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의를 통해 박재순 선생님의 서양철학, 동양철학 그리고 생명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수없이 오랫동안 인류가 해온 질문이겠습니다.
양자역학 창시자 중 한 명인 에르윈 슈뢰딩거는 이 질문으로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물리학의 관점에서 생명 현상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했고,
열역학, 엔트로피, 기하학 등의 물리학 용어로 생명을 설명하려 했지요.
이런 관점에 영향을 받은 제임스 왓슨, 프란시스 크릭은 결국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해냅니다.
DNA는 생명 현상을 분자단위로 설명하려는 현대 분자생물학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지요.
현대사회에서 생명에 대한 이해는 이러한 DNA를 기반으로 하는 관점에
아주 많은 영향을 받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서양의 과학에서 비롯된 생명에 대한 관점이
서양 문명과는 다른 문명에 터 잡고 살아온 우리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은
꽤나 어색한 현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이번 강의가 단순히 서양철학을 반대하고
동양철학을 기반으로 하자는 강의가 아니라는 것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동,서양을 구분짓고 대립시키며 한 쪽 편만을 들어왔던 여러 학자들과는 다르게
안창호, 이승훈, 유영모, 함석헌 선생이 발전시켰던 철학은
동서양이 합류하는 생명철학이었다는 점에서 큰 기대감과 호기심이 생깁니다.
또한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이 네 분이 발전시키신 생명철학에서
생명이란 자연과학이 말하는 물질적 생명이 아니라
물질을 초월한 것이면서도 물질속에서 생겨난 것이라는 관점이 신선했습니다.
그렇기에 만물이 하나로 결합되어 있고, 자연이 사람 속에 들어오면 사람이 바르게 되고,
사람이 바르게 되면 자연도 바르게 된다는 이야기를 새겨들었습니다.
자연을 우리 마음에 받아들여, 생명답게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업 때 다 하지 못했던 질문이 있습니다.
질문1) 불교 철학이 인도유럽어족의 철학처럼 자연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철학이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인도의 힌두교 철학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인도가 인도유럽어족에 속하기 때문에 힌두교 또한 자연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경향이 있는 걸까요?
사실 앞서 이야기한 슈뢰딩거를 포함해서 여러 현대물리학자들 중에서는 힌두교, 불교에 관심을 가지는 학자들이 많았는데,
결국 자연을 대상화하는 인도유럽어족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2) 히브리적 기독교가 생명철학적 사상이라고 하셨는데,
성경의 신약과 구약이 바탕으로 하는 문명과 신에 대한 관점이 서로 다르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구약과 신약이 생명에 대한 관점에서 차이가 있을까요?
질문3) 우리 옛 조상이 동쪽을 향해 오면서 하늘을 우러르는 과정에서 생명사랑을 길러왔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하늘을 쳐다보기도 어려운 시대에, 땅만 쳐다보며 살아가기 십상인것 같습니다.
우리가 직접적으로 생명사랑을 기르고 생명철학을 갈고 닦을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