니스트/敎博)

첫댓글 최박사 글 잘 읽었읍니다 동기생 중에 최박사같은분이있어 자랑스럽읍니다 내내 건강하시길!!!!!!!!!!!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