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아리스토텔레스(천병희 옮김, 숲, 2009)
제1권 국가 공동체의 본질
제1장 공동체로서의 국가
모든 국가polis(도시, 도시국가)는 분명 일종의 공동체이며, 모든 공동체는 어떤 좋음을 실현하기 위해 구성된다. 무릇 인간 행위의 궁극적 목적은 좋음agathon이라고 생각되는 바를 실현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모든 공동체가 어떤 좋음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모든 공동체 중에서도 으뜸가며 다른 공동체를 모두 포괄하는 공동체야말로 분명 으뜸가는 좋음을 가장 훌륭하게 추구할 것인데, 이것이 이른바 국가 또는 국가공동체politike koinōnia다. (15)
제2장 국가는 본성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우선 서로 상대방 없이 존재할 수 없는 것들은 한 쌍으로 결합해야 한다. (17)
이 두 가지 결합에서 맨 먼저 생겨난 것이 가정oikos이다. (18)
날마다 되풀이되는 필요 이상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가정으로 구성된 최초의 공동체가 마을kōmē이다. (19)
여러 부족으로 구성된 완전한 공동체가 국가인데, 국가는 이미 완전한 자급자족autarkeia이라는 최고 단계에 도달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달리 말해 국가는 단순한 생존zēn을 위해 형성되지만 훌륭한 삶eu zēn을 위해 존속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전 공동체들이 자연스런 것이라면 모든 국가도 자연스런 것이다. 국가는 이전 공동체들의 최종 목표telos이고, 어떤 사물의 본성physis(각 사물이 충분히 발전했을 때의 상태)은 그 사물의 최종 목표이기 때문이다. (20)
국가는 자연의 산물이며, 인간은 본성적으로 국가 공동체를 구성하는 동물zōion politikon임이 분명하다. (20)
인간은 언어 능력을 가진 유일한 동물이다. (…) 언어는 무엇이 유익하고 무엇이 유해한지, 그리고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밝히는 데 쓰인다. 인간과 다른 동물들의 차이점은 인간만이 좋고 나쁨, 옳고 그름 등등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인식의 공유에서 가정과 국가가 생성된다. (21)
또한 국가는 본성상 가정과 개인에 우선한다. (21)
인간은 완성되었을 때는 가장 훌륭한 동물이지만, 법nomos과 정의dikē에서 이탈했을 때는 가장 사악한 동물이다. 무장한 불의不義는 가장 다루기 어렵다. (…) 하지만 정의는 국가 공동체의 특징 중 하나다. (22)
제3장 가정과 노예
제4장 도구로서의 노예
도구organon 가운데 어떤 것은 생명이 없고apsychon, 어떤 것은 생명이 있다empsychon. (25)
통상적인 의미의 도구는 생산을 위한 도구poiētikon인 반면, 재산은 활동을 위한praktikon 도구다. (…) 삶은 활동이지 생산이 아니다. 따라서 노예는 활동을 위해 쓰이는 도구다. (26)
본성적으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속하는 인간은 본성적으로 노예다. (26)
제5장 노예제도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제6장 법적 노예제도와 자연적 노예제도의 관계
주인과 노예의 관계가 자연스러운 경우 주인과 노예는 친구가 되고 이해관계가 일치하지만, 양자의 관계가 법과 힘에만 의존할 경우 정반대되는 일(갈등과 적대 관계)이 벌어진다. (34)
제7장 노예 지배의 특성
제8장 재산 획득 기술에 관하여
그리고 훌륭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재물이 무한히 많을 필요는 없다. (40)
제9장 재산 획득의 자연스런 방법과 부자연스런 방법
용기가 할 일은 재물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46)
제10장 가사관리의 적절한 한계: 대부貸付는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재산 획득 기술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가사 관리에 관련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상업과 관련된 것이다. 전자는 필요하고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교역에 의존하는 후자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고, 남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고리대금高利貸金obolostatikē이 가장 심한 증오의 대상이 되는데, 이는 지당한 일이다. 그것은 화폐의 본래 기능인 교역 과정이 아니라, 화폐 자체에서 이득을 취하기 때문이다. (…) 그래서 고리대금이 모든 종류의 재산 획득 기술 가운데 가장 자연에 배치된다. (49)
제11장 독점의 발생에 관하여
가장 숙련을 요하는 직업은 우연적 요소가 가장 적은 직업이고, 가장 기계적인 직업은 일꾼의 몸이 가장 많이 손상되는 직업이며, 가장 노예적인 직업은 육체를 가장 많이 쓰는 직업이며, 가장 비천한 직업은 미덕이 가장 덜 필요한 직업이다.
제12장 남편의 권위와 아버지의 권위에 대한 간단한 고찰
왕은 피치자들보다 본성적으로 우월해야 하지만 피치자들과 같은 종족이어야 한다. (55)
제13장 가정에서의 윤리와 효율성
노예들에게 미덕이 없다고 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그들도 인간이고 이성을 분유分有하기 때문이다. 아내와 자식에 관해서도 유사한 질문이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57)
치자와 피치자의 차이는 정도의 차이가 아니다. 지배와 피지배는 종류의 차이며, 정도의 차이는 이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한편 한쪽은 미덕을 가져야 하지만 다른 쪽은 가져서는 안 된다면, 이상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57)
치자와 피치자는 둘 다 미덕을 지니되 그 종류가 달라야 한다. 그것은 본성적 피치자들 사이에서도 부류에 따라 미덕의 종류가 다른 것과 같다. (…) 지배의 종류는 서로 다르다. 노예에 대한 자유민의 지배는 여자에 대한 남자의 지배나 아이에 대한 어른의 지배와는 종류가 다르다. (57-58)
윤리적 미덕의 경우도 그 점은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말하자면 모두들 윤리적 미덕을 지니되, 똑같은 정도가 아니라 각자 제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만큼만 지닌다.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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