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맥주는 왜 밍밍한 걸까? 취재 결과 ‘워털리’(waterly)라는 표현처럼, 정말 물을 섞는 것으로 밝혀졌다.
라거 스타일 맥주는 대부분 알코올 도수가 4~5도 안팎이다. 맥주 발효 과정에서 8~9도 정도의 고알코올로 발효시킨 뒤 여과 과정에서 탄산수를 섞어 도수를 4~5도에 맞추는 공법이 ‘하이 그래비티 브루잉’(High Gravity Brewing)이다.
국내 업체 둘 다 이 공법을 사용한다. 하이트맥주는 지난달 24일 “하이 그래비티 브루잉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이트맥주는 “이 공법이 질을 떨어뜨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공법은 공정별 용량을 증대시키고 에너지 절감 효과 등이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 대부분의 맥주회사에서 고농도 사입(HGB)을 실시한다. 하이트는 효모 사용량과 공정 조정 등을 통해 노멀 브루잉(Normal brewing)과 품질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품질관리를 한다”고 덧붙였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오비맥주 공장 직원도 “이 공법을 사용하지만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맥주업체들이 모두 이 공법을 사용하는 건 아니다. 롯데아사히 주류는 “아사히는 하이 그래비티 양조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생산성 향상이 용이하지만, 향과 맛 등 특징을 끌어내기 어려워 오리지널 그래비티(자연적인 양조 방법) 제조법으로 만든다”고 밝혔다.
독일에서도 하이 그래비티 공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독일은 ‘맥주는 물·맥아·홉·효모로만 만든다’는 ‘맥주 순수령’이 지켜지며, 탄산수는 이물질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한국 맥주가 밍밍한 게 탄산수를 섞는 공법 때문인지는 불확실하다. 이 공법으로 만들어진 맥주도 질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오진영 브루마스터는 “맥주 맛이 떨어지는 게 하이 그래비티 공법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맥주 맛을 좋게 하려고 사용하는 공법이 아닌 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하이트를 개발한 '조선맥주(현재 하이트맥주)'는 이 부드럽기 그지없고 차게 해서 마시면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가는 <하이트> 덕분에 오랜 라이벌 '오비맥주'를 추월했다. '진로'의 <카스(Cass)>를 인수한 '오비' 또한 <하이트>를 따라잡기 위해 비슷한 맛을추구하는 바람에 우리나라 맥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 회사 맥주 맛은 부드럽지만 밍밍하고 싱거운 맛 일색이 되어 버렸다.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오히려 맥주 본연의 맛을 소비자들이 전혀 알 수 없게 만들어 버린 꼴이 되어 버린 것이다.
예전에 어른들 술자리에서 얻어마신 맥주(크라운맥주, 오비맥주) 맛은 분명 지금 국산 맥주 맛과 달랐다. 어린 기억에 이렇게 쓴 걸 어른들은 무슨 맛으로 먹나 싶었는데... 아마도 그 당시엔 독일의 맥주순수령(식품가공법의 일종)에 의거한 맥주를 만들었던 것 같다. 호랑이 없는 굴에선 여우가 왕노릇 한다더니... 우리나라에서도 제대로 만든 맥주를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때 그때 잘 팔리는 맥주만 만들지 말고 수백 년간 고집있게 자신들만의 맛을 지키는 전통있는 토종 맥주 브랜드가 하나쯤은 있기를 기대한다.
참, 우리나라에선 맥주 따를 때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잔을 기울여 받는데.... 그러면 안 된다. 라거 맥주처럼 탄산이 함유된 맥주는 거품이 있어야 탄산이 날아가지 않아 '김 빠진 맥주'가 되지 않고 맥주의 풍미를 오래 지속시켜 준다. 그리고 공기와의 접촉을 막아서 맥주의 산화(시큼해지는 것)를 막아준다. 거품 없는 맥주는 오아시스 없는 사막, 앙꼬 없는 진빵, 불 꺼진 등대, 팥앙금 없는 팥빙수다.
첫댓글 인터넷의 한 블러그에서 일부만 발췌했습니다...원본의 저자님에게는 조금 죄송하고요....신문 기사부분만 카피하려고했는데...글의 앞뒤가 조금더 카피가 되었내요.....^^
이럴때는 맨 밑에 출처를 밝혀주심 되요 ㅋ 혹여라도 블로거님께서 보시면 씅질내실까.. ㅋ 여튼 우리나라 맥주가 다 그렇죠 모 ㅠㅠ
전에 모임때 카스 원액 맥주라고 먹던게 바로 그 탄산수가 섞이지 않은 맥주였지요. 확실히 맛이 달랐던 기억이... ^^
아마도 이천의 일성콘도에서 모임할적이었지요....아주 옛날일이 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