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기 몽골에서 전투식량으로 사용… 세계대전 거치며 수요 늘었대요
분유
최근 미국에서 분유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분유 대란'이 일어났다고 해요. 대형 분유 제조 업체에서 만든 분유를 먹은 아이들이 세균에 감염되면서 리콜 사태가 벌어진 데다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공급난도 겹쳤기 때문인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국방물자조달법을 발동해서 분유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고 해요. 우유를 건조시켜 분말 형태로 만든 제품인 분유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요?
기원전 4000년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젖소로부터 우유를 짜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 유적이 발견됐는데요. 이렇게 오래전부터 마셨던 우유를 분유로 만들어 먹기 시작했던 시기는 13세기로 추측됩니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는 당시 몽골의 지배자였던 쿠빌라이 칸(재위 1260 ~1271) 시기의 몽골 기병에 대해 묘사한 부분이 있는데요. 당시 몽골 기병은 보르츠라고 불리는 육포, 말린 우유를 가루 내 빻은 것을 전투 식량으로 휴대했다고 합니다. 커다란 솥에 우유를 넣고 끓인 후, 유지방이 제거된 우유를 반죽처럼 만들어서 햇볕에 말린 후 가루로 만든 일종의 '탈지분유'(유지방이 제거된 분유)였다고 해요. 그리고 육포와 분유를 물에 넣고 끓여서 죽처럼 만들어 식량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분유를 처음 개발한 사람은 러시아의 의사였던 오지프 크리체프스키였습니다. 크리체프스키는 건조나 탈수 등의 방법을 통해 우유가 흰색의 고운 가루가 될 때까지 수분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분유를 만들었다고 해요.
이후 1855년 영국의 그림웨이드라는 사람이 진공건조법을 통해 분유를 대량생산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분유가 상품화됐어요. 그림웨이드는 우유를 농축시켜 떡처럼 얇게 펼 수 있는 상태로 만들고, 이것을 진공 상태로 건조시킨 후 분쇄해서 분유로 만들었다고 해요.
이렇게 만들어진 분유는 주로 전투식량으로 사용됐습니다. 특히 세계대전 기간에 주로 사용됐는데, 뜨거운 물만 부어주면 우유가 됐기 때문에 전투식량으로 알맞은 식품이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분유의 수요가 매우 많아 생산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정도였다고 해요. 하지만 세계대전이 끝난 후 분유 생산 기업들은 새로운 분유 소비처를 찾아야만 했는데요. 모유를 대신하는 아기들의 음식으로 판로를 돌리기 시작한 게 바로 이때였습니다. 또 우유가 들어가는 식품인 빵이나 과자 등의 원료에도 분유를 사용하게 됐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