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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양산 백학장원 원문보기 글쓴이: hwd
질소질은 3요소 비료 중에 가장 비싼 비료다. 그러기 때문에 되도록 손실 없이 작물에 쓰이도록 해야 한다. 밭에 준 질소질은 물에 녹아 땅 속으로 빠져버리는 것과 날개를 달고 제 고향인 공중으로 날아가는 것 두 가지 방법으로 탈출한다.
공중으로 날아가는 것은 두 가지 조건에서 일어나는데, 하나는 석회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미생물 때문이다. 석회와 질소비료를 같이 주거나 섞어놓으면 서로 화학반응이 일어나 질소질이 날아가는데, 이것을 휘산이라고 한다. 이 반응은 매우 빠르게 일어난다.
우리 나라 흙은 대체로 PH5~6인 산성이다. 그런데 벼나 고구마 등 일부의 작물을 빼놓고는 거의 대부분의 작물이 산성을 싫어한다. 또한 산성에서는 대부분의 양분은 효력이 떨어진다. 석회로 산성을 개량해주는 것이 매우 경제적이다. 그렇다고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니다. 석회를 주고 뒤따라 질소비료를 뿌리면 석회가 떨어진 자리는 알칼리로 되어 질소비료가 반응한다. 그렇기 때문에 석회를 뿌리고 보름쯤 지나 질소비료를 준다. 미리 석회를 주면 흙이 중성으로 개량되어 질소가 날아갈 우려도 없고, 중성 흙에서는 질소질의 효력도 높다.
유기물은 비타민과 호르몬 등을 식물에게 공급해 잘 자라게 한다. 또 해로운 성분, 말하자면 중금속 같은 것을 잡아 두어서 식물의 피해를 줄여준다. 그 대신 이로운 성분은 잡아두었다가 식물이 필요할 때 아낌없이 돌려준다.
유기물은 미생물의 밥이다. 유기물이 많은 흙에서는 공중 질소를 고정해주는 이로운 미생물이 질소를 많이 고정하도록 한다. 유기물은 흙을 검게 해 지온을 높인다.
유기물이 많은 흙은 산이나 알칼리 등이 많이 들어가도 쉽게 PH가 변하지 않아 식물이 안심하고 자랄 수 있다. 유기물은 흙을 살찌우기 때문에 흙으로 보면 보약인 셈이다.
그러나 유기물에 대해 아주 흔한 오해가 있다. 토양의 ‘강산성을 개량하는 최고의 방법은 역시 유기물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산성을 직접 개량하는 비료는 석회뿐이다. 유기물은 간접적으로 개선시켜줄 뿐, 아무리 많이 넣어도 PH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흙의 PH가 중성일 때 해가 없지만 산성이 되면 알루미늄, 망간, 철 등이 많이 녹아 나온다. 이 중 알루미늄과 지나친 양의 망간은 뿌리에 독이 된다. 이때 유기물이 있으면 문어발처럼 팔을 뻗쳐 이들을 잡아들여 꼼짝 못하게 한다.
한편 철과 알루미늄은 인산비료와 만나 결합해서 인산을 침전시켜 뿌리가 먹지 못하게 한다. 이것을 ‘인산의 고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산성인 흙에 인산비료를 주면 중성일 때의 반 정도만 이용된다. 이럴 때 유기물과 함께 인산비료를 주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우리 나라와 같이 황토에는 철분이 많기 때문에 인산의 손실이 많은 편이어서 유기물을 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화학비료의 원료도 퇴비가 자연에서 나오는 것처럼 자연에서 나온다. 질소비료는 공기 중의 질소와 물에서 얻는 수소를 반응시켜 만들고, 인산비료는 인광석과 사문암이 원료이며, 칼리비료는 암염처럼 암석으로 존재한다. 특히 칼리비료는 바위를 가루로 만들었을 뿐 천연물 그대로인 것이다.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유기물만으로 농사를 지어 환경도 살리고 안전한 먹거리도 생산할 수 있다면 퍽 좋은 일이다. 그러나 유기물만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고 유기물만으로 농사를 짓자면 화학비료와 맞먹는 양의 양분을 넣어주기 위해 엄청난 양의 유기물을 넣어야 한다.
흔히 화학비료 중에 들어 있는 양분은 해롭고, 유기물 중에 들어 있는 것은 이롭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식물이 빨아먹는 양분의 꼴은 화학비료에서나 유기물에서든 관계없이 다 같은 꼴이다. 질소 성분 중에 우리에게 해로운 질산태 질소는 퇴비에서나 화학비료에서나 똑같은 꼴로 생긴다.
흙알갱이에 붙어 있는 성분 중 이로운 성분은 참 많다. 그 중에 칼슘, 마그네슘, 칼륨, 소디움(나트륨) 등 네 가지 성분을 ‘치환성 염기’라 부른다.
해로운 성분 중에 대표적인 성분은 수소와 알루미늄이다. 이것들은 식물에게 아무런 소용도 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흙을 산성으로 만드는 장본인이다. 이것이 흙에 많이 붙어 있으면 식물이 필요로 하는 양분은 붙을 자리가 없어진다. 그 때문에 양분은 빗물에 씻겨 손실되고 만다.
화학적으로 흙이 좋다는 것은 치환성 염기가 많이 붙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나쁘다는 말은 치환성 염기는 적고 수소이온이 많이 붙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산성이라는 말이다.
염기포화도가 높다면 식물의 양분이 되는 성분이 많다는 뜻이므로 좋다. 화학성이 좋은 흙의 염기포화도는 80%(논에서는 60%정도)정도다. 이보다 낮으면 석회를 주어 염기포화도를 높여준다.
흙 속에 있는 성분 중에 누가 가장 힘이 세고, 두 세번 째는 어떤 성분일까?
수소>칼슘>마그네슘>칼륨>암모늄>소디움>리튬 순이다
제일 강한 것은 수소이고 제일 약한 것은 리튬이다. 리튬은 어떤 성분에게도 자리를 빼앗긴다. 리튬은 흙 속에 많지도 않고 또 식물에게 꼭 필요한 성분도 아니라 주목할 필요는 없다. 제일 강하면서 해가 되는 수소를 물리칠 만한 것은 칼슘밖에 없다.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비료는 석회다. 그래서 우리는 석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PH7.0을 중성으로 하여 이보다 낮으면 산성, 높으면 알칼리성이다. 우리나라 논과 밭의 산도를 측정해보면 90%이상이 5.0~5.5로 대부분 강산성이다.
산성에서 잘 자라는 작물을 별로 많지 않고, 대부분 중성 부근에서 잘 자란다.
3요소 비료 중 우리 자원으로 만드는 것은 하나도 없다. 질소질을 보면 공중에 있는 질소를 잡아 쓰는데, 우리 영토 안에 있는 공기를 쓰니 분명 우리의 것이다. 그러나 질소가스를 비료로 만드는 데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석유가 들어가지 않으면 질소비료는 나올 수 없다. 그래서 질소비료도 엄격하게 말한다면 우리 자원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인산비료를 만드는 원료인 인광석은 우리나라에 단 1kg도 나지 않는다. 외국에서 전량을 사온다. 칼리도 마찬가지여서 원료인 칼리 원광석을 전량 수입한다.
그러나 석회는 우리나라에 무진장 묻혀 있다.
석회를 주면 흙의 산도가 중성으로 된다. 중성에서는 흙 속에 있는 질소고정균 등 이로운 미생물들이 제 세상을 만나 활발하게 활동을 전개한다. 미생물들의 먹이는 유기물이다. 이것들이 유기물을 먹으면 그 속에 있는 각종 양분들이 쏟아져 나온다. 유기물은 양분의 창고이고 미생물은 창고를 부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석회는 다른 화학비료에 비해 비교도 안 될 만큼 값싼 비료다. 그런데 그 효과는 무시못할 만큼 크다. 질소-인산-칼리를 비료의 3요소라고 하는데, 비료의 4요소하고 하며 석회가 들어간다. 그만큼 칼슘은 중요하다. 그럼 칼슘과 석회는 어떤 관계인가?
칼슘성분이 들어 있는 비료를 석회라 한다. 그런데 생석회는 농용석회에서 제외된다. 농용석회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은 탄산석회이고, 소석회, 석회고토도 쓰인다.
석회를 주면 석회에 있는 칼슘이 밖으로 나와 흙알갱이에 붙어 있는 수소이온을 쫓아내고 그 자리로 들어간다. 그것만으로도 산도가 떨어진다.
비탈이 없는 산은 없다. 비탈에 흐르는 물은 흙도 낙엽도 아래로 훑어 내려간다. 그래서 우리 흙은 유기물이 일본의 7.1%에 절반도 안 되는 2.4%이다. 우리 산에 가장 많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진달래와 소나무다. 이것은 척박한 곳에 자라는 대표적인 나무다.
진달래가 피는 흙은 척박하다. 침엽수, 특히 소나무는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란다. 비옥해 지면 소나무는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는 낙엽이 적다. 참나무와 같은 활엽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척박한 곳에 자라는 데다 낙엽조차 적게 만들어내기 때문에 소나무 밑의 흙은 척박할 수밖에 없고, 참나무 밑은 비옥하다.
산지를 개간할 때 인산비료를 어떻게 뿌려주느냐에 따라 수량에 큰 차가 생긴다. 같은 양의 용성인비를 밭 전체에 고루 뿌려주는 ‘전면시비’와 콩을 심고 뿌리 근처에 골을 파고 거기에만 비료를 뿌리는 ‘골 시비’를 비교하면 골 시비쪽이 훨씬 콩이 많이 달린다.
전면시비를 하면 비료가 사방으로 흩어져버린다. 개간지는 원래 인산이 매우 적어 인산비료를 주지 않으면 뿌리가 제대로 크지 못할 정도다. 콩은 삼지 사방에 흩어져 있는 인산을 먹는데 그만 지쳐버린다. 또 다른 이유는 사방에 흩어져 있는 인산은 흙 속의 알루미늄과 철에 붙잡히고 만다.
골 시비를 하면 그루 가까운 곳에 비료가 있으니 뿌리가 멀리 갈 필요가 없어서 잘 큰다. 게다가 인산이 한 곳에 모여 있으니 알루미늄, 철과 만나는 기회도 그만큼 적어 인산이 덜 고정된다.
어렸을 때 과수원에서 비료를 주는 것을 보면 그루 주변을 동그랗게 파고 거기다 비료를 주었다. 동그라미를 미리 석회로 그렸는데 언제나 사과나무 가지 끝을 따라 그리며 뿌리가 그기까지 뻗어 있다고 한다.
만일, 가지 끝보다 더 안쪽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면 뿌리의 허리를 동강내게 되고, 더 멀리 그리면 뿌리가 비료까지 가는 데 시간을 허비하게 되어 크는 것이 더디게 된다고 한다.
비료를 줄 때는 멀어도 뿌리의 5cm 이내에 주어야 한다.
빗물은 살아 있는 몸의 물이 되어준다. 빗물 속에는 양분도 들어 있다. 질소도 들어 있다. 번개가 칠 때 공중에 있는 질소가스가 빗물 속으로 녹아 들어간다. 화초가 비를 맞고 잎이 진하게 변하는 것은 바로 이것 덕분이다.
겨우내 봄내 농사를 짓던 하우스도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비닐을 말끔히 걷어내고 장대 같은 비를 맞게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염류장해 때문에 다음 농사를 망친다. 그래서 빗물만큼 고마운 것은 없다.
양분의 80%가 겉흙에 있다는 점이다. 겉흙이 흙탕물이 되었다면 흙알갱이와 그에 붙어 있는 양분까지도 몽땅 잃어버린 것이다.
비가 많이 오면 흙은 산성이 된다. 빗물이 양분을 씻어 지하수로 끌어 들어가고 그 자리를 수소이온이 점령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비가 오지 않으면 흙은 알칼리성으로 된다. 땅 속에 있던 양분이 물이 증발될 때 겉흙으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작물이 필요한 양분은 우리 몸에도 필요하다. 그러나 작물에게는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에게는 독이 되는 성분이 있다. 질소질 중에 질산태 질소가 바로 그 성분이다.
질소비료에는 두 가지 꼴이 있다. 하나는 요소비료로 주는 꼴과 다른 하나는 황산암모늄(유안)비료로 주는 꼴이다. 요소비료가 갖고 있는 질소질 꼴은 요소태이고 황산암모늄 비료가 갖고 있는 꼴은 암모니아태이다. 이것들은 흙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다른 꼴이지만, 일단 흙 속으로 들어가면 질산태 질소로 변한다.
선진국에서는 채소를 팔기 전에 질산태 질소 함량을 측정해 일정한 양이 넘으면 무조건 퇴비장에 버린다. 그만큼 해로운 성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식물에게는 문제가 없는가? 식물은 이 성분으로 아미노산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퇴비나 유기물을 주어도 그것들이 흙 속에서 분해되어 뿌리로 들어가는 꼴은 화학비료와 다를 바 없는 질산태 질소이고,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것도 화학비료와 다르지 않다.
화학비료든 유기물이든 간에 지나치게 많이 주면 우리가 비료 물을 먹게 된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3천 년 전에 두엄을 넣으면 곡식이 잘 된다는 것을 알았고, 또 콩을 심을 때 황과 재를 넣으면 콩이 더 잘 달린다는 사실을 알았다.
잉카 사람들은 산꼭대기에 한 뼘 짜리 밭을 만들면서 산 아래 개울바닥의 흙을 올려다 농사를 지었다. 개울 흙이 산 흙보다 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3,300 여년 전 그리스의 학자. 크세노폰은 ‘땅 위에 있는 어떤 잡초든 흙 속에 갈아 넣으면 똥을 넣은 것처럼 흙을 걸게 한다’고 말했다. 유기물과 분뇨의 중요성을 동시에 말하고 있다.
2,000여 년 전에도 수량을 높이기 위해 돌려짓기를 하고 콩을 심고, 두엄을 넣었다. 그 무렵 석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 기록도 있다. 아직도 석회 주는 것을 게을리 하는 농부가 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칼리의 고향은 바다다. 칼리는 물에 쉽게 녹는다. 우리 나라는 염화칼리 광산이 한 군데도 없고 칼리비료 원료는 전량 외국에서 사오고 있다.
인산은 고향이 바위다. 인광석이라는 광물에서 나온다. 인광석 속에 들어 있는 인산은 식물이 잘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여기에다 황산 같은 강한 산을 섞어서 비료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것이 과린산석회다.
볏짚을 논바닥에 놓고 태우면 질소는 연기가 되어 하늘로 도망치고, 인산과 칼리는 재가 된다. 이것은 유기물 속에 있을 때보다 몇 배나 물에 잘 녹아 지하로 들어가거나 냇물을 타고 사라진다. 따라서 짚을 태우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짓이다.
우리가 밭에 질소비료를 줄 때 어떤 꼴을 줄까 신경을 안 쓴다. 요소와 유안 두 가지밖에 없는 데다 서로 꼴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요소를 주면 요소태가 암모니아태로 변한다. 뒤따라 흙 속에 사는 미생물(질산화성 세균)의 작용에 의해 질산태로 변한 뒤 작물에게 흡수된다.
대부분의 작물이 질산태를 좋아한다. 질산태 비료가 암모니아태 비료보다 훨씬 값이 비싸며, 원재료가 칠리초석밖에 없어 구하기도 어렵다.
다행히 흙 속에는 암모니아태를 질산태로 바꿔주는 질산화성균이 많아서 암모니아태를 주면 1주일 내외에 질산태로 바뀐다. 더욱 고마운 것은 질산화성균이 논에서는 맥을 못 쓴다는 사실이다. 벼는 암모니아태를 먹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어떤 질소비료를 살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연 광산 근처 흙 속에는 아연이 많다. 그것이 곡식이나 푸성귀에 많이 들어가면 문제다. 중금속이 우리 몸 속에 쌓이기 때문이다. 그런 데는 고사리를 심는다.
고사리가 아연과 같은 중금속을 많이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고사리를 베어 딴 곳에 버리면 고사리 속에 있는 양만큼은 거기서 없어진다.
뿌리가 썩었거나 잘렸을 때, 새 뿌리가 많이 나오지 않았을 때 엽면시비는 효과적이다. 너무 가물거나 기온이 높아 흙에 뿌려주어도 흡수가 안 되는 칼슘이나 붕소의 경우, 석회를 많이 준 결과 흙이 알칼리성으로 된 경우에 아연과 망간 등을 잎에 뿌려주면 효과가 좋다.
토마토 배꼽썩음병에도, 포도 꽃이 우수수 떨어지는 화진 현상에도 붕소를 뿌려주면 좋다. 또 비료를 뿌려줄 틈도 없이 아주 베게 자라고 있는 경우, 양분이 부족해서 잘 자라지 못해 빠른 회복이 요구될 때, 비닐을 피복하여 걷어내야 줄 수 있는 상태, 상품의 질을 높이려고 특수한 성분을 주려고 할 때 엽면시비는 주사를 놓는 것처럼 빠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잎에서 양분흡수는 생리기능이 활발할수록 크다. 그래서 생리기능이 활발한 어린잎일수록 흡수가 더 많고 늙어서 굳어지면 떨어진다.
앞뒷면의 흡수량의 차이는 어린잎에서는 최고 30%까지 보이지만 늙은 잎에서는 10% 정도로 차이가 적다.
잎에 뿌려준 양분의 흡수속도는 양분상태와 작물의 종류에 따라, 생육 상태와 환경에 따라 다르다. 양분의 부족이 심하면 빨리 흡수하고 생육이 나쁘면 느리게 흡수한다.
뿌려준 양분의 반이 흡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요소가 가장 빨라 1~4시간, 인산은 가장 느려 6~15일, 칼륨은 1~4일, 석회는 4일, 망간은 1~2일, 아연이나 몰리브덴, 마그네슘은 1일, 철은 하루에 8%밖에는 흡수되지 않을 정도로 느리다.
오후보다 오전에 잎에서의 흡수가 왕성하고 아침 이슬이 마르는 시간이 효과가 크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손실이 많음으로 이런 때를 피한다.
엽면시비는 효과가 빨리 나타나고 또 오랫동안 효과가 지속되는 장점이 있다. 과수원에서 마그네슘 비료를 흙에 주면 흙에서 나무로 들어가 잎에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2~3년이 걸리지만 엽면시비를 해주면 당년에 효과가 난다.
아연의 엽면시비는 효과가 바로 나타나면서 흡수된 성분이 나무의 줄기와 가지에 저장되어 몇 년 동안 지속된다.
이렇게 잎에서 분자량이 큰 성분도 흡수된다는 사실은 요즘 발효액을 잎에 뿌려주는 것이 아주 황당무계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뒷받침해준다.
잎에 양분을 뿌려주는 것은 마치 링거주사를 맞히는 것과 같다. 비료는 흙에 주고 응급처치가 필요할 때 엽면시비를 보조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옳은 농법이다. 또한 잎에 양분이 묻어 있어 병의 발생을 쉽게 한다는 것도 엽면시비의 단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